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7. 대학 축제-51-
* * *
서현과 몰래 밀담을 주고 받고 있는데 연두가 불쑥 나에게 물었다.
“맞다, 맞다. 오빠는 축제 코스프레 의상 정하셨어요?”
“어?”
“왜, 우리 주점에서 서빙할 때 코스프레 하기로 했잖아요.”
“나도 해야되는 거였어?”
“당연하죠! 회장님께서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셔야죠. 설마 여학생들만 하라는 건 아니죠? 그럼 완전 남녀차별인데?”
“여, 연두야.”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회장님 섭섭하시게.”
연두의 돌발 발언에 다른 여학생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확실히 연두는 고분고분한 다른 후배들과는 달리 톡톡 튀는 맛이 있었다. 특히 나를 존경하다 못해 경외하는 남자 후배들이라면 감히 꿈도 못 꿀 저돌성이었다.
“왜? 내 말이 맞잖아. 여자들만 코스프레 하는 게 어딨어? 우리가 무슨 메이드 까페 서빙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듣고보니 여학생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여길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물론 재미를 목적으로 과감한 변신의 기회라고 여기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일부는 연두처럼 성차별적이라고 느낄 법도 했다.
“굳이 남녀 역할을 구분하려는 건 아니고, 서빙하는 팀이 입기로 한거니까··· 그런 오해는 안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오빠는 어떻게 할 건데요?”
연두가 집요하게 달려들었다. 회장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때론 망가질 땐 과감하게 망가지는 것도 매력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나도 할게.”
“엇? 정말요?”
“오빠도 하신다고요?”
“뭘로 하실 건데요?”
처음엔 연두의 당돌한 발언을 만류하던 다른 여자 후배들도 급속도로 관심을 보였다. 코스프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내가 변장을 한다니 흥미가 돋은 모양이었다.
“그, 글쎄. 아직 그것까진 생각 안해봤는데···.”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일전에 한 번 시도했던 변장이 떠올랐다.
“···배트맨?”
바로 BJ 가영과 합방할 때 입었던 대물 배트맨 분장이었다.
“에이, 뭐예요. 배트맨은 좀 식상한데.”
“맞아요. 얼굴도 다 가리잖아요. 오빠가 여자 손님 끌어들일 유일한 얼굴마담인데.”
“매출 생각 안하실겁니까, 회장님?”
생각보다 후배들의 반응이 싸늘했다. 특히 얼굴을 드러내라는 요구가 많았는데, 배트맨 가면을 쓸 경우 얼굴이 완전히 가려진다는 게 문제였다.
[주인님, 민심이 좋지 않습니다.]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둘러댄건데, 이제 어쩐담?’
[근데 배트맨은 제 생각에도 그리 좋진 않을 것 같습니다.]
‘왜?’
[이건 만약이지만, 혹시나 대학 축제 때 PK단의 끄나풀이 섞여 든다면 배트맨 복장을 한 주인님을 보고 의심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번 하서윤양이 말한 것처럼 실제로 PK단의 추적시도가 있었으니까요. 그때 놈들이 봤던 영상이 바로 대물 배트맨이었습니다.]
‘으음. 한마디로 PK단의 지명수배 명단에 올랐다는 건가?’
[아무튼 배트맨은 위험합니다.]
‘그럼···.’
계속 대답을 요구하는 여학생들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다. 어지간히 화끈한 변신이 아닌이상 민심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나는 묘수를 짜냈다.
“오케이. 그럼 300.”
“300요?”
“그게 뭐예요?”
“키가 300cm 되는 거인 분장 인가?”
다들 말귀를 못 알아듣고 고개를 갸웃했지만, 구석에 있던 희주가 뭔가 눈치를 챘는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this is sparta?”
“희주 정답!”
“오! 멋있겠다. 그거 완전 노출 심하지 않아요?”
“어차피 도훈 오빠는 몸매가 되니까 괜찮을 것 같기도?”
“멋져요. 배트맨보다 그게 훨씬 나을 것 같아요.”
“그, 그래?”
스파르타 전사 코스프레는 훨씬 반응이 좋았다.
“오빠. 그럼 제가 망토 제작해 드릴게요. 제 코스프레 의상 만들고 남은 붉은 천이 있거든요.”
“야. 이효민 치사하게 혼자서 회장님한테 잘보이려고! 오빠 전 그럼 방패!”
“난 그럼 창.”
하나 둘 코스프레 의상을 돕겠다고 나서자 우물쭈물 거리던 정음이 자기도 뭔가 해야겠다고 느꼈는지 버럭 소리쳤다.
“나, 난 팬티!”
“······.”
“이, 이건 아닌가?”
“어우야!”
“팬티는 선 넘었네.”
“그건 아니지 말입니다.”
정음의 엉뚱한 말에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내가 재빨리 수습했다.
“마음은 고마운데, 의상은 내가 직접 준비할게.”
“오빠가요?”
“응. 코스프레는 어차피 준비하는 재미잖아. 혼자서 해볼테니까 도와줄 필요는 없어. 마음만 받을게.”
“형, 그럼 저희들도 해야 하나요?”
남자 후배 대표로 영철이 물었다. 원래는 서빙을 맡은 여자들만 코스프레를 하기로 했는데, 회장인 내가 입는다니까 헛갈리는 모양이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자유야. 편한 옷을 입어도 되고 아니면 재밌게 변장을 해도 되고. 어쨌든 그게 우리과 주점의 특색중의 하나니까. 손님들이 즐거워 하면 그만이지.”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못 온 남자애들한테 제가 대표로 전달할게요.”
“그래. 고맙다.”
축제 때 입을 의상에 대한 논의를 끝으로 회의가 끝이 났다. 주말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삼삼오오 흩어지는데, 서현과 약속을 잡은 나는 몰래 깨톡으로 메시지를 남겼다.
-도훈 : 집에 가는 척 하고 교직원 주차장으로 와. 차에서 기다릴게.
-서현 : 네, 오빠.
* * *
들러붙는 후배들을 떨치는 것도 굉장히 피곤한 일이었다. 도훈은 이런저런 핑계로 겨우 후배들을 물리친 뒤 차에 오를 수 있었다.
“어휴, 회동 한 번 할때마다 전쟁이네.”
[하렘의 딜레마죠. 가질땐 좋으셨죠?]
‘누구 놀리냐?’
[주인님이 자초한 일이니 스스로 책임지셔야죠.]
‘쳇. 반박할 수가 없네.’
도훈이 혼자 차에서 기다리는데 서현이 생각보다 늦었다. 아마도 다른 여자동기들과 함께 움직이는 바람에 따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도훈은 어쩔 수 없이 차에서 혼자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한때는 서현이처럼 똑똑한 여자가 이상형인적도 있었는데.’
[정말요? 주인님은 무지성 가슴 성애자 아니셨습니까?]
‘어렸을 때 말이야.’
[아하.]
‘그땐 나 잘난 맛에 살던 때라 멍청하면 말을 섞기가 싫더라고.’
[당시 주인님의 지능이면 대한민국 상위 0.1%인 시절 아닙니까?]
‘그렇지. 그러니 마땅한 상대를 찾을 수가 있어야지. 물론 고등 학교 때부터 영재반이다 뭐다 해서 비슷한 부류 여자애들하고 자주 어울리긴 했는데···.’
[근데요?]
‘이상하게 공부잘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하나같이 못 생겼더라니까?’
[그럴리가요? 주인님 편견이겠죠.]
‘물론 공부를 잘한다고 다 못 생기진 않겠지. 아무래도 급식시절이니까 꾸밀줄 모르고 또 공부만 하다보니 외모에는 크게 관심이 없을만 하잖아.’
[그렇죠. 공부만 하기도 바쁜 시절이니까요.]
‘그러면에서 서현이는 좀 대단한 것 같아.’
[공부도 잘하는데 예뻐서요?]
‘응. 거기다 축복받은 바스트까지···.’
서현은 체육과 1학년 여학생 중에서 가장 큰 바스트를 자랑했다. 팔선녀라 불릴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미녀군단 사이에서도 군계일학이라 할 수 있었다.
[서현양이 유독 가슴이 크긴 하죠.]
‘신기하다니까? 원래 가슴크면 머리가 나쁘다는 속설이 있거든.’
[그게 말이 됩니까?]
‘물론 헛소리지. 암튼, 서현이는 가슴하나는 진퉁이야. 내가 어렸을 때였다면 이상형에 제일 가까운 여자랄까?’
[공부잘하고 예쁘고 가슴도 크니 주인님이 좋아했을 스타일이긴 하군요.]
‘물론 1학기 때 스토킹할때는 지긋지긋했지만.’ 서현과의 첫 만남은 악연이었다.
머리가 좋고 눈치까지 빠른 그녀는 학과내에서 누구보다 먼저 도훈의 바람기를 눈치 챘다. 심지어 도훈을 스토킹하며 협박까지 했었다.
물론 지금은 서로의 입장차를 이해하고 사이좋게 지내긴 하지만, 그때만 해도 도훈은 서현이 하렘에 들어올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서현이는 다 좋은데 집착이 좀 심해.’
[그런것 같습니다.]
‘하긴, 어떻게 생각하면 서현이 같은 애가 정상이지.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를 눈독들이는데 그걸 용인하는 게 어디 쉽겠어?’
[희주양과는 정 반대의 포지션이군요.]
‘희주는 뭐···. 암튼 그래도 서현이랑 다시 화해해서 다행이야.
서현이 아니었으면 1학년 집행부가 제대로 굴러가지도 못 했을 것 같아.’
도훈이 혼자 생각에 잠겨있는데, 누군가 똑똑- 하고 차창을 두들겼다. 때맞춰 서현이 도착한 것이었다.
“왔어?”
도훈이 차문을 열어 주었다. 보조석에 탄 서현은 뛰어왔는지 가슴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도훈은 놀라운 슴부먼트에 눈을 떼지 못했다.
“후우-. 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죠? 애들이 자꾸 놀고 가자는 걸 겨우 따돌렸어요.”
“애들이라니?”
“나연이랑 연두요. 자꾸 코노가자고 그래서···.”
“코노?”
“코인 노래방요.”
“아아, 그렇지.”
[아재 티내지 마십쇼.]
‘생전 첨 듣는데 어떻게 알아들어?’
“숨 좀 돌려. 선팅 진해서 밖에선 아무도 모를거야.”
“히히. 이제 괜찮아요. 완벽히 따돌렸으니까. 근데 저 왜 따로 보자고 하셨어요?”
“아까 예산 정리한 거 보니까, 많이 오버된 것 같길래.”
“아···. 그것 때문에···.”
서현이 적잖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야. 잘했어. 내가 돈 아끼지 말고 팍팍 쓰라고 했잖아. 오버된 만큼은 내가 채워줄게.”
“괜찮아요. 적자는 안 날것 같아요. 테이블 회전율만 높이면··
·.”
“채워준다니까.”
도훈이 다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서현은 무슨 말인지 모르고 있다가 도훈이 가랑이를 활짝 벌리자 그제야 알아 들었다.
“아, 아···. 그걸 채워주신다는···.”
“응. 나 때문에 너무 고생했는데 내가 달리 해줄게 없네.”
“무슨 말씀을 또 그렇게 하세요. 체육과 집행부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요. 그리고 오빠는 여러가지로 바쁘시니까, 저희들이 해야죠.”
“고마워 서현아. 네가 정말 수고했어.”
“오빠한테 칭찬 들으니까 너무 기뻐요.”
“칭찬 들으려고 열심히 했던 건 아니고?”
서현이 환하게 웃었다. 미소가 유독 아름다운 그녀였다.
“맞아요. 오빠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어요, 전.”
“우리 서현이 착하네. 착하니까, 맛있는 거 먹자.”
다리를 벌리고 있던 도훈이 바지 지퍼를 스르륵 내렸다. 그러자 이미 반쯤 발기된 대물이 팬티를 밀고 밖으로 비져나왔다.
“아아···, 오빠, 여기 아직 학굔데···.”
“걱정마. 일요일이라 사람도 안 다니니까. 그리고 선팅 진해서 밖에선 절대 안 보일거야.”
서현은 긴장되는 지 주변을 둘러보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허리를 수그렸다. 그녀는 팬티 사이로 대물을 끄집어낸 뒤 숨을 깊이 들이쉬며 도훈의 꼬카인 냄새를 음미했다.
“쓰읍- 하···. 너무 중독적인 냄새예요.”
“보고 싶었지? 실컷 즐겨.”
“네, 그럼 사양않고.”
서현이 도훈의 허벅지에 얼굴을 파묻으며 오랄을 시작했다. 힘차게 빨아재끼는 그녀를 향해 도훈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캬, 진짜 주인님은 날로 먹는 것의 진수를 보여주시는 군요.]
‘내가 뭘?’
[축제 건을 후배들에게 다 떠넘기시기고 섹스로 때우는 거잖습니까?]
‘내가 저번에 말했지?’
[뭘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돈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손 쉽다고.’
[이건 돈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 하지만 몸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몸으로 때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하. 그러니까 주인님은 지금 몸으로 떼우시는 중이군요.]
‘이게 바로 인생 날로 먹는 법이거든.’ 도훈이 서현을 특별히 보상(?)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그간의 고생을 치하하는 것도 있거니와, 다음에도 잘 부탁한다는 일종의 뇌물이랄까?
‘조건 반사라는 게 있잖아.’
[파블로프의 개 실험 말씀이군요.]
‘응. 하지만 뒤를 이은 심리학자 스키너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갔지.’
[뭔데요?]
‘적절한 보상으로 행동을 유발시키는 것.’
[잘 이해가 안됩니다.]
‘쉽게 말해 먹을 것을 먼저 보여주고 반응을 기다리는 건 얕은 수라는 거야. 반대로 반응을 보이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거지.’
[아하. 그러니까 서현양이 앞으로도 충성하도록 보상을 주는 것이군요?]
‘맞아. 그러면 두개의 강화물을 통해 두개의 동작이 연결되거든. 스키너는 그것을 학습이라고 불렀어.’
[일종의 세뇌로군요.]
‘뭐, 그렇게까지 부를 정도는···. 아무튼 서현이는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겠지. 본인이 나를 열심히 도우면,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주어진다는 걸.’
[주인님은 정말이지 사악하다고 해야할지, 머리가 좋다고 해야 할지···.]
‘어찌보면 둘 다지. 아무튼 나로선 서현이가 가장 원하는 거 해주는 거야.’
“네가 오늘 수고했어.”
도훈은 열심히 잦이를 빨고 있는 서현을 듬뿍 칭찬했다. 그러면서 슬쩍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 서현의 커다란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서현의 가슴은 커다랗고 말랑말랑한 편이라 쥐는 맛이 있었다.
도훈은 브래지어 틈으로 손을 밀어 넣더니 젖꼭지를 비틀었다.
“흐, 흐응, 오, 오빠.”
“가슴 빨고 싶어.”
“지, 지금요?”
“응. 벗어봐.”
잔뜩 흥분한 서현이 과감하게 상의를 벗었다. 브래지어까지 훌훌 풀어버리자 체육과 최고의 가슴이라는 D컵의 큰 가슴이 위용을 드러냈다.
“와···. 진짜, 빨통 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