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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488화 (1,443/2,000)

1471. 대학 축제-96-

[승희양에게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실컷 즐기고 나서 걸레같은 년이라니요?]

'그걸 더 좋아하니까 해준거지. 보라고. 모욕 당했을 때가 훨씬 표정 살아있는 거.'

[하여간 주인님은 가끔 보면 완전 양아치 새끼가 따로 없단 말이죠?]

'뭐야? 지금 나 욕한 거야?'

[아닌데요?]

'욕 같은데?'

[그건 그렇고···.]

'어어, 얼렁뚱땅 말돌리지 말라고.'

[얼른 주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시간을 너무 지체 하셨습니다.]

'아차차.' 도훈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는 승희를 향해 말했다.

"계속 그렇게 있을 거야?"

"히, 힘이 하나도 없어요. 조금만 더 늘어져 있을 게요."

"나참. 미안한데 난 바빠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

도훈은 구석에 있는 야구배트를 챙겼다.

그 모습을 본 승희가 물었다.

"뭐예요, 그건?"

"야구 방망인데? 나 여기 이거 가지러 온 거야."

승희가 실망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난 또 뭐라고."

"왜?"

"전 또 그걸 저한테 넣어주시려는 줄 알았죠."

"···뭐라고?"

도훈이 어이가 없어 승희를 쳐다보았다. 방금 전 폭풍같은 섹스를 끝마치고도 여전히 음탕한 생각을 하는 승희의 성욕에 질린 표정이었다.

'실화냐? 빠따 딜도?'

[아무리 봐도 제정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우, 진짜. 별 걸레들을 다 봤지만 쟤는 좀 심하네. 거의 구제불능 수준이야.'

"암튼, 난 먼저 간다."

"오빠 잠깐만요."

"왜?"

승희가 자꾸 먼저 떠나려는 도훈을 붙잡았다. 여전히 옷은 입지도 않았고, 구멍에선 허연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갈 때 가더라도 연락처라도 주고 가지?"

"왜?"

"오빠가 지환이랑 섹파 끝내라면서요? 그럼 책임져야죠."

도훈이 콧방귀를 꼈다.

"섹파가 지환이만 있지 않을 것 같은데? 아니야?"

정곡을 찔렸는지 승희가 민망하게 웃었다.

"헤헤, 그게 아니라 오빠가 마음에 들어서 그렇죠."

"난 한 번 잤다고 막 아무나 섹파 하고 그렇진 않는 주읜데."

"뭐라고요? 지금 먹튀하시는거? 체육교육과 이도훈 오빠?"

마치 신분을 알고 있으니 피곤하게 만들겠다는 협박과도 같은 발언.

승희가 구질구질하게 굴자 도훈은 순간 짜증이 났다.

'바빠 죽겠는데 더럽게 질척거리네. 그냥 붉은실을 잘라버릴까?'

[그러시는 게 좋겠습니다. 상당히 피곤한 타입이군요.]

짜증이 난 도훈이 미간을 찌푸리자 승희가 갑자기 황홀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존멋이다, 진짜. 오빠 인상 찡그릴 때 말론 브란도 같다는 말듣지 않아요?"

"뭐라는 거야 진짜."

"아잉, 오빠. 나 오빠 진짜 마음에 들어서 그래요. 오빤 나 별로였어요?"

별로였냐고? 솔직히 괜찮았다. 걸레라서 쪼임도 없는 허벌일줄 알았는데, 막상 속궁합은 나쁘지 않았다. 도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건 아닌데. 난 섹파 같은 건 안만드는 주의라."

"음,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럼 정액받이는 어때요?"

"뭐?"

승희는 거침이 없었다.

아무리 몸을 막굴리는 걸레라곤 해도 정도가 지나칠 정도였다.

"섹파가 그러면 그냥 정액받이로 쓰시라고요."

"두개가 무슨 차인데?"

"파트너는 서로 원할 때 만나잖아요."

"근데?"

"정액받이는 말 그대로 오빠가 원할 때 물만 빼고 가도 되는 거 죠. 제가 다 받아 드릴게요."

[와, 멘탈 뭐죠?]

'진짜로 변태였구나. 중증이네 저 정도면.'

승희의 제안에 도훈이 어처구니 없어 하는데 승희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눈치 채셨겠지만, 저는 막 대해주는 거 좋아해요. 오빠 원할때 멋대로 따먹으셔도 돼요. 친구 불러서 2:1로 굴리셔도 되고, 아까 말했듯이 야구 방망이 같은 것도 넣고 싶으시면 시도 해볼게요.

들어갈진 모르겠지만."

도훈은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승희의 표현에 기가 찼다. 하드코어에도 정도가 있다면, 승희는 도저히 대학생의 경험에서 나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로시.'

[네.]

'쟤랑 해서 포인트 얼마나 벌었어?'

[놀라지 마십시오. 미션 완료 보상으로 5000포인트, 그리고 이제껏 상대한 남자 숫자만큼 받는 보상으로 20,000포인트가 넘습니다.]

'이만이라고?'

도훈은 듣고도 믿기지 않아서 다시 물었다.

'네. 한 사람당 100포인트니까 200명을 넘게 남자들을 상대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몸도 안팔고 자발적으로?]

'네. 성매매의 경우는 카운트가 되지 않으니까요.]

'돌았네. 내가 만나본 여자중에서 가장 역대급이다. 쟤 스물 하나라지 않았어?'

[네.]

'그럼 1년에 거의 100명 가까이 잤다는 거잖아? 3일 걸러 한 명꼴로?'

[계산이 그렇게 되는군요. 10대때부터 경험이 많지 않았다면요.]

'와, 무슨 저런 대걸레 같은.'

승희에 대해 알수록 점점 도훈은 혼란스러운 기분이었다.

한때 포인트 벌이를 위해 나이트나 클럽을 전전할 때도 30명을 넘긴 여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창녀가 아닌이상 아무리 문란한 여자라도 20대 때 거쳐간 남자가 30명을 넘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승희는 스물 한살의 나이에 벌써 200명이었다. 그것도 현재 진행형으로.

'나 성병 검사해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콘돔도 안 꼈는데.'

[걱정 마십시오. 주인님은 환골탈태 이후로 만독불침이나 다름없는 몸이니까요.]

'오잉? 정말?'

[네. 주인님의 면역세포 저항력은 탈 인간 급입니다. 어지간한 세균이나 박테리아는 주인님의 항체를 이겨내지 못합니다.]

'오호, 그건 듣던 중 다행이군.'

[물론 마법적인 힘으로 만들어진 약물이라면 주인님의 몸으로도 버티기 힘들겠지만요.]

도훈은 승희에 대해 알고 나자 무작정 손절할 필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정도의 변태라면 미션이나 업적을 수행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아이템이 있는 이상 원하면 언제든 손절이 가능했다.

"그러니까 섹파가 아니라 좆물받이도 괜찮다는 거지?"

"네."

"넌 절대 먼저 연락 안하고, 내가 원할 때만 불러도?"

"네. 오빠가 원하시면 언제든."

"그건 나쁘지 않네."

"그쵸?"

승희는 자신의 제안이 통했다는 데 만족한 듯 헤실거렸다.

저런 식의 대접을 받는 것에 자존심을 전혀 상해하지도 않는 점에서 도훈도 죄책감을 한 결 덜 수 있었다.

'음, 변녀 하나쯤 곁에 두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필요할 때만 써먹을 수 있다면.'

[하지만 안전장치는 필요합니다. 괜히 주인님에 대해 떠들고 다니면, 주인님의 평판에 금이 갈 수 있으니까요.]

'그건 당연하지.'

도훈은 승희에게 다가가 폰을 건넸다.

"여기다 네 번호 찍어."

"히힛, 좋아요."

승희가 폰을 받으려고 하자 도훈이 터키아이스크림 아저씨처럼 갑자기 팔목을 틀어 피했다.

"그 전에 잠시, 내 상식에 따르면 말이야···."

도훈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정체를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지 않게끔 승희를 세뇌했다. 상식개변이 끝나자 도훈이 폰을 건넸고, 승희가 번호를 찍어주었다. 도훈이 폰을 받아 그녀의 번호에 이름을 저장했다.

"좆물받이로 저장한다?"

"넘 좋죠."

"미친년."

"히히, 더 욕해주세요."

"또라이 같은 게."

"힝, 더 강하게요."

"더 해주고 싶은데 나도 바빠서 말이야. 뒷정리 하고 올 수 있지?"

"네, 도훈 오빠."

"그럼 이만."

도훈은 야구 배트를 챙겨 후다닥 주점으로 향했다.

주점으로 가는 도중에 만능 변장 세트에서 정음에게 어울리는 옷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주점에 돌아가자 희주가 공을 들여 정음의 화장을 끝낸 상태였다.

"어, 오빠 오셨어요?"

"미안. 옷 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네."

"괜찮아요. 저도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막 분장 끝냈거든요."

삐삐처럼 양갈래로 머리를 땋은 정음은 도훈에게 등지고 앉아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아직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였다. 도훈이 정음의 어깨를 뒤에서 툭툭치며 말했다.

"어디 한 번 어떻게 변했는지 볼까?"

"···으, 너무 부끄러운데."

"괜찮아. 한 번 보자."

정음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할리퀸으로 완벽하게 변한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잘 어울렸다.

도훈이 감탄하며 말했다.

"와, 진짜로 똑같네?"

"어때요? 제 화장 솜씨 죽이죠?"

"전 하나도 모르겠는데···."

정음은 여전히 긴가민가하는 표정이었다. 살면서 거의 화장을 안 해봤기 때문에 분장에 가까운 할리 퀸 코스프레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이것도 입어봐."

도훈이 망사 스타킹과 찢어진 청 핫팬츠, 그리고 각종 패치가 붙은 야구점퍼를 건넸다.

옷을 받아든 정음은 아직까지 스스로의 모습에 적응이 안되는지 어찌할바를 모르고 주저했다.

보기 답답했는지 희주가 정음 손을 잡아 일으켰다.

"가자. 사람들 앞에서 공룡이 어떻게 변신했는지 보여줘야지."

"아, 이런 의상은 한 번도 안 입어봤는데···. 너무 짧아서."

"코스프레인데 뭐 어때? 오빠, 전 체육관 가서 정음이 옷 갈아입히고 올게요."

"어, 그래. 수고 많았어."

"별 말씀을."

희주와 정음이 의상을 받아들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도훈은 들고 온 야구방망이를 어깨에 걸친 뒤 피식웃었다.

'역시 원판이 예쁘면 뭘 해도 예쁘구나.'

[정음양도 화장하니까 전혀 다른 사람 같군요.]

'그러게. 맨날 수수하게만 다녀서 몰랐는데, 도발적으로 꾸며도 상당히 섹시할 듯.'

도훈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영철이 그를 찾았다.

"엇, 형. 여기 계셨네요?"

"어, 영철아. 정음이 의상 좀 챙겨 온다고."

"의상이요?"

"아니 코스프레 복장 바꾼다고 의상이 새로 필요하게 됐거든."

"아하. 저건 좀 아니긴 하죠."

영철은 바람이 빠져 구석에 쓰러진 정음의 티라노 복장을 가리켰다.

"아참, 그게 아니라 누가 형 찾아 왔던데요?"

"응? 누구?"

"손님으로 오신 분인데 나이대가 조금 있어보였어요. 테이블에서 주문 받는데, 형을 찾더라고요."

[나이가 좀 있는 손님이면 손은주 교수 아닐까요?]

'아, 맞네. 내가 오라고 했었지?'

"어디 테이블인데?"

"야외 테이블 맨 끝이요."

"내가 가볼게."

도훈은 천막을 나가 야외 테이블로 이동했다. 축제 이틀째인 오늘도 체육교육과 테이블은 만석이었다. 그새 입소문이 났는지 대기줄도 길게 서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어제보다 더 바빠져 일손이 부족했지만, 다행히 오늘은 2,3학년 학생들이 도우미를 자처해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후배들은 도훈을 보고 깍듯이 인사했다.

"어, 회장님 오셨어요?"

"오빠. 오늘도 정신없어 죽겠어요. 네, 손님! 맥주 두 병 더요?"

"안녕하십니까!"

서빙을 위해 정신없이 돌아다니던 체육과 학생들은 도훈을 보자 부담스러울 정도로 예의를 차렸다. 후배들의 그런 반응에 도훈은 마치 술집의 사장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후배들이 주인님을 깍듯이 예우하는 군요. 평소 덕을 많이 쌓으셨나 봅니다.]

'그렇다기 보단 원래 우리과가 조금 군기가 센 편이잖아. 다른 과보다.' 그러나 후배 중에선 도훈을 보고 일부러 피해서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평소라면그런가보다 하겠지만, 후배의 얼굴을 본 도훈은 표정이 딱딱히 굳었다.

'하여간 저 씹새끼.'

[이지환군 아닙니까? 아까 창고에서 급히 나온 이유가 주점 때문이었나 보군요.]

'선배를 보고 저 딴 태도라니. 싹퉁머리 없는 새끼.'

[지환군은 1학기 때 달리기 시합에서 진 뒤론 주인님을 좀 기피하긴 했죠.]

'내가 진짜 꼰대는 아닌데, 저 새끼는 언제 한 번 손봐줘야 겠어. 위아래가 없어 싸가지 없는 놈이.'

[꼰대 맞는데요?]

'에이, 내가 오죽하면 그러겠어? 아무리 싫어도 그렇지 형이 왔는데 일부러 피하기나 하고.'

[이해하십시오. 승희양과 아까 통화를 하고 쇼크를 먹었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래. 놈의 섹파를 뺏었으니까 뭐.'

도훈은 지환을 무시하고 손교수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갔다.

손교수는 조교와 지도하는 대학원생 몇을 데리고 주점에 들른 모습이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어머, 이도훈 학생?"

은주는 다른 사람들 앞이라 별로 티내지 않고 도훈에게 인사했다.

그러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간 것이 그의 방문을 무척 기다린 모양이었다.

"이 쪽이 내 수업 들었던 학생이야. 과에서 주점한다고 얼마나 홍보를 하던지."

"듣던대로 무척 미남이네요."

"안주 맛있게 먹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교수님 뭐 필요하신 거 더 있으세요?"

"아니야. 학생들이 너무 친절하게 잘해줘서 너무 좋다. 잠깐 시간되면 여기 앉을래?"

손교수 테이블에 합석한 도훈은 넉살 좋게 처음보는 대학원생들과 술을 마시며 어울렸다. 그런 도훈을 멀리서 노려보고 있던지환이 혼자서 조용히 욕설을 지껄였다.

"씨발, 누군 접시나 나르고 있는데 아는 사람 왔다고 술이나 처먹고 있네."

"얀마. 누가 들어 인마."

친구인 승현이 만류했지만 지환은 그치지 않았다.

"좆까. 들으라지. 씨발. 회장 감투 달더니 아주 상전이네, 상전."

"적당히 하라고 새끼야. 뒷담화 깐 거 도훈이형 귀에 들어가면 너 뒤지게 맞을 걸."

도훈의 무력은 여름 캠프때 유도부 출신인 성수를 씨름에서 한 판으로 넘긴 것으로 유명해졌다. 만능 스포츠맨인 줄은 알았는데, 격기 종목까지 엄청 잘한다는 평이었다. 게다가 신체 스펙도 너무 우월했기 때문에, 지환은 감히 도훈에게 덤빌 생각은 꿈에도 꾸지 못했다.

"쳇. 더러워서 진짜. 근데 걔는 어디로 간 거야? 한 시간째 안보이는데?"

"몰라. 일이 힘들어서 땡땡이 쳤나? 엇, 저기 쟤 아니냐?"

승환이 멀리서 희주와 걸어오는 정음을 가리켰다.

할리 퀸으로 완벽히 분장한 정음이 어색한 표정으로 주점쪽으로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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