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586화 (1,566/2,000)

1586. 제주도 푸른 밤-16-

"왜 이제 왔어. 잠들뻔했잖아."

방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귤희였다. 그녀는 연락도 없이 늦게 온 도훈을 기다리다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미안. 생각보다 술자리가 길어져서."

귤희는 방 안을 둘러보더니 친구인 리나가 잠든 걸 확인하고는 도훈에게 말했다.

"일단 나가서 얘기해."

"리나는 자는 거 맞지?"

"그럴걸요?"

2층 복도로 나온 두 사람은 발소리를 줄여 계단을 내려갔다.

"담배나 한 대 피울래?"

"잘됐네. 잠도 깰 겸."

둘 다 흡연자였기 때문에 두 사람은 건물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이어갔다.

"오빠 방 사람들은 잠도 안 잔데? 무슨 술을 새벽 2시까지 마셔?"

"그러게나 말이야. 맥주 한 잔씩만 하고 잘 줄 알았더니, 술 떨어지니까 편의점에서 더 사 오더라고. 나도 계속 버티다가 쓰러지는 줄 알았어."

"용케도 버텼네? 히히, 그냥 자긴 아쉬웠나 봐?"

"누가 할 소릴?"

이미 섹스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기 때문에 귤희는 처음부터 과감하게 나왔다. 이미 숙소의 불은 모두 꺼진 상태였고, 늦은 새벽이라 주변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밑에 만져봐."

"뭐?"

"팬티 안 입고 나왔으니까 만져보라고."

귤희는 도훈의 손목을 잡아끌더니, 그의 손을 원피스 파자마 밑으로 집어넣었다. 도훈이 손끝으로 밑을 훑는데, 애액이 흥건하게 묻어나왔다.

"여긴 왜 이래?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오빠 생각하면서 미리 예열 좀 해놨어."

"엄청나게 하고 싶었나 보네."

"응. 오빠 거 아까 빨고 나서는 더."

도훈은 피식 웃으며 손가락 끝으로 살살 귤희의 클리 부분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한데…."

"흐읏, 왜?"

"이렇게 물이 많이 나오는 여자는 처음 봐."

찌꺽찌꺽!

손가락 한 마디만 살짝 넣었는데도 보짓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벌어질 대로 벌어진 귤희의 구멍은 박으면 끝까지 들어갈 만큼 이 완된 상태였다.

"흐, 흐읏. 그, 그만. 난 이미 충분해."

귤희가 도훈의 손장난을 중지시키더니, 대뜸 잔디밭에 자세를 낮추며 무릎 앉았다. 그리고는 도훈의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오빠나 준비하셔."

지퍼를 내린 귤희는 숨겨 둔 꿀단지라도 보는 것처럼 침을 꼴깍삼켰다. 이미 한 번 오랄을 해봐서인지 팬티 안에 담긴 묵직한 대물에 기대하는 눈치였다.

도훈은 건물 앞 잔디에서 대뜸 지퍼를 내리는 귤희를 보고 경악했다.

"여기서 꺼내려고?"

"왜? 어차피 우리밖에 없잖아."

아무리 새벽 시간이라고 해도 게스트하우스 입구 앞 잔디는 너무나 공개된 장소였다. 도훈은 귤희의 대범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미친년인 건가?'

[귤희양은 정말 남의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군요.]

'어쩌면 스릴을 즐기는 타입일지도.'

도훈은 그녀의 성벽이 독특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왜 여자 중에서 공공장소에서 몰래 범해지는 걸 즐기는 애들이 있거든. 사람들 많은 극장에서나, 도서관 구석 자리, 혹은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 상황이라든가 말이야.'

[거의 변태 아닙니까?]

'맞아. 변태라는 거지. 하여간 음탕한 애들은 꼭 이렇게 나사 하나씩은 빠져 있더라고.'

도훈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귤희의 행동을 내버려 두자, 그녀가 팬티 안에서 대물을 끄집어냈다. 국물을 머금은 오뎅처럼 흐물거리던 잦이를 입에 넣고 빨아대자 금세 김밥용 소시지처럼 부풀어 올랐다.

"아, 진짜로 여기서 하자고?"

"쉿-."

귤희는 도훈이 난처해하는데도 힘차게 대물을 빨아댔다.

오히려 그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즐기는 태도였다.

[어우, 펠라 솜씨가 여간 예사롭지 않군요.]

'구를 대로 구른 년이라는 거지. 한두번 빨아본 솜씨가 아니야.

아마 만난 남자들은 다 빨아 줬을 듯.' 아까 4인실에 몰래 들였을 때도 느꼈지만, 귤희는 유난히 잦이 빠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잦이를 빨 때 더 흥분하는지, 입으로는 도훈의 잦이를 빨면서 제 손을 밑으로 내려 구멍을 쑤시기까지 했다.

쭈압쭈압, 찌꺽찌꺽!

귤희의 음탕한 행동에 도훈도 점점 성욕이 차올랐다.

'하, 이 쌍년 진짜. 벌을 줘야 하는데 상을 주게 생겼네.'

[주인님은 그게 문젭니다.]

'뭐가?'

[싫어하는 여자도 막상 주면 거부를 못 하시니 말입니다.]

'성격이 마음에 안 드는 거지, 몸은 또 박음직스러우니까 말이야.'

도훈은 스스로도 너무나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했다. 정 떨어질 만큼 꼴보기 싫은 두 사람이었지만, 막상도 성심성의껏 잦이를 빨아 주는 모습을 보자 박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흐음, 오빠 진짜 크다. 남자친구보다 훨씬 큰 거 같아."

리나에게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남친의 존재를 밝히는 귤희의 모습에 도훈이 물었다.

"남자친구라니?"

"뭐, 어차피 다 알게 될 것 같아서 솔직하게 말하는 거야. 나 남친 있거든."

"그럼 지금 바람피우는 거야?"

"바람은 무슨."

귤희가 같잖다는 듯 비웃었다. 도훈에게 하는 비웃음이 아니라, 군대 간 남친을 향한 경멸의 웃음이었다.

"여자친구 방치하고 군대에 간 새끼가 나쁜 거지. 왜? 나 남친 있다니까 찝찝해? 오빠 나랑 사귈 것도 아니잖아."

"물론 그렇지만…."

도훈은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

'잘됐네. 괜히 떡 정 생겨서 질척거릴까 봐 신경 쓰였는데. 알아서 관계를 규정해 주네.'

"오빠도 이제 솔직히 밝혀. 여자친구 있지? 이런 얼굴에, 이런 물건에 없을 리가 없잖아."

"없는데."

"거짓말하네. 깨톡 보면 견적 딱 나오거든?"

"내 깨톡을 봤어?"

도훈은 살짝 혼란스러웠다.

리나와 단둘이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 설마하니 리나가 그 내용을 귤희랑 공유라도 했다는 것일까?

"아까 리나가 친추 할 때 보여줬어."

"봤으면 알겠네. 나 혼자 찍은 사진밖에 없는데 무슨 여친?"

귤희가 피식 웃었다.

"원래 바람둥이들은 절대 여자친구 사진 같이 안 올리니까. 나도 그렇거든."

"진짜로 없는데."

도훈이 계속 진실을 얘기하는데도 귤희는 믿고 싶은 것만 믿었다.

"알았어. 없다고 쳐. 그렇게 믿어드릴게. 남친 몰래 바람피우는 나만 쓰레기지."

"근데 그냥 헤어지는 게 낫지 않나? 이럴거면."

도훈이 아까부터 드는 의문 중 하나였다.

처음엔 그녀가 갈아탈 생각으로 남친을 보험용으로 걸어 놓은 줄 알았는데, 대뜸 남친의 존재를 공개해버리니 환승 연애의 목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였다.

"내 맘이지."

"응?"

"실은 바람피우는 게 더 짜릿하더라고. 솔로인 상태로 남자 만나는 건 너무 쉽잖아. 근데 남자친구 둔 상태로 다른 남자 잦이 빨면 더 흥분되는 거 있지?"

[우아, 이럴 수가. 저런 참신한 캐릭터는 오랜만에 보네요.]

'역시 변태라니까.'

"그나저나 계속 여기서 할 거야? 장소가 좀…."

"은근 겁이 많네, 오빠도?"

"그게 아니라 불편할 것 같아서."

"왜? 그럼 우리 방으로 갈까?"

"리나 있잖아."

"그게 또 스릴 있거든."

"안 돼. 걸리면…."

'걸리면 둘 다 못 따먹으니까.'

[역시 주인님은 그 생각뿐이군요.]

'아까 그 1층 독방 한번 알아봐야겠다.'

"그럼 오빠 방으로 갈까?"

"뭐? 거긴 3명이나 더 있다고. 그것도 남자들만."

"잦이가 3개나 더 있다는 거잖아. 오히려 좋아."

"농담하는 거지?"

"왜? 질투나? 나 오빠 거 아닌데?"

[즐기고 있군요. 주인님 놀리는걸.]

'남친한테 하는 짓을 나한테 똑같이 하는 거야. 배덕감을 즐기는 타입 같기도 하고.'

[배덕감이라뇨?]

'쉽게 말해서 자기 남자 앞에서 다른 남자한테 범해지는 상황에서 유독 흥분하는 거야. 일종의 네토리 성향이랄까?'

[그게 가당키나 한 건가요?]

'그러니까 남친을 계속 두는 거였구나. 사실상 배덕감을 위한 소품 취급인 셈이지.'

"그것보다는 너무 불편해 2층 침대가 좁기도 하고."

"마땅히 봐둔 장소라도 있어? 1층 공용 화장실이라도 들어갈래?"

휴게실이 있는 1층에는 남녀공용 화장실이 있었다. 귤희는 그곳을 언급한 것이었다.

"아니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있지."

"어디?"

"우리 방 애들이 말해줬는데 1층에 대실 가능한 독방이 있다더라고."

"대실? 여기 무슨 모텔이야?"

"본래 게스트용이겠지. 숙박용으로 만들었다가, 돈벌이를 위해서 용도를 바꾼 것 같기도 해."

"여기 주인아저씨 장사 수완 좋구나?"

"게스트하우스 놀러온 손님들이 뭘 원하는지 니즈를 파악한 거라고 봐야지. 일단 가보자."

도훈은 겨우 잦이를 추슬러 팬티 속으로 밀어 넣고는 귤희와 함께 건물로 들어갔다. 1층에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자는 방이 있었다.

"아저씨 잠든 것 같은데?"

"일단 깨워보고."

도훈이 밖으로 난 창문을 두드렸다.

오래된 모텔 카운터처럼 창문을 열면 방이 나오는 구조였다.

똑똑똑-

노크를 하자 아직 안 자고 있었는지 대뜸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네, 잠시만요."

잠들기 직전이었는지 눈을 비빈 주인이 창문을 열고 대답했다.

"왜요? 무슨 불편한 점이라도?"

"혹시 지금 1층 독방 대실 가능한가요?"

도훈은 대실이라는 말에 도훈과 그 뒤에 있는 귤희를 빤히 쳐다보았다. 새벽에 불쑥 방을 내어달라는 손님들이 의외로 제법 있었는지 알겠다는 투로 대답했다.

"3시간에 5만 원입니다."

"잠시만요, 5만 원이라고요?"

뒤에서 듣고 있던 귤희가 어이가 없다는 듯 따졌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여자들은 부끄러워서 숨어있는 게 일반적인데, 부끄러움을 모르는 귤희는 당당하게 나선 것이다.

"너무 비싸잖아요. 그냥 대실인데."

"싫으면 안 하셔도 됩니다. 자려는데 괜히 사람 깨워서는…."

주인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주인이라는 사람이 아까부터 너무 돈만 밝히네요.]

'그러니까 말이야. 진짜 대놓고 장사질하는데 너무 속보이네.'

[저러면 오히려 손님들이 두 번 다시 안오지 않나요?]

'상관없다는 거지 뜨내기들이니.'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휴양지 장사라는 게 거의 그렇잖아.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손님들이 대부분인데 굳이 친절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 바가지 때문에 다음에 안 와도, 다른 뜨내기를 받으면 되니까.'

[하지만 평판이 나빠지지 않습니까? 그래도 입소문으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이렇게 노골적으로 바가지를….]

'아마 댓글 관리를 하는 거 같아. 자기한테 안 좋게 말하는 평은 그냥 삭제하거나 차단을 하는 거지. 그리고 막상 사람들은 당시엔 기분 나쁘더라도 굳이 자기 시간 써가면서 악평을 남기지 않거든.

귀찮아서.'

[진짜 해도 너무하네요.]

'괘씸하지만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고. 돈이야 썩어 넘치게 많으니까.' 도훈은 흥분해서 금방이라도 덤벼들 것 같은 귤희를 뒤로 물리고 현금을 꺼내 건넸다.

"여기요."

"오빠, 무슨 대실을 5만 원이나."

"여행지잖아. 괜찮아."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방키를 건넸다.

"103호 방이요, 복도 끝방. 나중에 키는 카운터 앞 바구니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주인은 자기 할 말만 하고는 그대로 창문을 닫아버렸다.

귤희가 도훈에게 따졌다.

"아니 그걸 그냥 주면 어떻게 해?"

"어쩔 수 없잖아. 가격 정하는 거야 주인 마음이고, 급한 건 우리니까."

"아이씨, 그래도 대실 5만 원은 너무 심하네. 숙박도 가능한 가격이겠구먼."

도훈은 투덜대는 귤희의 손을 잡고 103호 방으로 향했다.

"굳이 숙박용으로 안 쓰고 대실 돌리는 거면 그만큼 돈을 뽑아내겠다는 소리겠지. 그냥 신경 쓰지 마. 큰돈 아니니까."

"참나. 아까 우리한테 택시비 달라고 했던 사람은 누구고?"

도훈이 공항에서 숙소까지 오는 택시비를 요구했던 걸 상기시키는 귤희였다.

"그건 다른 문제지. 내가 지불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럼 이건? 이건 값을 치를 만했어?"

"이제부터 귤희 네가 돈 아깝지 않게 해주면 되지."

그 말을 듣던 귤희가 빵 터졌는지 배를 잡고 웃었다.

"이 오빠가, 서비스받을 줄 아네. 알았어. 내가 오빠 5만 원 안아깝게 해줄게."

103호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4인실 절반 크기의 방이 나왔다.

일반 모텔처럼 커다란 침대 하나와 별도의 샤워실이 딸린 간소한 공간이었다.

"와, 심지어 방 크기도 작아."

"옆방이랑 쪼갰나 본데?"

"쪼개다니?"

"원래 한 방인데 파티션으로 반 나눴다는 소리야. 가만, 이러면 방음이 전혀 안 되지 않나?"

도훈은 침대 옆의 간이 벽을 노크하듯 두들겼다.

그의 말대로 콘크리트 벽에선 느낄 수 없는 낭창한 나무의 촉감이 느껴졌다.

"진짜 대단하구만. 그 와중에 방을 둘로 쪼개놨네."

"헐."

그때였다. 옆방에서 갑자기 여자 신음이 들리는 것이었다.

"응? 옆방에 누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 말고 대실한 사람이 또 있다는 거야?"

"그런 것 같은데? 저쪽은 이미 시작했구먼."

귤희는 간이 벽에 귀를 갖다 대더니 변태처럼 엿듣기 시작했다.

"진짜네. 오늘 맥주 파티에서 눈맞은 커플인가 봐."

"너랑 나처럼?"

도훈이 벽에 귀를 붙이고 있는 귤희의 원피스 치마를 허리까지 훌렁 걷어 올렸다.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던 터라 빵빵한 귤희의 엉덩이가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뭐야? 우리도 이제 시작하는 거야?"

"그냥 한 대 때려주고 싶어서."

"…응?"

귤희가 고개를 갸웃하는데, 도훈이 손바닥으로 찰지게 귤희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찰싹!

어찌나 찰지게 때렸는지 엉덩이를 맞은 귤희가 비명을 지르며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흐아앙!"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