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0. 빌드 업-5-
"PK단은 플레이어에 협조하는 모든 존재를 적으로 간주해. 한 때 객원으로 몸담은 나라고 예외는 아니지."
"아···."
"그리고 말이 좋아 이중 스파이지, 우린 지금 도훈이 너 때문에 진퇴양난인 상황이야. 어느 쪽에 붙기도 쉽지 않아. 한쪽과 결별하면, 나머지 한쪽과는 반드시 원수가 될 테니까."
"···음, 그건 미안하게 됐어."
"그래서 일단은 중립이야. 하지만 걱정하지 마. 적어도 너를 P K단에 팔아먹을 일은 없을 테니까."
"이번 일로 널 완전히 믿기로 했어. 나를 팔아먹을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는데, 끝까지 보호해 줬잖아."
"대신 너도 하나만 꼭 약속해."
"뭘?"
"PK단을 상대하는 건 네 마음이야.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 신경 안 쓰니까. 하지만 우리 지부 애들은 절대 건드리지 마."
"···알았어."
"모두 미호를 끔찍하게 아껴준 동료들이야. 만약 네가 그들과 대적하게 되면 아무리 미호라도 어떤 선택을 할지 몰라."
"나도 굳이 싸울 생각 없어. 난 평화주의자거든."
"평화주의자 좋아하시네. 색골 주제에."
도훈이 바람에 펄럭이는 가운을 갑자기 벗어 버렸다.
"지금 뭐하는 거야?"
2층 테라스는 외부로 노출된 장소였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이 얼마든지 두 사람을 볼 수 있는 위치였다.
하지만 도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신을 드러냈다.
"색골이 색골 짓 하려는 거지 왜?"
도훈은 린의 뒤에 바짝 붙은 다음 그녀의 허리를 껴안았다. 린이 빠져나가려 했지만, 도훈의 우악스러운 힘을 당해 낼 순 없었다.
"무, 무슨 힘이···."
"암살자의 비기라고 실컷 떠들더니 벌써 지친 건 아니지?"
[주인님, 지금 뭐하십니까?]
'왜? 저녁 내내 해달라잖아.'
[주인님은 본래 목적 없는 섹스는 지양하시는 분 아닙니까?]
'이번에야말로 목적이 확실하지. 아직 4:5라니까. 나와 손잡는 게 더 유리하다는 걸 보여주려면, 정기를 팍팍 채워줘야지 않겠어?'
[아하, 그런 목적이군요.]
도훈이 겉에 걸치고 있던 린의 상의를 확 들어 올렸다.
그녀는 현재 도훈의 반 팔 티를 하의 실종 패션으로 입고 나왔기 때문에 위로 옷을 들어 올리자 곧바로 탐스러운 엉덩이가 드러났다.
"하, 하지 말라고."
"패배를 인정하는 건가?"
"그, 그게 아니라 여긴 밖이잖아.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누가 볼 수도 있으니 더 스릴 넘치지 않아?"
도훈이 빳빳이 세운 잦이를 허벅지 사이에 밀어 넣었다. 린은 키가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높이를 맞추기 위해 도훈이 기마자세로 몸을 낮춰야 했다.
허벅지 골짜기 사이로 잦이가 파고 들어가자 젖은 봊이에서 애액이 주르륵 묻어나왔다. 도훈이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막상 여긴 준비 끝난 것 같은데?"
"그, 그건···."
"여자 닌자와 야밤에 야외 섹스라니. 생각만 해도 흥분되지 않아?"
"헤, 헨타이!"
"당황할 때 나오는 일본어도 참 매력적이란 말이지. 더 해봐.
난 일본말이 그렇게 꼴리더라?"
"흐, 흐응! 자꾸 앞뒤로 문지르지 말라고!"
도훈은 듣는 척도 않고 계속 잦이를 문질렀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귀두가 구멍에 걸리자 쑥 하고 밀어 넣어버렸다.
"흐읏!"
"역시, 뒤치기는 난간 붙잡고 할 때가 제일 섹시해."
도훈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자 린이 어쩔 수 없이 다리를 벌리고 테라스 난간을 꽉 붙잡았다. 뒤에서 쿵쿵- 박을 때마다 면티에 달라붙은 가슴 윤곽이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하윽, 하윽!"
"정기를 듬뿍 넣어 줄 테니, 맛있게들 먹으라고."
"아앙, 아아아앙."
"엉덩이 더 뒤로 빼."
린은 싫다고 하면서도 도훈이 시키는 대로 엉덩이를 뒤로 쭉 내밀었다. 그의 말처럼 야외에서 뒤치기가 다른 사람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을 주면서 평소보다 훨씬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좋아. 한 번 달려볼까?'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는 뜻이다. 도훈은 신나게 뒤치기를 하면서 채찍을 치듯 린의 엉덩이를 스팽킹했다.
철썩, 철썩-.
"하악!"
도훈의 손찌검에 린의 엉덩이가 찰지게 흔들렸다. 맞을 때마다 움찔움찔 괄약근이 경직되면서 동시에 봊이가 꽉 조여지는 맛이 일품이었다.
"역시 방중술 연마자라 그런지 잘 조이는데?"
"흐, 흐윽! 진짜로 못 됐어."
"좋으면서 왜 그래? 아까보다 물 더 나오는구먼."
팡팡-!
도훈이 러브 핸들을 붙잡더니 온 힘을 다해 때려 박았다. 두 손을 난간을 붙잡고 있던 린의 조그만 몸은, 도훈이 잡아당길 때마다 몸이 위로 떠오를 정도였다.
"흐앗, 학!"
몸이 무척 가벼운 린을 보며 도훈이 뭔가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 그거 한번 해볼래?"
"뭐, 뭘 또?"
"넌 닌자니까 몸이 날랜 편이지?"
"그게 뭐?"
"내가 목마에 태워 줄 테니 위로 올라와."
"모, 목마라고? 지금?"
도훈은 말 나온 김에 뒤치기 자세를 풀더니 린의 허리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공중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2층 테라스 난간 앞이라 위험한 동작이었지만, 일전에 본 미호의 운동신경과 닌자 출신인 린의 능력을 따져볼 때 충분할 것으로 보였다.
도훈이 공중으로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 올리자, 린이 난간을 붙잡은 손을 놓으며 잽싸게 도훈의 머리를 넘어 목마에 올라탔다.
마치 치어리더 대회에 나온 전문 선수처럼 날래고 정교한 동작이었다.
"뭐, 뭐야 이게?"
난데없이 목마에 올라탄 린이 도훈의 가슴 앞에 두 발을 교차시키며 물었다. 균형감각이 빼어난 미호는 아슬아슬한 높이에 오르고도 전혀 불안한 기색은 없어 보였다.
"역시 생각대로구나. 완전 날다람쥔 줄?"
"닌자 출신이라고 했잖아.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럼 이것도 가능?"
도훈이 갑자기 허리를 앞으로 확 숙이더니 목마를 태운 린을 앞으로 떨어뜨렸다. 아무리 린이라도 갑자기 벨런스가 무너지자 거꾸로 추락하는 수밖에 없었다.
"앗!"
그때 도훈이 곤두박질치는 린의 허리를 공중에서 붙들었다.
뒤치기하다가 번쩍 들어 목마에 태우고, 다시 앞으로 떨어뜨리는 동작은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졌기에 마치 아크로바틱 묘기를 보는 것 같았다.
"아씨, 지금 대체 뭐하는 거냐고!"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린 린이 빼액 소리쳤다. 레슬링의 파일 드라이버 자세를 잡은 도훈이 다시 사과했다.
"미안. 왠지 너는 가능할 것 같아서. 많이 놀랐어?"
"하기 전에 미리 말하라고 쫌!"
"그럼 조금만 더."
"뭐라고?"
"기껏 자세 만들었는데, 한 번은 해보고 끝내야지."
"뭐, 뭘?"
"스탠팅 식스티나인이랄까?"
"우욱!"
도훈이 갑자기 린을 끌어안더니 가랑이 사이에 코박죽을 시전했다. 거꾸로 매달린 린의 얼굴 앞에는 대물이 바짝 꼴린 채 서 있었다.
'스, 스탠딩 69라니, 이런 미친놈!'
린은 속으로 욕을 퍼부으면서도 도훈의 적극적인 보빨에 하는 수없이 잦이를 입에 물었다. 처음엔 멋대로 어려운 체위를 요구하는 도훈에게 짜증이 났지만, 거꾸로 매달려 남자의 잦이를 빠는 것은 너무도 신기한 경험이었기 때문에 슬슬 자극이 오기 시작했다.
푸르르르릅-.
특히 개처럼 침을 잔뜩 발라가며 미친 듯이 빨아 재끼는 도훈의 보빨 스킬에 온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린은 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무리해 딥쓰롯을 선보였다.
"오곡, 오고곡!"
린이 도훈의 몸에 거꾸로 매달린 상태로 69가 시작되었다. 남자의 월등한 근력, 체구가 작고 유연한 여성이 결합되어야 가능하다는 고난도 체위였다. 이쯤 되면 자극을 위해서라기보단, 할 수 있으니 한 번 시도한다는 측면이 강했다.
린은 목구멍 깊숙이 잦이가 들어오는 바람에 숨쉬기 힘들었다.
특히 거꾸로 매달린 자세라, 시간이 갈수록 머리가 피가 쏠리며 어지러웠다.
"오옥, 옥!"
린이 숨이 넘어갈 것처럼 힘들어하자 도훈도 계속 체위를 이어갈 수 없었다. 그는 다시 린을 떼어내더니 공중에서 풍차를 돌리 듯 그녀의 몸을 한 바퀴 뒤집었다. 린이 잽싸게 낙법을 이용해 착지했다.
인술을 배운 린이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야! 진짜! 너 씨!"
겨우 똑바로 서게 된 린이 도훈에게 버럭 화를 냈다. 자신을 장난감처럼 다루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안. 힘들었지?"
"내가 무슨 인형도 아니고, 여자를 그렇게 함부로 다루는 법이 어딨어?"
"알았어. 그럼 이번엔 네가 시키는 대로 할게."
린이 팔짱을 끼더니 그를 노려보았다.
팔로 누르는 통에 짓눌린 가슴이 더 커 보였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 난 야외는 별로야."
"알았어."
두 사람은 테라스에 연결된 2층 체력 단련실로 들어갔다. 그곳은 도훈이 운동을 위해 마련한 개인 헬스장인데, 어지간한 기구는 모두 갖춰져 있었다.
"너 분명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한다고 했겠다?"
"응. 미안하니까 이번엔 그렇게 할게."
"좋아. 어디 한 번 얼마나 성의를 보이나 보자고."
린이 갑자기 도훈에게 명령했다.
"너도 거꾸로 서."
"엉?"
"물구나무 서보라고."
도훈이 아무렇지 않게 곧바로 물구나무를 섰다. 그에게 물구나무는 한 손가락으로도 가능한 잡기에 불과했다.
"내 쪽으로 돌아."
도훈이 나인티나인 춤을 추듯 한 손을 바닥을 짚고 팽그르르 몸을 반바퀴 돌렸다.
"이렇게?"
"높이가 좀 안 맞는데."
"뭐 하려고?"
"너도 나 거꾸로 매달았잖아. 이번엔 너도 한 번 당해봐."
린이 물구나무를 선 도훈 앞으로 다가오더니 갑자기 잦이를 입에 물었다. 도훈은 난데없는 오랄에 당황했다.
'아니 이게 무슨···.'
[크크. 린양은 성격 하나는 화끈하군요. 받은 대로 돌려주는 타입이랄까?]
'근데 이게 체벌이야, 포상이야?'
어쨌든 오랄을 받는 쪽은 도훈이었으므로 손해보는 느낌은 아니었다.
"나 계속 이렇게 있어?"
"너도 머리에 피 쏠려봐. 그게 얼마나 짜증나는지."
"난 괜찮은데?"
"뭐라고?"
도훈은 물구나무를 선 상태로도 평소처럼 편안한 얼굴이었다.
린이 기가 차다는 듯 물었다.
"어이가 없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안 힘들어?"
"따지고 보면 난 육체를 단련한 전사나 마찬가지야. 이 정도야 껌이지."
"참나. 그래서 나를···."
똑같은 고통을 주려던 시도가 실패하자 린도 슬슬 약이 올랐다.
이대로는 도훈만 좋은 일을 시키는 꼴이었다.
"안 되겠어. 다시 똑바로 서."
"좆명!"
도훈이 무협 대사를 따라 하며 곧바로 몸을 회전시켰다.
제자리에서 공중제비를 도는 것처럼 깔끔한 동작.
"뭐? 너 방금 욕했지?"
"아니, 명령을 받든다는 뜻이야. 존명."
"아닌데 방금 분명 좆이라고 했는데?"
"니가 잘못 들었겠지."
"이게 씨."
린은 자꾸 깐족거리는 도훈이 얄미워 그를 더 괴롭히고 싶어졌다.
"안되겠어. 너 저기 누워."
"저기? 벤치 프레스 위에 말이야?"
"그래."
도훈이 고분고분 벤치 위에 벌러덩 드러누었다.
벤치 배드는 폭이 좁고 길이가 짧았기 때문에 키가 큰 도훈이 드러눕자 자연스럽게 다리가 넓게 벌어졌다.
"너 분명, 체력엔 자신이 있다고 했겠다?"
"응."
"그럼 그거 한 번 들어봐."
벤치 거치대 위엔 원판을 잔뜩 끼워둔 바벨이 올려져 있었다. 300Kg에 육박하는 바벨은 딱 봐도 묵직했다.
"이걸 들라고?"
"그래."
하지만 지금의 도훈에게 300kg는 워밍업 수준이었다.
"알았어."
도훈이 두 팔로 벤치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 순간 린이 공중으로 펄쩍 점프하더니 도훈의 위에 올라탔다.
푹-!
조금만 조준이 실패(?)했어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작이었다. 하지만 닌자인 린은 한 번의 시도로 완벽히 성공했다.
"윽!"
"악!"
하지만 밑에 깔린 도훈이나, 점프해 올라탄 린이나 둘 다 충격을 받는 것은 똑같았다.
"지금 뭐하는 거야?"
"몰라도 돼. 넌 그거 계속 들고 있어."
"설마 나 지금 벌서는 거?"
"그걸 이제 알았어?"
도훈에게 올라탄 린이 본격적인 말타기에 들어갔다. 살면서 바벨을 든 채로 방아 찧기를 당해보긴 처음이었기 때문에 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니 무슨 초딩끼리 기싸움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거람? 유치하기 짝이 없네.'
[주인님이 자꾸 깐족거리니까 린양도 맞받아치는 거잖습니까?]
'내 앞에서 자꾸 허세를 부리니까 그렇지. 뭐랬더라? 내가 배운 인술을 보여주마라고 했나? 퍽이나.'
[주인님도 너무하긴 했죠. 린양을 무슨 장난감 다루듯 하셨으니까요.]
'그나마 린이니까 시도 해본 거야. 방금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여자는 기껏해야 정음이 정도밖에 안 되니까.'
[그걸 대체 왜 하는 겁니까?]
'···일종의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