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4. 대학 축제-99-
"그, 그게 뭐야?"
은주는 도훈의 직설적인 표현에 솜털이 곤두서는것 같았다.
선정적인 대사와 달리 도훈이 밝게 웃으며 설명했다.
"아무튼 그런 말의 약잔데, 이모뻘 되는 연상 여성에게 끌리는 취향이라고 해야하나? 생각보다 대중적인 단어예요, 밀프라는 말."
"그렇구나. 난 나보고 엄마뻘이라는 줄 알고 놀랐어."
"에이, 그건 너무 나가셨네. 이모도 과하죠. 나이차 나는 사촌누나뻘이면 모를까?"
도훈이 계속 은주를 다독였다.
하지만 은주의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것 같았다.
"그래도 너랑 나랑은 거의 띠동갑이잖아. 솔직히 적은 나이차는 아니지."
"그게 어때서요? 원래 여자 연상 남자 연하가 속궁합이 가장 좋다잖아요."
"어째서?"
"남자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이 성욕이 가장 왕성하고, 여자는 20대 후반부터 30대가 절정이라?"
"아."
"그러니 그 나이대 남녀가 만나면 활활 타오르는 거죠."
"피-. 나 기분 좋으라고 일부러 하는 얘기 같은데?"
"팩트잖아요. 교수님은 저랑 별로 였어요?"
"그럴리가."
도훈과 은주가 단둘이 계속 속닥거리자, 자기들끼리 열심히 술을 마시고 있던 대학원생 중 하나가 불쑥 말을 걸어왔다.
"교수님. 잘생긴 학부생만 너무 편애하시는 거 아니에요?"
"맞아요. 저희는 맨날 부려먹으면서."
서로 나이차가 제법 났기 때문에 둘이서만 얘기를 나누어도 그것이 음란한 내용일거라곤 짐작도 못하는 대학원생들이었다. 손교수는 도훈에게만 집중하느라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못한 걸 깨닫고는 곧바로 술 병을 들었다.
"아, 도훈 학생이 진로 상담을 해와서, 미안. 내가 술 한 잔씩 따라줄게."
손교수가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대학원생들 빈잔에 술을 따랐다.
평소엔 하늘처럼 받들어 모시는 손교수가 몸소 잔을 채우자, 대학원생들이 감격한 듯 두손으로 술을 받았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교수님, 제 박사논문 심사좀 잘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교수님!"
장난스러운 대학원생들 반응만 봐도, 손교수가 평소 휘하의 대학원생들과 얼마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는지 볼 수 있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온 손교수가 도훈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계속 여기 있으면 눈치보여서 안 되겠어."
"그럼요?"
"술 마셔서 얼굴도 뜨거운데 바람 좀 쐬러 갈래?"
"둘이 동시에 일어서면 눈치 보이지 않을까요?"
"그럼 어떻게 하지?"
"제가 알아서 해볼게요."
도훈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대학원생들을 향해 말했다.
"선배님들! 일부러 누추한 곳까지 찾아주셔서 영광입니다. 제가 감사의 의미로 편의점가서 숙취해소 음료를 사올까하는데 괜찮으실까요?"
"좋지! 술 더 시키라는 거 아니야?"
"아이고, 우리 후배님이 기본이 됐구만."
"인물도 반반한데, 자네 우리과로 전과할 생각없나?"
도훈은 그렇게 말하더니 손교수를 슬쩍 찔렀다. 손교수가 도훈의 사인을 눈치채고 맞장구를 쳤다.
"뜻은 좋은데 돈도 안 버는 학생한테 얻어 먹을 순 없지. 내가 같이 다녀올게."
"오, 그럼 교수님이 사주시는 거예요?"
"야. 술 더 시켜! 지금부터 내일은 없는 거야."
도훈은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일부러 연기했다.
"교수님, 저 혼자 다녀와도 괜찮습니다."
"아니야. 실은 나도 술이 올라왔는지 좀 더워서. 바람 좀 쐬고 싶어서. 편의점이 어디야?"
"여기선 학교 밖이 제일 가깝습니다."
"그럼 가자. 애들아, 나 데이트 좀 하고 올게!"
손교수가 일부러 도훈의 팔짱을 끼더니 대학원생들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오오, 사겨라, 사겨라!"
"역시 영계가 최고라니까."
"이봐 학생. 교수님 조심해. 라면 먹자고 해도 절대 따라가면 안돼."
다들 술에 취해 왁자지껄 떠드는 사이 손교수와 도훈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이 모습을 감추자 대학원생 하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근데 진짜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아니겠지?"
"미쳤냐. 교수님이 아무리 어려보여도 띠동갑인 어린애한테 무슨."
"취했구나 우리 무혁이. 교수님이 그냥 장난치는 거잖아. 교양수업때 하도 수업을 열심히 들어서 오늘 술 팔아 주러 온 거라고 했었고."
"하긴. 내가 봐도 그건 아닌듯.' 함께 온 대학원생들을 따돌린 도훈과 은주는 축제로 붐비는 인파들 사이를 헤치고 나갔다. 두번째 날 밤이라 그런지 축제는 절 정에 달한 듯 어제보다 배는 많은 사람들이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정말 사람 많네요. 우리학교 학생들 다 몰려 나온듯요."
"그러게. 참 좋을 때다 그치?"
손교수는 20대 어린 대학생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에 흐뭇한 마음과 동시에 착잡함을 느꼈다. 그저 보기만해도 생기가 넘치는 젊은이들의 모습과 대비되어 자신도 이제 나이가 들었다는 박탈 감이 느껴진 것이었다.
그때 도훈이 자연스럽게 손교수의 손을 꼭 잡았다.
"누나도 한창이죠."
"···도훈아."
"어디 갈까요? 음료수 사올 시간으론 촉박할 것 같은데."
"교수 연구동으로 갈래? 여기서 얼마 안 먼데."
"그래요."
두 사람은 방향을 틀어 손교수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향했다.
항상 밤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던 연구동이었지만, 오늘은 모두 불이 꺼진 상태였다.
"축제 때문에 밤에 시끄러워서 교수들도 다들 일찍 퇴근했어."
"아하."
손교수는 핸드폰에 달린 출입키를 이용해 연구동 건물의 잠금을 해제했다.
"우리밖에 없나봐."
"그래요?"
둘 밖에 없다는 말에 도훈은 곧장 손교수의 허리를 팔로 휘감았다.
"그럼 마음껏 스킨십해도 되겠네요?"
"아, 아아. 도훈아."
"아까부터 만지고 싶었는데 누가 볼까봐 참은 거 알죠?"
허리를 두른 도훈의 손이 위로 올라가더니 은주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전부터 시작된 애무는 단 둘이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도훈이 손교수를 구석으로 밀어 붙이며 다짜고짜 키스를 퍼부은 것이었다.
"우읍 도, 도훈아!"
박력 넘치는 도훈의 행동에 손교수도 순식간에 흥분하고 말았다.
늦은 밤, 텅 빈 학교라는 배경은 언제나 그렇듯 스릴이 넘쳤다.
입술을 삼켜버릴 것처럼 키스를 퍼붓던 도훈은 동시에 손교수의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손교수의 연구실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상의는 완전히 벗겨진 상태가 되었다.
"아아, 못참겠어요 누나."
"나도, 도훈아."
연구실로 들어가자마자 손교수가 도훈을 소파로 이끌었다. 도훈을 소파에 눕힌 손교수는 브래지어까지 모두 벗으며 상의를 탈의하더니, 힐을 신은 그대로 도훈의 배 위에 올라탔다.
"밀프 취향이라고?"
"모르셨어요? 그래서 교수님 보자마자 따먹고 싶었는데."
"그랬어? 나돈데. 나 너 보자마자 하고 싶더라."
은주는 서둘러 바지를 벗겼다. 도훈이 호응하며 바지를 무릎까지 끌어내렸다. 은주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걸 알았기에 치마도 벗지 않고 그대로 도훈의 대물 위에 팬티를 문질렀다. 잦이에 닿은 은주의 팬티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어요?"
"아까 몰래 니꺼 만질 때부터."
"참기 힘드셨겠네요."
"응. 하고 싶어 죽는 줄 알았잖아."
은주는 팬티도 벗지않고 그대로 옆으로 젖히더니 푹 젖은 봊이를 도훈의 대물에 문질렀다. 흥건한 애액이 도훈의 대물을 축축하게 적셨다.
"바로 넣어요?"
"응."
도훈은 구멍을 찾더니 단숨에 쑥 꽂아 넣었다. 한방에 꽂힌 대물에 은주가 허리를 뒤로 휙 젖히며 크게 신음을 터뜨렸다.
"흐으응! 너, 너무 좋아!"
흥분한 은주는 골반을 최대한 밀착시키더니 빠르게 앞뒤로 흔들었다.
찌꺽찌꺽-!
음탕한 소리가 교수 연구동 전체로 울려퍼져나갔다.
"역시 누나 봊이가 최고야."
"하으으응, 정말? 나 정말 맛있어?"
"당연하지. 이 맛에 내가 누나를 못 끊는 다니까?"
도훈이 허리를 위로 튕기며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굵직한 대물이 꽂힐때마다 은주의 커다란 가슴이 거칠게 요동쳤다.
"아앙, 아앙, 우리가 이런 사이라는 거 아무도 모르겠지?"
"그쵸. 아까 대학원생들도 전혀 눈치 못 채던데요?"
"으응, 걔들 앞에선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 보인적 없거든."
"왜요?"
"난 원래 사람 관계가 칼 같은 사람이거든."
"제 앞에서만 그럼 이러시는 거예요?"
"당연하지."
"좋네. 특별대우 받는 기분이라."
흥분한 은주는 급기야 제 손으로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몸매 좋은 은주가 말타기를 하며 스스로 가슴을 쥐어짜며 애무하는 모습은 퍽 선정적이었다.
"내가 만져줄게요."
도훈이 팔을 뻗더니 은주의 젖가슴을 와락 움켜쥐었다. 손가락 마디 틈으로 젖꼭지가 삐져나왔다.
"흐응!"
"젖빨고 싶어요."
"빨아줘."
손교수가 상체를 기울여 도훈의 입가에 젖을 들이밀었다.
글래머인 손교수의 젖가슴이 탐스러운 열매처럼 입술 위로 드리웠다.
"맘마 줘요."
"마, 맘마라니···."
"응, 나 애기."
도훈이 무리수를 펼쳤다.
[주인님, 애기는 좀.]
'밀프 취향을 각인시키기 위해서야.'
[살짝 토쏠릴 뻔 했습니다.]
도훈은 정말로 갓난아기처럼 손교수의 커다란 젖가슴을 쪽쪽 빨았다.
손교수는 당혹스럽기도 하면서도 열심히 젖을 빠는 도훈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귀여워. 정말 아기처럼 빨고 있어.'
도훈은 또래 학생처럼 보이지 않았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인데, 이따금 또래나 혹은 오빠로 느껴질 정도였다.
어쩌면 도훈의 실제 나이가 40대 였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었으나 손교수는 겉모습과 행동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에 스스로의 취향이 이런 쪽이었나 의심이 들었다.
'나는 어쩌면 도훈이처럼 어린애를 밝히는 취향일까?'
물론 법적으론 스무살만 넘어도 성인이었다. 중학생만 돼도 남자 구실을 하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서른 중반에 이른 시집도 안간 노처녀가, 20대 초반의 대학생을 파트너로 두고 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심적인 부담을 주었다.
"아앙, 도훈아."
"좋아요?"
"너무 좋지. 좋은데···."
은주가 말끝을 흐렸다.
도훈이 젖빨기를 중단하고 물었다.
"좋은데 왜요?"
"갑자기 너한테 미안해져서."
"뭐가요?"
"내가 조금이라도 어렸으면, 네가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서. 더 탄력있고, 더 예쁠 때 널 만났어야 했는데."
"그런말 마시라니까 그러네. 지금도 누난 충분히 예쁘고 넘치도록 섹시해요. 그리고 지금보다 더 어릴때 만났으면 나 고등학생인데?"
"그건 좀 그런가?"
"난 상관없어요. 설사 고등학생이었어도 무조건 누나랑 했을테니까."
"아아, 그럼 안되는 거잖아."
"그럼 누나가 계속 봊이 쪼이는 건 말이 되고?"
"히잉-."
은주는 무의식적으로 케겔운동을 하듯 구멍을 조였다 푸는 중이었다.
도훈의 지적에 얼굴이 화끈해진 은주가 민망함에 도훈의 입술에 키스했다.
"몰라, 나 그냥 아무 생각안할래."
"그래요. 남녀가 섹스를 하는데 나이가 뭐가 중요해요?"
도훈이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은주를 안은 상태로 단숨에 소파 위에 올라선 것이다. 압도적인 힘에 은주가 놀라서 물었다.
"나 안 무거워?"
"깃털보단 살짝 무겁네요."
"피-. 진짜 말도 너무 예쁘게 해."
도훈이 은주를 안은 상태로 들어박기 체위를 취했다.
"말은 예쁘게 해도 행동은 거칠죠. 준비 됐죠?"
"으, 응?"
"자, 갑니다."
도훈이 은주를 안아들더니 그대로 들박을 시작했다.
"흐, 흐아아앙!"
* * *
"저기 정음아."
도훈이 잠시 은주와 밀회를 나선 사이, 눈치를 보던 승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 부르셨어요 선배?"
할리 퀸 복장으로 열심히 서빙을 하던 정음이 순진한 얼굴로 되물었다.
과한 화장에 양갈래로 딴 머리가 너무나 잘 어울려 승현도 순간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와씹, 가까이서 보니 오지네 진짜. 지환이 그놈이 왜 그렇게 눈이 돌아갔는지 알 것 같기도.'
친구를 돕기로 마음먹은 승현은 지환이 시킨대로 대사를 날렸다.
"혹시 술 어디있는 줄 알아? 찾는데 안 보여서."
"아, 그거 주점 뒤 쪽 천막에 있어요. 식재료랑 같이."
"그래? 거기가 어딜까나."
승현이 일부러 뜸을 들이자 성격 좋은 정음이 바로 말했다.
"제가 가서 가져올게요."
"정말? 나야 그래주면 고맙지. 근데 맥주 궤짝 무거운데 들 수 있겠어? 한 박스가 필요한데."
"충분하죠, 선배. 저 힘 세요."
정음은 아무것도 모른 채 승현에게 말했다.
승현은 너무나 순진한 태도에 살짝 죄책감이 들었다.
'아무리 지환이 부탁이라도 이건 좀 아닌것 같은데. 저렇게 순진하고 예쁜 애를 지환이 같은 쓰레기한테 넘긴다는게.'
승현은 지환과 죽이 맞는 친구였지만, 그의 여성편력까지 두둔하는 것은 아니었다.
같은 남자가 봐도 지환은 쓰레기였으며 그런 지환에게 정음은 너무나도 아까운 후배였다.
"아니다. 그냥 내가 갈게. 일 봐."
"정말로 괜찮아요. 제가 후딱 다녀올게요."
중간에 마음이 바뀐 승현이 정음을 말려 보았으나, 정음은 이미 천막으로 뛰기 시작했다.
"아니, 야. 정음아!"
승현은 정음의 뒤통수에 대고 공허하게 외칠 뿐이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생각에 승현은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지환이 그새끼가 설마 강제로 덮칠것도 아니고 그냥 자리만 만들어 달라는 거니까. 이제부턴 둘이서 알아서 할 일이지.'
승현은 애써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며 두 사람에게 관심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