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9. 대학 축제-24-
* * *
'으으, 골이야. 설마 나 술먹고 기절해 버린건가?'
침대에서 뒤척이던 신아가 깨질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눈을 떴다. 낯선 방의 모습에 신아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근데 여기가 어디지? 내가 있던 방이 아닌것 같은데?'
파티룸으로 잡은 방은 일반 방보다 훨씬 사이즈가 컸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누운 방은 평범한 모텔 방 사이즈였다. 무엇보다 술을 마시며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진 파티 룸에 비해 몹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새로운 방에 온 것처럼.
'헉, 설마 누가 나를?'
신아는 술에 취한 자신을 남자들 중 누군가가 다른 방으로 데려왔다고 오해했다. 술 취한 여자를 방으로 업어 오는 경우는 딱 한가지 이유 뿐이었다. 그녀가 겁을 먹고 벌떡 몸을 일으키려는데 화장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 흐익, 뭐, 뭐하세요 지금?"
신아가 들어보니 같은 영어회화 조모임 멤버인 미리의 목소리였다. 같은 여자가 있다는 생각에 다소 안심이 된 신아는 누운 채로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혹시 모르니 씻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신아는 화장실 안에서 대답한 목소리를 듣고 도훈도 같은 방에 있음을 깨달았다. 막 잠에서 깬 신아는 자신의 지금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뭐지? 미리랑 도훈 오빠는 왜 여기 있는 거야? 아, 근데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픈데.'
신아가 계속 자는 척 누워있는데, 화장실에서 나온 도훈과 신아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대화 내용을 훔쳐 들을수록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뭐, 뭐야? 지금 두 사람 설마 내가 자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짓이라도 벌일 셈인가?'
신아는 섹스 경험이 많았기에 곧바로 둘 사이에 썸씽이 있음을 직감했다. 젊은 남녀가 모텔방에서 술을 먹다보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근데 오빠···. 엄청 크던데."
"작진 않지."
두 사람의 대화를 훔쳐 듣고 있자니, 신아는 도저히 깨어났다고 알릴 수 없었다. 이미 두 사람은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음탕한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이것들 봐라? 둘이 언제부터 그렇고 그런 사이였지?'
신아는 사실 현실의 남녀 관계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사이버 상에서 랜덤채팅으로 만난 남자와는 하룻밤만에 원나잇을 할 순 있지만, 실제 아는 사람에게는 극도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길 꺼리는 성격이었다.
'웃기네 진짜. 나를 무슨 꿔다놓은 보릿자루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술을 먹고 깜빡 잠이 들었기로서니, 사람이 옆에서 자고 있는데 둘이서 수작을 부리는 소리를 들으니 점점 어이가 없었다.
'그래. 니들이 날 무시했다 이거지? 결정적인 순간에 확 잠에서 깬 것처럼 해서 창피를 줘야겠다.'
신아는 그렇게 마음먹고 등을 돌린 채 계속 자는 시늉을 했다.
자신이 완벽히 잠이 들었다고 착각한 두 남녀의 대화 수위를 계속 높아져 갔다.
"나도 다른 사람 앞에서 하는 건 처음인데···."
"신아 자요."
'안 자거든 이것들아?' 신아는 점점 약이 올랐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훼방을 놓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기, 기분 이상해져요."
"자연스러운 반응이야. 처음이라니까 내가 리드해줄게."
다른 남녀의 섹스를 바로 옆에서 귀로 듣는 것은 신아에게도 색 다른 경험이었다. 마치 야동의 촬영 현장을 직관하는 것 같달까?
특히 등을 돌린 채 소리로만 듣고 있었기 때문에, 둘이 키스를 나누는 소리나 미리의 흐느끼는 신음이 더욱 또렷하게 들리며 자꾸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둘의 애정행각을 듣고 있다보니 신아는 저도 모르게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씨, 짜증나게 진짜. 하필 내가 자는 방에 들어와서 할 건 뭐 람? 저럴 거면 방을 따로 잡았어야지.'
신아는 술에 취하면 성욕이 오르는 타입이었기 때문에, 이미 몸이 뜨거워진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둘이서 물고 빨고를 시작하자신아도 점점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미리의 신음 소리를 들으며 신아가 몰래 손을 내려 가랑이 사이로 가져갔다.
그녀는 원하면 늘 섹스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위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미 다양한 경험을 가진 신아는 단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둘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아아, 듣고 있으니까 괜히 나까지 기분이 이상해지잖아.'
신아가 바지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예상대로 팬티가 젖어 있었다. 팬티 속이 모기에 물린 것처럼 근질거렸다.
'흐음, 자극이 너무 심한데.'
"흐앗, 핫, 오, 오빠···."
미리의 신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간드러졌다.
신아는 저도 모르게 계속 팬티 위를 문지르며 자위를 시작했다.
미리의 신음에 하모니를 넣듯 자신의 입에서도 조금씩 뜨거운 숨이 밀려 나왔다.
'하아, 하아-. 미치겠네. 안 그래도 술 먹어서 하고 싶어지는데.
'
신아는 점점 인내심이 희박해졌다. 그녀는 돌아누운채로 조용히 폰을 꺼냈다. 채팅 어플을 켜 오늘 만나기로한 대물남의 연락이 왔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마지막 답장 이후로 벌써 3시간 째대물남에게선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심지어 자신이 어디서 만나는지 알려달라는 문자는 아직 읽지도 않은 상태였다.
'하-. 씨. 오늘 텄나?'
신아의 즉석 만남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발정남 남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통의 쪽지를 보냈지만, 정작 약속을 잡고 만나기로 하면 열에 두셋은 말도 없이 물러서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몇 번은 약속장소까지 혼자 나왔다가 바람맞은 적도 있었다.
'하여간 겁쟁이 같은 새끼.'
약속을 깨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였다.
애초에 남의 사진을 도용했기 때문에, 막상 만났을 때 실체가 탄로날까 봐 기피하는 경우.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을 무슨 장기 팔이를 하는 범죄자라고 오해한 경우였다.
실제로 즉석 만남에 나갔다가 장기를 적출당해 살해당했다느니, 아니면 매복하고 있던 양아치 패거리에 미성년자 성매수로 협박당해 돈을 뜯겼다느니 하는 괴소문들이 자주 돌았다.
막상 만남 직전에는 극도로 흥분해서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까지라도 날아 가겠다던 사람들이, 어느정도 열기가 식고 냉정히 생각해보니 만남이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겁을 집어먹고 튄 것이다.
물론 이런 위험부담을 느끼는 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사기꾼 같은 새끼에, 먹튀도 잦았고, 심지어 완전히 사진과 다른 사람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만족스러운 즉석만남을 위해서 치러야 하는 일종의 세금이라고 여기는 그녀였다. 열에 한 두 번은, 그래도 제대로 된 남자가 나와주었으니까.
신아는 오늘 만나기로한 대물남이 그런 사내일것으로 기대했으나, 지금껏 답장이 없는 것을 보고 만남이 성사되기는 글렀다고 판단했다.
'쳇. 열받네. 이럴 거면 그냥 다른 사람이랑 약속 잡을 걸. 괜히 사진보고 혹해가지고.'
신아가 핸드폰을 몰래 덮는데, 소파 위에선 본격적인 오입질이 시작되고 있었다.
"넣는다?"
"오, 오빠 살살."
대화 내용으로 짐작컨데 미리는 처녀인것 같았다. 물론 신아는 미리가 발랑 까져놓고 순진한 척 할수도 있다고 의심했다.
'하여간 저 여우 같은 년. 하라는 조모임은 안하고 와서 남자가 꼬시니나 하고. 처음 볼 때부터 별로였다니까 쟤는.'
막상 상황이 이 지경이 되고나자 신아는 살짝 열이 받았다. 자신이 왜 두 사람의 섹스 때문에 자는 척 숨죽여 있어야 하는지 불만이 생긴 것이다.
'지금이라도 확 일어나 버려?'
신아는 자는척 슬쩍 몸을 뒤척이며 반대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이미 삽입에 들어간 두 사람은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헉헉대고 있었다.
신아가 게슴츠레 실눈을 뜨며 둘의 관계 장면을 훔쳐보았다.
'헉, 뭐, 뭐야 저건?'
신아는 우람하게 솟아난 도훈의 대물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등 돌려서 대화를 들을 때만 해도, 미리가 단순히 립서비스조로 얘기하는 줄 알았으나 막상 자신이 보기에도 발기된 도훈의 대물이 유난히 거대했던 것이다.
'와, 씨, 저 오빠가 진짜 대물남이었네. 사람 맞아?'
정사 장면을 정면으로 마주하자 신아는 더욱 몸이 달아올랐다.
도훈이 정상위에서 미리를 향해 내리 꽂는데, 그 모습이 놀랍도록 역동적이었다.
"흐, 흐아아앙! 오, 오빠 너, 너무 아파요!"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
안타까운 것은 처녀인 미리가 도훈의 대물을 전혀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신아는 밑에 깔린 사람이 미리가 아닌 자신이었다면 훨씬 적극적으로 도훈의 대물을 받아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휴, 미리 저 계집애는 복 받은 줄도 모르고.'
도훈의 대물에 울고불고 정신을 못차리는 미리는 보자, 신아는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올 뻔 했다. 그녀는 계속 실눈을 뜨며 두 사람을 관찰했다. 그때 도훈이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신아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이 었다.
'헉!?'
눈이 마주치자 신아가 화들짝 놀라서 급하게 몸을 돌아누웠다.
방금 전 도훈의 눈빛은 자신이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눈빛이었다.
'드, 들켰나? 어떻게 알았지?'
신아의 심장이 콩닥거렸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신이 잘못한 일은 없었다. 잘못이라면, 술취해 자는 사람 방으로 들어와 몰래 섹스를 나누는 두 사람 쪽이 더 컸다.
원인제공은 상대가 했는데, 쌍방과실로 몰리는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니까 열받네? 내가 뭘 잘못했다고 계속 자는 척 해야 하는건데?'
다시 생각을 고쳐 먹은 신아가 반대로 몸을 돌려 눈을 똑바로 떴다. 도훈은 그런 신아를 향해 씩 웃으며 보란 듯 미리를 따먹고 있었다.
"흐앗, 흐읏, 오, 오빠 좀 괜찮아 지고 있어요."
"그래? 일부러 절반만 넣고 있었는데 그럼 이제 끝까지 넣어볼게."
"저, 절반이었다고요? 흐억!"
도훈의 박음질에 미리가 허리를 꺾으며 까무러쳤다.
그러면서도 도훈은 신아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뭐, 뭔데? 나한테 들켜도 상관없다는 거야?'
도훈의 뻔뻔한 태도에 신아가 갈피를 못잡고 있는데, 도훈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신아에게 신호를 보냈다. 같이 끼고 싶으면 들어와 보라는 식이었다.
'미, 미친. 지금 나 유혹한 거야?'
신아는 어이가 없었다. 즉석 만남이 셀 수 없이 많은 그녀였지만, 동시에 두 사람이상과 관계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일단 남자가 두 명 이상인 경우는 정말로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컸다. 강간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괴나 납치, 심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스리섬을 제안하는 남자들이나, 혹은 한번 만났던 사람이라도 다른 남자를 데려오겠다고 하면 가차없이 차단하는 쪽이었다. 따라서 남자랑 2:1도 없었지만, 여자가 둘이 되는 경우 역시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신과 같은 변태적인 취향이 아예 없다곤 할 수 없지만, 괜히 아는 사람에게 그런 제안을 했다가 변태로 찍히면 큰일이었다.
'미, 미친놈이었잖아?'
신아가 기억하는 도훈은, 그냥 몸 좋은 체육과 대학생이었다.
얼굴도 잘생기긴 했지만 신아는 딱히 도훈에게 매력을 느끼진 않았다. 애초에 신아는 현실에 직접 관계를 맺는 사람과는 절대 섹스를 안하는 주의였기 때문이다.
'멀쩡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나만큼이나 변태였잖아?
미리도 분명 계획적으로 따먹은 게 틀림없어.'
신아는 도훈이 미리를 꼬셔 일부러 따먹은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자신마저 유혹하는 것으로 보아, 자신도 오늘 밤 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헐. 그럼 나도 나중에 덮칠 생각이었던 거야? 미리도 먼저 따먹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자 신아의 몸이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도훈이 평범한 대학생일 때보다 속으론 엄청 밝히는 변태라는 확신이 들자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저런 개변태가 내 주변에 있었다니···. 완전 좋아.'
신아는 이제 도훈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앞에서 보란 듯이 젖가슴을 주물렀다. 소파에 누워 도훈에게 깔린 미리는 볼 수 없었지만, 침대에 있는 신아는 도훈과 눈을 마주치며 자위를 시작하고 있었다.
'와우, 이건 완전 예상외의 전갠데?'
도훈은 신아가 뒤척이며 눈을 떳을 때부터 이미 그녀가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나오나 보고 싶어서 계속 모른척 하고 미리를 공략한 것이었다.
[신아양은 역시 정상적인 멘탈은 아니군요. 주인님의 도발에 오히려 한 술 더 뜨고 있는데요?]
'그러게 내가 변태라고 했잖아.' 도훈이 정상위에서 미리를 따먹으며 신아를 쳐다보는데, 신아가 급기야 상의를 위로 들추더니 젖가슴을 꺼내기 시작했다.
브래지어를 풀자 거대한 유방이 턱하고 튀어나왔다. 딱 보기에도 D컵 이상의 어마어마한 사이즈였다.
신아는 도훈을 향해 보란 듯이 손가락을 입술로 쪽 빨더니 침을 묻힌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허, 헉!'
신아의 노골적인 몸짓에 도훈의 잦이가 더욱 단단해졌다.
밑에 깔린 미리는 영문도 모른 채 헐떡거렸다.
"흐, 흐흑! 아, 아파요 오빠. 너, 너무 깊어!”
하지만 이미 신아의 도발에 흥분한 도훈은 미리의 애원에도 아랑곳 않고 더욱 세게 피스톤질을 이어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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