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8. 이사-18-
엄지로 살살 돌려가며 똥구멍 주위에 윤활제를 바르는데 로시가 말했다.
[주인님, 포인트 생기면 윤활제부터 다시 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분량이 1회분 정도라서요.]
'벌써 그렇게 됐어?’
[네, 뿐만아니라 상당수 소모품들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케이, 일단 이지부터 해치우고. 나중에 포인트 생기면 알아서 채워놔.’
[알겠습니다.]
"뭐, 뭘 바르는 거야?"
"침."
"치, 침은 왜?"
"여기도 한 번 뚫어 주게요."
"아, 아아! 안 돼!"
이지가 기겁하며 돌아봤다. 하드한 플레이도 거침없이 받아주던 이지가 처음으로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왜? 설마 처음?"
"아니 그게 아니라···. 관장부터 하고···."
성적으로 개방적인 이지에겐 당연히 후장 경험이 있었다. 다만 과거 후장을 하다가 곤혹스러운 일(?)을 겪은 이후, 늘 준비를 하고 애널 섹스를 하는 편이었다.
특히나 지금처럼 노콘 상태로 했다간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지도 몰랐다. 도훈은 난색을 표하는 이지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상관없어요. 땡기면 하는 거지."
도훈이 막무가내로 똥구멍에 귀두를 들이밀었다.
"흡!"
"어느 세월에 관장을 하고 있어?"
"아, 안돼!"
이지가 몸을 앞으로 빼며 벗어나려했지만, 도훈은 허리를 꽉 붙들고 들입다 박아버렸다.
푹-!
윤활제로 미끈미끈해진 후장 속으로 도훈의 대물이 꽂혔다. 윤활제의 분해효소가 대장 내부를 깨끗하게 세척했고, 모든 불순물은 순식간에 분해되어 관장보다 더 깔끔한 상태로 변했다.
"흑!"
이지는 똥꼬를 가득 채운 도훈의 대물에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흐앙, 난 이제 몰라!"
애널의 맛을 아는 이지였기에, 일단 대물이 박히자 도저히 거부 할 수 없었다. 묵직한 대물이 주는 충족감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던 것이다.
'풉- 반응이 왜 이래? 예전에 한 번 지렸나?’
[지리다뇨?]
'왜, 그런 우스갯 소리 있잖아. 유명한 모 여가수가 관장 안하고 바로 후장 들어갔는데 좆대가리에 소화 덜 된 콩나물 대가리가 묻어 나와서 뒤지게 맞았다고.’
[아···. 원래 후장이 그렇게 지저분한 건가요?]
'준비만 잘하면 딱히? 이지는 윤활제를 바른 걸 모르니까 긴장하는 거겠지만.’
도훈은 완전히 자세가 무너진 이지의 허리를 붙잡고 힘차게 잡아당겼다. 마치 도약직전의 개구리처럼 웅크린 이지를 억지로 따먹는 체위였다.
"하악, 학! 조, 좋아!"
기대하지도 않던 후장에 이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즐기고 있었다. 이지의 적극적인 반응에 탄력을 받은 도훈이 침대 쿠션을 활용해 무릎으로 바닥을 내리 눌렀다. 그의 몸이 시소를 탄 것처럼 위아래로 반동이 생기자, 애널에 박힌 대물이 수평운동이 아닌 수직운동을 시작했다.
"하아아악, 흐아아앙 이, 이게 뭐야!"
효과는 놀라웠다.
그저 박히는 것에 익숙하던 이지는, 후장 안에서 시소처럼 위아래로 휘젖는 대물의 움직임에 까무러칠정도로 놀랐다. 거대한 대물이 말 그대로 직장 내부를 휘젖고 있었다.
"흐아아아아앙!!!"
이지의 괄약근이 수축으로 바짝 쪼여졌다.
도훈은 그제야 제대로 된 쾌감을 만끽했다.
'으으으, 이 맛이네. 봊이는 헐렁해도 똥꼬는 제대로 쪼여주는 구만.’
[근데 이지양은 경험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건가요?]
'뭘?’
[아니···. 아무리 주먹 크기를 줄였다고 해도 피스팅이 될 정도 라면···.]
'뭐 경험의 영향도 있지만, 타고나길 신축성이 좋은 타입이겠지.’
[타고나길요?]
'쓰면 쓸수록 닳는다고 하지만, 명기는 아무리 해도 쉽게 헐렁해지진 않거든. 이지는 원래 그 부분의 살이 무르고 유연해서 잘벌어지는 것도 있을 거야.’
[아···.]
'아마도 그래서 후장을 개발한 것 같은데, 이쪽은 확실히 꽉 쪼는 맛이 있네.’
"으으으! 누나 안에 쌀게요."
"하읏, 마, 맘대로 해!"
뒤에서 폭격하듯 찍어 누르던 도훈이 속도를 올리더니 그대로 후장 안에 정액을 폭발시켰다.
"읏!"
골반을 틀어쥐고 한참 몸을 떨던 도훈은 정액을 한껏 토해내고 나서야 이지를 놓아주었다. 침대에 배를 깔고 털썩 쓰러진 이지의 후장에선 진득한 정액이 흘러나왔다.
* * *
"그래서 대체 코인 투자는 어떻게 하는 건데?"
폭풍 같은 섹스가 끝난 후 이지가 담배연기를 내뱉으며 물었다.
이지는 다행스럽게(?) 흡연자 였기 때문에 모텔 안에서 맞담배를 필 수 있었다.
"그러니까, 흐름을 잘 타야 해요. 가장 쌀 때 사서 오를때까지 기다리는 거죠. 존버라고 혹시 알아요?"
"존버? 존나 버러지?"
"아니, 존나 버틴다고요."
"잉? 그게 다야?"
"네."
나의 설명을 들은 이지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되물었다.
"설마 그게 다는 아니지?"
"맞아요. 전 가장 쌀 때 묵혀뒀다가 그냥 잊어버렸거든요. 없는 돈 치고. 그러고 나니까 코인이 폭등하면서 대박이 나더라고요."
"그럼 그냥 운이 좋았던 거잖아?"
"맞아요."
"하하-. 어이 없어. 존버라니."
이지에게 거짓말을 할 순 없었다. 주식도 아니고, 코인 투자에 무슨 거창한 투자기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괜히 내 말 듣고 헛바람이 들어 진짜 투자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투자의 판단은 본인의 책임이라지만, 엄한 소리로 오늘 처음 본 여자의 인생을 구렁텅이로 빠드릴 순 없었다.
"와··· 나는 무슨 대단한 비결이라도 있는 줄 알았네."
"존버가 곧 비결이죠. 원래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버티는 구간이 제일 어려운 거라고요. 그걸 못 해내면 나락으로 가는 거구요."
"하아. 그래, 뭔 소린 줄은 알겠어."
혹시나 기발한 투자비법을 배울 줄 알았던 이지는 다소 맥빠진 모습이었지만, 딱히 아쉬운 표정은 아니었다. 어차피 코인 이야기는 곁다리였을뿐 애초에 도훈과의 섹스가 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암튼 그래도 오늘 실컷 했네. 덕분에."
"마음에 들었어요?"
이지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고였어!"
"정말요?"
"응. 요새 좀 시들했거든. 최근 만나는 사람은 너만큼 큰 편은 아니라서. 뭐, 어쩌다보니 만나고 있는데 좀 찜찜해서 조만간 정리하려고."
"그렇구나."
"히히. 종종 시간 되면 봐. 너 마음에 든다."
"그래요."
[먹버하실 거 아니었습니까?]
'당연하지. 피스팅까지 했던 여자를 뭐하러 또 보겠어? 원나잇한 거나 마찬가지지.’
[근데 왜 거짓말을 하십니까?]
'원래 그런 거야. 먹버를 당하든, 먹버를 하든. 헤어지는 자리에선 기분 상하지 않도록. 여자가 자존심이 상하면 한을 품거든.’
[주인님도 참···.]
'그나저나 포인트는 얼마나 들어왔지? 중고거래의 달인으로 꽤 벌었을 것 같은데.’
[놀라지 마십시오. 무려 3500포인트입니다.]
'헉! 그럼 이지가 지금껏 만난 사람이···.’
[네. 주인님이 서른여섯번 째 남자였단 소리죠.]
'미쳤네. 한 달에 한 번 갈아치웠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구나.’
[정보창은 진실만 얘기하니까요.]
이지와 맞담배를 피우며 섹스 후 토크를 끝낸 나는 적당한 시점에 대실을 끝내고 헤어졌다. 이지는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지만, 어쨌든 대만족한 듯 마지막엔 키스까지 해주었다.
쪽!
"그럼 다음에 또 연락해."
"네, 누나."
이지와 헤어진 후 혼자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아직도 손바닥이 저릿저릿했다.
'후아, 축골공 이거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아직도 손아귀가 욱신거리는데.’
[내일이면 다시 괜찮아 질 겁니다. 강제로 뼈를 탈골시켰으니 당연히 여파가 남을 수밖에요.]
'근데 정확히 이게 무슨 무공이야? 나는 아직도 이게 왜 백보신권에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다른 건 그래도 왜 필요한 건지는 알겠던데.’
[음, 간단히 설명하면 일종의 호신 절기랄까요.]
'호신?’
[강한 것은 때론 쉽게 부러지죠. 하지만 부드러운 것은 휘어질 지언정 끊어지지 않으니까.]
'알아듣게 설명해봐. 난 무공에 대해선 좆도 모르는 문외한이니까.’
로시의 설명에 따르면 축골공은 쉽게 말해 돌처럼 단단한 육체를 끈적한 찰흙처럼 바꿔주는 호법이었다.
돌은 평소엔 단단해도 치명적인 충격을 받으면 산산조각나는 반면, 찰흙은 물렁해 보여도 충격을 흡수하며 버틸 수 있다는 것.
[가령 주인님의 육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데미지를 입게 되면, 스스로 뼈와 근육을 이동시켜 충격을 흡수해 주는 원리입니다. 10성에 이르면 장기의 위치까지 순간적으로 이동시켜 급소를 지켜주는 일종의 호신강기와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렇구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방어술까지 익히고 있었다니.’
[무공은 주인님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익혀지고 있습니다.
이제 보름 뒤엔 백보신권의 모든 비결이 전부 완성될 것이고요.]
'좋네. 숨만 쉬어도 레벨업 같은 건가?’
[물론 주인님이 그 사이 숨만 쉬고 계시진 않겠죠.]
'당연하지. 이사 끝나면 다음 주부터 당장 로테이션 돌아야 해.
그걸로 내공 쌓을 거거든. 그리고 틈날 때마다 이지같은 발랑 까진 여자들 따먹으면서 포인트 벌이도 하고.’ 집으로 귀가한 도훈은 정들었던 원룸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원래 못 다한 공부를 끝내고 싶었지만, 어차피 내일 오전이사를 해야 했으므로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역시 공부는 내일부터.
* * *
"아이고, 직접 안 옮기셔도 되는데···."
포장이사를 맡은 이삿짐 센터 직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돈까지 두둑이 받고 일하는데 집주인이라는 학생이 계속 짐 나르는 걸 도와주었던 것.
"괜찮아요. 같이 하면 더 빨리 끝나니까."
"아니 그래도 포장이산데···. 학생이 이러면 우리가 너무 미안해서."
"별말씀을. 후딱 끝내고 얼른 점심 드시러 가시죠."
어제 양기를 잔뜩 흡수한 도훈은 온몸에 에너지가 팔팔 끓었다.
때문에 아침부터 포장이사를 하러 온 이사업체 직원들과 함께 원룸의 짐을 함께 날랐다. 이렇게라도 힘을 빼지 않으면 오전내 발기가 풀리지 않았다.
본래 포장이사는 이사 전 미리 견적을 내고, 사전 준비를 한 뒤 옮기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원룸 이사라 그런지 짐이 별로 없어 당일 바로 이루어졌다.
실제로 기존에 비품으로 제공된 큰 가전들을 제외하자 실제로 옮길 짐의 양도 포터 하나도 못 채울 양이었다. 아침 일찍 짐정리를 마친 도훈은 그대로 이사할 집으로 이동해 다시 짐을 풀었다.
"와, 학생 꽤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구나?"
몇 배로 넓어진 집을 본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놀라 물었다. 대충 봐도 위아래층 다 해 60평이 넘어 보였는데, 혼자 살기엔 지나치게 광활했다. 도훈은 괜한 오해를 살까 봐 적당히 둘러댔다.
"아, 혼자 사는 건 아니고요. 나중에 하우스 쉐어링 하려고요."
"하우스, 뭐?"
"동거인 몇 명이랑 같이 사는 거거든요. 혼자 구한 건 아니에요. 친한 친구들이랑 함께 돈 모아서 구했는데, 제가 먼저 들어온 거라서."
"아하! 난 또."
도훈의 요구에 따라 원룸에서 넘어온 짐이 정리되는 사이, 다른 물품들도 속속들이 도착했다. 가전제품 매장의 운송을 맡은 직원은 도훈을 보더니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이도훈씨?"
"네, 전데요."
"직원 가족이라면서요? 매장 여직원이 잘해달라고 어찌나 부탁 하던지···."
"네?"
도훈은 순간 말귀를 이해 못했으나, 곧 이지가 배려를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당히 둘러댔다.
"아, 네. 직원 가족 맞아요."
"잘해드릴게. TV부터 설치해 드려야겠네."
가전제품 배달을 맡은 사람들은 직원 가족이라는 말에 평소보다 훨씬 성의를 다해 짐을 옮겨주었다. 동시에 대형 가구도 들어오는 바람에 도훈은 정신이 없었다.
침대를 놓고, 소파를 놓고, 식탁 테이블이 옮겨지는 사이 2층에 놓은 헬스 기구도 연달아 도착했다. 도훈이 이사할 2층 주택이 한동안 시끌벅적했다.
결국 오후가 되어서야 이사가 모두 끝이 났다.
소란스럽던 집안은 모두 떠나고 난 뒤 적막할 정도로 고요해졌다. 필요 이상으로 커다란 공간이 주는 압박감이 상당했다.
'어째 너무 휑한 것 같기도.’
[물건을 채워 넣어도 너무 넓습니다. 혼자 살기엔 너무 큰 집을 구하신게 아닌지.]
'차차 채우면 되겠지. 어차피 여자들도 매일 바꿔가며 부를거니까.’
대충 청소를 한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이사를 막 끝낸 직후라 먼지가 날려 엉망이었다. 도훈은 물걸레를 들고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했다.
"걸레는 빨아도 걸레~."
[아니 그게 무슨 해괴망측한 노랩니까?]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네.’
도훈이 콧노래를 부르며 청소를 하고 있는데, 마침 전화가 왔다. 번호를 보니 어젯밤 원나잇을 즐겼던 이지였다.
"여보세요?"
-제품을 잘 받았니? 이상은 없지?
"네. 덕분에요. 누나가 저 직원 가족이라고 했다면서요?"
-그래야 더 신경 써주거든. 혹시나 이상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AS는 언제든 해줄테니까.
"감사해요, 신경 써줘서."
-뭘, 이 정도는 기본이지. 암튼 가전제품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내가 직원 할인가로 잡아줄게.
"넵."
이지를 곧바로 손절하려고 했던 도훈은 통화를 끝내고 생각을 고치더니 핸드폰에 번호를 저장했다.
<가전제품 담당 매니저.>
[무슨 뜻입니까?]
'응, 앞으로 전자제품 살 일 있으면 이지 통해서 사려고.’
[손절하려는 거 아닙니까?]
'혹시나 또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모르니까.’
[어이구. 그런식으로 한명씩 저장하면 세상에 모든 직업을 저장할 수 있겠는데요?]
'그럴싸 한데?’ 도훈이 솔깃한지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