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4. 정체불명의 그녀-39-
송이는 몸이 점점 나른해 지는 것 같았다.
'흐음, 교수님은 어쩜 이렇게 마사지를 시원하게 잘하시지?'
술기운도 슬슬 돌기 시작하면서 송이는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느꼈다. 얼굴을 넣을 수 있는 마사지 전용 베드다 보니 엎드려 누운 자세에서도 목이 뒤로 젖혀지지 않아 좋았고, 도훈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뭉친 근육이 사르르 녹는것 같았다.
"몇년간 아내의 병수발을 했다네."
"?"
뚫린 구멍으로 멍하니 바닥을 보고 있던, 송이는 도훈의 뜬금없는 독백에 뭐라고 대답을 해야하는 지 망설였다.
송이가 가만히 있자 도훈이 혼자서 말을 이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는데, 혼자선 몸을 가누질 못했어. 하루 종일 침대에만 누워 있으니 시간이 갈수록 근육이 굳어가더구만."
"아···."
"그래서 마사지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었다네. 아내를 자주 마사지 해주다 보니, 익숙하게 된 거지."
'아···. 교수님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안 그래도 심리학과 교수인 도훈이 너무 마사지를 잘하는 것에 의아해하던 송이는 그제야 비밀을 알게 된 것처럼 놀랐다.
'그래서 집안에 마사지 베드도 있었고···.'
"어,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아니네. 위로를 받고자 하는 말이 아니야. 물론 젊은 사람에게 죽음이라는 건 충격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겠지. 하지만 내 나이가 되면 주변에 하나 둘 씩 떠나가는 걸 자주 보게 된다네. 서서히 슬픔에 익숙해 지게 된 달까?"
"···."
담담한 노교수의 소회에 송이는 침묵함으로서 존경을 보냈다.
'역시 교수님은 훌륭한 분이야.'
송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도훈이 등쪽을 마사지 하더니 갑자기 브래지어 끈 부위를 꾹 눌렀다.
"응? 속옷을 입고 있나?"
"네?"
"마사지를 받을 땐 속옷을 벗어야 한다네. 이렇게 되면 신경이 눌려서 마사지 효과가 반감되거든. 내가 미처 말을 안해 줬구만."
"아, 죄송해요 몰랐어요."
송이는 훌륭한 인품을 가진 윤교수가 설마 음탕한 목적으로 속옷을 벗기려고 한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그의 딱한 사연을 듣고 나자 오히려 그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인격자라는 것을 믿게 된 것이었다.
"지금 가서 벗고 올게요."
"아닐세. 내가 그냥 풀어 줌세."
"아···."
도훈은 주저하는 송이를 아랑곳 않고 반팔 상의를 위로 훅 들추었다. 송이는 속살을 보인다는 생각에 깜짝 놀랐으나, 내색하지 않고 담담히 누워 있었다.
'교수님이 불순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니야. 내가 여기서 거부하면 오히려 민망하실 거야.'
도훈이 능숙하게 브라 후크를 젖혔다.
끈이 풀린 브라가 겨드랑이 사이로 풀리자 도훈은 그대로 등을 꾹꾹 눌러주었다.
"한결 났구만. 다음에 마사지를 받을 땐 꼭 브래지어를 풀도록 하게나."
"네, 교수님."
노교수에게 등짝을 훤히 내보인다는 생각에 송이는 점점 기분이 야릇해졌다. 지난 번엔 가슴을 만지긴 했어도, 옷 안으로 손을 넣은 것이라 크게 수치심이 들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등을 완전히 노출한 상태인데다, 브라끈이 완전히 흘러내려 옆에서 보면 풍만한 가슴이 바닥에 눌린 게 다 비치고 있었다. 뚫린 구멍으로 바닥을 보고 있는 송이는 귀밑까지 빨개지기 시작했다.
'아, 남자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은 처음인데···.'
숫처녀인 송이는 그 사실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것은 치료의 일환이고, 인격이 훌륭한 노교수가 설마 음흉한 생각을 품을리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다.
그때였다.
등에 뭔가 미끌거리는 것이 닿았다.
"아, 앗."
"놀라지 말게나. 아로마 오일이라네."
"오, 오일은 왜?"
"등 마사지는 오일이 있어야 훨씬 수월하다네. 손이 미끄러지 듯 전체를 자극하는게 효과적이거든."
"그, 그렇군요."
오일이 닿자 도훈의 마사지가 훨씬 관능적으로 변했다.
뭉친 근육을 꾹꾹 누르는 정도의 지압이 이전의 방식이었다면, 이젠 오일을 바른 손끝으로 송이의 보디 라인을 타고 쭉쭉 미끄러지는 것이었다.
"아아···."
도훈의 말처럼 척추 전체를 쓸어내리는 마사지는 시원하기 이를데 없었다. 하나도 아프지 않고, 뭉쳐진 근육이 사르르 풀리는 기분이었다.
"시원한가?"
"어, 어쩜 이렇게 잘하세요, 교수님?"
"오랫동안 해와서 익숙한거지."
도훈이 이미 사별한 부인 이야기로 밑밥을 깔아놨기 때문에 송이는 한치의 의심도 할 수 없었다. 그때 도훈이 손이 교묘하게 조금씩 겨드랑이 사이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흐, 흐읏."
"이쪽엔 림프절이 있다네. 몸안의 독소가 쌓이는 곳이라, 늘 이렇게 풀어줘야 하지."
"그, 그렇구나."
미끌거리는 도훈의 손끝이 겨드랑이를 푸는가 싶더니, 점점 가슴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엔 등마사지였는데, 어느새 삐져나온 옆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송이는 도훈의 행동을 의심하는 것조차 불경스럽다는 생각에 아무말도 못하고 잠자코 누워 있기만 했다.
'기, 기분이 이상해. 교수님 마사지가 너무 자극적이야.'
그도 그럴것이 도훈은 이제 마사지가 아니라 가슴을 애무하는 수준이었다. 옆가슴을 건드려도 아무 저항이 없는 송이를 본 도훈은, 이번엔 과감하게 가슴 밑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도훈의 손끝이 젖꼭지에 닿자 송이가 흠칫 놀라 몸을 떨었다.
"흐읏."
"아픈가?"
"아, 아뇨, 그건 아닌데···."
"아프면 말을 하게나. 뭉친 곳은 아프다네."
'아픈게 아니라, 기분이 이상해 질것 같아요 교수님···.' 송이의 몸은 점점 뜨거워졌다. 술기운까지 더해져서 그런지 온몸이 불덩이 같았다.
'하아. 하아···. 이러면 안되는데···. 신음이 나와버릴 것 같아.'
"하아, 하아앙."
저도 모르게 신음을 토한 송이가 흠칫 놀랐다. 자신이 흥분한 것을 교수님이 눈치챌 것 같았다. 그러나 도훈은 오히려 무덤덤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가슴쪽이 많이 뭉친 모양이구만. 확실히 풀어줘야 겠어."
밑가슴 쪽으로 두 손을 넣은 도훈은 아예 마음놓고 가슴을 떡주무르듯 어루만졌다. 팽팽해진 젖꼭지가 그녀가 얼마나 흥분했는 지를 대변하고 있었다.
'흐흐, 완전 바짝 섰는데?'
[송이양 이러다 가버리는 거 아닙니까?]
'상관없지. 남자의 손길을 갈구하게 되면, 그만큼 강간 공포증도 사라지게 될테니까.'
[이런 치료법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있지.'
[어떻게 말입니까?]
'송이에게 성인 남자는 언제든 자신을 겁탈할 수 있는 잠재적 가해자라는 그릇된 오개념에 사로잡혀 있어. 트라우마의 원인이 바로 그것이지.'
[근데요?]
'여기서 포인트는, 남성이라는 혐오자극을 자신에게 한없는 쾌락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존재라는 걸로 바꿔주는 거야. 남자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함께 즐기며 기뻐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로 인식시키는 거지.'
[호오, 그럴듯 하군요.]
'이렇게 자극을 주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남자의 손길을 갈구하게 되겠지. 그리고 그때···.'
[진짜 이도훈이 등장하는군요.]
'빙고.'
"하아, 하아···. 교, 교수님 이, 이제 그만."
"응? 괜찮은가?"
"네, 추, 충분히 풀린것 같아요."
"그렇다면 다행이군."
송이는 더 이상 가슴을 내주면 팬티가 흠뻑 젖어서 밖으로 내비칠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도훈에게 중단을 요구했다.
다행히 도훈은 송이의 말대로 가슴 마사지를 중단했다. 하마터면 창피를 당할 뻔한 송이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도훈이 말했다.
"이제 앞으로 누워 보겠나?"
"네, 네? 아, 앞으로요?"
"등을 했으니 이제 앞도 해야지."
"그, 그건 그렇지만."
가슴을 완전히 내주긴 했지만, 그래도 엎드려 누웠으니 까놓고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 똑바로 눕게 되면 상반신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송이가 우물쭈물 망설이자 도훈이 씩 웃으며 말했다.
"아이코, 그렇구만.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군. 여기 수건으로 위를 덮게나."
도훈이 수건을 가져와 송이에게 건넸다.
수건을 받은 송이는, 가슴을 가릴 수 있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똑바로 누웠다. 도훈은 송이의 목 뒤에 베개를 받쳐주며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었다.
"마사지는 받을만 한가?"
"네.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그럼 다행이군. 오늘은 하체도 한 번 해볼 생각이네."
가슴을 수건으로 가리고 있어서 안심하던 송이는 하체로 내려간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하, 하체요?"
"그렇지. 점진적 이완법은 머리에서 부터 시작해 등을 거쳐, 발끝까지 내려간다네."
"하, 하체는···."
"일단 편하게 다리를 쭉 뻗어 보게나."
송이는 거절을 못하고 도훈이 시키는대로 두 다리를 모아 쭉 뻗었다. 도훈은 발바닥부터 천천히 마사지를 시작하며 송이를 안심시켰다.
"자주 걸어다니면, 발에도 피로가 쌓인다네. 그래서 발마사지만 받아도 피로가 풀리는 법이지."
"아, 그렇구나."
발바닥을 꾹꾹 누르던 도훈은, 다시 오일을 손에 묻히더니 이번엔 종아리쪽을 어루만졌다.
"장딴지도 자주 뭉치는 부위라네. 송이양도 이쪽이 굳어 있구만."
"그, 그게 스쿼트를 자주 해서."
"스쿼트?"
"네. 집에서 매일 홈트레이닝을 하거든요."
"근력운동도 좋지만, 운동이 끝나고 스트레칭도 중요하다네.
안 그럼 이렇게 뭉쳐버리거든."
도훈이 종아리를 세게 꾹 누르자 송이가 고통에 신음을 토했다.
"악!"
"많이 아픈가?"
"네, 교수님. 거긴 진짜 아픈데요."
송이는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다.
도훈이 인정사정없이 뭉친 부위를 눌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도훈의 술책이었다.
"이런. 종아리가 아니라 허벅지까지 근육이 뭉친 모양이네. 그러니 이렇게 아프지."
"허, 허벅지요?"
"그렇지. 허벅지까지 한 번 풀어주겠네."
"아, 아니 그렇게까지는···"
"사양 말게나."
도훈은 몸에 맞지 않는 큰 반바지를 접어 위로 올렸다.
거의 핫팬츠같이 접힌 바지에, 송이의 늘씬하고 탄탄한 허벅지가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송이의 허벅지에 도훈이 자기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어우, 이게 미스 국성의 하체인가? 명불허전이구만.'
[정말 탄탄한 몸매군요.]
'이런 건 또 안만져 볼 수 없지.'
반바지를 모두 걷어 올린 도훈이 다시 오일을 바르더니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오일 마사지를 시작했다. 송이는 점점 깊숙한 곳으로 들어오는 도훈의 집요한 손길에 이미 바짝 흥분한 상태였다.
'하, 하읏. 어떡하지? 팬티가 축축해진 느낌인데···. 설마 티나진 않겠지?'
송이는 팬티가 젖은 걸 도훈이 눈치챌까봐 안절부절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몸에 꼭 맞는 옷이 아니라 헐렁한 남자 반바지를 걸쳤기 때문에 젖은 팬티가 밖으론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때 도훈의 손이 허벅지 가장 깊숙한 곳으로 훅 들어왔다.
"흡!"
"이쪽도 겨드랑이처럼 림프절이 있는 곳이라네. 쌓여있지?"
"네, 네?"
"송이양, 쌓여 있잖는가. 이곳이."
도훈이 태연한 표정으로 봊두덩이 바로 옆의 살을 꾹꾹 눌렀다, 1cm만 더 옆으로 가면 봊이에 닿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위치였기 때문에 송이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뻔 했다.
"하, 하윽!"
"역시 뭉친 모양이군. 이런건 깊이 눌러야 한다네."
도훈은 여전히 눈치를 못 챈것처럼 봊이 주변의 살을 꾹꾹 눌렀다. 그러나 손에 미끌거리는 오일이 발라져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팬티 안까지 손이 미끄러지고 말았다.
질척!
도훈의 손이 대음순이 닿으며 애액이 묻어 나왔다. 송이는 민망함에 눈을 감고 말았다.
'어, 어뜨케. 나 흥분한 거 교수님이 알아버렸겠지? 이제 어쩌지? 마사지 받는데 젖어버렸다고 더러운 여자라고 하면?'
송이가 민망하게 눈을 꾹 감고 있는데, 도훈의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흐음, 아무래도 팬티까지 벗어야 할 것 같구만."
"패, 팬티를요?"
"송이양의 회음부쪽이 꾹 막혀있어서 이물질이 많이 나오는 거 라네."
"그, 그게 무슨 소린지···."
"이쪽을 타통해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으니···. 흠흠."
도훈이 일부러 돌려 말했지만, 송이는 단박에 도훈이 말한 의미를 알아챌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 앞에서 팬티를 벗는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 그냥 여기까지만 하면 안 될까요, 교수님?"
"기왕 한 거 끝을 봐야지. 너무 부끄러워말게나. 이것은 치료행위지 다른 의미는 없으니까."
"치료···."
송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했다.
이대로 끝내자니 열심히 마사지를 해준 도훈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았고, 그렇다고 아무리 늙은 교수지만 바로 앞에서 팬티를 벗어 속살을 훤히 내비치는 건 상상도 못할 행위였다.
하지만 이미 잔뜩 흥분해버린 송이는 도훈이 좀 더 마사지를 해줬으면 하는 양가적인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그때 도훈이 꾀를 냈다.
"그러면 되겠구만."
"네?"
"자네가 민망하니 그냥 수건으로 얼굴을 덮고 있게나."
"어, 얼굴을요?"
"그렇지. 그러면 어차피 안 보이게 되니, 창피할 것도 없지 않은가?"
"그, 그건 그렇지만···."
"괜찮네. 이것은 치료 목적이니까."
도훈은 가슴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갑자기 들추더니 그것을 송이의 얼굴에 덮었다. 난데없이 가슴이 노출된 송이가 어쩔줄 몰라하는 사이 도훈이 송이의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잡고 밑으로 훅잡아 내렸다.
"그럼 치료를 시작해 보겠네."
"아, 아아!"
밑이 휑- 해진 송이가 충격으로 얼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