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 제주도 푸른 밤-26-
* * *
"아, 그럼 오늘 필두만 계탔네."
"응? 무슨 소리야?"
"아니, 귤희 지금 필두랑 같이 가고 있잖아. 네 말대로면 남자를 밝히는 귤희가 필두를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내 말에 리나가 가소롭다는 듯 비웃었다.
"귤희도 눈이 있거든?"
"눈이 높다고?"
"걔 잘생긴 남자 엄청 밝혀. 필두 오빠는 좀···."
"그래? 그럼 귤희는 잘생긴 애 좋아하고, 리나 너는?"
"나?"
"응. 리나 너는 이상형이 어떻게 돼?"
"난 뭐···."
리나가 대답을 망설였다. 아마도 어떻게 대답해야 나의 환심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해서 대답하려는 눈치였다.
"난 듬직한 남자가 좋더라."
"듬직한 남자?"
"응. 믿고 기댈 수 있는 자상하고 포근한 스타일?"
"한마디로 곰 같은 남자 좋아하는구나?"
"뭐, 굳이 따지자면?"
"그럼 난 아니겠네."
"왜? 오빠도 덩치 좋은데."
"난 몸만 컸지, 사실 속은 밴댕이거든."
"에이, 무슨 소리야."
"정말로."
"암튼 남자는 덩치가 좀 있었으면 좋겠어. 나보다 작거나 그럼 남자처럼 안 느껴지더라고."
리나는 귤희와 비교해 키가 큰 편이었다. 대충 167 정도인데, 얼굴이 작고 팔다리가 가는 편이라 실제보다 훨씬 커 보였다. 귤희가 평균 키에 글래머러스한 체형이라면, 리나는 모델 비율에 가까웠다.
"한마디로 키 크고 덩치 좋은 곰을 좋아한다는 거야?"
"뭐, 그런 셈이지?"
"너도 눈 높네 그럼."
"에이, 아니야. 난 그래도 얼굴은 별로 안 보거든."
'지랄, 내숭 떨고 있네.'
[내숭이라고요?]
'원래 돈 같은 거 전혀 신경 안 쓴다는 놈이 사실 돈에 가장 환장한 놈이거든.'
[그럼 리나양은···.]
'얼굴 안 본다고 했으나, 사실상 얼굴을 제일 따지는 년이 리나라는 거지.'
[거기다 신체 조건도 보고요?]
'맞아. 한마디로 리나는 키 크고 덩치도 어느 정도 있으면서, 얼굴까지 잘생긴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거야.'
[도저히 귤희양보고 뭐라고 할 처지가 아닌데요?]
'결국 똑같다니까? 더 하면 더 했지,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근데 오빠는 이상형이 어떻게 돼?"
"나? 나는 뭐···."
이쯤에서 리나를 조급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사실 난 여자 볼 때 딱 하나만 봐."
"뭔데?"
"가슴."
"······."
"가슴이 일단 커야 해. 난 가슴이 작으면 여자로 안 느껴지더라고. 네가 키를 보는 것과 비슷해."
"진심?"
"내가 원래 C컵 이하랑은 사귀어 본 적이 없거든."
"음···."
모델 같은 몸매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몸 선이 길쭉길쭉해 옷을 입혀 놓으면 예뻐 보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벗겼을 때 만질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리나의 말수가 없어지자 나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맞다. 귤희는 좀 커 보이던데, 그거 뽕 아니지?"
"그걸 나한테 왜 묻는데?"
"내가 직접 물어보기엔 그렇잖아."
"참나."
리나는 삐진 게 분명해 보였다. 그 증거로 내 허리를 껴안고 있던 팔이 느슨해졌다. 아마도 꽉 안고 있으면 작은 가슴을 들킬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리나양을 공략한다면서 반대로 귤희양을 띄워주시면 어떻게 합니까? 이러다 괜히 역효과 나는 거 아닙니까?]
'두고 보라고. 질투심 때문에 더 덤벼들 테니까.'
"귤희 가슴이 진짜면 사귀게?"
"그거야 귤희가 선택할 문제고."
"음···."
리나는 무척 혼란스러운 눈치였다.
어젯밤부터 계속 시그널을 주고, 오늘은 짝을 맺고 단둘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데 느닷없이 귤희 쪽에 관심을 보이니 내가 누굴더 마음에 들어 하는지 햇갈린듯했다.
[리나양이 멘붕 온 것 같은데요.]
'초조해 할 만하지. 나랑 오토바이 같이 탈 때만 해도, 다 됐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이러다 진짜 실망하고 완전히 돌아서는 거 아닙니까?]
'아니. 오히려 더 덤벼든다니까? 귤희에게 뺏기는 건 죽기보다 싫을 거거든.'
"오빠 그럼 귤희한테 관심 있었던 거네?"
"응?"
"아니, 이상형이 귤희에 가까운 거 같은데? 적어도 나는 아닌 것 같아서."
"갑자기 지금 물어보면···. 저녁에 대답해 주려고 했는데."
"괜찮아. 뭐, 오빠가 귤희를 더 마음에 들어할 수도 있지. 근데 아까도 말했지만 귤희 사생활이 좀···. 알지?"
"오히려 좋은데?"
"···뭐?"
"난 솔직히 내숭 떠는 애들 질색이거든. 가식 없는 사람이 더 편해. 돌려 말하지 않아도 되고."
"아···."
"게다가 네 말대로면 귤희는 꽤 적극적이란 소리잖아."
"오빠 그런 스타일 좋아해?"
"굳이 마다할 남자가 있을까? 막말로 한 번 자빠뜨리려면 얼마나 공을 들여야 하는데. 귤희는 적어도 빼지 않는다는 거니까."
"하···. 진짜 오빠 실망이다."
"왜?"
"···아니야 됐어. 나 저기 잠깐 세워줄래?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어."
[엇, 이거 진짜 역효과 난 것 같은데요? 주인님께 대놓고 실망했다는 말을 할 정도면요.]
'전혀. 마지막으로 한 번 튕겨보는 거야. 여기서 흔들리면 죽도 밥도 안 돼. 무조건 된다고 보고 밀어붙여야지.'
[주인님 판단이 제발 맞길 바래야 겠네요.]
나는 해안도로 근처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 주변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리나는 쪼르르 내리더니 곧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할 일이 없어진 나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나저나 필두 녀석, 잘하고 있으려나?'
* * *
탁탁탁!
필두는 그야말로 익사이팅한 야노를 경험하는 중이었다.
바로 오토바이를 몰며 대딸을 받고 있었다.
"아으으!"
"집중해. 사고 나기 싫으면."
오래전 청룡열차를 타면서 대딸을 받았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오토바이 위에서 잦이를 꺼내놓고 대딸을 받는 것은 상상도 못 해본 일이었다.
'뜨거운 바람을 가르며~ 너에게 싸고 있어~'
필두는 되지도 않는 노래를 머릿속으로 흥얼거리며 야한 생각을 떨치기 위해 노력했다. 자칫 진심으로 몰입해 버리면 진짜로 싸버릴 것 같았다. 사정을 지연하기 위해 애국가를 부르는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오? 제법 오래가잖아?'
반면에 귤희는 필두의 정력에 놀라는 중이었다.
제법 오래 흔들어 준 것 같은데, 필두의 잦이는 단단하기 그지 없었다. 뿌리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단단한 지반위에 세워진 강철 기둥 같았다.
'대박. 좆도 크고 힘도 좋아. 도훈 오빠 말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필두에게 점점 마음이 동한 귤희는 바닷가 근처에 세워진 해수욕장 팻말을 보더니 그에게 말했다.
"오빠, 저기 잠깐 세워봐."
"어, 어디?"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가 보라고."
"지, 지금?"
"그래."
필두는 괜히 시간을 지체했다간 약속 시간에 늦을 것을 잠시 우려했으나, 대딸을 받느라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오토바이의 방향을 돌렸다.
계절이 가을이다 보니 해수욕장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수영하는 사람은 없고, 다들 백사장을 걷거나 바닷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전부였다.
"여, 여긴 왜···."
"오빠 내려."
"지금?"
"지퍼 올리고 내리라고."
"어, 어."
필두는 그제야 자신이 잦이를 밖으로 꺼내 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섬주섬 발기된 물건을 집어 넣었다. 하지만 워낙에 꼴린 상황이다 보니 쉽게 들어가질 않아 억지로 욱여 넣어야 했다.
"저기 샤워실 비어 있겠지?"
귤희가 흥분된 목소리로 해수욕장에 딸린 공용 샤워시설을 가리켰다. 그곳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씻을 수 있도록 마련된 설비로, 현 시점에서는 개점 휴업중인 상태였다.
"저긴 왜?"
"잔말 말고 따라오기나 해."
귤희는 필두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그를 몰아세웠다. 필두는 귤희의 명령에 군소리 없이 샤워장 시설로 향했다.
바지 위로 불룩 튀어나온 잦이 만큼이나,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두근거렸다.
'왜, 왜지? 나를 왜 빈 건물로 데려가는 거지? 서, 설마.'
필두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몹시 흥분했다. 손잡는 것도 언강생심이었던 그에게, 귤희가 앞으로 해줄 서비스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쿠퍼액을 줄줄 흐르게 만들었다.
예상대로 샤워장 시설은 비어있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지 바닥엔 바람에 날아온 백사장 모래가 수북하게 쌓여있고, 드문드문 담배 꽁초들이 보였다.
"벗어."
샤워장 안으로 들어간 귤희가 필두를 향해 명령했다.
"버, 벗으라고?"
"아씨, 말귀 못 알아들어? 당장 바지 내리라고."
귤희는 도훈과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그의 앞에선 절대 보이지 않던, 과거의 일진 놀이 당시의 악독한 폭군처럼 굴었다.
귤희의 카리스마에 제압당한 필두가 서둘러 바지를 내렸다.
여전히 꼴려있는 잦이가 사각 팬티 사이의 소변 구멍으로 삐죽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음···."
귤희가 처음으로 필두의 물건을 관찰했다.
'이게 도훈 오빠보다 큰 건가? 확실히 작은 사이즈는 아닌데.'
그녀는 나이는 어리지만 100명이 넘는 남자와 자발적으로 섹스를 해왔다. 때문에 오히려 동성인 남자보다, 발기된 물건을 훨씬 많이 봐온 셈이었다. 아무래도 같은 동성끼리는 끽해야 화장실에서 소변 볼 때 힐끔 보거나, 목욕탕에 가서 보는게 대부분이지만 그마저도 발기된 상태로 보는 경험은 게이가 아닌 이상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발기된 물건을 100여명 이상 직접 관찰해 온 귤희의 입장에서 필두의 사이즈는 상위 10%안에 들만한 사이즈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굵기는 도훈의 것보다 살짝 두꺼운 것 같았고, 길이는 좀 더 짧았다.
'어우야, 평범한 몸에 말도 안되는 물건을 달고 있었네. 필두 오빠.'
처음엔 도훈의 강요로 시작된 것이었지만, 이제는 귤희 자신의 호기심이 더해졌다. 그녀는 진심으로 필두의 맛이 궁금했다.
"이렇게 꼴려가지고 운전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어?"
"아, 아니 그건···."
다짜고짜 네가 잦이를 꺼내 대딸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필두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귤희가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나 젊은 나이에 오토바이 사고로 일찍 갈 생각 없거든? 이거 어떻게 할 건데?"
"미, 미안. 줄여 볼게."
"뭘 줄여? 그게 마음 먹으면 줄어들기도 해? 어디 한 번 줄여 보시든가?"
귤희가 샤워장 바닥에 쪼그려 앉더니 코 앞에서 필두의 잦이를 노려보았다. 마치 펠라치오를 하기 직전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필두는 더욱 흥분해서 잦이를 꼿꼿이 세우고 말았다.
"뭔데? 줄여보라니까, 왜 껄떡거리는데?"
"그, 그게···."
"참나. 오빠 잦이에서 지금 냄새나는 거 알아?"
"내, 냄새가···."
"이런 곳일수록 샤워할 때 빡빡 씻어야 한다고. 으, 진짜."
"미, 미안."
필두는 왜 사과해야 하는지 몰랐지만, 일단 사과했다. 괜히 말대꾸를 했다가 혼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귤희가 나보다 동생인데···.'
눈 앞에서 껄떡대는 대물을 구경하던 귤희는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사람들이 찾지 않는 해수욕장 샤워장일 지언정, 지금은 백주 대낮이었고 밖에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아···. 보고 있으니까 기분이 이상해 지는 것 같아···. 빨아보고 싶어.'
사실 이미 귤희는 팬티가 축축해진 상태였다. 게다가 도훈에 의해 하기 싫은 사람과 억지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 강압적인 조건 자체가 그녀를 흥분시켰다.
'존나 싫은데, 도훈 오빠가 필두 오빠한테 대주라고 하니까 하는 거야. 진짜 존나 싫은데.'
"진짜 못 쓰겠네. 내가 씻겨줄테니까 앞으론 빡빡 씻고 다녀.
알았어?"
"어, 어?"
필두는 순간 샤워장에 달린 샤워기로 씻겨준다는 것인 줄 알았으나, 귤희의 행동은 전혀 예상을 벗어났다. 쪼그려 앉은 그대로 필두의 발기된 대물을 한입에 넣어 버린 것이었다.
"허업!"
놀란 필두가 뒤로 물러나면서 샤워장 타일에 등지고 섰다. 귤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듯 필두의 잦이를 입에 물고 적극적으로 빨기 시작했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묵직함에 턱이 얼얼했다.
'시발, 존나 두껍네. 이게 사람 새끼야? 뭐가 이렇게 커?'
어차피 대물쯤 되는 사이즈라면 목구멍까지 넣지 않는 이상 귀두에서 중간까지 밖에 빨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체감적으로 와닿는 부분은 바로 두께인데, 필두의 물건이 도훈보다 두껍다 보니 입이 꽉 차는 느낌이 달랐던 것이다.
'하아, 미친. 여기 박히면 진짜 봊이 터지겠네.'
필두의 잦이를 빨던 귤희는 저도 모르게 묵직한 잦이에 박히는 상상을 하며 한 손을 가랑이 사이로 내려 봊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필두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이, 이게 뭔 일이야? 이게 된다고? 갑자기?'
여행지에서의 원나잇.
동성끼리 여행 온 남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이렇게 전개될 거라곤 단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가운데 필두는 문득 도훈의 말을 떠올렸다.
-필두 너, 귤희 따먹게 해줄게.
"오빠. 나 지금 해줘."
그때 잦이를 빨고 있던 귤희가 일어났다.
"으, 응?"
필두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귤희가 허겁지겁 바지를 내렸다. 몸에 붙는 청바지라 그런지 빡빡해서 잘 안 벗겼졌지만 억지로 끌어내렸다.
청바지에 이어 팬티까지 발목으로 내린 귤희가 샤워장 벽을 짚으며 앙칼지게 소리쳤다.
"뒤에서 박으라고. 당장."
귤희가 허리를 숙이며 엉덩이를 내밀었다. 흥건하게 젖은 봊이가 축축하고 깊은 구멍을 벌렁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