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292화 (1,259/2,000)

1275.. 이사-5-

* * *

"누나, 오늘 저녁 시간 되세요?"

-오늘? 도훈이 네가 웬일이야? 나야 너라면 늘 환영이지.

"제가 저녁 식사 한 번 대접하려고요."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식사는 내가 사도 괜찮아.

"그게 아니라 누나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래요."

-무슨 부탁인데?

"그건 식사 하면서 말씀드릴게요. 혹시 뭐 드시고 싶으세요? 비싼것도 상관없는데."

-하이고. 말만으로도 고마워. 그러지 말고 바로 우리 집에서 보자. 내가 저녁 차려줄게.

"누나가 직접요?"

-나 요리도 잘해.

재활의학과 전문의 소영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수업을 마치고 그녀의 집에 도착하자, 앞치마를 두른 그녀가 분주하게 요리를 하고 있었다.

"벌써 왔네? 아직 덜 됐는데."

"하시고 계셨어요? 제가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너 맛있는 거 해주려고 일찍 퇴근했어. 잠시 거실에서 기다릴래? 곧 끝나니까."

앞치마를 두른 소영은 천상 여자였다.

그녀는 나를 거실에 잠시 앉히더니 다시 주방으로 가 분주히 요리를 계속했다.

탁 트인 주방은 거실에서도 잘 눈에 들어왔는데, 멀리서 봐도 소영의 요리 실력은 예사롭지 않았다. 단순히 있어 보이는 척이 아니라 정말 요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대단하구만. 안닥은 정말 알파걸의 표본같은 여자야.'

[안닥요?]

'닥터 안소영.'

[아하. 대단한 여성이긴 하죠. 뛰어난 의사면서 동시에 주식투자의 귀재, 거기다 요리까지 잘하다니.]

'못하는 게 없는 여자야. 살짝 변태라는 것만 빼면, 뭐.'

"근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오늘 밤 나랑 저녁을 먹자고 했을까나?"

한창 요리를 하던 소영이 거실에 있는 나에게 물었다.

"제 주식 스승님이시잖아요. 가르침을 구하러 왔죠."

"아항. 어때? 해보니까 감 좀 잡았어?"

"네. 저번에 100만원 투자했던거 나름 수익 봤어요."

"잘했어. 초심자의 행운이라도, 어쨌든 행운은 좋은 거지. 자, 요리 다 됐어. 식탁으로 올래?"

"넵."

소영의 집 주방에 가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천장에서 내려오는 화려한 인테리어 조명이었다. 고급 레스토랑의 샹들리에까진 아니지만, 나름 트랜디한 스타일의 조명이 은은하게 아일랜드 식탁을 비추고 있었다. 그 빛이 차려진 음식을 더욱 맛깔나게 했다.

'역시 안닥의 집은 부잣집의 표준이랄까? 가구부터 조명까지 뭐하나 빠지는 게 없구나.'

그녀의 주방은 여성잡지에나 나오는 잘 사는 연예인 집과 흡사했다. 특히 천장에서 내려온 장식장에 거꾸로 뒤집혀 걸린 수십 개의 와인잔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가지런히 정리된 스테인리스 냄비와,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찻잔과 접시, 그리고 최신형 냉장고와 커피 머신. 한 쪽 벽면 전체에 빌트인으로 들어간 현대식 와인 보관함까지.

저번에 방문했을 때는 주방 구경을 못했는데, 지금 보니 요리가 정말 취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성을 가득 들인 주방이었다. 혼자 사는 집이라기엔 아까울 정도였다.

[제가 볼 때 주인님이 이사를 결정하신 결정적인 계기가 안소영의 집을 보고 나서 인 거 같은데, 맞나요?]

'그것도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 혼자 살면서도 이렇게 으리으리하게 집에서 폼나게 사는 걸 직접 봤으니.'

"차린 건 얼마 없지만, 맛있게 먹어주면 고맙겠어."

"와, 반찬이 이렇게나 많아요?"

길쭉한 아일랜드형 식탁 위에는 24첩이 넘는 한식 반찬들이 가지런히 차려져 있었다. 흔히 한정식이라 불리는 메뉴였다.

그녀가 장갑을 낀 채 가운데 있는 뚝배기를 열자, 안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뚝배기는 여전히 보글보글 끓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식탁 바닥으로 인덕션이 매립되어 열기를 전하는 중이었다.

"묵은지 등갈비찜 좋아하나 모르겠어. 집에 재료가 딱히 없어서 급하게 한 거라서."

"엄청 맛있어 보이는데요? 요리는 언제 또 배우신 거예요?"

"배운적 없는데?"

"없다고요?"

"응. 그냥 인터넷이나 책에서 레시피 찾아보고 틈나는 대로 따라해본 거야."

"아…."

[천잰데요?]

'그렇지? 감각이 저렇게 좋을 수가 있나? 그냥 보고 따라한 수준이 이 정도라니.'

요리사의 실력은 메인 메뉴보다는 밑반찬으로 평가된다.

은근히 손질이 많이 가는 반찬들을 적당량을 꾸준히 채워놓는 다는게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맛있게 먹겠습니다."

"응."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술 뜨는데, 간이 기가 막혔다.

나도 모르게 엄지를 치켜 세울 수밖에 없었다.

"와, 대박. 엄청 맛있어요."

"국물이 끝내주니?"

"네,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 잘하시네요."

"후후. 맛있게 먹어주니 기뻐."

"원래 제가 대접해드리려고 했는데…."

"아니야. 나도 차려주고 싶었어. 밖에서 먹는 것보다 가끔 집밥이 더 좋지 않아?"

"맞아요."

"난 네가 맛있게 먹어주기만 해도 기분이 좋을 것 같아."

"감사해요."

소영은 밥을 먹고있는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더니 물었다.

"참, 가르침을 받고 싶은 게 뭐야? 주식 더 배우고 싶어?

"

"네."

"이제 소액 투자로 시스템을 이해했으니 본격적으로 시드를 늘려서 가치투자를 익혀야해."

"저…. 그것도 좋은데 혹시 단타는 안하시나요?"

"단타?"

소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저번에 가르칠 때 내가 말했잖아. 단타는 주식이 아니라 도박이라고. 그건 돈을 벌어도 운에 맡기는 거라, 언제 잃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알죠. 아는데, 급전이 필요해서 그래요."

"학생이 무슨 급전이…. 너 혹시 사고 쳤니?"

소영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얼마나 필요한데. 그냥 내가 줄게."

"아니에요. 어떻게 누나 돈을 받아요."

"그냥 받기 뭐하면 빌리는 걸로 해도 돼."

"그게 아니라 금액이 좀…."

"응? 설마 큰 사고 친거야?"

"사고 친 건 아니고요. 암튼 제가 가진 돈으로 한 번 매꿔보려고요."

"그러니까 얼만데. 대충 들어보니 일이백 가지고 하는 말은 아닌 것 같고, 천 단위야?"

소영은 나를 대학생 수준의 자금력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일전에 내가 고학생 티를 많이 내서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는 솔직히 말할까하다 괜히 오해를 부를 것 같아 금액을 줄였다.

"천까진 안 되고요."

"흐음. 대체 무슨 일이길래…."

"암튼, 한 번만 알려주심 안 돼요? 단타로 주말까지 돈마련해야 하는데."

"주말까지?"

소영은 핸드폰을 꺼내 날짜를 보더네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가능."

"네? 왜요? 아직 수요일인데."

"그래. 수요일 장은 마감이잖아. 네가 설사 내일 단타를 쳐서 매수매도를 끝낸다고 해도 예수금 인출은 빨라야 다음 주 월요일이거든."

"아…."

미친. 그 생각을 못 했다. 주식에서 번 돈을 현금으로 찾는데는 이틀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목요일 찾은 돈은 주말을 끼게 되니, 빨라야 다음 주 월요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 말은 돈을 벌어도 주말 간 잔금을 치를 수 없다는 뜻이었다.

"말했지만 주식으로 급전을 찾으려고 하면 위험해. 무슨 사정인지 모르지만, 다른 방법을 찾는게 좋겠어."

[이제 어떡합니까 주인님? 괜히 이삿날을 일찍 받은 거 같은데요. 지금이라 전화해서 다음주로 미루심이….]

'아니야. 방법이 있을 거야. 차라리 도박으로 갈까?'

[네? 아까 주인님이 국내에선 카지노가 안된다고….]

'내국인 받는 곳이 한군데 있긴 해. 강원도에.'

[그럼 거기까지 도박하러 가시겠다고요?]

'쓰읍. 근데 거긴 모든게 기록이 남는 단 말이지. 나이도 어린 내가 억 단위로 돈을 벌게 되면 내 신상이 싹다 기록으로 남게 될거야.'

[흐음. 그럼 어떻게 하죠? 그냥 차라리 소영양에게 솔직하게 말씀하시죠? 소영양이면 1억 정도는 융통이 될 것 같은데요.]

'아냐. 소영이는 머리가 너무 좋아. 내가 나이도 어린데 현금 5억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면 분명 자금의 출처를 궁금해 할 거야. 그럼 괜히 일만 더 복잡해 질 수 있어.'

[어차피 주식으로 돈을 따도 소영양이 알게 되는 건 똑같지 않습니까?]

'소영이한테는 종목 추천만 받고 잔액을 안 보여주려고 했지. 내가 계좌를 까지 않는 이상 얼마는 넣어서 얼마를 땃는지는 모를테니.'

[아…. 아무튼 주식으로 돈을 버는 건 불가능하게 됐군요.]

'음…. 아주 방법이 없는 건 아니긴 한데….'

[네?]

'수중에 주식으로 번 돈을 들고만 있으면 그걸 담보로 캐쉬를 땡길 수 있다는 뜻이야.'

[설마 사채를 끌어 쓰시겠다고요?]

'뭐, 아는 대부업자도 있으니.'

생각을 정리한 나는 소영에게 다시 말했다.

"누나. 저 진짜 단타 배워보고 싶어요. 대신 이번 한번만 하고 다신 안 할게요."

"휴-. 왜 그렇게 고집을 피울까."

"뭐든 경험해 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 단타를 할 줄 알고 안 하는 것하고, 방법을 모르는 것하곤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누나도 지금의 투자 원칙을 세우기 전까진 다 해보셨을 거 아니예요."

"그건 그런데…."

소영이 살짝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경험이 남으니 좋은 것이 아니냐는 내 설득이 먹히는 것 같았다.

"알았어. 일단 밥이나 마저 먹자."

"그럼, 가르쳐 주시는 거예요?"

"너 하는 거 봐서."

"네?"

소영이 씩 웃었다.

잠시 후 테이블 밑에서 그녀의 발이 쑥 가랑이 사이로 파고 들었다.

"아까 말했잖아. 난 네가 맛있게 먹어주기만 해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그, 그게…."

"나도 한번 맛있게 먹어주면 생각해 볼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애초에 집으로 부를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야. 가르침을 받는데 수고비를 안 줄순 없지.'

"넵, 누님!"

나는 씩씩하게 대답하고 빠르게 저녁을 해치웠다.

너무나 맛있었기 때문에 억지로 먹는것도 아니고, 정말로 배가 터지도록 많이 먹었다.

* * *

"흐응, 좋아. 이번엔 주방에서 해줘."

"주, 주방요?"

"응. 나 식탁 위에 눕혀서."

도훈은 벌써 3번째 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소영은 간만에 본 도훈을 뽕을 뽑겠다는 듯 계속 요구사항을 늘려갔다. 욕실에서, 운동룸, 그리고 지금은 주방까지 넓은 집을 최대한 활용한 방식으로 장소를 바꾸었다.

도훈은 지질 줄 모르는 소영의 성욕이 살짝 버거웠으나, 어쨌든 기브엔 테이크를 실현한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두 사람은 저녁을 먹고부턴 실오라기 하나 없이 홀딱 벗은 채였는데, 소영을 안아 들고 주방으로 이동한 도훈이 널찍한 식탁위에 소영을 눕혔다.

그때 소영이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말했다.

"도훈아 디저트 먹고 싶지 않아?"

"지금 먹고 있는데요?"

"그게 아니라, 냉장고 한 번 열어볼래?"

"냉장고요?"

소영이 누운 채로 도훈에게 냉장고에서 뭔가를 가져오게 시켰다.

"응, 안에 그릭요거트 있을 거야."

"이거요?"

예쁘게 생긴 유리병 속에 플레인 요거트가 담겨 있었다.

"응. 그거. 가져와봐."

"네."

[또 무슨 요구를 하는 걸까요?]

'인간 접시라도 될 모양인데.'

[인간 접시면…. 설마 몸에 뿌려서?]

'진짜 해보고 싶은 성적 판타지는 나를 통해 다 해보려는거 같아.'

[알파걸은 성욕 마저 충만하군요 정말.]

"스푼으로 떠서 내 몸에 발라줄래?"

"요거트를요?"

"응. 그리고 네가 핥아줘."

도훈은 뻔뻔히 요구하는 소영에게 거절할 수 없었다.

"그, 그럴게요."

그릭요거트는 수제로 직접 만든 것인지 상당히 되직했다. 도훈은 스푼을 이용해 소영의 몸 구석구석에 요거트를 펴 발랐다.

젖꼭지, 배꼽, 그리고 중심부까지.

치덕치덕 요거트를 바르고 있는데, 소영의 젖꼭지가 곧 두선게 보였다. 눈을 감고 있던 소영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요거트를 바르는 도훈의 잦이를 잡고 흔들었다.

'으으, 잠시도 참지 못하네.'

[확실히 30대 중반의 성욕을 상상을 초월하는군요.]

"이제 핥아먹어줘."

"네."

도훈은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해주겠다는 생각에 정성스레 요거트를 핥아먹었다. 도훈이 혀끝으로 싹싹 핥아 먹을 때마다 소영은 신음을 토해냈다.

"흐응, 조, 좋아, 맛있게 먹어줘. 마음껏 먹어도 좋아."

"네, 누나."

도훈이 마지막으로 가랑이 사이에 잔뜩 펴바른 요거트를 핥아먹는데, 소영이 흥분을 참지 못하고 도훈의 뒤통수를 잡고 내리 눌렀다.

"하악! 하악! 더!"

"으윽."

도훈은 숨을 못 쉴 정도였지만, 끝까지 핥아 먹었다.

"나도 디저트 먹을래."

"네?"

"이번엔 네가 올라와."

소영이 갑자기 식탁 테이블에서 내려오더니 이번엔 도훈을 테이블 위에 앉혔다.

졸지에 인간 접시가 된 도훈이 잦이를 하늘 높이 쳐들고 누웠다. 소영은 스픈도 필요 없다는 듯 요거트 병을 통째로 대물에 들이 부었다.

"흐윽! 차, 차가워요."

"잠시만 기다려."

소영은 두 손으로 요거트를 치덕치덕 쳐발랐다.

누가 보면 석고 작품을 뜨는 것으로 보였다.

한창 도훈의 대물에 몹쓸짓을 한 소영이 대뜸 대물에 묻은 요거트를 맛있게 핥기 시작했다. 그러다 흥분했는지, 갑자기 식탁 위로 올라오더니 엉덩이로 도훈의 얼굴을 깔아뭉개며 말했다.

"너도 해줘."

졸지에 69를 하게 된 도훈은 군소리 없이 소영의 봊이를 빨았다.

'주식 두 번 배우다간 진짜 골로 가겠네.'

도훈은 오늘 밤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는 사실에 숨이 막 혔다. 소영의 말대로라면 주식 개장까지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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