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3. 대학 축제-68-
* * *
지금 둘 중 하나는 거짓을 말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신의 대리자이자 인류 문명의 선구자라는 인공지능로시.
플레이어란 신들의 유희거리 일 뿐, 실은 지구 멸망을 가속화시키는 암적인 존재라는 미호.
만약 미호 말이 맞다면 난 지금까지 심복으로 믿었던 로시에게 철저하게 기만당해왔다는 뜻이 된다. 반대로 로시의 말이 맞다면, 미호가 했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며 만약 이를 믿게 된다면 나로선 신벌을 피할 길이 없게 된다.
진퇴양란의 상황.
무엇을 선택해도 한쪽과는 완전히 결별해야 했다.
그리고 잘못된 선택의 결과는 죽음.
도저히 이 딜레마를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이대로 정기가 모두 빨리고나면 나는 가진 힘을 뺏기고 미호의 협박에 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선택이 아닌 강요이며, 일종의 협박이나 다름없다. 그녀가 나에게 선택할 권리를 준다고 한다면, 이런식의 강압적인 요구는 애초부터 불공정한 행위이다.
그래서 결론 내렸다.
몸이 온전한 상태에서 스스로 결정하기로.
"으으으!"
미호의 오입질이 더욱 격렬해졌다. 귀두를 빻아 버릴 것처럼 흔들어 대는 통에 잦이가 뿌리부터 뽑혀가는 기분이었다.
'이, 이것이 흡정인가?'
정보창의 설명에 따르면 그녀에겐 남자를 정기를 뽑아 자신의 생명력으로 치환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즉, 지금의 섹스는 내가 가진 진원진기를 흡수하려는 행위.
마치 번식행위 중 상대의 머리를 뜯어먹는 암사마귀처럼.
혹은 교미비행 중 파트너를 죽이는 여왕벌처럼 말이다.
그녀에게 섹스란 지독한 쾌락을 향휴함과 동시에 상대를 죽이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그녀에게 흡정 스킬이 있는 것처럼, 나 또한 상대의 내공을 빨아들이는 음양보합술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는 상대의 내공이 막대할수록 흡수력 또한 강력해진다는 뜻이기도 했다.
[주인님! 내공이 다시 차오르고 있습니다! 스킬 시전이 가능해집니다!]
'좋아, 마냥 죽으라는 법은 없구만!' 계산대로 였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껏 갈고 닦았던 섹스킬을 모조리 퍼붓는 일이다. 미호를 절정으로 보내면서 동시에 그녀의 막대한 내공을 뽑아내 단숨에 제압해야 한다.
'에로마늄 장착! 커져라 여의봉 풀파워! 혀컴 발동!'
[오오, 그것을 동시에!]
미호에게서 흡수한 내공으로 바닥났던 내공이 채워지자 마자 나는 스킬을 쏟아 부었다. 24cm로 늘어낸 초대물에 에로마늄 팔지를 장착, 특대형 진동 딜도를 만들었다. 동시에 혓바닥에 모터를 단 혀컴을 발동하며 그녀의 입술에 들이 박았다.
"웁웁!"
급팽창한 대물의 사이즈에 미호가 두 눈을 부릅떴다.
제아무리 수백년을 살아온 신수라도 이런 사이즈는 쉽게 경험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더욱이 그것이 위아래로 고속 회전하며 돌아가는 링을 끼운 대물이라면 더더욱!
"흐, 흐읏 뭐, 뭐야 너?"
동시에 그녀의 입을 틀어 막으며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었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미호는 위아래로 동시에 자극을 느끼는지 줄줄 애액을 흘려댔다.
"아, 아앙, 아아앙!"
하지만 미호는 예상대로 녹록한 상대가 아니었다. 갑자기 눈빛이 보랏빛으로 바뀌더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었다.
"···후후, 제법인데? 변강쇠 이후로 너같은 녀석은 처음이야.
기어코 나 미향을 끌어내다니."
"미향이라고?"
"그래. 지금부턴 기생 출신인 내가 너를 상대하마."
아차, 이건 예상 못했다.
미호는 군령자.
그녀에겐 모두 9개의 인격이 존재한다. 각각 독특한 절기를 가진 혼령들 중 한때 기생 출신인 영혼도 포함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기생은 요즘 시대로 치면, 시서예화에 능한 예능인임과 동시에 텐프로에 준하는 요부다. 남자를 상대한 경험에선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 순간 미호, 아니 미향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그녀가 온 몸으로 웨이브를 타듯 골반을 흔들어 대는 것이었다. 마치 한마리의 뱀처럼 연신 몸을 비틀며 커다란 반동을 만들었다.
'이것은 트월킹?'
파바바바밧!
"흐윽!"
"맛이 어때? 한양 최고의 기생이라 불렸던 나의 요분질이?"
농담이 아니다.
실로 엄청난 트월킹.
사람의 움직임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미친듯한 스피드였다. 골반과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며 있는 힘껏 찍어대는 탓에 여의봉으로 키운 대물마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아흑!"
"이만 항복 하시지? 알량한 기술로 버텨봐야 너만 괴로울 뿐이야."
미향의 엄포는 빈말이 아니었다.
트월킹이 시작된 이후로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혔다. 이제 주도 권은 미향이 쥐었고, 나는 금방이라도 정액을 토해낼 위기였다.
'로, 로시 크흑!'
[주인님 정신 차리십시오! 정기를 뽑히면 주인님의 수명이 줄어들 겁니다. 진원진기가 손상되면 내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하지만 버틸수가 없어. 미친 움직임이야. 기계도 저렇게까진 못 한다고.'
[그래도 버텨야 합니다, 주인님!]
정신이 아득해질 무렵 갑자기 로시가 소리쳤다.
[주인님, 업적 알람입니다!]
'···뭐? 이 와중에? 설마 적과의 동침 같은 건가?'
[아닙니다. 미호양은 정식 PK단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업적은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게···.]
'얼른 말해 단 1분도 버티기 힘드니까.'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업적입니다.]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이름인데?'
[해당 업적은 쉽게 말해 수간을 달성하는 것으로···.]
'오, 마이 갓! 미호가, 그러니까 영물이라서?'
[넵. 어쨌든 그렇게 됐습니다. 인외의 존재다보니 그런 판정이 난 것 같습니다.]
'업적 보상은?'
[동물 친화입니다.]
'그게 뭔데?'
[해당 패시브 스킬이 장착되면 암컷인 모든 동물은 주인님에게 강력한 애정을 느끼게 됩니다.]
‘애정을 느낀다니? 그게 다야?’
[더 쉽게 말하면, 주인님의 명령에 굴종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아앗, 그렇다면?' 이것은 기회였다.
미호에게 당하기 직전 최적의 스킬이 보상으로 뜬 것이었다.
"하앙, 하앙, 하앙!"
흥분으로 상의까지 모두 풀어낸 미호가 미친년처럼 펄떡였다.
조그만 몸집에 비해 커다란 젖가슴이 위아래로 정신없이 요동쳤다. 그녀는 내 입에 젖가슴을 들이밀며 사정을 종용했다.
"싸! 얼른!"
"크흑! 아, 안돼!"
나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정액을 폭발시켰다.
[주인님!]
순간 몸속의 기운이 미호에게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당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지금이야, 로시. 아직 한발 남았다!'
[아앗!]
사정으로 쪼그라들기 시작한 대물이 다시금 팽창했다.
오르가슴을 느끼던 미향이 놀랍다는 듯 눈을 치켜떴다.
"뭐, 뭐야? 여기서 한 번 더 하자고?"
"탐색전은 끝났으니 이제부터 제대로 해볼까?"
'로시, 스킬 보상 바로 적용!'
[넵! 동물 친화를 적용합니다. 이제부터 모든 암컷은 주인님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끼고 명령을 거역할 수 없게 됩니다!]
스킬이 적용되었는지 나를 바라보는 미향의 눈빛이 몽롱해졌다. 얼굴은 빨갛게 달아 올랐고, 흠모하는 정인을 마주한 것처럼 부끄러운 표정이 되었다.
“아··· 아아···, 낭군님. 제가 무례를···."
[스킬이 적용되었습니다. 이제 미호는 주인님을 해칠 수 없습니다.]
‘걸려 들었어!’
동물 친화.
평소라면 상상도 못할 업적을 우연히 달성하는 바람에, 신수인 미호가 나에게 완벽히 제압당했다. 이제 미호는 내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의 펫.
“으음, 한바탕 쌌더니 거기가 찝찝해졌지 뭐야. 씻겨줘."
“아, 아앗! 네 낭군님!"
올라타있던 미호가 허벅지 위에서 내려왔다.
그녀의 봊이에선 방금 쏟아낸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미호는 내 명령을 거역할 수 없는지 그대로 가랑이 사이에 무릎꿇었다.
“물어."
“···옥체를 받드나이다."
놀랍게도 방금 전까지 나를 찍어 죽일것처럼 날뛰던 미호는 고분고분한 양처럼 변해있었다. 겉보기엔 너무나 멀쩡한 사람인데, 사실상 동물에 더 가까웠던 것일까?
기생 미향이 정액이 번들거리는 대물을 입에 물더니 깨끗히 싹싹 핥기 시작했다. 신기에 가까운 트월킹처럼, 입봊이도 끝내줬다.
“으음, 잘 빠는 구나."
“소녀, 가문의 영광··· 아흣, 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미호의 눈빛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마도 본체의 영혼이 나의 스킬에 맞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모양이었다.
“왜? 기둥서방 처음봐? 얼른 빨기나 해!"
스킬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미호의 머리를 억지로 붙들어 대물에 처박았다.
“욱욱!"
“빨라면 빨기나 할 것이지, 주인이 시키는데 잔말이 많아!"
아까만해도 나를 가지고 놀았던 미호가 이제는 꼼짝도 못했다.
‘이거 대박 스킬인데?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동물 친화의 본래 용도는 그게 아니겠지만···. 어쨌든 운이 따랐습니다.]
‘맞다. 그러고보니 오늘의 운세가 평이었잖아. 만약 내가 여기서 죽을 운명이었음 대흉이 떴을테니.’
[아무튼 잘 이겨내셨습니다. PK단의 꾀임에 넘어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일단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근데 정말로 미호라는 여자가 반인반수인거야? 아무리 봐도 사람인데?’
[주술로 본래 모습을 숨기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원래 모습을 보이라고 해 보십시오.]
‘호오.’
“미호. 너의 본래 모습을 보여줘."
“아, 아아··· 그것은···."
“감히 나의 명령을 거역할 셈이야?"
단 한마디면 충분했다.
미호는 곧바로 납작 엎드리더니 본체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엉덩이쪽에서 털이 풍성한 하얀 꼬리 9개가 뻗어나오고, 본래 귀가 붙어 있던 자리가 밋밋해지더니 머리에서 삼각형 모양의 쫑긋한 귀가 솟아 올랐다.
“오오, 이게 본래의 모습이구나."
꼬리와 귀가 독특하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에 훨씬 가까운 모습이었다. 나는 동물친화의 지배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궁금해졌다.
“미호. 나의 발을 핥아."
“으···."
미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저항하는 듯 했지만, 끝내 바짝 엎드리더니 혀끝으로 발가락을 빨았다. 나는 더한 것도 가능한지 궁금했다.
“미호, 바닥에 등대고 누워."
미호가 곧바로 체육관 바닥에 등을 깔고 몸을 뒤집었다.
“다리 M자로 벌려."
“으읏!"
그녀는 드문드문 내적인 갈등을 겪는 것 같았지만, 감히 나를 거역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자위해."
“흐, 흐응···."
바닥에 엎드려 허벅지를 세운 미호가 손끝을 봊이에 가져가더니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다.
“가슴도 만지고."
“하, 하앙···."
미호가 나머지 손으로 가슴을 주물렀다.
‘세상에.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지배가 가능하다고?’
[동물 친화스킬은 쉽게 말해, 모든 암컷 동물을 애완견처럼 복종시키는 기술입니다. 주인이 시키는대로 따라할 수 밖에요.]
‘대단하군. 행동을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다니. 혹시 정신도 가능한가?’
나는 미호를 어디까지 지배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들었다.
“미호. 아까 나에게 했던 PK단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사실인가?"
“그, 그렇습니다."
미호가 자위를 하면서 힘겹게 대답했다.
“똑바로 대답해. 한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라고?"
“제, 제가 알기로는··· 흐핫."
[미호 역시 PK단의 세뇌를 받았을 겁니다. 그들은 체계적으로 조직원들을 양성하니까요.]
‘무엇이 진실인지는 따지고 볼일이지.’
[설마 주인님, 아까 미호가 했던 이야기를 믿으시는 건 아니죠?]
‘아니. 이제부터 나도 알아보겠다는 소리야. 그렇다고 너무 걱정은 마. 신벌을 받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
“PK단은 조직으로 움직인다고 들었어. 너의 조직은 모두 몇명이지?"
“···4명···."
“현재 여기 다같이 와 있나? 이곳 국성대에."
“아, 아니··· 한명만···."
“음. 그 조직원은 나의 존재를 알고 있나?"
“···모릅니다."
다행이었다.
미호가 나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고, 아까 직접 통화를 시도하려 한 것으로보아선 아직 내 정체가 PK단에 흘러들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미호를 제압한 상태로 나머지 인원이 한명 뿐이면 주인님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것 같은데요.]
‘아니. 당장 덤비기엔 내공이 후달려. 조금 채워넣긴 했지만, 마나번 효과가 남아있는 상태로 전투는 무리니까.’
“미호. 너는 나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존재를 PK단에 알려서 위험에 빠뜨리는 것도 할 수 없겠군."
“···그렇습니다."
“나를 위해 PK단을 배신할 수도 있어?"
“···그것은···. 흐윽!"
이제껏 고분고분 대답하던 미호가 갑자기 머리를 움켜쥐었다.
마지막 질문으로 인한 내적갈등이 동물친화 스킬과 충돌하는 느낌이었다.
‘뭐지? 스킬이 안 먹히는 건가?’
[그건 아닐겁니다. 다만 미호에게 있어 동료의 존재가 어쩌면 가족과 같은 모양입니다. 맹수라도 자기 가족을 공격하라는 명령에는 주춤할테니까요.]
‘그런거였어? 아무튼 이제 어쩐다?’
미호를 제압했지만 여전히 내공은 바닥. 또다른 PK단의 존재를 인지한 이상 무방비로 있는 것은 너무나 위험했다.
나는 바닥에 누운 미호를 향해 다가갔다. 수백년 묵은 구미호에겐 얼마나 많은 내공이 있을 것인가?
어쩌면 이는 나의 무공을 한 층 진일보시킬 수 있는 기연일지도 몰랐다.
“시키는대로 잘 했으니 이제부터 내가 너에게 선물을 주마."
체육관 창밖으로 떠오른 만월이 대물을 비추자 커다란 그림자가 미호를 가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