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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632화 (1,612/2,000)

1632. 제주도 푸른 밤-62-

도훈의 잦이가 난데없이 발기되어 있던 것이다.

'서, 설마 깨어있나?!'

보미는 도훈이 일부러 자는 척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자신의 펜던트에 깃든 인공 지능에게 물었다.

'알렉스. 생체징후 스캔.'

[전방의 상대를 스캔합니다. ···활력 징후 이상 무. 현재 수면 중.]

'저게 수면 중이라고?'

보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고 있는데도 발기가 된다?

야한 생각을 해야 꼴리는 게 아니었던가? 보미는 곰곰이 생각하다 흔히 '텐트 친다'라고 표현하는 남자들의 모닝 발기 현상을 떠올렸다.

'맞아. 그런 말을 들어본 것 같아. 신체 건강한 남자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발기가 되곤 한다는···.'

일단 인공지능의 신체 스캔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자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도훈이 의식이 없다는 걸 확인한 보미가 보다 과감해졌다. 방안을 나서지 않고 도훈 옆에 쪼그려 앉아 그의 물건을 가까이서 관찰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발기된 잦이라는 거군.'

어제 욕실에서 봤을 땐 당연히 노발기 상태였다.

그때도 보통이 넘는다고 느꼈지만, 실제 풀발기된 잦이를 실물로 가까이서 보자 놀랍게만 느껴졌다.

'세상에. 그러니까 이렇게 큰 게 여기로 막 들어오는 건가?'

음란한 상상을 펼치던 보미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미쳤나 봐. 내가 지금 뭐하는 거람? 얼른 속옷이나 챙겨 나가야 겠어.'

흥미로운(?) 관찰을 중단한 보미는 서둘러 옷장에서 속옷을 챙겼다. 그리고 또 들어오기 곤란할 것 같아, 옷걸이에 걸린 옷들도 손에 걸리는 대로 대충 챙겨 들었다.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발소리를 죽여 옷방을 나서던 보미는 문득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 잠깐. 여긴 우리 집인데 내가 왜 도망치듯 빠져 나가야 해? 지금 잘못한 건 도훈이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팬티까지다 벗고 자는 사람이 어딨어?'

보미는 억하심정에 걸음을 멈추더니 다시 도훈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의도는 아니었지만 기왕 버린 눈, 본전을 뽑겠다는 심산이었다.

'이건 결코 내 잘못이 아니야. 보라고 꺼내 둔 도훈의 잘못이지.'

보미는 되지도 않는 논리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아까보다 더 가까이 잦이에 다가갔다.

좆기둥 사이로 불거진 핏줄과, 유난히 색이 진한 거무튀튀한 색 감은 도훈의 밝은 피부톤과 달랐다. 잘생긴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못된 흉기가 떡하니 달린 모습이었다.

'이렇게 큰 걸 어떻게 대체 숨기고 다니지? 엄청 갑갑하겠네.'

여성과 달리 외부로 노출된 성기를 가진 남성은 바지를 입었을 때 티가 날 수밖에 없었다.

'아 맞네. 평소엔 발기가 이렇게 안 되어 있으니까 구겨서 넣을 수도 있겠구나.'

엉뚱한 생각을 하던 보미는 갑자기 발기된 대물의 강도가 궁금해졌다.

'그나저나 엄청 단단해 보이는데···. 살짝 만져볼까?'

평소라면 엄두도 못 낼 행위였지만, 어젯밤 전례 없는 오르가즘을 겪은 이후라 그런지 보미는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였다. 상상만 해오던 성인 남성의 잦이가 눈앞에 떡하니 있는데 그냥 눈으로만 보고 즐기면 나중에 몹시 후회스러울 것 같았다. 이런 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니까.

'알렉스. 진짜로 자고 있는 거 틀림없지?'

[전방의 상대를 재스캔합니다. ···활력 징후 정상, 현재 수면 중.]

'알겠어.'

자신의 인공 지능은 이제껏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맨날 물어보는 질문에만 대답을 하는 수동적인 조수였지만, 그래도 기능만큼은 확실했다.

보미가 천천히 잦이로 손을 뻗었다. 혹시나 터치를 하다 도훈이 눈을 뜨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심장이 콩닥거렸으나, 이미 마음을 굳힌 이상 이제와 멈출 수 없었다. 보미는 한다면 하는 여자였다.

'오···.'

발기된 대물을 보미가 가볍게 손으로 말아 쥐었다.

'굉장하구나!'

잦이는 무척 단단했다. 흔히 돌덩이에 비유하는데, 그 말이 딱 어울리는 강도였다. 그렇다고 표면이 거칠거나 투박하진 않았다.

특히 유선형으로 잘 빠진 머리 부분은 인체가 선 보일 수 있는 곡선의 결정체처럼 느껴졌다.

'왠지 이 부분은 귀엽게 생긴 것 같기도?'

그때였다. 도훈의 대물이 갑자기 껄떡이기 시작했다. 보미는 도훈이 깬 줄 알고 기겁했다. 그러나 잦이만 위아래로 껄떡일 뿐 도훈은 여전히 잠에 빠진 표정이었다.

'뭐, 뭐야? 이건 또 왜 이러지?'

보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잦이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었다.

'아, 안 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야지. 이러다 들키겠어.'

놀란 보미가 서둘러 짐을 챙겨 옷방을 빠져나갔다. 소리도 안나게 조용히 문을 닫은 보미는 그대로 욕실로 피신했다.

보미가 욕실에 들어가는 소리가 들린 뒤 도훈이 번쩍 눈을 떴다.

'음, 뜸이 잘 들고 있군.'

[괜찮으십니까?]

'뭐가?'

[육신을 강제로 가수면 상태에 돌입하셨잖습니까?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행동입니다.]

'걱정마. 통제가 불가능했다면 시도도 안했을 거야. 그리고 몸만 완전히 재우고 정신은 여전히 깨어있었어. 무공을 익히니 좋은 점도 있네. 이런 말도 안 되는 것도 가능하고 말이지.'

[저는 들키는 줄 알고 조마조마했습니다. 보미양도 같은 플레이어다 보니 주인님의 신체 상태를 스캔할 수 있거든요. 그걸 감쪽같이 속아 넘기실 줄이야. 대단합니다.]

'근데 보미가 가진 인공지능도 너랑 똑같은 종류야?'

[다릅니다.]

'어째서?'

[음, 보미양의 인공지능은 초창기 모델입니다. 주인님보다 훨씬 일찍 플레이어가 되셨으니까요. 10년 전 모델은 자아개념이 탑재되기 전이라 저와는 많이 차이가 납니다.]

'에잉? 10년 만에 그렇게 발달했다고?'

[인공지능에서 10년은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인간계 최고의 바둑기사를 무너뜨린 알파고도, 고작 1년 뒤에 나온 자신의 후속모델에게 바둑에서 100전 100패를 당했으니까요.]

'그런건가?'

도훈은 왠지 로시가 뭔가 둘러대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들었지만, 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내 지워버렸다.

[아무튼 주인님의 예상대로 보미양이 엄청 과감해 졌군요. 그대로 방을 나갈 줄 알았는데 다시 돌아와서 터치를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게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호기심이거든. 감춰져 있으면 꺼내 보고 싶고, 꺼내 보면 또 만지고 싶고. 만지다 보면 넣고 싶어지는.'

[보미양이 정말 거기까지 허락할까요?]

'허락은 무슨. 조금 있으면 지가 먼저 덤벼들 기센데.'

[에이 설마요. 보미양은 아직 경험도 없는 처년데요.]

'본래 욕구가 머리끝까지 차오르면 이성의 통제가 불가능한 법이야. 한번 두고 보라고. 보미는 점점 참기 어려워질 테니.' 도훈의 예상대로 욕실에서 샤워를 하던 보미는 방금 전 만져본 도훈의 잦이 때문에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그녀는 일부러 샤워기물줄기를 세게 틀어 소중한 부위에 가져다 댔다.

'하아···. 미치겠네. 또 밑이 근질거리는 것 같아. 도훈이 걔는 왜 하필 팬티를 다 벗고 자서는.'

물줄기를 맞으며 흥분하던 보미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잠깐. 설마 이 자식 일부러 벗고 잔 거 아니야?'

아까는 너무 당황해서 놓쳤던 사실이었다. 아무리 잘 때 옷을 벗는다고 해도 하의만 벗고 자는 경우는 이상했던 것이다.

더구나 도훈에게 내어준 방은 드레스 룸으로 쓰이던 옷 방.

분명 자신이 출근할 때 드나들 거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하-. 맞네! 이제보니 일부러 보란 듯 꺼내놓은 거였어. 나는 그것도 모르고!'

도훈에게 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난 보미는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샤워 중 나갈 순 없었으므로 일단 샤워를 끝내고 따질 생각이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열 받네? 설마 지금 나를 유혹하는 거야? 하-. 나를 뭘로 보고 대체!'

보미는 도훈이 일부러 잦이를 꺼내놨다는 사실보다, 그런 유치한 방법으로 자신이 혹할거라고 생각했다는 자체에 화가 났다.

'내가 무슨 섹스에 굶주린 색녀인 줄 아나? 어디서 감히 시답잖은 짓을···.'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보미는 여전히 샤워기 물줄기 방향을 바꾸지 못했다. 강한 수압으로 쏘아대는 자극이 너무나 좋았던 탓이다.

"헤, 헤으응···."

결국 보미는 수압을 더욱 올리며 자위를 계속 이어갔다.

'하아-. 이러면 안 되는 데···. 이건 완전히 도훈이 그 놈 손에 놀아나는 거라고. 난 절대 섹스에 굶주린 여자가 아니야!'

하지만 그것은 자기기만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보미도 알고 있었다. 오히려 도훈의 예상보다 훨씬 더 쌓여 있다는 사실도.

'흐으응···.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 어젯밤 이후로 몸이 완전히 각성해 버린 것 같아.'

결국 물줄기로 봊이를 자극하던 보미가 가랑이 사이로 손을 내리기 시작했다. 부풀 대로 부푼 봊두덩이가 어루만져지자 보미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대체 왜 이러는 거냐고.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

하지만 이미 물꼬가 트인 보미는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바로 옆 방에 잦이를 빳빳이 세운 도훈이 잠들어 있다는 생각에 보미는 더욱 힘차게 봊이를 쑤셔댔다.

찌꺽찌꺽-!

'하앙, 밤에도 그렇게나 했는데 아침부터 또 이러면 나는···.'

보미는 주체할 수 없게 밀려오는 흥분에 숨이 가빠졌다. 이제는 스스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도훈이 욕실문을 열고 들어온다면 바로 대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 아아아···."

보미가 미친 듯이 손가락을 쑤시고 있을 때, 불쑥 밖에서 전화가 들려왔다.

"헉! 누, 누구지 이 시간에?"

갑작스러운 전화벨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보미가 대충 물기를 닦고 샤워 타월만 두른 채 거실로 나갔다.

"네, 서장님."

-윤보미 경위, 혹시 나 때문에 깬 거 아니지?

"아닙니다. 출근 준비 중이었습니다. 말씀하시죠."

-어, 어제 그 부녀자 납치 사건 때문에 말이야. 중문 경찰서에서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다고 그쪽으로 바로 와줄 수 있겠냐는데?

"중문 경찰서로 바로요?"

-응. 어쨌든 윤 경위가 최초 담당했던 사건이잖아. 출장은 내가 대신 내어줄 테니, 그쪽으로 바로 출근하라고. 그것 때문에 전화 했어.

"넵. 알겠습니다."

급하게 통화를 마친 보미가 욕실 쪽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도훈이 옷방 문을 열고 나왔다.

"하암-. 잘 잤··· 어억!"

팬티 바람으로 나오던 도훈은 거실 한 가운데 샤워 타월을 두르고 있는 보미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 방문을 다시 닫았다.

쾅-.

"미, 미안. 밖에 있는 줄 몰랐어!"

보미 또한 놀라서 타월을 바짝 두르며 대답했다.

"아, 아니야. 씻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 가지고."

보미가 후다닥 욕실로 뛰어들어갔다. 왠지 보여선 안될 모습을 들켰다는 사실 때문에 심장이 콩닥거렸다.

'아이참, 서장님은 왜 하필 그때 전화를 걸어가지고.'

물론 샤워 타월을 몸에 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대놓고 노출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제 처음 만난 남녀끼리 보이기엔 부적절한 복장이었다.

'도훈이가 설마 오해하는 건 아니겠지? 여자가 칠칠맞게 샤워 타월만 두르고 거실 돌아다닌다고?'

도훈을 의식하던 보미는 문득 자신이 왜 그래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잠깐. 갑자기 문을 열고 나온 건 도훈이잖아? 여긴 내집인데?'

이에 생각이 미친 보미는 다시 샤워 타월 바람으로 거실로 나갔다. 도훈이 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어쩌면 속으로는 도훈이 봐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보미는 몸매가 무척이나 빼어난 편이었고, 샤워 타월로 아슬아슬 가린 모습은 자신이 봐도 섹시했기 때문이었다.

'흥. 볼 테면 보라지? 내가 뭐 꿀릴 거 있나?'

하지만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도훈은 방안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보미는 삐친 표정으로 출근 준비를 마무리하고는 도훈이 있는 옷방 문을 노크했다.

똑똑-

"나 지금 출근해야 하거든? 아침 알아서 챙겨 먹어."

"어, 어. 알았어."

"······."

보미는 아까 일을 따질까 고민하다 이내 돌아섰다.

'일단 출근해야 하니까 나중에 퇴근하고 물어봐야지. 왜 속옷도안 입고 잤는지 확실히 따져봐야 겠어.'

보미가 집을 나선 뒤 그제야 도훈이 옷방 밖으로 나왔다. 집주인이 사라지자 마음이 편해진 그는 샤워를 하기도 전부터 거실에서 옷을 훌렁훌렁 벗었다.

"편하네. 내 집 같고."

[근데 왜 아까는 안 나가셨습니까?]

'언제?'

[보미 양이 샤워 타월만 걸치고 거실에 있을 때요. 주인님이 말한 절묘한 타이밍이 아니었나요?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었을 것도 같은데 말이죠.]

'아직은 아니야. 통화하는 거 들어보니 경찰서로 바로 출근하는 모양이던데, 저렇게 정신없을 때 들이대는 건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커.'

[그럼 역시 거사 시점은 오늘 저녁 퇴근 이후인가요?]

'그래야지. 이것도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니.'

도훈이 발기되어 있는 잦이를 부여잡았다. 평소보다 훨씬 힘이 들어가 있는 대물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것처럼 펄떡이는 성난 황소 같았다.

'구멍만 보이면 닥치고 박아 버릴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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