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468화 (1,423/2,000)

1451. 대학 축제-76-

* * *

누구나 축제는 즐겁다.

더욱이 스무살, 대학 시절 처음으로 맞는 축제라면 더더욱.

효민은 이번 축제를 잔뜩 기대했다.

특히 코스프레를 한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신이 났다. 학창 시절부터 코스프레에 관심이 있던 그녀는, 성인이 되면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이 과감한 노출 의상을 소화해보는 것일 정도였다.

효민은 심사숙고 끝에 요즘 인기 있다는 오버워치 게임 속 캐릭터를 골랐다. 그녀가 선택한 '디바'라는 캐릭터는 드러내놓고 속살을 노출하진 않았지만, 전신 타이즈로서 대담하게 몸선을 드러내는 타입이었다. 효민은 이번이 남자들 앞에서 자신의 몸매를 마음껏 뽐낼 기회라고 생각했다.

8선녀 중의 막내. 소위 '흔녀' 포지션을 맡고 있는 효민이었지만, 몸매 만큼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 얼굴은 다소 처지더라도 몸매 만큼은 8선녀 중 손에 꼽힐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그녀는 자신의 라이벌로 '신내바'라고 불리는 희주를 꼽을 정도였다.

'솔직히 골반은 내가 더 예쁠지도.'

효민은 체구가 작은 편이지만, 허리에 비해 골반이 유독 큰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허리가 쏙 들어가 전체적인 몸의 곡선이 굉장히 여성스러웠다. 다리는 늘씬하게 쭉 뻗었고, 가슴도 B컵은 넘었다.

하지만 이런 빼어난 몸매에도 불구하고 얼굴에서 밀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측면이 있었다. 평소엔 얼굴이 가장 먼저 보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녀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그렇다고 자신이 서현처럼 가슴이 미사일처럼 튀어나와 이목을 끄는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전신 레깅스라면···.'

타이즈는 몸선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평소 발레복을 입고 외출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코스프레를 표방한 지금은 과감하게 자신의 몸매를 과시할 기회였다.

실제로 그녀가 디바 코스프레를 하고 나타나자, 그녀를 쉽게 보던 학과내 남학생들이 가장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라인이 비칠까봐 팬티도 입지 않고, 브래지어 대신 꼭지에만 패치를 붙인 상태였다. 사실상 무척 얇은 나이론 재질을 제외하고는 알몸이나 마찬가지인 셈.

효민의 과감함에 남자들은 입을 쩍 벌리며 감탄했다.

"와··· 효민이, 코스프레에 진심이었구나?"

"엄청난데? 오늘의 베스트 드레서로 뽑아도 되겠어!"

효민은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남학생들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 해당 의상을 입고 서빙을 할 때마다 힐끔거리는 남자 손님들의 반응에 자기도 모르게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사내들이 자신을 보며 머릿속으로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지.

어쩌면 불쾌할 수도 있는 시선 강간이지만, 효민은 은근히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이제껏 주목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서러움 때문이었을까?

더 이상 쩌리가 아니다. 자신도 충분히 매력있다는 존재감을, 온 몸으로 어필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다소 부작용도 있었다. 노팬티로 타이즈만 입고 다니다 보니, 조금씩 바지가 안으로 먹히는(?) 증상 때문이었다. 틈날 때마다 몰래 원상복구를 시켰지만, 조금만 방심해도 어느새 도끼자국을 선명히 드러냈다. 그리고 그것을 훔쳐보는 남자들을 볼때마다 효민은 약간의 배덕감을 느꼈다.

싫으면서 좋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생판 모르는 사내들의 딸감으로 쓰인다는 사실이 딱히 기분 나쁠 것도 없는.

효민은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노출증 증세가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어떡해··· 나 미쳤나봐. 누가 쳐다보기만해도 밑이 축축해져 버려···.'

다행히 야외고, 주변도 어두웠으므로 도끼자국 주변이 젖은 걸 눈치챈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효민은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레깅스가 보짓두덩이를 마찰하면서 자극이 거세졌다. 급기야 효민은 혼자 화장실로 달려가 당장 자위라도 해야하나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 무렵 뒤늦게 도훈이 나타났다. 효민은 도훈을 본 순간 결심했다.

오늘밤은 기필코 그에게 뚫려야 겠다고.

도훈의 굵직한 대물만이, 달아오른 자신을 식혀줄 수 있다고.

"오빠, 저도 술 따라 주세요. 헤헤."

운좋게 도훈의 맞은편에 앉은 효민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술, 좋지. 마음껏 마셔. 오늘 뒤풀이는 내가 쏘는 거니까."

도훈이 기분이 좋은 지 흔쾌히 맥주를 따라주었다. 현재 체육교 육과 학생들은 가게를 마감하면서 본격적인 뒤풀이를 시작한 상태. 하루종일 고생했는지 다같이 안주와 술을 나누며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주점을 운영하면 좋은 점은, 술이나 안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코! 사랑이 넘치시네?"

거품이 일어나 컵위로 솟아오르자 효민이 재빨리 입술을 가져 다 댔다. 그 바람에 그녀의 윗입술에 잔뜩 맥주 거품이 묻어나왔다.

"효민아, 너 여기 거품."

도훈의 지적에 효민이 그를 쳐다보며 야릇한 표정으로 윗입술을 핥았다. 혓바닥이 관능적으로 움직였다.

"히히, 제가 또 핥는 건 잘하잖아요?"

"······."

순간 도훈은 효민의 낌새가 심상치 않다는 걸 파악했다. 분명 오늘밤 8선녀들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란 건 예감하던 바였다.

축제도 제대로 못 즐기고 하루종일 서빙만 했는데, 그것이 절대 공짜가 아닐 것이다. 도훈의 지론 역시 '공짜 점심은 없다.'였다.

'흐음, 효민이부터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도훈은 사실 몹시 피곤했다.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목숨이 경각에 달렸었다. 미호에게 사로잡혔을 때 기지를 발휘하지 못했다면, 어쩌면 지금쯤 피골이 상접해 시체로 발견되거나 아니면 강제로 PK단에 끌려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주인님? 굉장히 피곤해 보이시는데요.]

'그렇긴 한데···. 저렇게 노골적으로 사인을 보내버리면···.'

"오빠 요새 많이 바쁘신가봐요."

"응?"

"왜, 일주일 한 번씩 하던 정기보고도 생략하시고."

도훈은 로테이션을 짤 당시 효민에게 특별한 임무를 맡겼다. 여러사람과 두루 친하고 딱히 적이 없는 효민을 이용해, 8선녀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먼저 나서서 중재하라는 역할이었다. 또한 학과 내에 떠도는 여러 소문들을 수집해 정리해 바치는 임무도 함께였다.

즉, 효민은 8선녀 사이의 중재자이자 대학내에서 도훈의 눈과 귀를 담당해왔다.

"아··· 그렇지. 몇 번 빼먹긴 한것 같네."

"이번주까지 정확히 3번요. 제가 목요일만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미안미안. 정말로 바쁜일이 많았어."

"혹시 ···뉴페이스의 등장은 아니죠?"

효민이 은근히 도훈을 떠보았다. 그녀는 도훈이 자신을 섹파로 여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학과 내의 다른 여학생과도 섬싱이 있다는 것도. 다만 효민은, 자신이 세컨드가 되어도 좋다는 주의였다.

"뉴페이스라니?"

"그렇잖아요. 애들한테 들어보니까 오빠 한 동안 저희 동기들 멀리했다고 하던데?"

확실히 효민은 정보수집이 빠른 편이었다.

처음엔 도훈이 다른 동기와 만나는 거라고 오해했다가, 나중에는 아무도 도훈을 만나고 있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이었다.

"아니, 그건 아니고···."

"피. 오빠 같은 사람이 3주 넘게 혼자서 버틴다고요? 말도 안돼."

도훈의 성욕을 익히아는 효민은 도훈이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있다고 의심했다. 그게 아니고서야, 학과 후배들을 전혀 만나지 않고 3주 가까이 약속을 미룰 수는 없는 것이다.

"어떻게 들릴 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많았어."

"흐음···. 정말요?"

"당연하지."

"그럼 제가 확인해봐도 돼요?"

"확인이라니?"

효민이 야릇하게 웃더니 남들에게 들리지 않게 속삭였다.

"···양을 확인해 보면 알 것도 같아서요."

"응?"

"따로 뺐으면 양이 줄었을테니까? 히히."

"야, 너···."

도훈은 할말을 잃었다. 주변 사람들이 떠들고 있어서 망정이지, 남의 귀에 흘러들어갔으면 사달이 나도 진작 날만한 위험한 발언이었다.

'어우, 효민이가 왜 저러지? 발정난 애처럼.'

[진짜로 발정인게 아닐까요?]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얼른 입막음을 시키야 할것 같습니다.]

'흐음···. 입막음이 아니라 좆막음을 해야할 상황인데.'

도훈은 어쩔 수 없이 효민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효민이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자 도훈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왜 그래 너? 하고 싶어서 그래?"

효민은 도훈의 귓속말만으로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이미 그에게 몸이 중독되었기 때문에,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었다.

"하아··· 죄송해요. 아까부터 너무 자극이 심해서."

"뭐?"

도훈은 힐끔 효민의 의상을 살폈다.

어둠속이라 잘 몰랐는데 안력을 돋구어 보니 발가벗은 위에 전신 타이즈를 입은 모습이었다. 젖꼭지 위에 반창고를 붙인 것처럼 패치모양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심지어 아래는 도끼자국이 제대로 찍혀 있었다.

"으엇, 너 의상이···."

"미치겠어요. 아까부터 자꾸 남들이 쳐다보는데 이상하게 흥분돼서···."

"나참."

도훈은 효민이 굉장히 자극을 심하게 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녁 내내 클리토리스가 비벼지고 있었으니, 심하게 말하면 당장 누가 박아준다면, 누구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줄 정도일 것이다.

도훈은 슬쩍 주위 눈치를 살피더니 테이블 아래서 발을 쭉 뻗었다. 어느새 신발을 벗어 던진 그의 발이 효민의 무릎 사이로 파고들었다.

"헛, 오, 오빠."

"가만히 있어."

도훈은 엄지발가락 끝으로 효민의 도끼자국을 꾹 눌렀다. 누가 봤다면 까무러칠 정도로 대담한 행동이었다.

"흑!"

두툼한 엄지발가락이 움푹 파인 도끼자국을 지그시 누르자, 효민이 배를 얻어 맞은 것처럼 앞으로 고꾸라졌다. 찌르르 밀려오는 쾌감에 온 몸의 힘이 풀려 버린 것이었다.

"하, 하으으으···."

"그렇게 엎드려 있으면 다 쳐다볼걸?"

"오, 오빠···. 너, 너무 자극이 세요."

발가락으로 꾹꾹 찌르자 타이즈 밑에서 물이 배어나왔다. 이미 흥건히 젖어있던 효민은 발가락으로 눌러주는 것 만으로도 혼절할 정도로 흥분했다.

"원하는 거 아니었어?"

"그, 그래도 이건···. 하으으으!"

효민이 끝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경희가 깜짝 놀라 다가와 효민을 걱정했다.

"효민아? 괜찮아? 오빠, 얘 갑자기 왜 이래요?"

도훈은 빠르게 테이블 아래로 발을 거두는 중이었으므로 효민이 대신 대답했다.

"그, 그게 아니라 갑자기 배가 아파서."

"배가? 혹시···."

경희가 생리통을 걱정했지만, 효민은 별일 아니라는 듯 훌훌 털고 일어났다.

"빈속에 갑자기 뭘 먹었더니 위가 좀 놀랬나봐. 나 잠깐 화장실 좀."

"같이 가줄까?"

"아니야. 괜찮아. 잠깐 그런 거야."

"응."

효민이 양해를 구하며 화장실로 향했다. 도훈 역시 눈치를 보고 있다가 자리를 뜨는 척 화장실로 뒤따랐다.

대학에서는 축제를 대비해 주점이 펼쳐진 주변의 사범대3호관을 임시 개방한 상태. 하지만 내부의 화장실만 개방할 순 없었기 때문에 1층의 다른 강의실도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도훈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화장실에서 스릴을 즐길 생각은 없었으므로 1층의 강의실 하나를 눈여겨 보았다.

'저곳이 창문이 없어서 좋겠군.'

화장실 부근에 이르자 예상대로 효민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벽에 기대 서 있던 효민은 도훈과 재회하자 태연하게 물었다.

"오빠도 화장실 오셨어요?"

"응. 한참 참았지 뭐야."

동기들이 모여있는 주점을 벗어난 상태였기 때문에 효민은 한층 과감해졌다.

"싸고 싶겠네요."

"그러니까."

"제가 도와드려요?"

"싸게 해줄래?"

"근데 어디서요?"

"이쪽으로 따라와."

도훈이 효민의 손을 잡고 아까 지나쳤던 강의실로 향했다.

"축제기간이라 강의실 문 잠가 놓았을텐데요?"

"깜빡하고 안 잠근 강의실을 하나 찾았거든."

"진짜요?"

물론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도훈은 만능 열쇠가 있었으므로 구멍 달린 자물쇠만 있다면 그가 열지 못할 문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만능열쇠를 이용해 잠긴 강의실 문을 열자 효민이 깜짝 놀랬다.

"헛! 진짜네? 어떻게 아셨어요?"

"오는길에 보니까 슬쩍 문틈이 열려 있더라고. 다른 사람 못 들어오게 내가 얼른 닫아놨지."

"아. 역시 오빤 똑똑이라니까."

강의실로 들어온 도훈과 효민은 재빨리 문을 닫고 안에서 잠갔다. 불은 따로 켜지 않았는데, 혹시나 조명을 켜면 경비가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근데 왜 문이 열려 있었을까요? 누가 들어왔나?"

"우리랑 비슷한 목적을 가진 학생들이 있지 않았을까?"

"핫. 정말로요?"

도훈이 효민의 젖가슴을 옷 위로 주무르며 말했다.

"왜? 축제기간에 학교에서 섹스하는 사람들이 우리밖에 없을 것 같아서?"

"아··· 오, 오빠. 나 엄청 예민한데 지금···."

젖가슴을 주물러대자마자 효민이 눈사람처럼 녹아내렸다.

도훈은 효민을 벽으로 밀어 붙인 채 급하게 옷을 벗겼다. 그러나 온 몸을 둘러싼 타이즈는 어디를 벗겨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효민아, 이건 어떻게 벗기는 거야?"

"아··· 그게 뒤에 후크가 있어요."

"뒤에?"

효민이 등을 돌리자 원피스처럼 목 뒤로 지퍼가 보였다.

지퍼는 엉덩이 바로 위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두 발을 먼저 끼워 넣고, 후에 양팔을 넣는 방식으로 보였다.

"호오, 그럼 이것만 내리면 한 방에 다 벗겨지는 거야?"

"궁금하면 한 번 내려 볼래요?"

벽을 짚고 선 효민이 엉덩이를 씰룩 거리며 뒤로 쭉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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