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3. 빌드 업-8-
"응."
도훈이 박을 때마다 린이 봊이를 잘근잘근 조여왔다. 방중술을 배웠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듯, 잦이 전체를 쥐어짜는 강한 압박이 쉴새 없이 이어졌다.
'으으, 장난 아니네. 내공을 안 쓰고 버티려니까 자극이 예상보다 훨씬 강한데?'
앞선 두 번의 섹스에서 도훈은 일부러 대물에 내공을 주입해 돌처럼 딱딱하게 만들었다. 감각이 무뎌져 버티기에는 좋았으나, 반대로 그만큼 성감은 둔해지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스킬을 안 쓰고 오롯이 맨몸으로 상대하는 린의 방중술은 확실히 놀라운 부분이 있었다. 정상위를 시작한 지 몇 분 만에 사정감이 올라올 정도로 강력한 자극이 밀려온 것이다. 잦이를 박을 때마다 꽉 무는 타이밍과 압력의 정도는, 평범한 남자라면 1분도 못버틸 정도였다.
'이렇게 하면 오래 못 가겠어. 자세를 바꿔보자.'
도훈은 시간을 벌 요량으로 잠시 피스톤 질을 멈추더니 린의 두 다리를 위로 번쩍 들었다. 그리고는 다리를 한쪽으로 모아 옆으로 넘겼다. 옆치기 자세로 체위를 바꾼 도훈이 린의 한 다리를 잡아 들고 다시 박음질을 재개했다.
팟팟팟!
"아앙, 아아아, 아아앙!"
린은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파닥파닥 흔들며 도훈의 배를 때렸다. 꼬리의 존재감이 확연히 느껴지자 문득 도훈 자신이 사람과 섹스하고 있는 것인지, 동물과 교미하고 있는 것인지 헛갈리기 시작했다.
'뭔가 기분이 이상한데?'
[왜 그러십니까?]
'혹시 말박이라고 들어 봤어?'
[말박요? 들박같은 건가요?]
'아니 세상엔 진짜로 동물에 박는 미친놈들이 존재하거든. 말박은 말에다 박는 거야.'
[네? 아니 대체 왜 그런 짓을···.]
'모르지. 변태들 속사정은. 남자는 그래도 뒤치기로 하면 자세라도 나오는데 여자가 하면 완전···.'
[여자도 수간을 한다고요?]
'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지만.'
[허어, 세상이 정말 말세로군요.]
체위를 바꾸며 사정감을 떨어뜨린 도훈이 린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린이 용케 의도를 알아채고 후배위로 전환했다. 엉덩이를 위로 바짝 치켜든 린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마치 박아달라는 사인처럼 보였다.
'위에서 보니까 후장에 애널 플러그 꽂은 거랑 비슷하군.'
[아까 정색하던 태도로 봐선 린 양은 절대 후장을 허락하지 않을 것 같네요.]
'그래도 기생 출신 미향이는 말이 통할 것 같으니 영혼 바뀔 때 한번 시도해 보지 뭐.'
도훈이 린의 허리를 붙잡았다. 린의 체구가 워낙에 작다보니, 허리도 무척 가늘었는데 도훈의 커다란 손으로 움켜쥐면 허리 전체를 감싸 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립감이 좋군.'
통상 뒤치기를 할 때 잡는 허리를 '러브핸들'이라 부른다. 허리가 가는 린이었지만, 반대로 골반은 상당히 큰 편이었기 때문에 견고한 그립이 가능했다.
특히 가는 허리와 커다란 골반의 조화는 시각적으로도 상당한 만족감을 주었기 때문에 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힘이 바짝 들어갔다.
"으으, 맛있어!"
"이양, 이야옹. 야아아옹."
도훈의 뒤치기가 빨라지자 린의 신음도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엉? 방금 무슨 소리야?"
"뭐, 뭐가?"
"고양이 소리처럼 들렸는데?"
"모, 몰라."
린이 시치미를 떼자 도훈은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혹시, 흥분하면 고양이 신음을 내는 건가?'
[네? 미호양은 원래 안 그러지 않았습니까?]
'아니지. 몸만 공유할 뿐 린은 전혀 다른 사람이잖아. 방중술만 봐도, 파일럿이 더 중요하단 소리지.'
[하긴 그렇군요.]
'실험해 봐야겠다.'
궁금증이 든 도훈이 좆끝에 힘을 바짝 주면서 아까보다 훨씬 세게 박기 시작했다. 강력한 뒤치기에 조그만 린의 몸이 강하게 흔들렸다.
"꺄아!"
"으으!"
도훈이 마음먹고 때려박자 린의 몸이 앞으로 계속 밀려나갔다.
특히 마사지 베드 전체에 오일이 흥건했기 때문에 힘을 받는 대로 주르륵 앞으로 미끄러졌다.
"너, 너무 세!"
퍽퍽-!
하지만 고양이 신음을 듣겠다는 마음에 도훈은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계속 앞으로 밀려나가던 린은 자칫 베드 위에서 떨어질 것처럼 궁지에 몰렸다.
"흐앙, 학, 이러다 떨어진다고!"
흥분한 도훈이 듣는 시늉도 없이 계속 박아대자 린이 어쩔 수 없이 손톱을 바짝 세웠다. 본디 여우였던 린은 맹수처럼 숨기고 있던 손톱을 세울 수 있었는데, 평범한 길이였던 손톱이 네일 아트를 붙인 것처럼 길게 뻗어 나오더니 마사지 베드에 콱 박혔다.
"흐읏, 흑!"
손톱을 시트에 박고 나서야 린은 겨우 밀려나가던 몸을 멈출 수 있었다. 하지만 손톱을 빼내면서 뒤따르는 부작용도 있었다.
긴 머리에 숨겨놨던 귀가 쫑긋 솟고, 꼬리도 더 삐져나왔던 것이다.
힘차게 박아대고 있던 도훈은 점점 모습이 변하는 린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분명 몸은 사람인데, 귀엽게 솟아난 세모 귀와 꼬리는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뭐, 뭐야? 저 엘프귀는?'
[엘프보다는 수인에 더 가깝죠. 엘프는 귀가 늘어난 거잖습니까?]
'수인이라고?'
[이곳 시스템은 아니지만, 또 다른 시스템에선 인간을 닮은 아인종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묘인족과 흡사한 외형이군요]
'헐, 이게 미호의 본 모습이었구나.'
하지만 변신이 풀린 모습에 더 흥분해버린 도훈이었다.
박는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좆끝에 힘이 바짝 들어간 것이었다.
그가 미친듯이 허리를 계속 흔들자 린의 아홉 꼬리가 공작새의 깃털처럼 펼쳐졌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린의 독특한 고양이 신음이 터져나왔다.
"이아앙, 이야옹, 야오오옹."
"으으, 소리 죽이네. 안에 싸도 돼?"
"뭐, 뭐?"
"안에 싼다고."
"아, 안 돼, 임신해버려!"
"에잇, 하면 하는 거지."
도훈은 어차피 무정자증 패시브를 켜둔 상태였기 때문에 임신 걱정 없이 끝까지 밀어 붙였다. 오히려 린이 화들짝 놀라 도망치려고 발버둥쳤지만 도훈에게 허리를 완전히 붙들린 탓에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다.
"싼다."
"안 돼에에에에!"
뷰룩-!
도훈의 좆끝에서 정액이 듬뿍 쏟아졌다. 린이 충격을 받은 모습으로 털썩 쓰러졌다. 곧 정신을 차린 그녀가 빼액 소리쳤다.
"안에 싸면 어떻게 해! 나 가임기란 말이야!"
린이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소리치자 도훈이 아차 하는 마음에 그녀를 달랬다.
"걱정마. 나 불임이야. 임신 못 시켜."
"뭐?"
"무정자증이라고. 그러니까 절대 임신할 일 없어."
"야! 너 이씨!"
린이 발톱을 세운 채 도훈에게 달려들었다. 도훈이 놀라서 재빨리 몸을 피했다. 발톱이 몹시 날카로웠기 때문에 자칫 긁혔다간 빨간 줄이 그일 것 같았다.
"뭐야? 날 죽일 셈이야?"
"진짜로 놀랐다고!"
도훈이 린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설명했다.
"내 스킬 중에 무정자증이라는 패시브가 있어. 생각해봐 내가 얼마나 질싸를 하고 다니는데, 아무 데나 씨를 뿌리겠어? 절대로 임신 안 돼."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지!"
"미안. 내가 장난이 심했어. 근데 인간이랑 구미호 사이에도 임신이 돼?"
"당연하지."
"변신한 거 아니었어? 그거 둔갑술이잖아."
겨우 화가 풀린 린에게 도훈이 설명했다.
"아니야. 명칭이 둔갑술이지 구미호는 반쯤 인간이나 다름없어.
다신 원래 모습으로 못 돌아가니까."
"난 정말로 몰랐어."
"하-. 진짜. 완전 제멋대로라니까? 마지막에도 계속 떨어진다고 하는데 끝까지 밀어붙이기나 하고."
"그땐 도저히 멈출수가 없더라고. 너무 좋아서."
"쳇."
좋았다는 말에 린도 더 화를 낼 수 없었다. 사실 그녀도 앞선 두번과 달리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근데 인간이랑 구미호랑 해서 임신이 되면 어떤 종족이 나오는 거야?"
"반반이야. 나보다는 인간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인간은 아니겠지."
"아···. 수인 비슷한 건가?"
"맞아."
린은 여전히 귀가 쫑긋 솟아있었기 때문에 어딘가 깜찍한 느낌이었다. 워낙에 동안의 얼굴이기도 했고, 키가 작아서 대학 신입생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근데 귀 너무 귀엽다."
"뭐래? 하여간 한 번만 더 그런 장난 쳐봐. 밤에 몰래 와서 암살해 버릴테니까."
"죽이겠다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거 아니야?"
"내 직업이 닌자라고."
"한 번 해봐 그럼."
"뭐라고?"
"아니 궁금해서. 내가 암살자를 막아낼 수 있는지. PK단 기습에 대비도 할 겸."
"농담아니야. 진짜로 죽을 수도 있어."
"대신 실패하면 내가 너 따먹는 걸로, 콜?"
"뭐, 뭐래!"
린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가 마사지 베드 위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몸이 끈적거려서 찝찝해. 나 씻으러 갈래."
"벌써? 아직 2번 남았는데? 나중에 한 번에 씻지?"
"그만 할거야."
"왜? 진짜로 삐진 건 아니지?"
"이제 충분해서 그래. 필요한 기는 다 채웠으니까."
"그렇다면 뭐."
린이 샤워실로 씻으러 들어간 사이 도훈은 혼자 내공을 끌어 올렸다. 몸에 묻은 오일을 내공을 통해 태워버리려는 계획이었다.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며 그의 몸에서 슬슬 연기가 피어올랐다.
몸에 묻은 아로마 오일이 기화되는 현상이었다.
[이젠 샤워도 생략하시는 겁니까?]
'그건 아니고, 천상계 아이템이다보니 순수한 성분일 것 같아서 한번 해 본 거야.' 잠시 후 몸에 묻은 오일이 모두 증발하자 도훈의 몸이 막 씻고 나온 것처럼 깨끗해졌다.
'예상이 맞았네. 천상계 제품의 퀄리티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여전히 린이 샤워 중이었기 때문에 도훈은 혼자 작은 방과 큰 방을 모두 정리했다. 발톱에 찢긴 마사지 베드의 가죽을 보자 마음이 아팠지만, 나중에 또 필요하면 또 사면 그만이었다. 안방 침대의 젖은 시트를 새로 갈고 이불도 다른 걸로 교체했다.
린이 머리까지 모두 말리고 나왔을 때 도훈은 이미 뒷정리를 끝낸 상태였다.
"어? 너 언제 씻었어?"
"그냥 말렸어."
"말렸다고?"
"그런 게 있어."
샤워를 마치고 나온 린은 그사이 뾰족 튀어나온 귀와 꼬리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몸만 봐서는 완벽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린은 벗었던 옷을 다시 입더니 도훈에게 말했다.
"난 집에 가볼게."
"늦은 시간인데 괜찮겠어? 내가 바래다줄까?"
어느덧 시간은 새벽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린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밤 길이라 내가 위험할까 봐? 오히려 나를 만나는 남자들을 더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긴 그것도 그렇네."
"암튼, 오랜만에 만나서 즐거웠어. 또 언제 볼지는 모르지만 ···."
"이제 서울에 있으니 자주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널 보고 싶어 하는 대기자들이 워낙 많아야 말이지. 오늘 내가 독점했으니까 당분간 잠수타야 해."
"아···."
린이 갑자기 도훈에게 다가오더니 뺨에 키스했다.
쪽-.
기습적인 키스에 도훈이 당황하는데 린이 말했다.
"그럼, 사요나라."
린이 굿바이 키스와 함께 도훈의 집을 나섰다. 도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떠나는 린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눈에 담았다.
[흥미로운 여성이군요. 린양은.]
'그러게. 미호의 영혼들은 저마다 개성이 상당하군. 그중에서도 린은 무척 인상적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미호양을 같은 편으로 포섭해서 참 다행입니다. 그녀가 적이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군요. 이번 특임대 건도 그렇고요.]
'그러니까 말이야. 미호가 군령자였기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거래도 불가능했겠지.'
[반대로 말하면 주인님이 섹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아니 다른 클래스의 플레이어였더라도 그녀에게 기를 빨려 수명이 단축되었을 테니까요.]
'맞네. 우린 천생연분이었구나.'
[어쨌든 고생하셨습니다. 기력을 회복하려면 얼른 주무셔야 할것 같습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학교에 나가셔야 하니까요.]
'그래. 지금 바로 자야겠다.' 도훈은 곧바로 이불을 펴고 잠을 청했다.
바뀐 시트와 새로 꺼낸 이불에서 기분 좋은 냄새가 났다.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집이 최고라니까?'
기운을 모두 쏟아낸 후라 그런지 간만에 꿀잠을 청하는 도훈이었다.
* * *
다음 날 아침.
평소 같으면 정력이 차고 넘쳐 발기되었을 대물이 모처럼 잠잠했다.
'얼레? 이건 또 왜이래?'
[미호양이 정력을 모두 갈취해가서 그렇습니다.]
'헐, 혹시 수명도 깎인 거 아니지?'
[그렇진 않습니다. 음양보합술로 끌어모은 정력 중 내공으로 흡수되지 못한 찌꺼기에 가까운 정력이니까요. 어차피 몸에 남아 있어 봐야 흡수되지 못하고 흩어질 기운이었습니다. 오히려 미호양이 싹 다 해소해줬기 때문에 현재는 내공이 무척 정순한 상태입니다.
양질의 내공으로 충만해졌달까요?]
'오히려 좋네?'
[게다가 주인님의 정력이야 금방 또 회복될 거고요.]
'하긴, 그렇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