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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744화 (1,724/2,000)

1744. 빌드 업-79-

"오, 오빠. 왜 그래?"

도훈이 본격적으로 적의를 드러내자, 오히려 타깃이었던 주아가 당황해 말릴 지경이었다. 이쯤 되면 명백한 시비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거야. 진짜로 돈만 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무나 상대해주나 해서."

휘겸은 갑자기 돌발 행동을 보이는 도훈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지만, 주아를 의식해 가까스로 멘탈을 붙잡았다.

"근데 손님이 말씀하시는 곳은 따로 전문적인 업소가 있어요.

가령 게이빠라든지···."

"아니. 누가 그거 물어 봤어요? 괜히 말 돌리지 마시고요. 전 지금 휘겸씨한테 묻고 있잖아요. 진짜 돈만 주면 남자랑도 잘 수 있냐니까요?"

어지간한 도발에는 꿈쩍도 안 하던 휘겸도, 그 순간 이성의 끈이 뚝- 하고 끊어지고 말았다.

판을 엎겠다는 의도가 아닌 이상 이렇게 막 나갈 순 없었다. 도훈은 일을 망치려고 작정한 듯 보였다.

'저 새끼가,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도훈은 이곳에 온 지 일주일도 안 된 신참.

종전에 지방에서 호빠 일을 해봤다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금 가게에선 막내였다. 실제로 나이도 선수들 중에선 가장 어렸다.

'좆밥 새끼가 대체 뭐 하자는 짓인데? 나랑 한 판 싸우자고?'

자신은 자타공인 호스트 빠의 에이스.

가게 에이스 뿐만 아니라, 지역을 통 틀어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잘나가는 선수였다.

그런 그를 무시하는 사람은 이제껏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마담인 조태오 조차 자신에겐 함부로 하지 못했다. 혼자서 가게 매출의 30%를 찍는 에이스는, 존재 자체로 권력이었다.

자타공인 인정받는 휘겸으로서는, 신참인 도훈의 도발이 더없이 견디기 힘든 모욕이었다.

"···태오 형님 지인 분이라고 좋게 좋게 넘기려고했는데, 말씀이 좀 지나치시네."

"그래, 방금은 오빠가 좀 심했어."

주아까지 도훈을 나무랐지만, 도훈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아니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 왜 대답을 못 해요? 혹시 찔리는 거라도 있으신가?"

"저기요, 서준씨. 잠깐 저랑 밖에서 따로 얘기 좀 하시죠?"

휘겸이 표정을 굳히더니 먼저 룸 밖으로 나갔다. 주아는 금방이라도 싸움이 날 것 같은 분위기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오, 오빠, 갑자기 왜 그러는데?"

"내가 뭘?"

"상대방이 곤란해 할 질문을 굳이 왜 하냐고."

"아니, 물어보지도 못 해? 일단 밖에서 얘기 좀 하고 올게. 나가자고 하면 누가 겁먹을 줄 아나."

"오빠, 싸우지 말고 말로 해 말로. 알았지?"

"내가 어디 가서 맞고 다니게 생겼어?"

도훈이 주아를 퉁명스럽게 쏘아 붙이더니 휘겸을 따라 룸 밖으로 나갔다.

문 앞에서 도훈을 기다리고 있던 휘겸은, 문이 닫히자 마자 도훈을 향해 무서운 표정으로 소리쳤다.

"야. 너 지금 나랑 뭐 하자는 건데?"

"갑자기 왜 화를 내세요?"

"야. 너 지금 우리가 뭐 하는 건지 몰라서 물어?"

"알죠. 작업하고 있잖아요."

"근데 왜 깽판을 놓고 지랄이냐고, 지랄은!"

휘겸이 언성을 높였지만, 도훈은 오히려 단둘이 대화하자 평소처럼 차분해졌다. 그는 길길이 날뛰는 휘겸을 향해 조곤조곤 설명을 시작했다.

"저는 깽판 치는 게 아니라, 형이 저 여자애 꼬실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거라고요."

"···뭐?"

"실은 아까 같이 차 타고 오면서 저 여자애랑 스킨십을 찐하게 해 버렸거든요. 차 안에서."

"그게 뭐?"

"하지만 작업을 할 거면 주아가 저보단 형을 더 마음에 들어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정 떨어지게 행동하는 거래도요."

"아니···."

차분히 해명하는 도훈의 말을 들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던 휘겸도 이상하게 납득이 되는 기분이었다.

말을 하는 도훈의 입술이 립글로즈를 바른 것처럼 유난히 번들거렸다.

"그래야 주아도 저한테 미련을 버리고, 형한테 넘어가지 않겠어요? 형이 작업할 거잖아요. 제가 아니고."

"그런 거였어? 난 그것도 모르고···."

"저는 왜 형이 느닷없이 화내시나 했네. 같이 합을 맞춰주실 줄 알았는데."

도훈의 화술에 설득당한 휘겸은 조금 전까지 길길이 날뛰던 것도 잊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인마, 그런 거면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지. 내가 괜히 오해했잖아."

"이제라도 아셨으면 됐죠. 다시 들어가시죠. 얼마 안 남았어요."

도훈과 휘겸은 다시 룸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싸움이라도 하는 줄 알고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던 주아는 두 사람의 얼굴이 뜻밖에 멀쩡한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이다. 말로 잘 풀었나 보네. 나 때문에 싸움 나는 줄.'

주아도 눈치가 있었기 때문에 도훈이 왜 휘겸에게 시비를 거는지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그 정도 눈치가 없을 정도로 바보도 아니었고, 남자 경험이 적은 편도 아니었다.

다만 그녀가 현재 상황을 방관하다시피한 것은, 두 사람의 다툼이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 주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매력적인 암컷을 두고 사투를 벌이는 두 마리 수컷을 구경하는 것처럼, 자기 매력으로 두 명의 보기 드문 미남을 휘두르는 것에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었다.

차라리 피투성이가 될지언정, 자신을 놓고 두 사람이 치고받고 싸웠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었다.

둘 중 누가 이겨도 어차피 만족할 만한 상대일 테니까.

'···시시하게 끝나서 살짝 아쉽긴 하네. 서준이 오빠 질투하는 모습 보니까, 간만에 설렜는데.'

"오해는 잘 풀었어요?"

"오해는 무슨···."

도훈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기자, 오히려 휘겸이 저자세로 나왔다.

"제가 실수했네요. 서준씨가 기분 나쁘라고 한 말도 아니었는 데, 저 혼자 흥분했어요. 분위기도 전환 할 겸 다 같이 술이나 한 잔 할까요?"

술 잔을 채운 세 사람이 잔을 부딪치며 양주를 들이켰다. 술이 들어갈 수록 주아는 점점 자세가 흐트러졌는데, 양옆에 미남을 끼고 마시니 기분이 좋은지 쉬지 않고 술을 마셔댔다.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이라도 취할 만한 속도였다.

"꺄하하하, 휘겸 오빠 보면 볼 수록 엄청 웃긴다. 잘생긴 얼굴을 왜 그렇게 막쓰는데?"

"내가? 그랬나?"

"제가 만나 본 사람 중에서 제일 웃긴 것 같아요."

"이래 봬도 한 때 코미디언 지망생이었거든. 공채 면접을 본 적도 있어."

"와 진심?"

"진짜라니까? 이렇게 말하면 다 거짓말하는 줄 알더라고."

"솔직히 개그맨할 얼굴은 아니지. 배우면 모를까."

주아는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때 휘겸이 도훈에게 슬쩍 윙크를 하더니 다시 취한 주아를 보고 말했다.

"심심한데, 우리 게임이나 하나 할래?"

"게임요? 무슨 게임? 나 술자리 게임 엄청 좋아하는데."

"어, 이 게임은 일단 눈을 가려야 해."

"눈을 가린다고? 설마 술래 잡기 같은 거야?"

휘겸이 셔츠 위에 매고 있던 넥타이를 풀더니 주아에게 건넸다.

"일단 이걸로 한 번 가려볼래?"

"제 눈을 가리라는 말이죠?"

"믿어 봐. 이 게임 진짜로 재밌으니까."

"아이참 대체 무슨 어머어마한 게임이길래 이렇게까지."

"얼른."

휘겸이 계속 보채자 주아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넥타이를 머리에 둘러 눈을 가렸다.

"확실히 가렸어?"

"아무것도 안 보여요."

"그렇단 말이지."

그때 휘겸이 정장 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1회용 인공 눈물이 담긴 플라스틱 통이었는데, 뚜껑을 열더니 주아의 술 잔에 몰래 탔다.

독한 양주에 희석되었기 때문에 어지간히 예민한 사람이 아니 고서야, 물뽕이 들어있는지 구분하는 건 불가능했다.

도훈은 팔짱을 낀 채 놈이 하는 짓을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

'저게 물뽕이구나. 녹화는 잘되고 있지?'

[네. 술에 약을 타는 장면이 빠짐없이 녹화되었습니다.]

'됐네. 이제 휘겸이는 쓸모없겠어.'

휘겸이 직접 물뽕을 타는 장면이 필요했던 도훈은, 해당 장면의 녹화가 끝나자 본격적으로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 게임 제가 해도 돼요?"

"네?"

아무것도 보지 못 하는 주아가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앞이 안보이니 더욱 기대감이 올라간 모습이었다.

"뭔데, 뭔데? 안 보이니까 더 궁금하잖아. 무슨 게임인데 서로 하겠대?"

"음,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안 보고 뭔지 알아 맞추는 게 임이야."

"맞춰? 물건을?"

도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과일 안주로 나온 바나나를 집어 들었다. 껍질이 까지지 않은 새 것이었다.

"응. 손은 대지 않고 피부 촉감 만으로."

"호오, 재밌겠는데?"

휘겸은 갑자기 튀어나와 허락도 없이 끼어드는 도훈을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도훈은 휘겸을 무시하고 계속 게임을 진행했다.

"이거 진짜 군대에서 신병 놀릴 때나 하던 건데."

"아니 그니까 대체 뭔데요?"

"일단 얼굴로 가져갈 테니까, 손대지 말고 촉감으로만 알아 맞춰 봐."

"알았아요. 얼른 해 봐요."

도훈이 생바나나를 주아의 뺨에 들이 밀있다. 바나나의 매끈한 부위가 볼에 닿자 주아가 흠칫 놀라며 중얼거렸다.

"읏, 뭐지? 차가운데?"

"손으로 만지면 반칙이야."

"알았어요. 근데 뭐지 대체?"

바나나를 얼굴 이곳저곳에 문지르던 도훈이 갑자기 바지를 풀어 헤치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휘겸이 놀라 당황하는데 도훈은 팬티까지 마저내리더니 잦이를 끄집어냈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휘겸이 자기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미, 미친. 저게 뭐야? 소문대로 존나 대물이었구나! 확대 수술이라도 한 건가?'

도훈이 바나나를 조심스럽게 테이블에 내려 놓더니 이번엔 대물을 세워 주아의 얼굴 앞으로 가져갔다.

"아직 모르겠어?"

"조금만 더 느끼면 알 것 같기도하고."

"그래? 이번엔 그럼 입술에 대줄게."

도훈이 귀두를 주아의 입술로 가져갔다. 귀두가 입술에 부딪힌 순간 주아가 속으로 의문을 품었다.

'어? 아까보다 훨씬 뜨거워진 것 같은데? 뭐지?'

부들부들한 촉감은, 매끈하던 바나나 껍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주아는 물건이 바뀐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맞출 수 있겠어?"

"힌트 좀 줘 봐요. 혹시 먹는 거예요?"

"음, 상황에 따라선 먹을 수도 있지."

"살짝 입에 넣어봐도 돼요?"

"오케이. 깨물지는 말고. 입 벌려 봐."

눈을 가린 주아가 입을 동그랗게 벌리자 도훈이 대물을 입 안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읍!"

그 순간 주아가 물건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그것은 차 안에서 빨았던 도훈의 잦이와 느낌이 똑같았던 것이다. 더구나 매끈한 귀두 부분이 아니라 좆 기둥이 중간까지 들어가자 더더욱 확실해졌다.

"엑엑, 자, 잠깐만, 설마 이거!"

주아가 눈을 가리고 있던 넥타이를 풀더니, 바지를 벗은 채 잦이를 꺼낸 도훈을 보고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오, 오빠!"

"계속 눈을 가리고 있어야지."

주아는 옆에서 휘겸이 지켜보는 와중에, 도훈의 잦이를 빨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진짜!"

"왜? 아까는 잘 빨아줘 놓고선?"

"아, 아니! 그래도 이건 아니죠. 얼른 바지나 입어요."

"나 참,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네."

도훈이 주섬주섬 바지를 입는데, 휘겸이 주아를 달래기 위해 재빨리 끼어들었다.

"아이고, 주아씨가 많이 놀랐나 보네."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요. 제가 무슨···."

주아는 '창녀도 아니고.' 라는 말을 하려다가 꾹 참았다.

따지고 보면 휘겸도 창남이나 다름없는 호빠 선수였기 때문에, 괜한 말로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진짜로 돈 없는 사람 앞에선 거지라고 놀리지 않는 것과 비슷했다.

"자자, 이거 쭉 한 잔 들이켜시고 기분 푸세요. 서준씨도 일부러 분위기 띄우려고 오버한 것 같은데···."

"아니, 장난도 정도껏 해야지, 무슨."

자신을 함부로 대한 도훈에게 빈정이 상한 주아는 휘겸이 건네는 양주를 받아 꿀꺽꿀꺽 마셨다.

휘겸이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씩 웃었다.

'됐다. 서준이 새끼, 정 떨어지게 한다더니 진짜로 막 나가는구나. 어쨌든 물뽕도 먹였겠다. 이제 따먹기만 하면 끝나겠구나.'

휘겸이 기뻐하며 자기 앞에 있는 잔을 들더니 주아와 나란히 양주를 들이켰다. 그러나 목구멍을 타고 양주가 들어가는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어? 술 맛이 왜 이래?'

매일 음료처럼 마시던 양주였기 때문에 휘겸은 곧바로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미 술은 목을 타고 모두 넘어가 버린 상태였다.

'서, 설마!'

휘겸이 놀란 표정으로 도훈을 쳐다보았다.

도훈이 몰래 술 잔을 바꿔친 게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은 술잔을 헛갈릴 만큼 취하진 않았으니까.

"너, 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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