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3. 여대 잠입-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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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잘 빨지 않나? 순진한 학생하고는 거리가 한참 먼 것 같은데?"
고스케는 고통받는 박회장을 조롱하듯 지껄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생각도 재차 확인했다.
'역시 여자는 싹 다 걸레란 말이지? 천하의 몹쓸 년들 같으니.'
고스케는 난데없이 스리썸을 시작한 3남녀를 보며 과거의 기억에 빠져들었다.
고스케는 한때 촉망받는 검도 선수였다.
인간문화재급으로 불리던 스승에게 정통 사무라이 검술을 하사받는 후계자였다. 젊었을 때는 칼로 총알도 밸 수 있다는 기획 다 큐에 '젊은 명인' 등장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한참 잘나가던 그는 스승의 딸을 무척 흠모했다. 자신과 3살 차이 나는 스승의 딸은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늘 조용하고 말이 없었지만, 이따금 자신을 향해 빙긋 웃어 보이는 것만으로도 고스케는 영혼을 빼앗기고 말았다.
어쩌면 고스케가 일찍이 평생을 검에 바친 것은 검술이 좋아서도 있지만, 스승의 딸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남자로서의 치기같은 감정 때문이었다.
스승도 고스케의 연정을 눈치채고 그에게 말했다.
-언젠간 유미코를 네 아내로 줄 것이야. 하지만 지금은 수련에만 집중해야 할 시기다. 명심해라. 내가 죽고나면 네가 비천류의 유일한 후계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어린 고스케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스승은 엄격했지만 인자했고, 고아출신인 자신에게 늘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밤이고 낮이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스승보다 뛰어난 검사로 인정받기 위해 손바닥이 부르트도록 진검을 휘둘렀다.
그날도 고스케가 야외에서 수백 개의 대나무 베기를 마치고 도장으로 돌아가던 날이었다. 마침 소나기가 오는 바람에 평소보다 일찍 훈련을 접고 돌아갔는데, 하필 거기서 고스케는 충격적인 장면을 엿보게 된다.
바로 스승과 그의 딸인 유미코가 도장 한가운데서 발가벗고 뒹구는 장면이었다. 처음 고스케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현실을 부정했다.
근친상간이라니?
그것도 신성한 도장 한 가운데서?
정신이 혼미하고 토할 것 같은 마음에 고스케는 그대로 뒷걸음질 쳤다. 믿었던 스승과 나름 정을 주었던 유미코 모두에게 배신 당하는 기분이었다.
이후 내막을 알고 보니 유미코는 본래 불임인 스승이 입양한 자식이었다. 그것도 어려서 입양한 것이 아니라, 스승이 홀아비가 되기 몇 해 초등학생의 다 큰 나이로 들여왔다.
자식이 없었던 스승은 유미코를 친딸처럼 아꼈지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스승의 사모가 죽고 나자 둘 사이에 묘한 관계가 시작된 것이었다.
고스케는 유미코가 스승에게 강제로 당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날 이후 고스케는 두 사람의 행적을 몰래 감시했고, 두 부녀 사이의 금지된 성욕에 대해 낱낱이 깨닫고 되었다.
고스케는 두 부녀에게 철저하게 기만당한 것이었다.
스승은 친딸이 아닌 유미코를 먼저 죽은 부인의 대체자로 여겼고, 그것은 초등학생의 나이로 수양딸이 된 유미코 역시 마찬가지였다. 친아버지에게 못 받은 부정을, 연인 사이의 애정이라 착각했을지언정 두 사람의 근친상간은 진심으로 벌이는 행동이었다.
그러면서도 남들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숨기고 자신에게는 딸을 시집보내겠다는 둥 헛소리를 늘어 놓았던 것이다. 심지어 유미코도 그 사정을 알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뒤로는 호박씨를 까고 있었고.
촉망받는 젊은 명인으로 살아가던 고스케의 인생은 거기서 끝이 났다.
아버지 같던 스승과 미래의 정혼자로 여겼던 여인에게 동시에 배신당한 충격은 그를, 인간불신의 괴물로 만들어 버렸다.
스승을 죽이고, 유미코도 죽인 뒤 자살을 생각했던 고스케는 진검 대련에서 마침내 스승을 처단하고야 만다. 분노의 힘으로 그는 이미 스승을 뛰어넘었던 것이었다.
스승을 죽이고 이어 유미코를 죽이려 했지만 고스케는 평생의 첫사랑을 끝내 제 손으로 처단할 수 없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하는 그녀를 보자 독한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그때부터 고스케는 여자를 죽이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말았다. 제 손으로 처단 못한 유미코를, 자신은 절대 여자를 죽이지 않는다는 자기합리화로 대체했다.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스스로에게 세뇌한 것이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인생은 끝내 복수를 실패한 반쪽짜리로 전락해 버렸을 테니까. 이후 여자를 죽이는 의뢰만큼은 절대 받지 않는 킬러가 된 이유였다. 유미코를 죽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신은 여자는 손대지 않는 킬러였다.
살인자가 된 고스케는 진검 대련 중 의도치 않는 과실을 주장하며 과실치사형 받고 복역하게 된다. 이후 감옥에서 수많은 악인과 교류 끝에 결국 어둠의 길에 접어들었다.
검술의 천재. 살인귀 고스케.
누구보다 진검을 잘 다루는 킬러로.
과거를 잠시 회상한 고스케는 여자는 결국 다 똑같다는 자신의 생각을 재차 확인했다.
'…유미코도 그랬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여자인 척, 남자 친구라곤 평생 사귀어 본 적도 없는 고결한 여자인 척 꾸며댔지만, 결국엔 의붓아버지와 밤마다 붙어먹는 암캐 같은 년이었잖아?
그 새끼 밑에 깔려서 헐떡일 때의 눈빛을 도저히 잊을 수 없군.'
그날 우연한 목격한 스승과 유미코의 근친 장면은 당시 어린 고스케에겐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았다. 이후 고스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발기부전에 걸렸고, 정상적인 섹스로 성욕을 해소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육체의 문제가 아닌 정신의 문제였으므로, 고스케는 자신의 병이 평생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란 사실도 잘 알았다.
하지만 과거 육체적으로 거세를 당한 환관들도 목각 딜도를 이용해 여자를 희롱하던 것과 같이, 고스케 또한 타인의 섹스를 관전하는 것을 통해 음습한 욕망을 채우는 이상 성욕자가 되고 말았다. 쉽게 말해 변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는 도훈을 대리 섹스시키며 스스로 여자들을 범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동시에 지수를 철저하게 망가뜨리는 모습을 통해 박회장이 굴복하길 바랐다.
"어때? 마냥 순진한 줄 알았던 딸년이 네 눈앞에서 섹스하는 소감이 말이야? 저 정도면 완숙한 숙녀가 아닌가?"
"으으! 고스케 네 이놈!"
"딸년뿐 아니라, 네가 총애하던 저 비서도 보라고. 늘 도도한 척하던 년이 스스로 책상 위로 올라가 가랑이를 활짝 벌리고 있잖아? 여자들은 결국 다 저런 식이라니까?"
고스케의 말처럼 유리는 널찍한 책상에 완전히 드러누운 모습이었다. 겉으로는 어린 지수를 대신해 본인이 적극적으로 도훈을 상대해주는 모습이었으나, 실상은 드러누운 상태로 팔을 뻗어 몰래 서랍을 열기 위한 계획이었다.
'조, 조금만···.'
기지개를 켠 것처럼 머리 위로 뻗은 손이 서랍에 거의 닿기 직전이었다. 유리는 손에 권총만 쥘 수 있다면 단숨에 고스케의 심장에 총탄을 박아넣은 자신이 있었다. 단 한발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아슬아슬 손이 닿지 않았다. 게다가 도훈이 아까 두손을 앞으로 묶어 놨기 때문에 움직임에도 한계가 있었다. 끈이 헐거웠기 때문에 풀어내면 그만이었지만, 자칫 고스케가 먼저 눈치챘다간 유일한 반격의 기회가 날아갈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유리는 도훈의 협조가 절실해졌다. 그가 밑에서 힘차게 박아주면 몸이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면서 팔을 뻗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고스케가 눈치 못 채게 권총을 되찾는 것도 가능했다. 단 한발. 단 한번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아, 대협씨 세게, 더 세게 박아주세요!"
유리는 다리를 활짝 벌리며 도훈을 유혹했다. 자신을 박아 최대한 몸을 서랍 쪽으로 밀쳐달라는 의미.
도훈이 빳빳이 선 잦이를 세워 유리의 기대에 부흥하려는 순간.
지수가 불쑥 둘 사이에 껴들었다.
"오, 오빠 나도!"
지수는 유리의 의도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리가 자신을 대신해 희생하려 한다고 착각했다. 자신에게 늘 친절하게 대하던 친언니 같은 그녀였기에, 지수는 유리의 희생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어차피 사람들 앞에서 홀딱 벗겨진 순간 자존심같은 것은 이미 잊혀졌다.
게다가 도훈과 유리와의 관계를 모르는 입장에서, 자신은 이미 도훈과 섹스를 자주 했었기 때문에 차라리 자신이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도훈이 다른 여자와 하는 것을 지켜보기도 싫었다.
"저부터 해주세요!"
도훈과 유리 사이에 끼어든 지수가 책상에 배를 깔고 엎드렸다.
그러나 책상 위에는 진즉 유리가 누워 있었기 때문에 두 여자는 서로 포개어진 모습이 되고 말았다. 이른바 샌드위치 체위.
서로 먼저 구멍에 박아달라고 외치는 바람에 도훈은 난처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이게 무슨 경우람?'
고스케는 그 장면을 지켜보며 여자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와 환멸을 재확인했다. 물론 그럴수록 자신의 이상 성욕이 폭발하며 점점 흥분해갔다.
"흐흐! 박회장, 외면하지 말고 똑똑히 보라고. 당신 외동딸이 저렇게 음탕한 줄 누가 알았겠어?"
"으으!"
"뭐야? 설마 딸아이가 발가벗고 다른 남자랑 뒹구는 걸 보고 꼴리고 있는 거야? 진짜?"
"아, 아니다 이 악마야!"
"웃기고 있네. 너도 쓰레기 같은 새끼란 걸 내가 모를까 봐서?
저기 있는 저년하고 집에서 맨날 붙어먹은 거 경호원들은 다 알고 있었어!"
고스케가 난데없이 구석에 처박혀 있던 금자를 가리켰다.
자신의 이름이 갑자기 거론되자 금자가 움찔 놀랐다.
'씨, 씨발 나는 왜 갑자기 끌어들이는데?'
금자는 사실상 패닉 상태였다. 특히 최철우의 시체를 최초로 목격한 이후로는 시쳇말로 멘탈이 완전히 나가버렸다.
그녀는 유리처럼 실제 전투에 참여해본 군인 출신도 아니었고, 피 묻은 시체를 본 것이 태어나 처음이었다.
또 본래 겁도 많은 편이었기 때문에 시체와 마주치는 순간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며 주저앉고 말았던 것.
그녀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도훈의 스리섬이고 지랄이고 어서 빨리 이 악몽같은 순간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고스케가 자신을 거론하며 호출한 것이었다.
"야, 너."
"······."
금자는 일부러 못 들은 척 대답을 피했다. 괜히 대답했다가 불똥이 튈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르는척 한 것이 오히려 화를 돋우었는지 고스케가 목소리를 높여 다시 불렀다.
"박회장이랑 붙어먹은 너 말이야! 이리 오라고."
"저, 저요?"
금자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되물었다.
"왜? 너도 아까 최실장처럼 죽여서 질질 끌고 와줘? 원한다면 얼마든지."
고스케가 손목 컨트롤로 칼을 붕붕 휘둘렀다.
검술에 문외한인 자신이 보아도 너무나 기가막힌 움직임이었다. 살벌한 협박에 금자가 화들짝 놀라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흐흐. 젖가슴 덜렁 덜렁거리면서 오는 것 좀 봐. 박회장이 밤마다 그 큰 젖을 주물러 줬나?"
실제로 밤마다 주무른 주인공인 도훈이 대화를 훔쳐듣고 있다가 움찔했다. 그는 두 여자들 틈바구니에서 부대끼는 와중에도 고스케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빠짐없이 챙기고 있었다. 그가 만에 하나 예측 못 한 행동을 벌일 경우, 힘순찐이고 지랄이고 최대한 빠르게 대처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금자는 왜 또 끌어들인 거지?'
[박회장이 협조하지 않으니 더 몰아붙이려는 것 아닐까요?]
'나 참, 피곤하게 됐네. 그나저나 박회장도 고집이 보통이 아니야. 제 딸이 나한테 따먹히는데도 끝까지 버티다니. 괜히 부자가 된 게 아니구나.'
"사, 살려주세요."
"살고 싶나?"
"살려만 주시면 뭐든 할게요."
금자는 당장이라도 고스케가 시키며 그의 좆이라도 빨 기세였다. 어차피 아무런 능력도 없는 금자에게 이 살얼음판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의 몸뚱이를 이용해 고스케게 만족을 주는 방법밖에 없으리라고 여겼다.
여자가 주는 것을 싫어하는 남자들을 거의 없으니까. 처음부터 그가 여자들은 죽이지 않고 옷부터 벗긴 이유가 아마도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라는 착각을 하는 금자였다.
'그래도 놈이 나를 택해서 다행이라고 봐야하나? 적어도 자길 빨아준 여잘 죽이진 않을 거 아냐?'
하지만 고스케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자신이 아닌 박회장을 지목한 것이었다.
"박회장 바지 벗겨."
"회, 회장님이요?"
"이게 어디서 한 입으로 두 말을!"
금자가 바짝 쫄며 두 손을 내밀었다.
"소, 손이 이렇게 묶여가지고."
"흥."
고스케가 빠르게 끈을 잘랐다.
금자는 딱히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아니, 고스케의 입장에선 여기 있는 모두가 무기를 들고 있다해도 10초안에 제압이 가능한 정도였다.
"벗겨."
"네, 네."
금자가 지체없이 의자에 앉아있던 박회장의 바지를 벗겼다.
박회장은 고스케가 두 손을 묶어 의자에 결박시켜 놓았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었다.
"으으. 아, 안돼!"
"회장님, 저도 살아야지요. 엉덩이 좀 들어봐요."
금자가 적극적으로 매달려 박회장의 바지를 허벅지까지 내렸다. 박회장은 팬티 한 장만 달랑 걸친 상태였다.
"팬티도."
"패, 팬티를…."
금자가 말대꾸를 하려다 급히 입을 다물고 팬티마저 벗겼다.
하지만 그녀는 박회장이 발기 부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세우지도 못하는 노인네 것을 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