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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493화 (1,448/2,000)

1476. 대학 축제-101-

* * *

은주가 도훈을 꼭 끌어안았다. 들어박기 자세에는 당연한 반응이었지만, 그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절실한 마음도 일부 담겨있었다.

들썩, 들썩!

도훈이 엉덩이를 받쳐들고 위아래로 흔들때마다 은주의 시선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시소를 빠르게 타면 세상이 이렇게 보일까? 무자비한 속도로 들어박기를 하는 도훈은 짐승 그 자체였다.

‘아아, 어떻게 이런 파워가!’

도훈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힘에, 은주는 완전히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수컷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입증하는 도훈이었다. 띠동갑을 넘는 나이차에도 은주가 그를 남자로 느끼는 이유기도 했다.

‘이 아이, 놓치고 싶지 않아.’

은주가 더욱 강하게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온 몸에서 땀이 흐르며 몸이 아래로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절대 안 놓칠 거야. 세상 모두가 나를 비난하고 조롱해도 상관없어.’

교수와 학생이라는 신분은 은주에겐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했다. 12살이라는 나이차 역시 장애가 될 수 없었다. 은주에게 있어 도훈은 누구보다 강인한 사내였고, 평생을 안기고 싶은 대상이었다.

들썩, 들썩!

도훈이 피니시를 향해 질주했다.

시소는 더욱 빨라져 은주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매일 밤 자신을 이렇게 위로해 준다면, 억만금이라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욕정만 채우는 상대라도 상관없어. 아니, 다른 여자에 한 눈 팔아도 괜찮아. 그저 가끔 이렇게 나를 위로해 줄 수 만 있다면.’

“누나, 갈게요.”

“으, 응! 도훈아!”

도훈이 올려치는 속도를 최고로 올리더니 절정의 순간 있는 힘을 다해 은주를 내리 꽂았다.

“흐아아아아앙!!!!”

대물이 말뚝처럼 은주의 봊이를 꿰뚫었다. 은주는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는 듯 두 다리를 허리뒤에서 교차시키며 도훈을 꼭 끌어안았다. 이윽고 밀려오는 쾌감의 해일에, 은주는 실신할 것처럼 사지를 떨어댔다.

“흐, 흐앙, 흐아앙, 너무 좋아, 도훈이 너무 좋아!”

“저두요, 교수님.”

도훈은 아기처럼 매달린 은주를 오랫동안 품어주었다. 50kg에 육박하는 은주를 몸에 매달고 있으면서도 호흡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들어박기가 조금도 힘들지 않네.’

[주인님의 강화된 내공과 체력은 이미 탈인간의 경집니다.]

‘그러게. 진정한 섹스머신으로 거듭나는 중인가?’

[그나저나 은주양은 언제까지 안고 있을 예정입니까? 이만 돌아가 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놓아줄 생각을 안하니까 먼저 내려놓기가 민망해서 말이야.’

[은주양도 참, 주인님을 좋아하는 모양이네요.]

‘싫을 수가 있나. 입장 바꿔 생각해봐도 나역시 그랬을 텐데.’

도훈은 자신이 만약 은주의 나이일 때 차이의 여대생과 만났다면, 섹스는 둘째치고 함께 밥먹고 차만 마시는 사이가 되었더라도 행복했을 것 같았다.

이는 보통의 20대에겐 있을 수 없는 공감능력.

하지만 불혹을 넘기고 젊어진 도훈에게는 충분히 이해가능한 범위였다.

‘은주의 마음은 십분 이해할 수 있어. 아까 우리과 후배들 보고 질투하는 모습마저 귀엽게 보이더라고.’

[어떻게 보면 본래의 주인님 나이에 그나마 가깝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

그때 도훈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마침 핑계를 찾고 있던 도훈이 은주에게 말했다.

“누나, 나 통화좀.”

“으,응.”

도훈은 은주를 소파에 조심스럽게 내려주고 발신자를 확인했다.

액정에 표시된 이름은 정음이었다.

‘응? 정음이가 무슨 일로 전화를?’

“여보세요?”

-오빠, 통화 괜찮으세요?

도훈은 은주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사인을 보낸 뒤 정음과 통화를 이어갔다.

“어, 말해.”

-어디 계세요? 주점에 안 보이시는 것 같은데.

‘이크. 다들 일하느라 바빠서 눈치 못 챌 줄 알았는데, 중간에 샌 걸 정음이가 알아차린 모양이야.’

도훈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잠깐 심부름 나왔어. 교양 수업 듣던 교수님이 술 팔아주러 오셔서, 숙취해소 음료 좀 사다드린다고.”

은주는 자기 이야기가 들리자 말없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나?”라고 입을 벙긋거렸다. 도훈이 미안하다는 식으로 양해를 구했다.

-아, 그러셨구나.

“왜? 주점에 무슨 일 있···어?”

도훈은 말하다 순간 놀라서 멈칫하고 말았는데, 실제로 자신에게 무슨일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은주가 갑자기 달려들더니 정액과 애액이 잔뜩 묻은 대물을 입으로 빨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뇨. 별일은 아니고요···.

도훈이 당황하며 뭐하는 거냐며 어깨를 으쓱했지만, 은주는 아랑곳 않고 잦이 전체를 혀로 싹싹 핥으며 청소를 해주었다.

“별일도 아닌데 정음이 네가 나한테 전화를 걸리는 없을텐데?

나 금방 돌아가.”

-음, 그럼 오시면 말씀 드릴게요.

“알았어.”

도훈이 전화를 끊자마자 은주에게 말했다.

“교수님. 놀랐잖아요.”

추릅추릅-!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싹다 핥아 먹은 은주는 도훈의 앞에서 보란듯이 꿀꺽 삼켰다.

“씻지도 못할 텐데 입으로 씻겨주고 싶어서.”

“아이참, 안 그러셔도 되는데.”

“근데 지금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은주가 통화내용을 엿들었는지 도훈에게 물었다.

“네. 누가 절 찾네요.”

“여자 후배 같던데. ···맞아?”

도훈은 은주가 또 질투할까 신경쓰였지만, 어설프게 둘러대는 것보다 솔직하게 말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네. 아까 서빙하던.”

“그렇구나. 그럼 얼른 가봐.”

의외로 은주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교수님은요?”

“난 뒷정리 좀 하다갈게. 혹시 우리 대학원생들이 물으면, 급하게 메일 보낼 게 있어서 연구실 들렀다 간다고 전해줘.”

“아···. 네.”

도훈이 서둘러 옷을 껴 입는데, 아직까지 알 몸으로 있던 은주가 말했다.

“도훈아.”

“네?”

“네가 누구를 만나고 뭘해도 난 괜찮으니까, 편하게 해.”

“아니 교수님 그게 아니라···.”

“진심이야. 나 그렇게 욕심쟁이 아니야.”

“음.”

“솔직히 살짝 질투도 나긴하는데, 너를 나혼자 독차지 하는 건 지나친 욕심인 것 같아.”

“교수님···.”

“대신, 가끔 오늘처럼 나 달래줘야해? 알았지?”

“당연하죠.”

“그래. 얼른 가봐. 난 조금만 여기 정리하고 조금만 쉬었다가 갈게.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까 팔이 저려 죽겠어.”

들어박기 자세에서 오래 매달렸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네, 그럼 먼저 가볼게요. 누나.”

도훈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은주를 혼자 남겨두고 연구동을 떠났다.

혼자가 된 도훈은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지자 동작을 빨리했다. 엘리베이터 기다릴 시간도 아까워 계단을 단숨에 10개씩 뛰어 내리며 순식간에 건물을 빠져나갔다.

‘숙취해소 음료부터 사와야겠지?’

도훈은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을 떠올렸고, 최단 동선으로 스피디하게 이동했다. 축제기간이라 사람이 많긴 했지만 어둑어둑한 밤이라 건물 사이를 넘나드는 도훈을 목격한 사람은 없었다. 편의점에서 숙취해소 음료를 확보한 도훈은 곧바로 주점으로 달려갔다.

“어? 잘생긴 학생 왜 혼자서 와? 교수님은?”

도훈은 은주가 알려준대로 핑계를 댔다.

“전 그럼 이만 일 볼게요. 맛있게 드시다 가세요.”

“응, 그래. 고마워.”

“여기 안주도 정말 맛있다.”

“나중에 교수님 오시면 잠깐 들러. 내가 술한잔 따라 줄테니.”

“네, 네.”

대학원생 테이블에서 벗어난 도훈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정음을 찾았다.

그러나 야외테이블에선 정음이 보이지 않았다.

‘얘는 무슨 일 있는것처럼 사람 불러놓고 어디로 사라진 거야?’

* * *

“···그렇게 됐어.”

“음, 난처하게 됐구나.”

여자화장실 앞에서 정음과 그녀의 절친 아영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훈과 통화를 마친 정음에게 불쑥 아영이 다가와 화장실을 같이 가자며 부탁한 것이었다.

어차피 도훈이 심부름을 나간 마당에 언제 올지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정음은 아영과 함께 여자화장실로 향했다. 그러나 축제 기간 중에 개방된 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에 특히 여자 화장실 앞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도 때울겸 정음은 아영에게 아까 창고 천막에서 있었던 일을 살짝 언급했다. 내용을 다 들은 아영은 특유의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걱정마, 별일 없을 거야.”

“그래도 사람을 기절시켰는데? 그 선배가 나 고소하는 건 아니겠지?”

아영의 위로에도 정음은 여전히 초조한 표정이었다. 운동을 배운 이후 대련이 아닌 상태로 누군가를 때려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정음은 몹시 불안해했다.

“아니. 맞았다는 말도 못할 걸?”

“정말?”

“응. 그 선배가 이상한 짓을 하려고 했다면서?”

“아니, 그냥···. 말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주먹이 나가더라고.”

“그 전에 말이야. 핸드폰으로 이상한 걸 보고 있었다면서?”

“응.”

정음은 발기된 지환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더니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부르르 떨었다.

“내 추측인데 어쩌면 지환 선배가 일부러 너를 거기서 기다렸을 수도 있어.”

“정말? 내가 거길 올 줄 어떻게 알고?”

“나중에 들어왔다던 다른 선배가 거길 가라고 시켰다면서?”

“승현선배?”

“응. 그리고 뒤늦게 들어와서 다짜고짜 너한테 미안하다고 했고. 분명 그 둘이서 뭔가를 꾸미려고 했던 걸거야.”

“정말? 난 생각도 못했는데?”

뇌가 청순한 정음은, 아영의 추측에 무척 놀란 표정이었다.

설마하니 둘이서 짜고 자신을 그쪽으로 유인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던 것. 하지만 아영은 대강의 상황을 듣자마자, 대번에 두 사람의 음모를 유추한 것이었다.

“증거는 없으니까 물론 일방적인 내 추측일 뿐이야. 하지만 그게 맞다면 절대 오늘 일을 문제 삼을 수 없을 거야.”

“아···.”

“그러니까 너무 걱정마. 들어보니까 맞을 짓을 했는데 뭘.”

“지환 선배가 나한테 왜 그랬을까?”

여전히 정음이 맥락을 못 짚자 아영도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정음이는 너무 순진해서 탈이란 말이지?’

“너한테 관심있었나 보지.”

“나한테? 나를 왜 갑자기?”

정음은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 표정이었다.

“지환 선배는 평소에 나랑 말도 거의 안 하던 사인데?”

“원래 남자들은 그럴 수 있어. 여자랑은 다르니까.”

“정말?”

아영은 할리 퀸으로 변신한 정음의 복장을 지적했다.

“우선, 오늘 옷이 평소랑 다르잖아. 조금 파이기도 했고.”

“앗!”

정음이 민망한듯 야구점퍼의 지퍼를 목까지 끌어 올렸다.

“이, 이건 그냥 코스프레잖아.”

“어쨌든. 평소와 다른 섹시한 네 모습에 지환 선배가 눈이 훽돌아갔나 보지.”

“말도 안 돼···.”

정음은 자신이 섹시하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영의 말이 기이하게 들렸다. 또 설사 그렇다고 한들, 한 학기가 지나도록 겨우 안면만 튼 선배가 불쑥 자신에게 호감이 생겨 고백을 하려고 했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아영이 차분하게 설명했다.

“남자들은 원래 본능이 앞선다잖아. 5분이면 사랑에 빠질 수도 있을 걸?”

“히잉. 이상해. 정말.”

“그러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마. 내가 볼 땐 내일이면 별것도 아닌 해프닝이 될 테니까.”

“그렇다면 다행이고.”

아영과 이야기를 나누자 정음도 어느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단지 걱정을 털어놓는 것 만으로도 적잖이 위안이 되는 친구였다.

“근데 좀 웃기긴 하다. 고백 좀 했다고 사람을 기절시키는 건 처음 들어봐.”

“아니야. 고, 고백같은 거.”

“아닌데 엘보 어택을 날린 거야?”

“그, 그게 나도 모르게···.”

정음이 난처해하는 모습이 귀여웠기 때문에 아영은 순진한 그녀를 계속 놀렸다.

“왜? 그 선배 별로였어?”

“아니 뭐···. 딱히 아는 사이도 아니니까.”

“나름 인기 많던데? 나도 사실 학과에는 관심없는 편이지만, 그 선배 이야기는 가끔 들었거든.”

“그래?”

“응. 우리과에선 조용한데, 상당한 바람둥이라고.”

“으엑.”

정음은 유명한 바람둥이가 자신을 작업하려고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빠졌다.

설사 꼬셨더라도 넘어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겠지만, 자신을 그런 대상으로 봤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한 것이다.

“적당히 적응하는 게 좋지 않을까?”

“뭘?”

“앞으로 이런 일이 자주 있을 것 같은데?”

“나에게?”

정음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응. 정음이 너 예쁘잖아. 사실 지금까지 고백을 안 받아 본게 더 신기하지.”

“뭘 또 예쁘기까지···. 아영이 네가 훨씬 예쁜데.”

정음은 진심이었다.

겸손한 표현이 아니라, 정음은 정말로 아영이 자신보다 훨씬 여성스럽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얼음공주’라는 별명처럼 차갑고 무뚝뚝했지만, 친해지고나니 이토록 자상하고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

아영은 정음의 칭찬에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정말 너보다 더 예뻤으면 도훈 오빠가 너를 택하진 않았겠지.’

아영은 씁쓸한 마음을 뒤로한 채 정음에게 대답했다.

“내가 이런 일이 앞으로 자주 있겠다고 한 건 다름이 아니야.

정음이 너 이번에 미스 국성에 나가서 2등 했잖아.”

“그, 그건. 그냥 운이 좋았던 거야.”

“아무튼 덕분에 정음이 네가 평소 감추고 다녔던 몸매도 엄청 좋다는 걸 많은 남자들이 다 알아버렸거든.”

“아앗!”

“어쩌면 우리과 뿐만 아니라, 다른 과에서도 대시할지 모르겠네.”

“하윽,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정음이 여자부 경기에 나가게 된 것은 순전히 학과의 명예를 위해서였다.

회장인 도훈도 출전하는 마당에, 자신도 거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든 열심히하는 정음의 성격상, 대회 준비를 대충 할 수 없었고 그 결과 준우승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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