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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327화 (1,294/2,000)

1310. 여대 잠입-10-

"문제의 원인요?"

"네.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된 처방이 가능하니까요. 그러니 제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주셔야 합니다."

"후···."

건넌방에서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본래 고해성사는 상대가 누구인지 서로 알 수 없는 익명성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시작부터 상대를 인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여자는 몇 번이고 대답을 망설였다.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자매님. 거짓은 거짓을 낳고, 순간의 모면은 더 큰 화를 부르는 법입니다."

"······."

"저는 자매님의 죄를 묻고 단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자매님이 고민을 덜어드리고 주님 앞에 회개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사람일 뿐이죠."

"···그러자고 했어요. 섹파 하자고."

"음."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미친 것 같아요. 그 애랑 하는 게 너무 좋아서···.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어요."

"그렇군요."

"제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와, 이건 뭐 얼굴에 철판을 깐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의 선택이었으면서 왜 자꾸 진실을 외면하는 거죠?

]

'그래야 덜 미안 하니까'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저 여자는 자신의 바람을 합리화하고 싶을 뿐이야.'

[합리화요?]

'자신은 원래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고 군대 간 남자친구를 애틋하게 기다리는 순정녀인데, 친구의 꼬임에 빠져 클럽에 따라갔고 친구가 갑자기 사라져서 당황한 나머지 다른 남자랑 자버렸다는 식으로 핑계를 대고 있는 거라고. 심지어 맨정신에 만난 다음 날에도 또 관계를 갖고 섹파 제의까지 동의 해놓고도 이 모든 결과를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는 개소리를 늘어놓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진짜 쌍년이 되는 거거든.'

[정말이지 눈 뜨고 못 봐줄 비겁함이군요.]

'오히려 그게 나아.'

[낫다뇨?]

'저렇게 남 탓하는 여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자신을 면책시켜줄 그럴싸한 핑곗거리거든.'

"자매님. 제가 쭉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매님 문제의 원인을 알 것도 같습니다."

"어떤 문제인가요?"

[남 탓만 오지게 하는 거죠.]

'진실은 때론 공략엔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일 뿐.'

"바로 음란마귀입니다."

"네, 네?!"

"자매님은 지금 음란 마귀에 쓰인 겁니다."

"마, 마귀라뇨···. 갑자기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어요."

"사탄은 호시탐탐 우리를 유혹합니다. 아무리 굳건한 심지를 가진 사람이라도 늘 시험에 빠지게 되죠. 자매님은 지금 음란 마귀의 꾐에 넘어간 겁니다."

"아···."

"제가 솔직히 여쭙겠습니다."

"네."

"자매님은 평소 자위를 얼마나 나주 하십니까?"

"아···. 아니 그걸 왜···."

"자매님! 솔직하셔야 합니다. 음란 마귀가 얼마나 침투했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릴 수 있으니까요."

"으음···."

여자는 우물쭈물하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주는 아닌데···."

"구체적으로요.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하시죠?"

"일주일에 음···. 한 번 정도?"

"일주일에 딱 한 번 입니까? 한 번을 넘어간 적이 결단코없다고 맹세할 수 있습니까?"

"아···. 그,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두 번? 세 번도 있던 것 같고…."

"일주일에 세 번씩이나!"

"왜, 왜요? 하면 안되는 건가요?"

"매우 심각합니다."

"네?"

"음란 마귀가 골수까지 침투했다는 증거입니다."

"그, 그치만···. 사귀던 남자는 계속 군대에 있고···. 또 저는 아픈데 없이 건강하니까···."

"그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네?"

"좀 더 확인하겠습니다."

"……."

"자위할 때 혹시 도구를 쓰십니까?"

여자는 점점 질문이 야릇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도훈의 진지한 태도에 자기도 모르게 대답하고 말았다.

"아, 아니요."

"그런 맨손으로만 하십니까?"

"네, 손으로."

"혹시 손가락을 넣기도 하십니까?"

"아···."

여자는 점점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이미 도훈에게 말려든 나머지 속절없이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약간은…."

"어건 중요한 부분입니다. 몇 개나 넣으십니까?"

"그, 그건 왜···."

"대답해 주세요."

"하, 한 개?"

"한개만 넣으신다고 신 앞에서 맹세할 수 있습니까?"

"어···. 두 개를 넣은 적도 있는 것 하고···."

"아멘!"

"아, 아니 근데 자주 넣지는 않고···. 그 뭐야···. 주로 문지르기를···."

"문지른다고요? 어딜요?"

"예?"

여자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제껏 성실한 상담자 역할을 수행하던 도훈이 급발진을 하듯 연달아 민망한 질문을 퍼부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귀 어쩌고 하는 이야기에 덜컥 겁이 난 여자는 또 다시 말려들고 말았다.

"뭐라고 해야하지···. 클리···."

"클리?"

"클리토리스를···."

"그러니까 요약하면 일주일에 두 세 번씩 꼬박꼬박 수음을 하고, 수음 시에 손가락 두 개를 삽입하거나 클리토리스를 문지른다는 말씀이신거죠?"

여자는 자신의 치부를 적나라게 읊어대는 도훈의 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다행히 고해성사 실은 어두웠고, 방에는 혼자밖에 없었으며 지금의 대화가 누구에게도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공개적인 장소였다면 수치심에 울어버리고 말았으리라.

"···네. 맞아요."

"음란 마귀야, 썩 물럿거랏!"

도훈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여자가 움찔 놀랐다. 그의 기함에는 미미한 내공이 실렸기 때문에, 저주파로 포효 하는 호랑이처럼 인간의 본능적 공포를 건드렸다.

이를 응용하면 사지를 꼼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사자후로 연결되는 무공이었으니, 사정을 모르는 여자로선 굉장한 충격을 받은 셈이었다. 단지 큰 소리로 놀란 것과 달리, 온몸에 소름이 쫙- 올라오며 몸이 떨려왔다.

"아, 아아···. 시, 신부님 갑자기 몸이 떨려요."

"성령의 호통에 사탄이 반응하는 것입니다!"

여자는 오싹한 기분에 절로 제 팔을 껴안았다. 도훈의 말대로 정말 음란 마귀가 자기 몸에 있어, 극렬하게 저항 하는 것 같았다.

"자매님, 자매님의 바람은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 그럼요?"

"자위의 빈도수, 그리고 최근 클럽에서의 원나잇과 섹파 제의 수락···. 이 모든 음욕의 근원에 사탄이 있습니다."

"사, 사탄이라뇨? 저, 전 독실한 카톨릭 신잔데요. 어렸을 때부터 매번 성당에…."

"제 아무리 신실한 자라도 사탄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매님은 지금 강력한 음란 마귀에 사로잡혀 있는 것입니다."

"제가요?"

"원나잇 한 남자랑 섹스할 때 어떠셨습니까?"

"네, 네? 그걸 왜…."

"대답하세요!"

"아··· 그···. "

"남자친구랑 할 때보다 더 좋았다고 하셨죠?"

"어···. 네."

"상대방 성기가 더 컸습니까?"

"네?"

"섹스 파트너라는 사람의 음경이 더 굵고 실했냐는 말입니다!"

"아니 그게···. 더 크긴 했는데···."

"그게 바로 마귀에 사로잡힌 증거입니다!"

"정말요?"

"삽입 당할 때 쾌락이 밀려오지 않던가요?"

"그건 당연히···."

"평소보다 훨씬 짜릿짜릿하지 않았습니까?"

"시, 신부님···. 근데 그건 제가 요 몇 달간 계속 참아서··

·."

"아닙니다. 자매님은 본래 고결한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하지만 음란 마귀에 조정당해 도저히 주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 그런···."

여자는 정신이 점점 혼미해졌다.

고해성사를 하러 왔더니, 무당을 만난 기분이었다.

느닷없이 음란 마귀가 쓰였다느니, 사탄이 정신을 지배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정상적으로 들릴 리가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면책을 받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남자친구를 배신했다는 죄책감과, 스스로 타락하고 있다는 괴로움에 좌절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정말 악마의 유혹에 빠졌던걸까?'

"어제는 몇 번이나 하셨습니까?"

"두 번…."

"남자친구 몰래 두 번이나 다른 사람과 성교를 하면서 좋으셨습니까?"

"아, 아니 신부님 그건…."

"물론 미안하셨겠죠. 하지만 좋으셨죠?"

"아…."

"물은 얼마나 나왔습니까?"

"네?!"

"어서 대답하세요. 음부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의 양이, 사탄의 음욕에 지배되었다는 증거니까요!"

"아니 그런…."

"자매님. 이대로 가면 자매님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겁니다."

"제가요?"

"네. 시작은 바람이겠죠. 하지만 점점 음욕에 빠져들수록 자매님은… 자매님은 이제 남자 없이는 못 자는 여자가 되버리고 말겁니다."

"말도 안 돼요. 저는 그렇게 밝히는 여자가 아니라고요!"

"아닙니다. 떠올려 보세요. 파트너가 자매님의 몸을 주무르고, 빨고, 거대한 성기를 밀어 넣을 때 자매님은 즐거워 하셨습니다. 제 말이 틀립니까?"

"아, 아…."

"남자친구가 최전방에서 힘겹게 나라를 지키고 있을 때, 자매님은 다른 남자의 밑에 깔려 더러운 씹물을 흘려대고 있었단 말입니다!"

"아아, 저는… 저는…."

"사탄의 유혹은 더욱 더 거세질겁니다. 자매님은 매일같이 불나방처럼 클럽에 가서 원나잇을 즐기는 걸레로 변해버릴지도 모릅니다. 나중에는 한 명의 상대로 모자라 두명, 세명, 아니 십수명과 난교를 즐기는 타락한 여자가 되고 말 겁니다!"

"아, 안돼요!"

"자매님은 그런 여자가 되고 싶습니까?"

"아, 아니에요! 저는 그런 걸 원하지 않았아요!"

"자매님!"

"흑흑, 저, 저는 이제 어떡하면 좋죠?"

"성령의 힘으로 사탄을 몰아 내야 합니다."

"방법을 알려주세요. 기도할까요? 간절히 기도하고 죄를 뉘우치면 주님께서 부정한 저를 용서해 주실까요?"

"그걸로는 부족합니다. 사탄은 무척 간교하고 교활한 놈이라 일순 감출 순 있어도 기회만 되면 또다시 자매님을 타락으로 빠뜨릴 것입니다."

"그, 그럼 저는 구원받을 수 없는 건가요?"

"…방법이…."

"제발 도와주세요 신부님. 너무 무서워요."

"후-.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어, 어떡해야 하죠?"

"하지만 이것은 무척 곤욕스러운 방법입니다. 중세 시대 마녀를 정화시킬 때 하던 의식이라."

"서, 설마 매질을 당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그보다 심한 것입니다."

"물고문?"

"아닙니다. 그보다 더 지독한 것입니다."

"흑흑 신부님. 그게 뭐라도 따를게요! 제발 방법을 알려주세요!"

"후-."

[정말 개소리도 오지게 늘어놓으시는군요.]

'맹신은 이토록 위험한거야.'

[주인님은 사이비 교주급인데요. 괜히 여자를 겁먹게 해서 사기를 치는 거잖습니까?]

'그러게 누가 남친 몰래 바람피우래? 따끔하게 혼 좀 나봐야지.'

"제발요, 흑흑…."

"자매님. 제가 그 쪽방으로 건너 가겠습니다."

"네, 네?"

도훈은 문을 열고 고해성사실로 들어갔다.

어찌 된 영문인지 문을 잠궈놓았으나, 도훈은 자연스럽게 열고 들어왔다.

방석 위에 무릎 꿇고 있던 여자가 놀란 표정으로 도훈을 올려다 보았다.

"신부님!"

"각오는 되셨습니까?"

"제, 제가 뭘 해야 하죠?"

"눈을 감으십시오."

"네."

여자는 침을 꿀꺽 삼키며 눈을 감았다. 그 사이 도훈은 주변에 방음 아이템을 설치해 소리가 새어나자기 않도록 작업했다.

고해성사실은 칸막이 화장실보다 조금 넓은 수준이었기에 두 남녀가 들어가자 비좁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자매님의 몸에 붙은 사탄을 몰아내기 위해선, 과거 마녀를 정화하는 의식을 수행해야 합니다. 동의하십니까?"

"네, 신부님."

"사실 저는 신부가 아닙니다."

"네?"

"저는 아직 서품을 받지 못한 부제에 불과합니다."

"아…."

"하지만 이러한 의식에 대해서는 이미 교육을 받았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네."

"사탄은 평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깊숙한 곳에 꽁꽁 숨어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사탄이 실체를 드러내도록 밖으로 끌어내야 합니다."

"어, 어떻게 해야하죠?"

"음란 마귀는 몸 속 깊은 곳에 숨어 있으며, 그것이 실체를 드러낼 땐 가장 성스러운 곳에서 흘러나옵니다."

"성스러운 곳이라면…."

"음부입니다."

[단어가 아주 고급지네요.]

'나도 저런 말을 입밖으로 내긴 처음이네.'

"네, 네?"

"의심하시지 마십시오. 불신이야 말로 의식에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시, 신부님을 믿죠."

"전 신부는 아닙니다."

"어, 어쨌든요. 하지만 그건…."

"어허, 벌써 부정한 사탄의 현혹에 흔들리는 군요."

"아, 아니에요! 시키시는 대로 할게요."

"후우-. 일단 모자를 벗으십시오."

"모자를…."

여자가 깊게 눌러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모자를 쓰고 있을 때도 예쁘다고 생각했으나 원체 깊숙이 쓰고 있는 바람에 얼굴이 제대로 안 보였는데, 모자를 벗자긴 생머리의 미녀가 정체를 드러냈다.

'와 씹, 존예잖아.'

[청순한 스타일이군요. 저렇게 예쁜 여자가 어쩌다 바람을….]

'저런 여자가 클럽에 있으면 남자들이 가만 놔둘리 없지.

어쩌겠어, 제 발로 험한 곳을 찾아 갔으니….'

"으음. 자매님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김…수경이요."

"수경 자매님. 이제부터 음란마귀를 몰아내는 의식을 진행할 것입니다. 무엇이든 제 말을 의심하지 말고 철저하게 따라주셔야 합니다. 동의하십니까?"

"네. 믿을게요."

"탈의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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