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7. 대학 축제-72-
[오오, 전가의 보도를 꺼내셨군요!]
‘아무렴, 잦이 박히면 꼼짝 못 하지!’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만약 남자를 상대했다면 일단 주먹부터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를 상대할 땐 이것만 한 게 없다.
“으, 으으! 크, 크다고!"
“왜? 아깐 잘만 받아내더니?"
“그건 내가 아니라···. 하, 하앗 온 몸에 힘이 빠져버려!"
신기하게도 미호의 몸속의 영혼들은 하나의 몸을 공유하면서도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특히 요나라는 마법사는 대물을 유독 버거워했는데, 이 때문에 더욱 협박이 쉬웠다.
“내가 묻는 말에 대답만 잘하면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지."
“으읏, 치, 치사해!"
“싫어? 싫으면···."
나는 엉덩이를 붙잡고 깊숙이 내리찍었다. 마른 수건도 짜면 물이 나온다는 나의 지론처럼, 뿌리까지 박힌 줄 알았던 대물은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푸욱-!
“헉! 그, 그만!"
“그러니 순순히 대답해."
“뭐, 뭘 물어보려는 거야.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두 번의 찌르기에 요나의 항복선언이 나왔다.
생각보다 싱거운 협박(?)이었다.
“PK단에 너만한 마법사가 몇이나 있지? 그리고 너는 그중에서 얼마나 강한 거야."
“마, 마법사? 무슨 마법사?"
“마법사에도 종류가 여럿인가 보지? 아무튼 너처럼 불을 다루고 마나번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사들 말이야."
“모, 몰라."
“모르면 박혀야지."
들었다가 쿵-!
유난히 체구가 작은 요나가 위로 번쩍 들렸다가 그대로 메다 꽂혔다.
“하으으윽! 그, 그만하라고!"
“그러니 똑바로 대답해. 한 번 더 묻겠어. 너 정도 수준의 마법사가 모두 몇이나 있지?"
“진짜로 모른다니까? PK단은 일종의 점조직이야. 주요 거점마다 지부가 있고, 지부를 통괄하는 지부장이 있지만, 전체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기밀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상급자들이나 알겠지!"
두 번을 물었으나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요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다.
“그럼 너네 조직이 모두 몇 명인지조차 파악이 안 된다는 거야?"
“당연하지. PK단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아? 한국 지부만 해도 1000년 더 전부터 존재했어. 그때는 지금과 이름이 달랐지만."
“으음···."
“그리고 전 세계에 얼마나 많이 퍼져 있는지 내가 그걸 어떻게 다 아느냐고."
[아무래도 거짓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봐도 그래. 하긴 나만해도 플레이어가 우리나라에 몇이나 있는지도 모르잖아.’
[어쩌면 PK단은 꼬리자르기로 조직 전체를 감춰뒀을지도 모르겠군요.]
‘꼬르자르기 라니?’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상부까지 추적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요. 그러니 하부 조직 객원에 불과한 미호가 전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죠.]
‘젠장. 대체 얼마나 큰 단체이길래.’
하지만 정확한 숫자는 몰라도 추정은 가능할 것 같았다.
“좋아, 그럼 질문을 바꾸지. 지부라는 규모는 어느 정도를 말하지? 지부 인원은 모두 몇 명이고?"
“하, 하으···, 그, 그걸 왜 나한테 묻는데? 나 말고 많잖아!"
“미호는 부끄러움이 많아서 대화가 안 될 것 같거든. 미향이라는 애는 방중술이 능해서 이 방법이 안 통할 거고. 게다가 넌 마법사잖아. 아까 대충 들어보니 미호 몸속에 이런저런 영혼들이 섞여 있던데, 내가 봤을 땐 요나 네가 전력의 8할은 되어 보이거든. 가장 강해보이는 너를 고른 것 뿐이야."
“크, 크으! 감히 날 협박하다니!"
“협박이 아니지."
“그럼 이게 뭔데?"
“일종의···. 설득?"
“우, 웃기지 마!"
역시 쉽게 굴복할 타입은 아니었다. 협조적이었던 미향에 비해서, 요나는 나에 대해 굉장한 반감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하긴 본체를 차지하자마자 내 얼굴을 할퀴려 달려든 것만 봐도 그녀의 적대감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상하군, 동물 친화 능력이 안 통하는 건가?’
[아마 군령자라는 특성 때문에 그럴 겁니다.]
‘군령자 특성?’
[본체의 주인인 미호에겐 동물 친화가 완벽하게 먹혀들었습니다만, 나머지는 영혼만 남았을지언정 어쨌든 인간이니까요. 미향의 경우엔 본래 기생 출신이다보니 주인님에게 호감을 표했지만, 요나양은 본체를 제압한 주인님께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좀 문젠데?’
[네?]
‘미호를 꼬셔서 이중간첩으로 써먹을 생각이었는데, 다른 영혼들이 몸을 차지해서 나의 존재를 놈들에게 발설해 버릴 수도 있다는 소리잖아.’
[그렇게 하진 못할 겁니다.]
‘왜?’
[군령자에 속한 영혼들은 각각 개성이 다르긴 해도, 결국엔 본체에 귀속된 신분입니다. 즉, 주인님을 해하지 못한다는 제약은 똑같이 걸려있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위해를 가하지 못한다는 게 꼭 협조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뜻은 아니기때문에 요나가 저항하는 것이죠.]
‘거참 피곤하게 됐구만.’
결국은 요나를 강제로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나는 허리를 튕기듯 한 번에 몸을 일으켜 좌상 자세로 바꾸었다.
몸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요나는 나에게 안긴 채 그대로 마주앉은 자세가 되었다.
“뭐, 뭐하려는!"
“말로는 안 될 것 같으니 무력시위 좀 해볼까 하고."
“치, 치사한!"
앉은 자세에서 요나를 완벽히 껴안은 채 소파 위에서 벌떡 일어 섰다. 비록 내공은 바닥난 상태였지만, 근력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게다가 요나가 원체 가벼웠다.
“꺄, 꺄악!"
갑자기 높이가 달라지자 요나가 자기도 모르게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고, 두 팔로 목덜미를 휘감았다.
“자세 좋고. 꽉잡으라고."
나는 그대로 두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받친 후 들었다 놨다를 시작했다.
들썩들썩!
“하, 하읏! 머, 멈추라고!"
들어박기가 시작되자 요나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말했다. 그녀는 다른 영혼들보다 섹스에 내성이 없었던 듯, 들박만으로도 까무러칠 정도였다. 이내 1분도 지나지 않아 항복 선언이 나왔다.
“하, 하앙, 아앙, 그, 그만··· 하앙 기분이 이상해 져버려!"
“그만해?"
“마, 말할 테니까 그만해 제발."
“진작 그럴 것이지."
“내, 내려줘, 팔 아파."
“아직 안돼."
“대답한다고 했잖아!"
“수틀리면 또 시작할 거야. 그러니 거짓 없이 똑바로 대답해."
“으으, 진짜 나쁜 놈!"
“나쁜 놈인건 나도 아니까 굳이 확인시킬 필욘 없고. 첫째로 궁금한 건, 미호가 속한 지부에 인원이 모두 몇 명이냐는 것이야."
“넷."
“마법사인 너 말고 또 누가 있는데?"
“그건···."
요나는 몸속의 영혼들과 말다툼을 하는지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다시 한 번 엉덩이를 꽉 붙잡고 흔들 준비를 하자 기겁하며 대답했다.
“대, 대장이랑 창범이 그리고 건이."
“대장?"
“우리 지부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야. 창범이랑 건이는 나와 같이 말단 조직원이고."
“그럼 대장이라는 사람이 너희 지부에선 가장 강한가? 너랑 비교하면 어떻지?"
나는 지부급의 전력이 궁금했다.
미호 혼자만 해도 나를 초죽음까지 몰아세웠는데, 나머지 인원들도 미호와 같이 강력하다면 대응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 비교는 힘들어."
“왜지?"
“맡은 포지션이 다르니까."
“포지션? 그게 무슨 뜻이야?"
요나는 한동안 PK단의 지부를 이루는 스쿼드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요약하면 스쿼드는 강력한 플레이어를 사냥하기 위한 일종의 <대 괴수 레이드> 전술을 기본으로 팀원 구성하고 있었다.
“우리팀 대장은 탱커야. 말 그대로 앞에서 받아내는 역할이라고. 난 딜러고."
“호오. 나머진 뭐야?"
“창범이는 서포터, 건이는 서브 딜러."
“뭔지 모르지만 너희들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플레이어 하나 잡는데 그런식으로까지 운용을 한다고?"
“무슨 소리야? 우리가 왜 그렇게까지 하는데? 고수급 반열에 오른 플레이어는 PK단 지부 하나 정도는 혼자서 몰살시킬 수도 있다고."
아하. 이제야 뭔가 이해가 됐다.
나는 이제껏 PK단이 지독한 사냥꾼이고, 플레이어는 일방적인 피해자라고만 여겨웠다. 하지만 반대입장에서 생각해보면 PK단은 4인 스쿼드를 짜서 맞대응을 해야 할 만큼, 플레이어 한 명, 한 명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즉 PK단과 플레이어는 사냥꾼과 희생양이란 일방적인 구도가 아닌, 더 약한 쪽이 반대로 사냥당하는 관계였다. 내가 늘 긴장상태를 유지하며 PK단의 추적을 피해다녔던 것처럼, 그들또한 강력한 플레이어에게 몰살 당하지 않기 위해 점조직 형태로 숨어 있었던 것이다.
“흐음···. 그럼 서울 내에 너희같은 지부는 모두 몇 개나 있지?
그 정도는 알 것 아니야?"
“8개."
“서울에만 지부가 8개라고?"
“그래. 오래전에는 사대문 주변에 하나씩만 있었어. 그 뒤로 상경하는 인구가 늘면서 가까스로 8개까지 늘린 거고."
계산을 해보자. 인구수 천만인 서울에 8개의 지부가 존재한다.
단순 비례식을 적용하면 5000만 인구인 한국에 모두 40여개의 점 조직이 존재한다는 뜻이었다. 물론 인구수 비례가 아니라 활동권역별로 나뉘어 있다면 그 수는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대도시마다 몇 개씩 있다든가, 지방 소도시에도 한 개씩 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아무튼 최소가 40개.
한 스쿼드에 4~5명을 기준으로 잡으면 모두 200여명의 PK단 원이 암약하고 있는 셈이다.
빌어먹을.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전세계적인 단체라는 뜻이다. 중국, 일본, 미국··· 게다가 유럽 선진국들까지 계산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인원수를 자랑하는 비밀결사인 셈이다.
“미쳤구나 너희들. 대체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들을 죽이고 다닌 거야?"
“그건 너희도 마찬가지야. 일전에 제주지부 전체가 한 명의 플레이어에게 몰살당했다고."
“제주?"
요나가 홧김에 외친 말은 여러모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 나 말고 또다른 플레이어의 존재가 확인된 순간이었다.
“누구지 그놈은? 제주지부를 몰살시켰다는 플레이어."
“알았으면 윗선에서 가만뒀겠어? 흔적도 안 남기고 싹 다 죽여버렸는데."
“흐음···."
“이제 됐지? 그만 내려줘. 내가 아는 건 전부 다 말했어."
“일단 알았고···."
PK단.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조직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들이 그만한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플레이어의 숫자가 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뜻도 가능하다.
‘로시. 요나의 말이 사실이라면 플레이어의 숫자도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어째서? 저놈들은 점조직으로 사방에 흩어져서 플레이어를 색 출해 잡아 죽이는데, 플레이어는 서로가 누군지도 모른 채 당하고만 있어야 되는 거냐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은, 주인님이 고수에 오르시면 알수 있게된다는 것 뿐입니다.]
‘흐음···.’
로시는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예전부터 확실한 건, 나의 레벨이 오를수록 몰랐던 정도가 한 단계씩 해금된다는 사실이었다. 설마하니 이것 또한 ‘신’이라 불리는 존재가 설계해놓은 시스템의 하나라면 정말이지 치가 떨릴 정도다.
자신의 피조물이 무력하게 사냥당해도 신경도 쓰지 않는 창조주라니.
과연 그들은 우리를 조금이라도 아끼기는 하는 것일까?
어쩌면 미호가 들려줬던 진실처럼, 플레이어와 PK단은 그저 신들의 유희거리일 뿐일까?
머리가 복잡해졌다.
“내려달라고! 얼른 빼! 묻는말에 대답만 잘하면 고통에서 해방시켜 준다고 했잖아!"
공중에 매달린 요나가 계속 앙탈을 부렸다.
그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실력을 기르는 일 뿐이다.
무공을 익히고 내공을 늘려서 레벨이 오를 때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알았어. 그럼···."
나는 다시 들어박기를 시작했다.
푹찍푹찍!
갑자기 박음질이 재개되자 요나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하읏! 야, 약속이 다르잖아!"
“무슨 소리야. 고통에서 해방시켜 준다니까!"
“아, 아프다고! 커서 너무 아파!"
“그러니까 줄여준다고. 싸면 쪼그라 들거야."
“미, 미친!"
푹찍푹찍!
요나는 너무나 가벼웠다. 반면 젖가슴은 비정상적으로 커서 들어 박을 때마다 커다란 젖통이 미친 듯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게다가 밑은 또 얼마나 조이는지···.
“하앙, 하앙! 나, 나쁜 새끼! 치사한 새끼! 두고 봐! 내가 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싹 다 불질러 버릴테니까!"
“할 수 있으면 해보시든가?"
요나의 협박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있는 나는, 힘껏 그녀를 따주었다. 그리곤 사정감이 밀려오자 그대로 정액을 토해냈다.
“싼다!"
“안에는 안돼!"
“으읏!"
요나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정액을 내질렀다. 어차피 임신이 안될 것은 알지만, 정액 중독에 빠뜨리기 위해서였다.
부륩-!
매달린 요나의 구멍사이로 진득한 정액이 흘러나왔다. 요나는 탈진한 것처럼 팔다리가 늘어져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었다.
“나, 나쁜··· 흐, 흐흑!"
나는 소파 위에 그녀를 내려 준 뒤 점점 내공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마나번 마법의 효과가 풀린 듯, 더이상 한 쪽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텅 빈 곳간이 조금씩 채워지는 기분이다.
“후읍-. 그나저나 주점은 어떻게 한다?"
영철이 녀석을 피해 급하게 도망나오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회장이 체육교육과 주점 첫날부터 빠지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요나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