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522화 (1,477/2,000)

1505. 대학 축제-130-

* * *

펜트하우스 입구에 들어선 링링은 곧장 상의부터 벗었다. 문 앞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던 매니저가 그 모습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재빨리 문을 닫았다. 문밖에서 당황한 매니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 그럼 난 이만 갈게! 푹 쉬라고!"

그 모습에 린다가 링링을 나무랐다.

"뭐야? 삼촌 놀랐겠다. 아직 문 앞에 서 있는데 그렇게 옷을 훌렁훌렁 벗니?"

어느새 브래지어만 남은 링링은 등 뒤로 손을 돌려 후크를 풀며 대답했다.

"뭐 어때? 눈 호강 좀 시켜준건데? 하루 종일 운전하느라 고생했을 텐데, 밤에 잘 때 딸감으로 쓰라지 뭐."

"얘는 말 뽄새하고는, 참나."

링링은 연습생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때만 해도 팀내 유일 외국인으로 어떻게든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를 해내겠다는 절박함이 보였다면, 지금은 미소와 함께 팀 내비쥬얼을 담당하며 다소 거만해진 상태였다.

미소가 귀여움과 청순함으로 삼촌팬들에게 어필한다면-물론 미혼모라는 사실과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링링은 대놓고 섹시 컨셉을 잡았기 때문에 평소 행동 역시 도발적이고 과감한 편이었다.

"매니저 오빠 근데 유부남 아니었나?"

미소의 말에 링링이 말했다.

"왜? 혹시 유부남이라 끌리니?"

"뭐래? 절대 내 취향 아니거든?"

어느새 멤버들 앞에서 옷을 홀딱 풀어 해친 링링은 당당한 포즈로 전신 거울 앞에 섰다.

어려서부터 고급 창기로 길러진 탓에 링링의 몸매는 같은 여자가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평소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늘 요가와 필라테스로 몸매를 관리했고, 식단 역시 철저하게 칼로리를 계산하는 노력으로 한 치도 흐트러짐 없는 굴곡진 몸매를 과시하고 있었다.

아울러 특유의 시크한 표정과 말투, 그리고 방중술을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뿜어나오는 색기는 아이돌이라곤 믿기지 않는 퇴폐미를 연출했다.

링링은 피식 웃더니 그대로 카페트 위에 고양이 자세로 엎드렸다. 샤워를 하기 전 늘 알몸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이었다.

"하여간 포즈 봐. 음탕함이 몸에 흘러 넘친다니까?"

린다가 혀를 끌끌 찼다. 엉덩이를 뒤로 쳐든 자세에서 음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모습은, 같은 동성끼리도 보기도 민망한 광경이었다.

"언니가 괜히 야한 상상하는 건 아니고?"

링링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엔 두 팔로 바닥을 짚은 체 상체를 번쩍 들어 허리를 아치로 휘었다. 탄탄한 젖가슴이 앞으로 튀어나오자 젖꼭지가 유독 돌출되었다.

"어? 링링 꼭지 섰다?"

"진짜?"

"설마 벌써 흥분한 건 아니지?"

숙소 도착한 팀원들은 다들 오늘 새벽 도훈과의 뜨거운 밤을 기대하고 있었다. 링링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었으나, 꼭지가 선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내가 원래 좀 돌출형이라."

"아아, 그래?"

"언니 근데 계속 스트레칭 할 거지? 그럼 나 먼저 씻는다?"

계속된 공연으로 땀을 흘린 미소가 링링에게 물었다. 그녀는 공연 중간 가끔 모유가 새어 나와 브래지어를 적시는 통에 다른 사람보다 유독 힘들어했다.

"먼저 써. 근데 화장실 두 개 아니야?"

"응? 두 개라고?"

펜트하우스는 넓었다.

중앙에 커다란 홀을 중심으로 창가 쪽에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여 있었고, 별도로 문이 달린 독립적인 방도 두 개나 더 있었다.

화장실 역시 거실에서 바로 통하는 곳에 하나, 그리고 조그만 방에도 딸려 있었다. 도합 40평이 넘는 공간이다 보니, 가족 단위의 손님을 고려해 설계된 것이다.

"미소 네가 그럼 안쪽 방 화장실 써. 난 스트레칭 끝나고 목욕도 할 테니."

"아휴, 난 씻을 기운도 없어. 일단 누울래."

제희는 짐을 풀자마자 옷을 입은 채로 침대에 드러누웠다.

"오, 여기 메트리스 짱 좋다!"

침대에 누웠던 제희가 몸을 들썩이며 쿠션감을 확인했다. 펜트하우스답게 침대 역시 수천을 호가하는 고급 브랜드의 제품이었다.

"우리 숙소도 이런 좋은 침대로 좀 바꿔 주지."

"짠돌이 대표가 퍽이나 해주겠다."

린다가 비판적으로 대답했다.

신생 걸그룹을 하루에 2-3탕씩 대학 축제 공연으로 돌릴만큼 돈벌이에 혈안이 된 대표는,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돈돈돈 거렸다.

"왜? 그래도 간만에 이런 특급 호텔도 잡아줬잖아."

"안 잡아줬으면? 새벽배타고 3시간씩 걸리는 백령도까지 보내면서 이 정도 못 해주면 사람도 아니지."

"으으, 백령도까지 위문공연이라니. 진짜 극한 직업이네 우리도."

두 다리를 옆으로 쭉 찢고 있던 링링이 말했다.

"근데 공연 끝나면 군인 오빠들도 밤에 우리 생각하면서 딸치 려나?"

가랑이가 180도 벌어진 링링은 소중한 곳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해도 너무 한다 싶었던 린다가 흰 수건을 던졌다.

"야! 좀 가리고 해. 해도 너무하네 진짜."

곱게 말린 수건은 절묘하게 가랑이 사이로 툭 떨어지면서 링링의 소중이를 가렸다. 링링이 피식 웃었다.

"왜? 나 레즈비언이라니까?"

"아니잖아!"

방근 전 링링의 레즈비언 드립은 도훈의 걸그룹 숙소 침투 사건 때 벌어진 해프닝을 상기시키는 말이었다. 당시 도훈이 급하게 도망치게 되면서 뒷수습을 하기 위해 링링이 거짓 커밍아웃을 했고, 그 바람에 린다만 혼자 근신 처분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나중에 둘 다 지망생 시절을 이겨내고 데뷔에 성공했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린다는 여전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와, 그때 생각하니까 갑자기 억울하네? 니들도 도훈이랑 다했잖아?"

"몰랐어?"

"어차피 다 돌아가면서 한 거 아니야?"

린다는 본인이 초대한 도훈을 다 같이 돌려 먹었(?)다는게 억울했는지 갑자기 이맛살을 찌푸렸다.

"하여간 이 나쁜 것들. 내가 불렀는데 왜 니들이 즐기니?"

"언니도 했으면 됐지."

"도훈 오빠가 언니랑 하는 것으로 만족 못했나 보지."

"뭐? 장난해?"

"말 나온김에 우리 내기 할까?"

"어떻게?"

"도훈이가 우리 넷 중 누구랑 하는 게 가장 좋은지 말이야."

방중술을 익힌 링링이 피식 웃었다.

다들 적당히 문란한 20대 처녀들이었지만, 링링은 그들과 차원이 달랐다.

어려서부터 오로지 남자를 만족시키는 영재교육을 받은 문자 그대로의 창기였다.

"나랑 붙을 자신있어?"

"풉-. 그때 도훈 오빠가 그러던데? 내 모유 맛있다고. 나 요새도 젖 나오는 거 알지?"

"웃기시네. 오빠랑 나랑 하면서 엄청 느꼈어."

"제희 니가 느낀 거겠지."

"이것들이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도훈이가 무슨 장난감이니?"

"장난감은 아니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기로 한 거 아니야?"

"맞아. 솔직히 우리 넷 다 돌려 먹었으니 도훈 오빠도 잘못이 있지. 우리가 서로 말하기 전까진 몰랐잖아."

"듣고보니 괘씸한데?"

"오늘은 반대로 우리가 복수하는 거야."

"근데 도훈이 진짜 오기는 와?"

"택시비 줬으니까 지금쯤 오고 있지 않을까?"

"전화 한 번 해봐. 밖에 혹시 기자들 있으면 위험하니까."

멤버들의 의견이 린다가 대표로 다시 전화했다.

도훈이 곧바로 받았다.

"어디야? 오고 있는 거지? 우리 숙소 들어왔어."

-가고 있어.

"택시 안이야? 아닌 것 같은데?"

도훈의 주변은 택시라고 보기엔 너무나 조용했다.

마치 조용한 곳에 혼자 있는 것 같았다.

-가고 있다니까.

"혹시 호텔 도착하면 주변 좀 살펴봐. 만에 하나지만 디스패치 같은 애들 대기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내 입으로 이런말 하기 뭐하지만, 우리 요새 좀 잘나가거든."

-알았어. 그럼 들어가기 쉽게 미리 카운터에 전화 좀 해놔.

"뭐라고?"

-야식같은 거 시킬 거라고. 그럼 내가 배달하는 것처럼 올라갈테니.

"좋은 생각이네. 미리 말해놓을게."

린다가 통화를 끊자 링링이 물었다.

"온데?"

"오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카운터에 전화할게."

미소는 전화기를 잡고 카운터에 야식올 게 있다고 알렸다.

그로부터 10분이 지나자 불쑥 누군가 벨을 눌렀다.

"응? 누구지?"

"설마 벌써 도착했나?"

제희가 문앞으로 마중 나갔다.

"누구세요?"

"룸 서비습니다."

"저희 그런 거 안시켰는데요?"

"야식 배달 시키지 않으셨어요?"

"어?"

제희는 야식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문 밖의 상대가 도훈임을 알아챘다.

"오빠!"

제희가 문을 열자 오토바이 헬멧을 쓴 도훈이 보였다.

일전에 걸그룹 숙소를 침투할때와 비슷한 복장이었다.

* * *

"오빠!"

제희가 와락 나를 껴안았다.

시작부터 격한 환영이구만.

헬멧 사이로 내부가 보였는데, 미소와 린다 그리고 홀딱 벗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링링이 보였다.

'쟤는 뭔데 시작도 전에 다 벗고 있담?'

[역시 범상치 않은 캐릭터군요.]

'링링? 그땐 좀 벅차긴 했지.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닐걸?'

나는 헬멧을 벗고 모두에게 말했다.

"야식 배달왔어."

"손에 아무것도 없는데?"

"오늘 야식은 나야."

"꺄아!"

"오빠앙, 보고 싶었어요!"

미소가 우다다 달려오더니 제희와 함께 나를 껴안았다. 여전히 커다란 젖을 흔들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꼭지 부분이 유독 짙은 게 뭔가에 젖은 모습이었다.

'헐, 설마 아직도 모유가 나오나?'

[그때 이후로 3~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까요.]

'거참, 미혼모로 아이돌 데뷔를 하다니. 미소 쟤도 참 대단하단 말이지.'

나는 헬멧을 벗고 소파에 앉았다.

오랜만에 본 아이돌 멤버들이 나를 빙 둘러 앉았다. 링링은 커다란 타올로 몸을 가렸는데, 이미 들어올 때 벗을 몸을 봤기 때문이지 몸매의 굴곡이 고스란히 상상이 되었다.

"일찍왔네? 새벽에나 온다더니."

"생각보다 빠르더라고."

실제로 대학교 체육관 탈의실에서 호텔 앞까지 오기까지 10초면 충분했다. 포털의 종착점이 이곳이었기 때문에, 마법의 문고리를 달고 문을 통과하자마자 인천이었다.

"암튼 잘 왔어. 오늘 우리 공연 봤어?"

"응. 잘하더라."

사실 노래를 부르자마자 바로 주점으로 도망쳤기 때문에 그들의 공연을 보진 못했다.

"누가 제일 잘했어요?"

"음, 다 잘하던데?"

"뭐야. 그런 대답 말고. 딱 한 명만 찍어줘야죠."

대답을 종용하는 미소에게 제희가 딴지를 걸었다.

"누가 더 노래를 잘하느냐가 중요해?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닐 텐데?"

제희는 아까 내기를 하기로 한 것을 떠올리며 도훈에게 말했다.

"오빠.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저희 제안 좀 들어보세요."

"뭔데?"

"솔직히 오빠가 일전에 저희 숙소 와서 다 한번씩 건드리고 간 거 저희도 다 알거든요?"

"음."

[어차피 들킬일이었습니다.]

'설마 이렇게 다시 재회할 지는 몰랐지.'

"뭐 그렇다고 기분이 막 상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오빠도 즐기려고 한 거고, 저희도 각자 즐겼으니까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어쨌든 오빠 잘못도 있으니, 오늘 밤은 오빠가 저희 모두를 책임지셔야 해요. 무슨 뜻인지 알죠?"

"그러려고 왔잖아. 말했잖아. 내가 야식이라고."

"한 가지 더 있어요."

"또 뭐?"

"저희 넷 중 누구랑 하는게 가장 좋았는지 꼭 말해주셔야 해요."

"정말로?"

제희가 뒤를 돌아보며 모두에게 동의를 구했다.

"맞지? 이렇게 내기하기로 한 거?"

"콜."

"난 자신있다니까?"

"뭐, 그럼 한 번 해 보시던가?"

다들 동의하자 제희가 다시 말했다.

"우선 오빠가 순서를 정해요. 다같이 해도 좋고, 한 명씩 돌아가도 좋고."

"잠깐. 나 그 전에 좀 씻어야 할 것 같은데."

아까부터 샤워를 하려고 했던 미소가 난처하다는 듯 말했다. 도저히 땀을 흘린 상태로는 바로 섹스가 어려웠던 것이다.

"나도 아직 목욕 못했어."

"우리도 씻긴 씻어야지."

"그럼 오빠. 우리 씻고 올동안 생각해 볼래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았어."

네 사람은 서로 둘씩 흩어져 샤워실로 향했다.

링링과 제희과 한 팀. 그리고 미소와 린다가 한 팀이었다.

나는 혼자 거실에 남겨졌다. 예열도 없이 곧바로 시작이라니.

다들 생각보다 급했던 모양이다.

'누구랑 먼저 한다?'

[린다양은 오늘 혼쭐내주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맞다. 그치?'

오늘의 재회는 린다에 대한 복수도 포함이었다.

그리고 그 복수의 방식은, 린다만 빼고 다 주는 놈이 되는 것이다.

'그럼 어차피 나도 씻어야 하니까, 링링이랑 제희가 있는 쪽으로 가야겠네.'

나는 곧바로 옷을 벗었다. 성수에겐 계체를 위해 굶었다고 했지만, 사실 먹을 거 다 먹으면서 숨만 쉬고 만든 근육이었다.

옷을 모두 벗고 링링과 제희가 있는 샤워실 문을 열었다.

목욕 물을 받고 욕조에 누워있는 링링도, 샤워기로 비누칠을 하고 있던 제희도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엇? 벌써 고르신 거예요?"

"우리가 당첨인가 보네? 들어와, 귀염둥이. 내가 씻겨줄게."

링링이 욕조 안에서 다리를 꼬며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월풀 욕조는 성인 4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었는데, 입욕제를 뿌려놓은 것인지 거품이 가득했다.

나는 사양않고 링링의 맞은 편에 앉았고, 제희도 곧바로 따라 들어왔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데뷔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저희야 뭐 무대 오르느라 바빴죠. 히히, 오빠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워요."

제희가 알몸으로 나를 껴안았다.

부드러운 젖가슴이 팔꿈치에 눌리자 뜨끈한 목욕물과 함께 만족감이 밀려왔다. 반대편에선 링링이 늘씬한 다리를 쭉 뻗으며 불알을 슬쩍 발로 밟아 주었다.

미인 두 명과의 입욕이라니.

그것도 현역 아이돌과.

나 같은 행운아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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