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512화 (1,467/2,000)

1495. 대학 축제-120-

국성대 체육관 탈의실은 상당히 큰 편이었다.

가끔 대학간 리그 경기가 있으면 선수 로커룸으로 쓰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탈의실보다 훨씬 넓었다.

로커도 개인 짐을 수납할 수 있도록 군용 관물대에 준하는 사이 즈였고, 옆으로 샤워실까지 바로 연결되어 흡사 고급 목욕탕을 연상시켰다.

잠깐의 해프닝 때문에 옷을 벗다만 8선녀 일동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재잘재잘 떠들었다.

"깜짝 놀랐네, 변태라도 숨어 든 줄 알고."

"설마 학교에 변태가 있으려고?"

"또 모르지. 변태는 어디에나 있다잖아. 숨어 있을 뿐."

"그럼 우리 과에도?"

경희가 생각없이 던진 말에 다들 같은 사람을 떠올렸다.

'도훈오빠도 살짝 그 쪽인가?'

'취향이 정상은 아닌것 같았는데.'

'우리랑 맨날 스리섬 하는 것보면 변태는 확실하지.'

'변태여도 괜찮아. 섹스도 잘하니까.'

"맞다. 확실히 있어."

"응? 누구?"

"설마 우리가 아는 사람이야?"

"응. 가까워."

나연의 말에 다들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자 나연이 갑자기 연두의 돌핀 팬츠를 쑥 내리더니 소리치는 것이었다.

"무모 변태!"

"꺄악!"

"뭐야 진짜."

"연두 여기 털 하나도 없잖아. 신기하지?"

"나연이 네가 더 변태같아!"

"쯧쯧. 대체 뭐하는 짓인지."

여자 탈의실 구석에 숨어서 대화를 지켜보던 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틀어 막았다. 여학생들끼리의 장난이 생각보다 수위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무모증 아니거든? 왁싱이라고 왁싱."

연두는 자신의 국부가 훤히 드러난 상태에서도 낯빛하나 바뀌지 않았다. 원체 뻔뻔한 성격이기도 했고, 스스로 몸매에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두야 옷 안 입을 거야?"

연두가 노팬티 상태로 계속 있자 효민이 물었다.

"응. 그냥 벗은 김에 샤워나 할까 싶어서?"

"샤워를? 집에서 안 하고 나왔어?"

"아니. 아침에 하긴 했는데, 옷 갈아 입으면 또 찝찝할 것 같아서. 미리 해두려고."

연두는 아예 상의마저 훌렁 벗어버렸다. 모양이 유난히 예쁜 유방이 출렁 하는 모습에 나연이 부럽다는 듯 말했다.

"연두는 가슴이 참 예쁘단 말이야? 누가 보면 물방울 성형한줄?"

"뭐래? 자연산이거든? 볼래?"

연두가 갑자기 위로 껑충 뛰었다.

자연산 가슴이 위아래로 출렁거리는 모습이 무척 선정적이었다. 훔쳐보던 도훈의 투명 꼬추가 자꾸 발기하기 시작했다.

'캬. 이건 또 색다른 재미네. 왜 관음 변태가 생기는지 알 것 같아.'

[이미 볼장 다 본 사이 아닙니까?]

'그래도 알고 볼때랑 숨어서 볼때랑은 또 다르거든. 마치 은밀한 내면을 훔쳐 보는 느낌이랄까?'

[역시 주인님은 변태가 확실합니다.]

옷을 훌렁 벗은 연두가 동기들에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너희들도 같이 씻고 갈래? 아직 주점 개시하려면 30분 넘게 남았는데."

"그럴까?"

"난 별로."

"난 나오기전 씻고 왔어."

8명의 여학생들은 반반으로 나뉘었다.

샤워를 하고 개운한 기분으로 옷을 갈아입겠다는 쪽과, 집에서 나오기 전에 씻고 왔으니 굳이 씻을 필요가 없다는 쪽이었다.

4:4로 의견이 갈렸기 때문에 결정이 나질 않았다.

"그냥 씻고 싶은 사람만 샤워하고 오면 되잖아."

"그래도 같이 해야지."

"왜?"

"우린 동기니까."

명분은 좀 약했지만, 연두는 동기애 차원에서 함께 샤워하자고 주장했다. 실은 그것보다는 다른 여학생들의 몸매를 감상하고 싶은 레즈비언 다운 발상이었다.

'나연이한테는 조금 미안하지만 다른 애들 몸도 훔쳐보고 싶으니까.'

그때 과대인 정음이 연두의 의견에 제청했다.

"그래. 씻을거면 같이 씻고, 안 씻을 거면 다같이 씻지 말자. 우린 동기니까."

"근데 다수결로 해도 무승부인데 어떻게 하려고?"

"이건 어때?"

"응?"

"동전을 던져서 앞이 나오면 같이 씻고 뒤가 나오면 그냥 씻지 말기로."

"그게 좋겠다."

"운에 맡기자 이거지?"

"누구 동전 있는 사람?"

"나 100원짜리가 주머니에 있어."

서현이 동전을 꺼냈다.

"이순신 장군이 앞이지?"

"오케이."

서현이 공중으로 100원을 던졌다가 손바닥으로 받으려는데 동전이 손바닥을 튕기더니 갑자기 바닥으로 데구루루 굴러가기 시작했다.

"어어?"

"가만 놔둬, 쓰러진 쪽으로 결정할 거니까."

동전은 또르르 굴러가더니 투명인간으로 변한 도훈의 발 앞으로 굴러갔다. 도훈은 씩 웃었다.

'결정은 내가 할 수 있겠군.'

도훈의 빠른 동체시력으로 보니 동전은 뒤로 넘어지기 직전이었다. 도훈은 재빨리 뒤집어지려는 동전을 손으로 짚어 앞으로 돌려놓았다, 그러나 그 모습이 너무나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에 멀리서 보던 여학생들이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어? 봤어?"

"응, 마지막에 갑자기 뒤집어 지는 것 같은데?"

"에이, 어디 부딪쳤나 보지."

물리 법칙을 벗어나는 결과였지만, 결국은 도훈의 의도대로 모두 샤워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연두가 씩 웃으며 말했다.

"됐지? 다 같이 씻기로 결정된거다? 다 벗어."

"아이참, 벌써 다 입었는데."

"안 돼. 약속했잖아."

"에이 모르겠다."

반대하던 여학생들도 결국 입었던 옷을 다시 벗기 시작했다.

도훈은 흐뭇한 표정으로 8선녀의 나신을 한명 한명 관찰했다.

따로따로 만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한 데 모아놓고 동시에 벗기니 비교가 확실히 됐다.

'엉덩이는 경희가 최고네. 크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바로 옆에 놓고 보니까 확실히 레벨이 달라.'

끝까지 반대하던 서현도 결국 다시 옷을 벗었다.

그녀는 이미 메이드 복으로 코스프레복을 입은 상태였는데 다시 벗으려니 맨 마지막으로 혼자 벗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다른 여학생들의 시선이 쏠렸다.

"오오, 서현이 벗는다."

"체육과 최고의 글래머."

"하지마."

서현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당당하게 브래지어를 풀어 가슴을 드러냈다.

D컵을 넘는 그녀의 젖소가슴이 두둥- 하고 등장하자 8선녀 중 유일한 빈유인 나연이 시샘하듯 말했다.

"어휴, 계집애 오지긴 오지네. 남는 것 있음 나좀 떼주지."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 어깨 아파 죽겠으니까."

확실히 커다란 가슴이라 밑으로 쳐지는 것때문에 모양은 조금 덜 예쁜 편이었다. 도훈은 서현의 젖소 가슴보다 희주나 정음의 C 컵 가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 아영이도 은근 크네?"

"그러게?"

아영은 여자들 사이에서도 노출이 부담스러운지 유일하게 가슴을 두손으로 감추고 있었다. 그러나 보기보다 큰 사이즈라 두 손으로 덮고도 튀어나온 부분이 더 많았다.

"보지마. 민망하니까."

"같은 여자끼린데 뭘?"

"맞어. 우리도 어떻게 보면 부랄 친구 같은 거잖아."

"부랄도 없는년이 무슨."

"그럼 뭐 클리친구 할까?"

"꺄악!"

"클리 친구가 뭐야?"

순진한 정음의 물음에 서현이 대신 대답했다.

"왜, 거기 숨어 있는 거 있잖아."

"응?"

"아, 아니야. 정음이 넌 몰라도 돼."

"뭐야. 나만 모르는 거야?"

"자자, 다들 씻으러 가자."

탈의를 마친 8선녀가 샤워실 문을 열고 입장했다. 잔뜩 잦이를 세운 도훈이 변태처럼 뒤를 따랐다.

'어휴, 좆꼴려 죽겠네. 확씨 이대로 덮쳐버려?'

[주인님, 자중 하십시오. 투명한 좆이 갑자기 들이 닥치면 놀라 까무러 칠겁니다.]

'그런가? 하아, 근데 진짜 싹다 자빠뜨려놓고 육봉침 한방 씩놔주면 좋겠는데.'

훔쳐보는 재미에 맛들인 도훈은 점점 성욕을 참기 어려웠다.

손만 대면 만질 수 있는 거리에서 젊고 예쁜 여대생들이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고자가 아닌 이상 참기 어려운 고문이었다.

'어후, 살짝만 터치도 안될까?'

[네?]

'비누칠 하고 있을 때 슬쩍 슬쩍. 아니면 머리 감고 있을 때나.'

[꼭 그렇게 하셔야 겠습니까?]

'남자라면 절대 못 참지. 세상 모든 남자들에게 물어보라고, 투명인간이 되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곳이 어딘지.'

[은행 아닐까요?]

'돈은 썩어 넘치게 많아.'

[그럼 어딘가요?]

'어디긴 어디야. 여탕이지. 그리고 지금 탈의실 샤워실이 여탕이나 마찬가지고,'

[감축드립니다. 소원성취 하셨군요.]

'근데 이건 차라리 고문이야.'

[왜요?]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앞에 두고 손발을 묶어 놓은 거나 마찬가지잖아. 투명화 마법 이거 진짜 쓸데 하나도 없네.'

[당연히 해당 마법은 잠입이나 매복같은 작전을 위해 사용되는 전투 마법이니까요. 주인님이 전혀 다른 목적으로 오용하시고 계실 뿐.]

'어쨌든 못 참겠다. 어차피 보이지도 않는데 누군지 어떻게 알거야?'

도훈은 가장 먼저 머리를 감고 있는 정음의 뒤로 다가갔다.

샴푸를 하느라 눈을 못 뜨고 있는 정음의 몸을 보는데, 스스로 만든것임에도 뿌듯함이 절로 느껴졌다.

'이햐, 정음이는 이제 슬렌더의 정석이네.'

[슬렌더요?]

'마른데 적당한 근육질에 가슴은 큰 체형 말이야. 비현실적인 몸매.'

[주인님이 가슴을 키워주시면서 완성시켰군요.]

'그렇지. 내가 빚은 작품이니 내가 좀 만져도 되겠지?'

도훈은 머리를 감고 있는 정음의 허리에 손을 대었다.

눈을 감고 있던 정음은 "응?" 하는 소리를 내고는 다른 친구가 장난치는 줄 알고 신경쓰지 않고 계속 머릴 감았다.

허리를 만지는데 성공한 도훈은 물기에 젖은 정음의 몸을 타고 올라가 가슴을 한 손으로 움켜쥐었다.

"아, 앗. 누구야?"

샴푸가 눈에 들어갈까봐 눈을 못 뜬 정음이 소리쳤지만, 물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정음이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누군지 몰라도 장난 치지마."

도훈은 한발 뒤로 빠져 숨을 죽였다.

'크크크크. 거봐 만져도 모르잖아.'

[재밌으십니까?]

'정음인 내 여자니까 만져도 괜찮아.'

한층 대담해진 도훈은 이번엔 정음의 뒤로 돌아가 백허깅 하듯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꺄아!"

정음이 화들짝 놀라 소릴 지르자 다른 여학생들이 정음을 쳐다보았다.

"뭐야?"

"무슨 일인데 정음아?"

서둘러 눈에 묻은 샴푸를 닦아낸 정음이 동기들을 향해 소리쳤다.

"누가 머리 감고 있는데 내 가슴 만지고 튀었어?"

"무슨 소리야?"

"우린 다 그냥 씻고 있었는데?"

하지만 정음은 자꾸 장난치는 동기들 때문에 열이 받은 상태였다. 원체 성격이 착해서 그렇지, 한번 빡돌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들이받는 특유의 저돌성이 나온 것이었다.

"나랑 장난쳐? 아까부터 자꾸 나보고 수술했냐느니 그랬잖아.

누구냐고."

"뭐야? 왜 저래?"

"정음이 너 뭔가 착각한 거 아니야? 아무도 네 쪽으로 간 사람 없는데?"

다들 억울하다며 항변하자 정음이 씩씩거리며 동기들 쪽으로 걸어갔다. 숨어서 지켜보던 도훈은 괜한 일을 벌였다는 생각에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윽, 나 사고 친 것 같은데?'

[그러게 왜 애들처럼 장난을 치시고 그럽니까? 이러다 싸움 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사실 내가 슴만튀 했다고 밝힐수도 없잖아.'

"연두 너 아니야?"

"아닌데?"

"분명 내 가슴 만지고 튄 사람 있는데."

"어떻게 만졌는데?"

"이렇게 막 뒤에서."

"뒤에서?"

정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지, 연두의 뒤로 돌아가더니 직접 가슴을 주물렀다.

"이렇게 만졌다고."

연두의 등에 정음의 풍만한 가슴이 닿았다.

동시에 정음이 뒤에서 쥐고 흔드니 연두의 표정이 야릇해졌다.

"아, 아, 기분 좋은데?"

"뭐, 뭐라고?"

"농담이야. 야. 누군지 솔직히 말해라. 장난이 심하잖아."

"난 아니야."

"난 경희랑 같이 얘기하고 있었어."

"정음이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닐까?"

범인을 색출하려고 해도 증거가 없는 이상 찾을 방법이 없었다.

그때 서현이 갑자기 뜬금없는 얘길 했다.

"혹시 그거 아니야?"

"뭐?"

"뭔데?"

"아니 어제 영철 오빠가 그랬거든. 체육관에서 귀신을 본 것 같다고."

"꺄악!"

"무, 무섭게 왜 그래 서현아."

여학생들은 샤워를 하다 말고 놀라 서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재밌었는지 서현이 계속 얘기를 이어갔다.

"아니 정말로. 못 믿겠으면 영철 오빠한테 물어봐. 영철 오빠가 어제 체육관에 인기척이 있어서 문을 벌컥 열었는데."

"열었는데?"

"그래서?"

옷을 홀딱 벗은 여학생들은 겁을 집어 먹고 서로 똘똘 뭉쳤다.

비누칠한 가슴과 가슴이 부대끼고 살색의 향연이 이어지자 도훈은 은근슬쩍 그들 사이에 끼기 시작했다.

[주인님 뭐하십니까?]

'지금이 기회야. 이렇게 뭉쳐 있으면 내가 사이에 있어도 다른 사람인 줄 알거 아니야?'

[아니 주인님은 진짜 뇌가 정액으로 절여지신 겁니까?]

"뭔가 희끄무레한 것이 휙!"

"꺄악, 무서워 하지 말라고."

"아니야. 생각보니까 아까도 남자탈의실에서 이상한 소리 났잖아."

"그게 진짜였어?"

"가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잖아."

"난 분명 들었어."

"나도."

"지, 진짜로 체육관에 귀신 사는 거 아니야?"

"무섭게 왜 그래?"

"그게 아니라 예전에 선배한테 얼핏 들은 것 같거든. 예전에 우리과 선배 중에 한명이 전국체전 준비하다가 잘 안돼서 체육관 농구대에 목 매고."

"꺄아아악!"

그때였다.

갑자기 전등이 꺼지며 탈의실 샤워장이 암흑에 휩쌓였다.

도훈이 몰래 수작을 부린 것이었다.

하나밖에 없는 조명이 꺼지자 창문도 없는 내부가 완전한 어둠에 휩싸였다. 여학생들은 불을 켤 생각도 못하고 비명을 질러대며 한곳으로 모였다.

도훈이 자연스럽게 그들 사이에 끼어들면서 비누칠을 한 8선녀사이에 몸을 맡겼다.

'으하하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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