1748. 빌드 업-83-
"응. 최대한 빨리 갈게. 피곤하면 한숨 자고 있어도 되고."
"그럼 저분은 어떻게 해요?"
주아가 쓰러진 휘겸을 가리켰다. 이미 의식을 잃어서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는 존재였지만, 기절한 사람을 버려 두고 가자니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도훈이 쿨하게 대답했다.
"냅둬. 어차피 여기 직원인데 룸에서 한숨 자라고 하지 뭐. 술취해서 잠든 거니까 깰 때까지 가만히 놔두는 게 제일 나을 거야."
"그런가요?"
"모텔은 밖에 대기하는 웨이터가 직접 안내해 줄 거야. 그럼 나 먼저 가 볼게."
"알았어요. 일찍 와요."
"응."
주아를 찬호에게 맡긴 채 나는 4번 룸으로 바로 자리를 옮겼다.
룸에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마담 태오와 또 다른 선수 창민이었다.
창민이 나를 매섭게 노려보는 가운데, 태오가 나를 반기며 손님들에게 소개했다.
"어, 왔네요. 이 친굽니다. 어떠세요?"
중년으로 보이는 미시 두 사람이 눈빛을 반짝이며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그 눈빛이 마치 노예 상인이 상품 상태를 확인하는 것 같아 확 소름이 돋았다.
'뭐야, 저년들은?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아무리 봐도 태오가 저 손님들을 접대시키려고 주인님을 긴급 투입한 느낌인데요?]
'여기 선수가 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 아무리 평일이라도 스무명은 족히 출근했을 텐데 굳이 나를 호출했다고?'
"호호호, 딱이네, 딱."
"저런 보물을 어디다 짱박아 놓은 거니? 마담, 너 제법 능력있다?"
"하하, 분명 만족해하실 줄 알았습니다. 서준아, 직접 소개 드려라."
"아냐, 귀찮게 무슨 소개까지. 얼른 와서 앉아. 마담은 이제 나가 봐도 좋아."
마치 아랫사람 대하는 듯한 명령에도 태오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가 마담에 낙점된 이유가 어쩌면 비위가 누구보다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럼 누님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태오가 나가면서 나에게 슬쩍 귓속말로 속삭였다.
"미안하다, 서준아. 여기가 워낙 급해서. 작업은 어떻게 됐어?"
"마무리했어요."
"고생했다. 뒷일은 휘겸이랑 내가 정리할 테니, 뒤를 부탁한다."
태오가 문을 닫고 나가자, 미시 중 한 명이 소파 가죽을 손바닥으로 탕탕 치면서 나를 불렀다. 참으로 경박한 손짓이었다.
"너 뭐 하니? 냉큼 이리 와 앉지 않고."
"아, 네."
자리에 앉자 맞은편에 앉은 창민이 여전히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았다.
'저 새낀 또 왜 저래?'
[주인님을 적대시하는 눈빛인데요?]
'나도 보면 알겠어. 근데 내가 자기한테 뭔 짓했다고 쌍심지를 켜고 지랄인데? 확 눈깔의 먹물을 쏙 빼 버릴까?'
"이제야 술맛 좀 나네."
"자자, 다 모였으니 한 잔씩 마시고 시작할까?"
오자마자 글라스 가득 양주를 따라주는 매너를 보니, 보통 진상은 아닌 것 같았다. 아니면 술에 취해야 할 수 있는 계획을 꾸미고 있다거나.
"하하, 애정이 과하시네요."
"뭐야? 너 술 못 마셔?"
"아뇨, 뭐 이 정도쯤이야, 껌이죠."
나는 거침없이 양주를 들이켰다.
어차피 술은 해독 기능이 강화된 나에게 물이나 마찬가지다.
"어머, 얘 화끈한 거 봐. 아랫도리도 그렇게 화끈하면 좋겠는데."
옆에 앉은 아줌마의 손이 거침없이 허벅지 안으로 파고들었다.
진상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지만, 만나자마자 대놓고 훅 들어오는 사람은 처음 봤기 때문에 나로서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고, 누님. 성격도 급하시네."
"급해도 어쩔 수 없어. 이건 꼭 확인해야 하거든."
그녀는 끝까지 손을 밀어 넣더니, 바지 위로 툭 튀어나온 대물을 확인 하고 나서야 만족한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애 봐라? 혜미 언니, 이쪽도 만만치 않은데?"
"정말로? 마담이 정말 제대로 골라왔구나."
이쪽도라는 걸 보면 이미 창민도 같은 방식으로 확인을 당한 모양이었다.
"애, 넌 이름이 뭐니?"
"서준입니다, 누님."
"난 미향. 저 언니는 혜미라고 해. 그냥 편하게 누나라고 부르면 돼. 어려워 하지 말고."
'미향이랑 혜미라고?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름인데?'
[미향은 미호의 인격 중 하나고, 혜미양은 조각모임 때 만났던 간호대 다니는 학생이었습니다. 흔한 이름이다 보니 동명이인일지도?]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가명일수도 있고.'
[가명이라뇨?]
'이런데 놀러 오는 여자들이 굳이 실명을 왜 밝히겠어? 호빠 선수들만 해도 죄다 자기 이름 숨기는데.'
[하긴 그렇겠군요.]
"네, 누님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가 갑자기 불려와서 분위기 적응하는 데 시간 좀 걸릴 것 같습니다."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어차피 창민 동생도 10분 전에 왔거든."
"아."
"사실 앞서 온 애들 죄다 뺀찌먹이고, 너희 둘로 최종 낙점한 거야. 사실 너희들 아니었으면 다른 가게로 옮기려고 했다니까?"
"그렇습니까?"
"그냥 긴말 안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우린 솔직히 선수얼굴 같은 거 관심 없어. 물론 넌 잘생기기도 했지만, 사실 물건만 실하면 되거든.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니?"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순진한 척 안 해도 된다고. 확실히 약속할 수 있는 건, 우릴 만족시켜 주면 팁은 섭섭지 않게 챙겨 줄 거라는 거야. 누나들 돈 많은 사람이거든. 어차피 너도 돈 필요해서 이 일하는 거잖아. 맞지?"
미향은 노골적인 여자였다.
욕망을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드러냈다.
얼굴은 40대치곤 그리 늙어 보이지 않았는데, 뜻밖에 골격은 제법 있는 편이었다.
여자치곤 어깨가 다소 넓었고, 가슴이 큰 만큼 팔뚝도 제법 굵었다. 미간 사이가 살짝 넓은 걸 보니 구멍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었다.
'태오가 날 부른 이유를 이제 알겠군.'
[이유가 뭡니까?]
'딱 보니까 이 여자들, 하룻밤 잘 상대 구하는 아줌마들이야. 그것도 물건 실한 놈들만 찾는.'
[아하, 그래서 선수 조합이 이렇게 되었군요. 창민도 대왕 해바라기라고 불리는 대물이니까요.]
'대왕 해바라기 같은 소리. 근데 저 새낀 왜 아까부터 표정이 썩창이야? 집에 초상 났어?'
[주인님을 노려보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시비를 걸 것 같아 보입니다.]
'시비만 걸어 보라지. 안 그래도 휘겸이 손 봐주고 저 새끼도 같이 날려 버리려고 했는데 알아서 덤벼주면 나야 땡큐지.'
"왜 대답이 없어? 돈 필요한 거 아니야?"
"용돈 챙겨 주시면, 저야 좋죠."
"호호, 말귀가 통하니 다행이다. 한 잔 더 마실래? 늦게 왔으니 페이스 맞추자."
"주시면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미향이라 불리는 여자가 양주를 들자 얼른 잔을 가져다 댔다.
하지만 미향이 히죽거리며 양주를 거두었다.
"아니, 이번엔 거기 안 따를 건데?"
"네? 그럼 어디···."
미향은 가슴이 깊이 파인 옷을 입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기 가슴골 사이에 양주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가슴을 가운데로 바짝 끌어모아 형성된 골짜기에 양주를 들이 붓기 시작했다.
"여긴 어때?"
[와 완전 미친 여잔데요?]
'이것들 봐라?'
나는 그녀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곧바로 커다란 가슴골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혀로 쭉 술을 들이마시는데, 갑자기 미향이 상의를 밑으로 끌어내리더니 젖가슴이 밖으로 툭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노브라?'
어쩐지 유두가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싶더니, 그대로 가슴이 밖으로 돌출되었다. 조금 아래로 처지긴 했지만, 크기에 비하면 용납될 수준이었다.
"하아, 술이 밑으로 다 흘러 버렸네? 이쪽도 핥아줄래?"
"아이고, 이 비싼 양주를."
나는 미향의 젖가슴 전체를 쪽쪽 빨았다. 원래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지만, 눈앞의 창민이 계속 나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자극하려는 이유도 있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너도 할 수 있느냐는 일종의 도발이었다. 나의 도발에 반응한 것은 창민보다 그의 파트너인 혜미라는 아줌마였다.
"어머 어머, 쟤들 좀 봐. 벌써 웃통 까고 난리네? 우리도 질 수 없지."
"그럼 누님도 한 잔 말아 주시죠."
"난 가슴이 작아서 미향이처럼은 힘들고. 여기에 따르면 어때?"
혜미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치마를 훌렁 벗었다. 그러더니 빤쓰까지 단숨에 내려 버리는 것이었다.
[와 대체 이 여자들은 정체가 뭔가요?]
'제대로 발정이 난 년들일세?'
하의를 벗어 재낀 혜미가 소파에 벌러덩 드러눕더니 배꼽에서부터 양주를 천천히 들이부었다.
배를 타고 흘러내리는 양주가 경사로를 타고 내려가더니 봊이까지 주르륵 흘러내렸다.
"계곡주, 마음에 들어?"
창민은 나를 향해 비릿하게 웃더니, 혜미의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거참, 맛나 보이는 계곡이네요."
창민은 봊이 사이로 흘러내린 양주를 혀로 싹싹 핥아먹었다. 나에게 질 수 없다는 듯 약간은 오버하는 모습이었다.
'그나저나 저 새낀 대체 뭐가 저렇게 불만인 거야?'
[창민이요? 속마음을 한 번 읽어보시면 어떻습니까?]
'마음의 소리 말이지? 그게 낫겠다.'
나는 곧바로 마음의 소리를 켜 창민의 속마음을 읽었다.
{좆만한 새끼. 감히 하늘 같은 선배 앞에서 까불어? 넌 오늘 내가 제대로 밟아 준다.}
놈의 속마음을 읽고 나자 더 어이가 없었다.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있나? 왜 혼자 풀 발기하고 지랄인데? 내가 언제 자기한테 까불었다는 거야?'
[혹시 주인님을 경쟁상대로 의식하는 게 아닐까요? 아무래도 비슷한 스타일이다 보니.]
'제까짓 게 나랑? 몸만 컸지 물살인데다, 좆까지 튜닝한 새끼가?'
[뭐, 창민도 주인님을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지.]
'좆밥 같은 새끼가 힘의 차이가 뭔지 제대로 보여 줘야겠네.'
아무튼 계곡주를 핥아먹는 창민 덕에 방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내 파트너인 미향은 창민이 혜미의 봊이를 빠는 장면에 흥분했는지 갑자기 내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하아, 안 되겠다. 여기서 바로 해도 되지?"
"아···. 마담 형님이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왜? 룸에서는 안 돼?"
"저희 업소는 같은 건물 위에 모텔이 있거든요. 거기도 저희 시설입니다."
"에이, 가는 동안 흥이 다 식어 버린단 말이야. 이렇게 하자. 2차 비용 모두 얼마야? 모텔비까지 다 해서."
"30만원이요."
"30만원? 겨우?"
미향이 명품백을 열더니 안에서 현금을 집어 나에게 내밀었다.
"받아. 50쯤 될 거야."
"좀 많은데요?"
"그럼 50만원 어치 힘 좀 써. 잘하면 돈은 얼마든지 더 줄 테니까."
그녀의 백 안을 슬쩍 들여다 보니 5만 원짜리 현금이 엄청 많았다. 현금을 바리바리 싸 들고 온 걸 보니, 애초부터 떡을 치기 위해 작정하고 호빠를 온 여자들이 확실했다.
"그러면 뭐···."
내가 바지를 내리려는데, 갑자기 미향이 내 손을 툭- 쳤다.
"어디서 감히? 신상은 포장 뜯는 맛이지."
"네?"
"내가 너 샀잖아. 그러니까 포장도 내가 뜯어야지. 내가 벗길 거야. 벗지마."
"아···. 마음대로 하십시요."
"나 실망하게 하지 마. 진짜로 기대하고 있으니까."
미향이 벨트를 끄르더니 지퍼까지 잡고 내렸다. 옷을 한 꺼풀씩 벗길 때마다 그녀의 눈빛이 욕정으로 번들거렸다.
'미친. 눈빛 희번덕거리는 거 봐.'
[저렇게 대놓고 밝히는 사람은 처음 봅니다. 완전히 이성을 잃은 것 같은데요?]
'원래 저렇진 않겠지. 평소엔 멀쩡한 척, 정상인인 척 살고 있을 걸?'
[정말요? 지금 모습으로 봐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보이는데요.]
'그만큼 돈 주고 사람을 산다는 행위가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거거든. 고깃집에서 물건 고르듯 충분한 대가를 지급했으니, 상대를 동등한 사람으로 생각 안 하는 거야. 저 여자에게 난 생체 딜도와 다를 게 없지. 두 번 안 볼 사이니 부끄러울 필요도 없는 거고.'
[허어, 주인님이 어디 가서 이런 대접 받으실 분은 아닌데요.]
'괜찮아. 나도 돈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고, 돈 때문인 것처럼 보이려는 것뿐이니까. 그리고 이건 여자들 때문이 아니라, 창민이란 새끼를 박살 내려고 하는 거야.'
[박살 내다뇨?]
'좆도 안 되는 물건 가지고 존나 깝치잖아. 누가 진짜 대물인지 이번 기회에 보여 줘야지.'
미향이 마침내 바지를 모두 벗겼다. 팬티 한 장만 달랑 남은 상태에서 그녀가 코를 처박더니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흐음, 스멜! 젊어서 그런가 냄새도 진하구나."
"누님. 그런 취향이셨어요?"
"내가 안 씻은 잦이를 원체 좋아하거든. 수컷 냄새가 더 진하달까?"
변태 같은 미향의 취향에 맞추기는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창민을 의식해 역겨움을 억지로 참았다.
"그럼 꺼내 보시죠. 제대로 수컷 냄새 뿜어 드릴 테니."
"흐흐. 난 이때가 제일 흥분되더라?"
미향이 팬티 끈을 잡더니 천천히 아래로 끌어내렸다. 대물을 공개하는 순간만큼은, 계곡주를 열심히 빨아 마시던 창민도, 그의 파트너인 혜미조차 숨죽인 채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