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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556화 (1,511/2,000)

1556. 정체불명의 그녀-41-

집으로 돌아온 송이는 밤새 뒤숭숭한 마음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눈을 감고 있으면, 아까 마사지 베드에 누워서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있던 장면이 방금 전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아···. 정말···. 너무 좋았어.'

송이는 무의식적으로 팬티 밑으로 손이 내려갔다.

이미 덥다는 핑계로 수면 바지는 벗어 던진지 오래였다.

"아···."

팬티 끝에 살짝 손이 닿았을 뿐인데, 송이의 몸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차라리 만지지 말 것을. 한 번 자극이 주어진 이상 송이는 자기도 모르게 팬티 위를 손가락으로 긁기 시작했다.

"아, 아···. 또 물나와. 어뜨케."

팬티는 순식간에 젖어 들었다.

아까 그렇게 싸고도 또 다시 나올 물이 있다는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녀의 샘은 마르지 않는 오아시스 같았다.

민망함에 송이는 괜히 윤교수를 원망했다.

'이게 다 교수님 때문이야. 괜히 가만 있는 나를 자극해가지고 ···.'

순전히 핑계였다.

마사지는 교수가 먼저 제안했지만, 은근히 그의 손길을 기다린 사람이 본인이라는 것은 송이도 알고 있었다.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

'나는 어쩌면···. 음탕한 여자인걸까?'

팬티 위를 만지작 거리던 송이는 스스로 번민에 휩싸였다.

여태껏 순결을 지켜온 순진한 여자인척 살아왔는데, 어쩌면 그것이 위선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 일로 깨달아 버린 것이었다.

'맞아. 교수님이 나를 만져줄 줄 알고 있었어. 그래서 내 스스로 찾아간거야. 교수님 집까지.'

송이는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처음엔 분명 남성 공포증을 극복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일상 생활이 불편할 만큼 점점 더 심해지는 트라우마에, 송이 스스로도 이대로 살 수 없다는 마음으로 상담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윤교수는 첫날부터 그녀의 가슴을 멋대로 주물렀다.

심지어 봊이도 서슴없이 만졌다.

어찌보면 추행에 가까운 행동임에도 송이는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싫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남자가 자신의 몸을 만져주는 것이 스스로 수십번 자위를 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는 것을, 송이는 깨달아 버렸다.

'아아, 못 참겠어. 아까 그렇게 쌌는데, 또 만지고 싶어.'

송이는 이제 거추장스러운 팬티까지 벗어버렸다.

이미 송이의 사타구니는 애액으로 흥건했다.

'미쳤어. 아주 질질 싸버렸어.'

송이는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나 자신이 음탕한 것 같았다.

누가 자신을 강간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증과 반대로, 한편에서는 남성의 잦이를 미치도록 갈구하고 있었다.

모순.

송이는 모순 덩어리였다.

그런 송이가 손가락을 봊이에 꽂아 넣었다.

"하앗!"

그녀는 유독 삽입 자위를 좋아했다.

길다란 무언가가 자신의 빈틈을 채워주는 느낌이 좋았다.

그러나 오늘따라 자신의 손가락이 너무나 가늘게 느껴졌다.

'느낌이 달라.'

송이는 손가락을 두개까지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허전함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아, 교수님 손가락이 굵고 단단했는데···.'

손맛이 달랐다.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었다.

머릿속으로 예상 가능한 혼자하는 자위와, 남이 해주는 자위는 당연히 달랐다. 송이는 그 차이에서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어떡하지? 난 이제 자위로는 만족 못하는 몸이 되어 버린 걸까?'

하루 걸러 즐기던 자위가 시시해질 것 같은 예감에 송이는 두려워졌다. 고기맛을 느껴버린 중처럼, 송이는 남자의 맛에 눈을 뜨게 된 것이었다.

'남자의 손가락 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잦이는 대체 얼마나 좋을까?'

송이가 윤교수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았던 건, 그의 바지춤이 평온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제 생식능력을 잃어버린 늙은이라네.

그의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송이의 벗은 몸을 보고도 늙은 교수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송이는 그것이 못내 아쉬웠다.

'만약 교수님이 베드 위로 올라와서 나를 덮쳤다면 어땠을까?'

송이는 윤교수의 집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상상을 더했다.

늙은 교수가 갑자기 바지를 내리고 물건을 꺼내 덮쳤다면?

과연 자신은 그것을 거부했을까, 아니면 마지 못한 척 받아들였을까?

그 생각을 하자 송이의 몸이 별안간 뜨거워졌다.

"아, 아아··· 교수님··· 아!"

송이의 손이 미친듯이 빨라졌다. 그녀는 상처가 날 것처럼 손가락을 쑤셔박았다.

"아, 아아아, 바, 박아주세요!"

송이는 상상으로 윤교수에게 박히는 상상을 했다.

그러자 머리 끝에서 심지가 타들어가는 것처럼 뜨끈해졌다.

늙은 교수와 젊은 여제자가 금단의 섹스를 나눈다는 상상만으로 정신줄을 놓아버린 것이었다.

"흐아아앙!!"

밀려오는 전율에 송이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오르가즘을 맞이한 것이었다.

하지만 송이는 못내 아쉬움을 느꼈다.

'달라. 교수님 앞에서 막 싸질렀을 때랑 너무 달라.'

송이는 이미 궁극의 쾌락을 맛본 상태.

당연히 그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절정을 맛본 송이는 옆으로 누워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어쩌지 나는···. 자위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돼버렸어.'

갑자기 두려움이 든 송이는 팬티를 내린 채 절친인 백송은에게 톡을 날렸다. 아직 11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송은에게 선 곧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송은 : 안자고 뭐해?

-송이 : 잠이 안 와.

-송은 : ㅋㅋㅋ 잠 안오면 딸치고 자셈.

송은은 늘 성적인 농담을 즐겼다. 장난으로 던지는 멘트였지만, 송이는 이미 한바탕 자위를 하고 난 뒤였다.

-송이 : 송은아 나 궁금한 거 물어봐도 돼?

-송은 : 무엇이든 물어보살.

송이는 이 말을 할까말까 무척 망설였다.

부끄럽기도 하고, 친구인 송은이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너무나 두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 따라 도저히 참을 수 없었고, 걷잡을 수 없는 충동에 결국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송이 : 남자랑 하면 어떤 기분이야?

-송은 : 뭐? 뜬금없이?

-송이 : 아니 그냥 궁금해서.

-송은 : 너 그날이구나?

-송이 : 그날이라니?

-송은 : 왜, 한 달에 한 번씩 성욕 폭발하는 날. ㅋㅋㅋ 네가 이런 질문을 하다니, 대견하다 한송이 -송이 : 장난치지 말고. 넌 경험 많다고 했잖아.

-송은 : 흐음, 알았어. 이제부터 궁서체로 대답할게 잘 들어봐.

-송이 : 응.

-송은 : 만약 남자랑 처음 하잖아? 그럼 엄청 아플 거야.

-송이 : 아프다고?

-송은 : 당연하지. 처녀막을 찢고 들어오는데.

송이는 그부분에선 안심이었다.

'다행이다. 어려서 운동하다 처녀막 찢어졌는데.'

-송은 : 근데, 처음부터 느끼는 애들도 있긴 하다더라.

-송이 : 그래? 넌 어땠어?

-송은 : 나? 나는 좀 특별했지.

-송이 : 특별하다니?

-송은 : 난 시골 살았었잖아. 예전에 마을 버스 정류장 옆에 버려진 화장실이 있었는데···.

-송이 : 응.

-송은 : 아니다. 이건 너무 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까. 암튼, 난 처음부터 좋았어.

-송이 : 아···.

-송은 : 할때마다 좋았고.

-송이 : 정말?

-송은 : 응. 매번 새롭고 짜릿해. 특히 잘하는 남자랑 하면, 정말 천국으로 승천할 것 같은 기분이야. 구름위를 걷는 느낌?

송이는 오늘 분수를 터뜨렸을 때 그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평소보다 훨씬 긴 절정에 한 동안 이성을 잃을 정도였다.

-송이 : 그 정도라고?

-송은 : 근데 너 수상하다?

-송이 : 뭐가?

-송은 : 너 원래 이런 얘기하면 말돌리거나 정색했잖아. 웬일이야? 남자라도 생긴거야?

-송이 : 내가 무슨 남자가 생겨?

-송은 : 우리 사촌 오빠가 너 마음에 들어 한다니까? 혹시 요새도 연락해?

-송이 : 도훈오빠? 아니. 연락 안하는데?

-송은 : 근데 왜 이런 걸 나한테 물어보는데?

-송이 : 그냥, 나 요새 심리상담 받고 있거든.

-송은 : 아, 그 교수님이랑?

-송이 : 응. 근데 교수님이 트라우마를 치료하려면 남자를 알아야 한다고 하길래.

-송은 : 와, 그분 훌륭한 교수님이네.

-송이 : 나도 그렇게 생각해.

-송은 : 남자를 만나봐야, 진짜 여자가 되는 거거든. 아무튼 송이 네가 뭔가 변한 것 같아서 기쁘다. 말 나온김에 남자나 꼬시러 갈래?

-송이 : 지금? 이 시간에?

-송은 : 클럽은 12시부터 시작이거든. 어때?

-송이 : 됐어. 나 지금 나가면 오빠한테 맞아 죽어.

-송은 : 하여간 너네 오빠는 진짜.

-송이 : 암튼 고마워. 그냥 이런 거 물어볼 사람이 너밖에 없어서.

-송은 : 언제든 물어보라고. 아니 그럴게 아니라, 눈 딱감고 한번 해버려. 혹시 아니? 그걸로 네 트라우마가 극복될 지도?

-송이 : 누구랑 해?

송이는. 마지막 문장을 완성하려다 말고 흠칫 놀라며 얼른 지웠다.

-송이 : 암튼 잘자 송은아.

-송은 : 싱겁기는. 자.

톡을 마친 송이는 마지막에 자신이 그 질문을 하면서 한 사람을 떠올렸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었다.

'왜 자꾸 그 오빠가 떠오르는 거지?'

송이는 뒤숭숭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몸을 뒤척이며 애써 잠을 청했다.

* * *

-송은 : 오빠. 혹시 요즘 송이랑 연락해요?

집에서 쉬고 있는데 뜬금없이 송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도훈 : 그게 무슨 소리야?

-송은 : 아니 저번에 오빠가 송이 자빠뜨린다길래 어떻게 되어 가나 궁금해서요.

-도훈 : 왜? 니 친구 내가 따먹으면 질투날것 같아?

-송은 : 따먹거나 말거나? 흥. 나도 다른 남자 만나면 그만이지.

-도훈 : 그래? 그 말 후회안 할 자신있어?

-송은 : 제가 왜 후회를 해요?

-도훈 : 나 말고 다른 남자로 만족할 수 있냐고.

-송은 : 씨, 진짜 못됐다 오빠. 흥.

나는 더 이상 답변하지 않고 송은의 쪽지를 무시했다.

[송은양은 정말 지치지도 않는군요.]

'뭔가 이상하지 않아?'

[뭐가 말입니까?]

'아니. 그냥 근질근질해서 연락한게 아니라 뭔가 떠보려고 했던 것 같아서.'

[주인님을 떠봐요? 송은양이요?]

'송이가 나랑 어떻게 되는 지 궁금해 했잖아. 그건 송이가 송은 이한테 나에 대해 물어봐서 그런 게 아닐까?'

[흐음, 송이양은 윤교수가 주인님인 줄 모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긴 한데, 내일 만나게 되는 건 알고 있겠지.'

[만난다고 과연 송이양이 주인님께 넘어갈는지는···.]

'송이는 이미 충분히 무르익었어. 건드리면 툭 터질만큼.'

[하지만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강해진 성충동만으로 극복이 될는지 모르겠군요.]

'상황을 그렇게 만들어 가면 되지.'

[계획이 있으십니까? 윤교수의 역까지 1인 2역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렇게 할 생각이야.'

* * *

다음날 오후.

수업을 마친 송이는 떨리는 마음으로 윤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젠 몸이 중독된 것처럼, 어서 빨리 윤교수에게 달려가 마사지를 받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교수님, 저 한송인데요."

-어, 송이양이구만.

"오늘 상담···. 어제랑 같은 시간에 댁으로 가면 될까요?"

-그래, 그래. 오늘은 집단 상담이지? 도훈군에게도 오라고 일러뒀네. 나도 지금 서울 올라가고 있으니까 시간 맞을 것 같네.

"네. 이따가 뵙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송이는 긴장했는지 손에 난 땀을 치마에 문질렀다.

'하아. 이게 뭐라고 이렇게 떨리지? 교수님 목소리만 들어도 몸이 반응하는 거 같아.'

송이는 어느새 교수의 마사지에 완전히 빠져버린 상태였다.

조건 반사처럼, 그의 목소리만 들어도 자꾸 흥분하게 되는 것이다.

'아니야. 오늘은 자제해야지. 설마 도훈 오빠도 같이 오는데, 교수님이 그러려고.'

송이는 무의식적으로 윤교수와 자신의 은밀한 마사지가 외부에 노출되어선 안되는 종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버스를 타고 윤교수의 집으로 향했다.

집앞에 도착한 송이가 초인종의 벨을 눌렀다. 안에서 교수가 문을 열었는지, 문이 덜컹 열렸다. 송이는 마당을 지나 현관문으로 걸었다.

그때 현관문이 먼저 열리며 멀쑥한 젊은 남성이 나타났다.

바로 도훈이었다.

"아, 도, 도훈오빠?"

도훈의 이른 등장에 송이가 자기도 모르게 몸이 굳었다.

여전히 남자와 단 둘이 있는 것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송이 왔어? 나도 오늘 집단 상담이 있다고 해서."

"아···. 네. 저도 그렇게 들었어요. 교수님 지금 집에 계세요?"

송이는 도훈과 단둘이 있는 것이 불편해, 어서 윤교수와 함께삼자대면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송이가 현관에서 구두를 벗고 들어가자 도훈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교수님은 아직 안 오셨어."

"네? 그게 무슨 말인지···."

윤교수와 통화를 나눴던 송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지방 학회를 끝내고 약속 시간에 맞춰 서울로 올라오는 중이라는 통화를 아까 나눴던 것이다.

도훈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내가 방금 교수님이랑 통화했는데, 서울 들어오는 톨게이트에서 추돌 사고가 있었나봐."

"교, 교수님이요? 교통사고요?"

"응. 아니 근데 크게 다치신 것 같진 않고, 중간에 끼는 바람에 앞차를 박고 뒷차에 부딪혀서 복잡한 상황인 것 같더라고. 경찰올때까지 기다리셔야 한다고."

"아···. 그, 그렇구나."

우연히 도훈과 단둘이 남겨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송이가 어쩔 줄 몰라했다.

"그, 그럼 상담은 다, 다음에 하는 걸로."

"아니. 기다려봐. 교수님이 사고 처리 마치고 바로 오신다고 했거든."

"그, 그래요?"

"음, 불편하면 내가 밖에 나가 있을까?"

"아, 아니에요."

"아니야. 나도 밖에서 담배좀 피우고 싶어서."

도훈은 양해를 구하고 마당으로 나갔다.

그때 혼자 남겨진 송이의 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사고가 났다던 윤교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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