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4. 빌드 업-29-
도훈이 단칼에 거절했다. 콩순이가 잘못 들었다 착각했는지 다시 물었다.
"뭐라고?"
"싫다고요. 저랑 자고 싶음 2차 나가고서 말해요!"
이번엔 정확히 알아들었는지 콩순이의 표정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너 씨발, 감히 손님 말을 무시해? 확 마담 오빠 부른다?"
콩순의 협박에도 도훈은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불러봐요. 그럼."
"뭐?"
"부르라고요. 제가 여기서 처음 일하긴 하지만, 룸 떡은 안 된다고 들었거든요. 저랑 자고 싶으면 정식으로 2차를 신청하시든가요?"
"이 씨발놈이 진짜."
흥분한 콩순이 갑자기 도훈의 뺨을 날릴 것처럼 손을 쳐들었다.
당연히 맞아줄 도훈이 아니었기 때문에 쳐든 손목을 공중에서 붙잡았다.
"적당히 해요, 누나도."
"뭐, 뭐?"
"그만 까불고 적당히 하시라고. 처맞기 싫으면."
도훈이 갑자기 살기를 쏟아내며 콩순을 노려보았다.
다들 춤을 추며 신나게 떠들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듣지 못했다. 하지만 도훈의 살기어린 눈빛을 정면으로 마주한 콩순은 그대로 팬티에 오줌을 지려버렸다.
"흐, 흐으!"
콩순이 비명을 지르려고 하자 도훈이 갑자기 키스를 하며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흡!"
영문을 모르는 다른 커플들은 도훈과 콩순이 구석에서 키스하는 모습을 보고 환호를 보냈다.
"오, 저기 또 달아오르는데?"
"뭐냐고. 페티시 변태들! 아주 그냥 떡을 쳐라, 떡을 쳐!"
"서준이랑은 내가 칠 건데?"
다들 흥분된 분위기에 도훈과 콩순이 서로 키스를 나누고 있다 생각했지만, 사실 도훈은 그녀의 혈을 짚어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 상태였다. 도훈이 그녀를 포옹하는 척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내 상식으로는 말이야, 나랑 방금 있었던 일은 평생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마, 말하지 않는 게 좋겠죠?"
"그리고 내 상식으로는 예빈이 너는 호빠 선수만 보면 손님을 접대하는 마음으로 봉사한다지? 그것도 무상으로."
"···맞아요. 저는 무상 봉사를 좋아해요."
"한 가지 더. 내 상식으로는 넌 퇴근하면 집에 가서 양변기를 혀로 깨끗하게 핥는 습관이 있다고 하던데."
"···그런 습관이 있어요."
[아니, 다 좋은데 마지막은 뭡니까?]
'하도 하는 짓이 괘씸해서 벌 좀 내렸어.'
[상식 개변을 요상하게 활용하시는 군요.]
'이제야 조용해지겠네. 하여간 그지같은 진상년 패악질 부린 거 생각하면···.'
[저는 또 협박하실 줄 알았는데, 이런 식으로 콩순양을 제압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복수로는 성에 안 차지. 한결이랑 준후가 얼마나 당했는데? 이젠 두 사람에게 콩순이가 고생 좀 해봐야지.'
노래가 끝나자 콩순과 도훈이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사이 서로 말을 맞추었는지, 또 한 번 파트너 교환이 이루어졌다.
도훈은 돌고돌아 라희에게 되돌아갔다.
"반가워. 드디어 내 차례네?"
"안녕하세요."
"아까 질투 나더라? 예빈이 발가락도 빨아주고. 둘이 키스도 하고."
"파트너에게 최선을 다하는 거죠. 누난 다른 곳도 빨아줄 수 있는데?"
"히히. 어디 빨고 싶은데?"
도훈이 라희의 로켓 가슴을 말없이 응시했다.
라희가 그 모습을 보더니 빵 터졌는지 한참을 깔깔거렸다.
"어머 얘, 어딜 보니? 밝히는 것 좀 봐."
"거긴 안 돼요?"
"진짜? 여기서?"
"뭐 어때요? 다들 찐하게 놀고 있는데."
라희가 주위를 둘러 보자, 커플마다 한창 스킨십에 열중하는 중이었다. 놀라운 건 호빠 선수들을 노예처럼 막대하던 예빈이 준후의 가랑이 사이에 매달려 잦이를 빨고 있다는 것이었다.
'헐, 쟤가 취했나? 어째서 안 하던 짓을?'
하지만 라희는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자기가 쏜다고 갖은 생색을 내며 도훈을 독점하려 드는 게 못마땅했는데, 난데없이 준후와 맺어진 것을 다행으로 여긴 것이었다.
'하여간 취향 한 번 독특하다니까? 결국 셋 중 가장 못난이와 맺어지다니. 그럼 나야 땡큐지.'
예빈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라희가 과감히 상의를 들추었다. 쫄티 비슷한 반팔을 입고 있던 라희가 옷을 위로 걷어 올리자, 흰색 브래지어에 감싸여진 그녀의 로켓 가슴이 뿅하고 튀어나왔다.
"와···."
도훈이 순수한 의미로 감탄을 내뱉었다. 라희의 브라는 뽕브라를 이용한 페이크가 아니라, 실제 거대한 가슴을 꽁꽁 싸매고 있는 일종의 억제기였기 때문이었다. 속이 꽉 차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놀랬니?"
"이거 누나 거 맞아요?"
"그럼 수술처럼 보여?"
라희의 가슴은 e컵을 넘어 g컵에 육박했다. 수많은 폭유를 보아온 도훈이지만, 자연산 g컵은 오랜만이었다.
"그건 잘···."
"궁금하면 만져 보든가."
"정말요?"
"뭐 어때?"
"그럼 사양 안 할게요."
도훈이 브래지어 위로 드러난 가슴골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졌다. 그의 손에 남아있던 몸에 좋은 크림 일부가 묻어 나온 것이었다.
"아, 앙···."
놀란 라희가 서둘러 몸을 뺐다.
"왜 그래요?"
"아, 아니. 방금 약간 소름 돋았는데? 뭐지? 정전긴가?"
[주인님. 몸에 좋은 크림이 손에 약간 남아있었나 봅니다.]
'아차. 아까 쓰고나서 제대로 안 닦았구나.'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기왕 크림이 묻은 거 기분이나 좋게 해주자는 생각에 도훈이 다시 손을 내밀었다.
"정전기가 아니라 성감대 아니에요?"
"그런가?"
"원래 가슴 큰 여자들은 가슴 만지면 좋아한다 잖아요."
"꼭 그렇지는 않아."
"누난 어떤데요?"
"난 굳이 따지면 젖꼭지 쪽이 예민하긴 하지만."
"한 번만 더 만져 볼게요, 그럼."
도훈이 다시 손을 내밀어 가슴 전체를 감싸 쥐었다.
"하읏!"
"어때요?"
"어으, 뭐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예민하지?"
"여긴요?"
도훈이 브래지어 캡을 벌리더니 크림 묻은 손끝으로 젖꼭지를 꼬집었다. 안 그래도 성감대인 부위를 크림으로 자극하자 라희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몸부림쳤다.
"흐아앙, 뭐, 뭐야!"
"성감대 맞네."
"나 이렇게 찌릿한 적은 처음이야. 계속 만져줄래?"
"아예 벗겨도 돼요?"
라희가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룸 안은 끈적한 분위기였다. 호빠와 쩜오의 만남이라 그런지 당장 떼씹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분위기에 물든 라희도 과감해졌다.
"알았어, 기분이다."
라희가 손을 등 뒤로 돌려 스스로 후크를 풀어냈다. 로켓 유방을 감싸고 있던 브래지어가 아래로 툭 떨어지며 폭유가 진면목을 드러냈다.
"와우."
실물로 본 폭유는 상상 이상.
커다란 참외 두 개가 앞으로 불룩 튀어나온 형상이었다. 특히 유륜과 젖꼭지는 발색도 좋고 생김새도 예뻤다.
"누나 진짜 가슴 예쁘네요."
"호호, 그런 소리 많이 들어."
"손님들이 가만 안 놔둘 것 같은데?"
"맨날 만지려고 달려들긴 하지."
"그럼 만지게 해줘요?"
"어림없는 소리. 나 비싼 여자거든. 대신, 너한테는 공짜야."
라희가 도훈의 머리를 끌어안더니 제 가슴에 처박았다. 도훈은 곧바로 입을 벌리고 젖꼭지를 쪽쪽 빨기 시작했다.
"흐으응, 조, 좋아···. 기분 엄청 좋아."
도훈에게 젖을 물린 라희가 기뻐하는 사이, 멀리서 두 사람을 훔쳐보던 수경은 윗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쳇-. 하필 라희 년이···.'
수경은 라희보다 한 살 어리긴 했지만, 생일이 가까워 평소 친구처럼 지냈다. 룸에 들어갈 때도 자주 호흡을 맞췄던 동료였지만, 사실 둘 사이엔 묘한 라이벌 의식이 흐르고 있었다.
성격이 나긋나긋하고 얼굴이 예쁜 수경과, 자연산 폭유를 과시하며 인기를 끄는 라희는 지명하는 손님도 많았던 터라 가게의 에이스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관계였다.
'아까 확실히 꼬셨어야 했는데, 예빈이 저년이 훼방놓는 바람에.'
수경은 도훈이 예빈의 패악질을 막기 위해 스스로 나선 것을 알고 있었다. 하필 그때 흐름이 끊기는 바람에, 도훈이 라희에게 넘어가 버린 것도.
여러모로 운이 안좋았다.
'후- 저러다 라희가 서준이 2차까지 데리고 나가는 건 아니겠지?'
돈 싸움에선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자신이 도훈의 몸값을 튀길 경우, 라희도 지지 않고 맞설 거라는 점이었다. 결국 선택은 도훈에게 달려있었다.
수경은 한결과 적당히 스킨십을 나누면서도 도훈에 대한 감시를 놓지 않았다. 한편 라희도 똑같이 수경의 눈빛을 읽고 있었다.
'어쭈? 지금 쟤가 누굴 쳐다보는 거야?'
라희는 수경 역시 도훈에게 마음이 있음을 깨닫고는 그녀를 골탕 먹이고 싶어졌다. 그리고 질투심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도훈을 이용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아아, 아앙···. 서준아 나 못 참겠어. 밑으로, 더 밑으로···."
양쪽 가슴을 쪽쪽 빨리던 라희가 도훈의 머리를 밑으로 잡아끌었다. 도훈은 배를 타고 점점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짧은 치마를 입고 있던 라희가 치마를 위로 걷어 올리며, 팬티를 내비쳤다.
"여기도 빨아줄래?"
말은 도훈에게 걸고 있었지만, 라희의 시선은 여전히 수경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눈으로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어때? 오늘은 내가 이겼지? 네가 눈독 들이던 서준이는 이제 내 거라고.'
도훈도 점점 흥분하여 팬티 위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아아, 조, 좋아."
"더 해드려요?"
"아예 벗어 버릴까?"
"음, 누나 편하실 대로."
라희가 소파에 완전히 올라가더니 팬티를 무릎까지 끌어내렸다. 도훈이 팬티와 허벅지 사이의 틈으로 파고들어 보빨을 시작했다.
"흐읍!"
도훈의 명품 보빨에 라희가 죽을 것처럼 숨을 헐떡거렸다.
그 사이 도훈의 상식 개변으로 맛이 간(?) 콩순이는 룸 떡을 치는 중이었다. 준후의 무릎에 뒤로 올라 방아 찧기를 하고 있었다.
사태가 이쯤 되자 한결도 가만 있을 수 없었다. 다들 질펀하게 노는 마당에, 관전만 하는 것은 성격에 안 맞았다.
"이제 저희도 슬슬···."
"잠깐. 나 화장실 좀."
"아···, 네."
수경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화장실로 향했다. 한결은 닭쫓던 개처럼 화장실에 들어가는 수경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화장실 변기 위에 걸터앉더니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씨발, 라희 그년 일부러 보란 듯이 엿 먹인 거야.'
수경은 어차피 도훈이 아닌 다른 남자와 살을 섞을 생각이 없었다. 예빈이 갑자기 준후와 떡을 치는 건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기가 찜했던 도훈이 라희를 보빨하는 모습은 차마 볼 수 없었다.
"짜증 나. 그냥 아까 데리고 나간다고 해 버릴걸."
기분이 상한 수경은 한참 동안 화장실에 틀어박혔다. 파트너를 잃은 한결은 뻘쭘하게 자리에 앉아 구경 중이었다.
'신참은 보빨 중이고, 준후는 오늘 계탔네. 저 망아지 같은 년이 오랄도 모자라 스스로 말타기까지 해주지 않나.'
원래 콩순이라 불리는 예빈은 룸 떡을 칠 때도 완전히 제멋대로였다. 잦이를 빠는 일은 고사하고, 자기가 원하는 자세로만 즐기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했다. 준후가 시키는 대로 갖은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한결이 의아하게 쳐다보는데 준후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형, 잠깐만 이쪽으로 와봐요."
"엉? 나를?"
"네."
준후가 떡을 치다 말고 한결을 가까이 불렀다. 한결은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으로 옆으로 다가갔다. 호빠에 놀러 온 여자와 선수의 애정행각은 이제껏 수없이 보아왔지만, 삽입 중에 가까이 다가가기는 처음이었다.
"형, 오늘 콩순이 누나 좀 이상해요."
"그게 무슨 소리야?"
"시키는 족족 다 해주는 거 있죠?"
"시키는 족족이라니?"
"잘 봐요."
준후가 갑자기 말 타기를 하고 있던 콩순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더니 소리쳤다.
"소파 위로 올라가서 엎드려."
"하앙, 네. 주인님!"
콩순은 평소 안 하던 주인님이란 호칭까지 써가며 소파에 올라가 엎드렸다. 한결이 그 모습을 보더니 놀라서 되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모르겠어요. 몰래 약이라도 빨았는지 완전 눈이 풀렸더라고요. 형도 한 번 아무거나 시켜봐요."
"정말 시키는 대로 다 해준다는 거야?"
"그렇다니까요?"
연유는 알 수 없지만 콩순에게 굴욕을 당했던 한결은 이 기회를 빌어 그녀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한결이 갑자기 바지를 내리더니 자신의 심볼을 꺼내 들었다. 물론 도훈의 것과는 확연히 비교되게 작았지만 상관없었다.
"잦이 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