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2.. 이사-12-
기대감에 부푼 영철을 보며 도훈이 속으로 비웃었다.
'저거 봐, 라면 먹고 가라니까 냉큼 받는 거.’
[주인님 예상대로군요. 영철군은 완전히 주인님 손바닥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영철이가 아니었더라도 마찬가지지. 어느 남자가 라면 먹고 가라는 여자의 유혹을 거절할 수 있겠어? 대놓고 끼부리는 멘튼데.’
사실 도훈은 영철이 화장실에 들이닥치기 전 미리 작업을 해놓은 상태였다. 한창 박아주던 도훈이 갑자기 아무 말없이 대물을 거두어 버린 것.
-아니, 왜···.
-여기서 더 진행하는 건 아무래도 위험하겠어.
-이, 이제와서요?
채원의 목소리에 허탈감이 묻어나왔다. 하다가 중단할 거면 시작을 말던가. 하지 말라는 데도 억지로 박아놓고, 절정에 이르기 직전 멈춰버린 도훈이 야속할 뿐이었다.
-영철이가 의심할 거야.
-그, 그게 무슨···.
-생각해봐. 셋이 왔는데 둘이 화장실 간 뒤 안 돌아오면 당연히 이상하게 여기지 않겠어?
-······.
도훈의 말은 지극히 논리적인 결론이었지만,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려놓은 채원에게는 그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대물이 뽑힌 자리엔 공허감만 가득했다. 벌렁거리는 구멍이 애타게 매울 것을 찾고 있었다.
-그래도···.
채원의 입에서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죠’ 라는 말이 나오기 직전, 도훈이 다른 제안을 했다.
-너희 집으로 가자.
-저, 저희집요?
-너 자취한다면서. 이런 비좁은 곳보다 자취방이 낫지 않겠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한 채원이었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아···. 언제요?
채원은 영철이 마음에 걸렸다. 당장이라도 도훈과 집으로 날아가고 싶었지만, 그러자니 함께 식사 중인 영철만 바보 만드는 꼴이었다.
-지금 당장.
-지, 지금요? 그럼 영철 오빠는 어떡하고요?
지금 당장 집으로 가자는 도훈의 제안에 혹했으나, 영철을 꿔다놓은 보릿자루 취급하는 건 인간적으로 미안했다.
특히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던 모습이 떠오르자 더 신경이 쓰였다.
-그럼 영철이도 함께 데려가던가.
-여, 영철 오빠도 저희 집으로요? 설마 셋이···.
채원이 도훈을 집으로 데려가는 건, 중단한 일을 마무리하자는 뜻이었다. 거기에 영철까지 끼는 건 다른 이유를 상상할 수 없었다.
-무슨 생각이야? 욕심쟁이처럼 둘을 상대하겠다는 거야, 지금?
-아, 아니에요. 제가 무슨 변태도 아니고.
-왜? 난 변태 맞는데.
도훈이 능글맞게 웃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애액이 잔뜩 묻어 번들거리는 잦이를 채원의 입에 막무가내로 밀어 넣었다.
-웁!
-입으로 씻겨. 팬티에 좆물 묻히기 싫으니까.
-웁웁!
-제대로 하라고. 영철이 오기 전에 끝내야 해.
채원은 자신만 싸면 그만이라는 도훈의 태도가 얄미웠지만, 대물이 입으로 들어오는 순간 본능적으로 잦이를 빨기 시작했다. 윗 입으로라도 텅 빈 공허감을 채우고 싶다는 발로였다.
빠르게 머리를 잡고 흔들던 도훈이 채원을 향해 제안했다.
-근데 듣고 보니 솔깃하긴 하네.
-?
-둘보단 셋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읍읍!
-왜? 동시에 윗 입도 채우고, 아랫 입도 채우고. 너만 좋은 거 아냐?
채원이 부정하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싫다고 말하고 싶지만, 입에 잔뜩 대물이 물려 있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도훈은 혼자서 일방적으로 지껄였다.
-내가 아까 변태라고 말했잖아. 사실 난 내 여자가 다른 남자한테 당하고 있는 거 보면 엄청 흥분되더라고. 잦이가 엄청 딱딱해져.
-?!
-그러니까 너네 집에 가서 영철이랑 같이 하자. 영철이 한 번만 대줘. 어때? 그럼 내가 너 원 없이 따줄게.
-푸하-, 미, 미쳤어요? 싫어요 그런··· 웁!
도훈은 잠시 숨을 돌리는 채원의 입에 다시 대물을 들이 박았다.
-멈추지 말고 빨기나 해. 네 입은 말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 잦이 빨라고 달린 거니까.
도훈의 우악스러운 행동에 채원은 눈물이 핑 돌았다.
거칠고 야만적인 도훈이 섹스밖에 모르는 짐승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다.
-네가 싫다면 나도 억지로 강요는 않겠어. 대신 나 역시 너를 계속 만날 이유가 없다고 봐야지. 이런 사소한 부탁도 못 들어주는 사람이라면···.
-으, 으으읍!
-얼른 결정해. 영철이도 데려갈래, 아니면 그냥 혼자 집에 갈래?
-······.
-시작을 했으면, 끝은 봐야 하는 거잖아. 안 그래?
벌컥-!
그때였다.
바깥 화장실 문이 열린 것은.
* * *
"까스활명수만 사면 되지? 라면은 집에 있다면서."
"술도 좀 사요."
"술은 왜? 토해놓고 또 마시게?"
"아이, 진짜로 저 괜찮다니까요. 그리고 제가 아니더라도 두 분은 더 마실 수 있잖아요."
"그래요, 형. 저희끼리라도 마시면 되죠."
채원의 말에 영철이 재빨리 맥주병을 장바구니에 집어넣었다. 도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마를 짚었다.
"나 원 참-. 속병 나도 모른다, 나는."
[주인님.]
'왜?’
[정말 가증스럽네요.]
'뭐가 또?’
[채원양을 협박한 것도 주인님이고, 미션 때문에 영철군을 데려가기로 한 것도 주인님이면서 이제와 채원양을 생각하는 척 하시다니요? 양심은 밥 말아 드신겁니까?]
'연기 쩔었냐?’
[네, 아주 역겨울 정도군요.]
'말 조심해. 미션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악독하게 굴었겠어. 그리고 막말로 협박이라니? 난 채원에게 선택권을 준 것뿐이야.’
[선택권요?]
'All or Nothing. 1+1으로 영철이까 보듬고 가던가, 아니면 다 관두던가. 채원이도 나랑 더 하고 싶으니 영철이 꼽싸리 끼는 걸 허락한 것뿐이지.’
[저는 그 점이 가장 이해가 안 됩니다. 주인님이 NTR 변태 취향을 드러냈는데도 채원양이 순순히 받아들인 사실을요.]
'한마디로 정신이 나간 거야.’
[네?]
'원래 그렇거든. 남자를 제일 괴롭게 하는 건, 박지도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박다가 못 싸게 하는 거라고. 지금 채 원이가 딱 그 상태거든.’
[아···.]
'신나게 따먹는 중에 마무리를 안 지어서 엄청 몸이 달았을 거란 말이지. 성욕에 이성이 마비되었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주인님과 계속 하고 싶어서, 영철군마저 받아 준 거란 말입니까?]
'물론 영철이 상태가 썩 나쁘지 않다는 점도 한몫 했겠지. 쓰리썸하는 여자들이 원래부터 변태라서 시작하는 게 아니거든. 우연히 계기만 있으면 누구나 상상해 볼 수 있는 거야. 채원이도 겉으론 질색하는 척했지만, 지금 보면 약간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정말 영철군하고 콜라보를 하시려고요?]
'아니.’
[네?]
'미션 때문에 그냥 지켜만 볼 거야. 게다가 영철이는 나랑 채원이를 사촌지간으로 알고 있잖아. 무슨 짐승 새끼도 아니고 어떻게 영철이 앞에서 채원이를 건드리겠어?’
[그럼 채원양을 기만한 거였습니까?]
'아니. 그건 아니지. 나중에 따로 밑 닦아주면 돼.’
[정말 주인님은 또라이가 틀림없습니다.]
그렇게 우리 셋은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 들고 채원의 원룸으로 갔다. 채원의 집은 무척 깔끔했다. 방도 두 개나 있었는데, 하나는 옷 방으로 쓰는 모양이었다.
"투룸이네?"
"어? 형도 처음 와보신 거예요?"
영철은 내가 채원의 집에 한 번 와봤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 서울 올라와선 오늘 처음 본 거라고 했잖아."
"아…."
"어쩌다 보니 투룸으로 구했어요. 친한 친구 생기면 룸메이트라도 구하라면서…."
"아하."
"하긴 여자 혼자 사는 것보단 둘도 나쁘진 않지."
"전 그럼 라면 끓일게요."
"제가 상 세팅할게요."
영철은 넉살 좋게 채원의 집에서 앉은 상을 펼치더니 편의점에서 사 온 술과 안주를 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라면이 끓여지자 해장 삼아 술을 곁들였다.
이미 1차에서 적당히 마신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 세 사람은 금세 또 술에 취했다. 물론 나는 내공 때문에 술이 늘어 취한 연기만 하고 있었으나, 영철과 채원은 얼굴이 벌게진 것이 상당히 취기가 오른 것 같았다.
'분위기 좋고.’
[정말 구경만 할 생각입니까?]
'어쩔 수 없잖아. 두 사람을 맺어주는 게 이번 미션인데.’
사실 내가 먹던 여자를 남에게 토스하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만약 채원에 대해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었다면, 차마 시키지 못 할 짓이기도 했다. 하지만 굳이 미션을 해치워야 한다면 다른 여자보단 채원이 나을 것 같았다.
"토하고 마시고, 마시고 토하고… 하아, 군대 가기 전 생각나네요."
영철은 안 먹겠다면서 다시 술을 마시는 채원을 보고 한 마디했다. 내가 보기엔 채원도 마시고 싶어 마시는 게 아니라, 도저히 맨정신으로 내 요청을 들어줄 수 없을 것 같아 일부러 취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세 사람이 앉은 반상에 둘러앉자 술을 마시면서도, 영철은 반대편에 따로 나와 채원은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안 보이는 테이블 밑으로는 계속 스킨십이 오가고 있었다.
"으으. 역시 맥주 마시니까 못 참겠네. 채원아, 나 화장실 좀 써도 되지?"
"그래요, 오빠."
어느새 말을 놓은 두 사람은 부쩍 친해진 상태였다. 물론 채원이 친한 척 연기를 하는 것인지, 정말로 편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속마음을 알 수 없지만.
영철이 화장실로 들어가자마자 채원이 나에게 물었다.
"저, 정말로 해요?"
"왜? 농담인 줄 알았어?"
"그, 그냥 이쯤에서 영철 오빠 집에 보내고 오빠랑 둘이 하면 안 돼요?"
"응, 안 돼."
"아…. 나 진짜로 무서운데."
"무서워?"
"이런 적은 처음이란 말이에요."
"쓰리썸?"
"당연하죠. 제가 그렇게 막살게 생겼어요?"
"흐음. 그럼 어쩐다. 이건 어때?"
"어떻게요?"
"우선 내가 피곤한 척 옷 방에서 자는 시늉을 할테니, 영철이랑 단둘이 먼저 시작하란 말이야."
"영철 오빠랑요? 단둘이?"
"왜? 영철이가 그렇게 별로야?"
"벼, 별로라는 뜻은 아닌데…. 그래도 오빠 후배잖아요."
"난 후배 위하는 선배거든."
"아니…."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와 관두겠다고? 정말 이럴 거야?"
나는 여전히 치마를 입고 있는 채원의 다리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양반다리를 하느라, 위에 담요를 덮고 있었지만 그것으론 내 손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팬티 끝에 손이 닿자 축축한 기운이 느껴졌다.
"오, 오빠, 영철 오빠 보면 어쩌려고…."
"아직도 질질 싸는구만. 하고 싶지?"
"오빠랑 하고 싶은 거라고요."
"나랑 하려면 우선 영철이랑 해."
"정말 제가 영철 오빠랑 해도 상관없어요?"
물론 싫었다.
후배 놈 코 풀어주자고 내가 한 번 먹은 여자를 대주는 게 기분 좋을 리 없다. 하지만 한번은 치워야 할 일이었다.
가뜩이나 여자도 많은 데 채원을 계속 데리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호시탐탐 8선녀를 노리는 영철을 반고자 상태로 끌고 가자니 그것도 못 할 짓이었다. 군대가서 2년간 묵힌 것을 풀어주지 못하면, 영철이 먼저 폭주해 버릴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을 맺어주는 게 최선이다.
물론 그래봐야 채원이가 내 좆집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겠지만.
"말했잖아. 난 내 여자가 다른 사람에게 따먹히는 거 보면 잦이 터질 것 같다니까. 만져봐. 벌써 이렇게 됐어."
채원의 손을 억지로 끌어 잦이를 붙잡게 했다. 돌처럼 딱딱해진 잦이가 바지를 뚫고 나올것처럼 부풀어 있었다.
"허, 허억. 왜 이래요 이건."
"나도 너랑 같은 심정이야. 당장 너 여기 눕혀서 미친 듯이 박고 싶다고. 하지만 네가 부끄럽다니 참고 기다려 줄게. 우선 영철이랑 먼저 시작해. 그럼 내가 우연히 깨어난 척끼어들 테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처럼 말이야."
"아…."
그때 화장실 문이 열렸다.
나와 채원은 후다닥 자세를 바로 했다.
"끄억-. 형 저 너무 많이 마셨나 봐요. 화장실에서 깜빡존 거 있죠?"
영철은 벌써 눈이 풀려 있었다. 술이 센 줄 알았더니 평범한 수준이었다.
"하암-. 미치겠네. 너무 졸리네."
채원이 하품을 하는 영철을 보고 말했다.
"한숨 자고 가요 그럼."
"자라고? 여기서?"
영철은 반색하면서도 냉큼 받아먹지는 못하겠는지 한번은 거절했다.
"에이, 그건 아니지. 어떻게 오늘 처음 본 여자 집에서 신세를 져?"
"왜요? 어차피 도훈 오빠도 같이 있는데."
단 둘이 아니니 괜찮다는 뜻이었다.
영철은 곤란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내가 친오빠는 아니지만, 사촌오빠기 때문에 허락을 구하는 눈빛이었다.
"그래, 피곤하면 자자. 나도 좀 쉬고 싶다."
"제가 옷방에 이불 펴드릴게요."
채원이 옷방에 깔요와 이불, 베개를 꺼냈다. 그사이 꾸벅꾸벅 졸고 있던 영철은 옆으로 픽 쓰러져 버렸다. 벽에 기대 졸고 있는 영철을 두고 혼자 옷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이제부턴 너에게 맡길게."
"아…."
나는 안방에 채원과 영철을 남겨둔 채 옷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미션의 성사 여부는 이제 채원의 몫이었다.
'씁쓸하구만. 다 된 밥가지고 후배 놈 코 풀어주는 신세라니.’
[플레이어의 길은 멀고도 험한 법이니까요. 근데 정말 채 원양이 시도를 할까요?]
'아마 할 거야. 내가 아까 미리 밑 작업을 해놨거든.’
[밑 작업이라뇨?]
'아까 팬티 바깥에 몸에 좋은 크림을 잔쯕 발라놨어. 지금쯤 젖은 팬티를 뚫고 크림이 스며들었겠지.’
[아, 아니!]
'하고 싶어서 미쳐 날뛸 걸. 채원에게 지금 필요한 건 자신을 박아줄 잦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