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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279화 (1,246/2,000)

1262.. 2학년2학기-77-

"아, 네."

제니퍼는 도훈을 처음 봤을 때부터 계속 핸섬가이라고 불렀다. 도훈은 낯선 이의 칭찬이 기분 좋으면서도 약간은 부담스러웠다. 제니퍼의 의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혹시 향수 같은 거 뿌려요? 몸에서 되게 좋은 냄새나는데?"

"···예?"

[아! 이런!]

'뭐냐 이건? 설마 제니퍼가 내 페로몬에 반응하는 거야?'

[왠지 그런 분위긴데요?]

"음, 뭔지 모르지만 되게 기분 좋은 향기네요."

"그, 그러시군요."

도훈은 차마 운동 후 씻지 못하고 남은 땀 냄새라는 걸 밝히지 못하고 대충 얼버무렸다.

"암튼 이번 학기 잘 부탁해요. 조장들은 내가 따로 연락할 일이 많으니까."

"네."

제니퍼는 대놓고 윙크를 날렸다.

도훈이 머쓱해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뭐지? 아무리 외국 여자라고 하지만 너무 자유분방한 거 아니냐? 그래도 강사랑 학생 관곈데.'

[주인님을 당황하는 모습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아니. 수업 하나에 동시에 여자들이 훅 들어오니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잖아. 딜도 수집가에, 무임 승차녀에, 대놓고 들이대는 외국 강사까지.'

[새로운 인물들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시다 보면 또 미션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 뒤늦게 미션이 뜨기도 해?'

[당연하죠. 조건에 충족만 된다면요. 8선녀도 새터 때 모두 처음 만났지만, 1학기를 보내면서 하나둘씩 활성화되었잖습니까.]

'하긴. 계속 지켜볼 일이구만.'

제니퍼는 새로 뽑힌 조장들에게 따로 과제를 전달하겠다는 말로 수업을 마쳤다.

"교수님이 과제 내주면 단톡방에 바로 알릴게."

"그래. 고생해줘."

"우리 조 왠지 잘할 것 같아요. 느낌 좋아요."

"그럼 저는 다른 수업 때문에···."

회화 수업 조원들과 헤어진 도훈은 공강 시간을 활용하여 새롭게 받은 미션을 자세히 살폈다.

-어장관리녀를 어장에 넣어라.

*어장관리녀를 본인의 어장에 담는 미션입니다.

*5명 이상의 남자를 관리하는 여자를 만날 때 활성화 됩니다. 단, 대상자는 처녀여야 합니다.

*성공 보상으로 5,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제한 조건으로 미션 장소가 대학 강의실로 고정됩니다.

*정신조작류 스킬과 아이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남은 기간 : 1개월

미션을 확인하던 도훈은 보상 포인트에 눈을 번쩍 떴다.

'오천? 고작 이 정도 미션에?'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 아닐까요?]

'조건이라면···. 아, 5명 이상 어장관리를 하면서 동시에 처녀여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군. 하긴, 통상 남자를 그렇게 여럿 가지고 노는 애들이 처녀이긴 쉽지 않을테니.'

[그나저나 윤미리양도 보기보다 심하군요. 현재 최소 5명 이상을 가지고 놀고 있다는 소리잖습니까?]

'뻔하지 뭐. 남초인 공대에서 여왕벌 짓 하는 거지. 얼굴도 반반하겠다, 경쟁자도 몇 없겠다. 적당히 비위 맞춰주고 웃어주면 남자들이 알아서 호구처럼 갖다 바칠 텐데.'

[그렇다고 5명 씩이나요?]

'학교까지 태워주고 데려오는 운전 셔틀, 점심같이 먹는 셔틀, 과제 대신해주는 셔틀, 또 뭐있냐? 때 되면 선물 갖다 바치는 쓸게 빠진 녀석에, 영화보고 싶을 땐 공짜로 매표해주는 지갑까지 아주 줄줄이 사탕일 걸?'

[근데 주인님은 왜 그렇게 윤미리양에게 비판적이십니까? 주인님도 똑같이 어장관리 하시면서요.]

'야. 적어도 난 줄 건 주잖아. 인간 관계란 기본적으로 기브엔 테이크라고. 윤미리의 문제는 줄 생각도 없으면서 줄듯 말 듯 사람 간보는 거고. 기브는 없이 테이크만 하잖아.'

[아하, 심오한 차이 군요.]

'여튼, 2달 안에 윤미리 쟤 자빠뜨린다. 간만에 아다 폭격기 출격하게 생겼구만.'

[역시 주인님은 처녀를 좋아하시는군요.]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난, 젖소녀 쪽이 더 내 취향이었어.'

[오신아양이요?]

'어. 그러고 보니까 시간도 비었는데 오신아에게 접근해 볼까?'

도훈은 아까 싸이코메트리를 통해 신아가 평소 즐겨 쓰는 랜덤 채팅 어플과 그녀의 아이디를 이미 확보한 상태였다.

평소엔 여자가 많았기에 굳이 데이팅 어플을 깔 일이 없었지만, 오신아와의 관계를 진전시켜 미션을 받겠다는 생각에 스마트폰에 어플을 깔기 시작했다.

[한데 신아양은 방금 수업 있다고 가지 않았습니까? 주인님이 대화를 시도해도 바로 대답해 줄까요?]

'아까 봤잖아. 수업이건 뭐건 시도 때도 없이 폰만 잡고 있는 거. 언제든 연락만 오면 칼답 하는 타입이라는 거지.

이쯤 되면 중독이라고 봐야지.' 오신아가 쓰는 채팅 프로그램은 위치 기반 시스템으로 근거리에 있는 상대와 맺어주는 어플이었다. 회원 가입을 마친 도훈은 곧바로 회원 검색을 통해 오신아의 아이디를 찾았다.

'어, 사진도 있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가슴을 부각시킨 근접샷이었다.

얼굴은 노출 안시키고 커다란 가슴을 한껏 모아 깊은 골짜기를 과시하고 있었다.

[히익, 장난 아니군요. 옷 입고 있을 땐 이 정도일 거라곤 ···.]

'학교에선 일부러 감추는 것 같아. 원래 속으로 변태인 것들이 겉으로는 멀쩡한 척 잘하니까. 와 근데 사진만 보면 어디서 퍼온 건 줄 오해하겠네.' 도훈은 양손으로 쥐어도 손에 다 안 들어올 것 같은 신아의 가슴 사이즈에 혀를 내둘렀다. 거유를 넘어 폭유에 가까운 사이즈는, 왕가슴 간호사 박지애나 순경 왕빛나에 비견될 정도였다.

프로필에는 그녀의 소개말이 적혀있었는데, 그 글귀 또한 가관이었다.

-맘에 들면 오프 합니다. 대물 환영♡

도훈은 피식 웃었다.

대물 환영이라는 말에 어깨에 힘이 부쩍 들어갔다.

'이건 뭐 미션 대상이 오신아였으면 거저 먹는 건데.'

[후후. 주인님의 자부심과 신아양의 슴부심 대결인가요?]

'그 자부심이 내가 생각하는 자부심은 아니지?'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도훈은 곧 오신아에게 쪽지를 날렸다.

그러나 채팅을 걸려고 하자 곧바로 결제를 요구했다.

<코인이 부족합니다. 충천해 주세요.>

'뭐야? 여자한테 말 한번 거는데 돈을 달라고?'

[역시 호락호락한 게 없군요.]

결제창으로 이동한 도훈이 요금제를 살펴보니, 현금을 코인으로 환전하여 쪽지를 보낼 때마다 과금되는 시스템이었다.

'와, 순 날강도 새끼들이네. 여자한테 쪽지 한 번 보내는데 300원씩 든다는 거 아냐?'

[뭘 그리 화를 내십니까? 돈도 많으신 분이.]

'돈이 많고 적고가 문제가 아니지. 아무리 데이팅 어플이라도 상도덕이 있어야지. 300원은 너무 하잖아. 거기다 최소 충전 금액이 만원부터라고.'

도훈은 길길이 날뛰었으나, 미션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충전했다.

'됐다. 이제 쪽지 보내봐야지.'

[뭐라고 보내시게요?]

'일단 운 좀 띄워보고.'

-존잘대물 : 안녕하세여.

쪽지는 여느 메신저처럼 상대가 보면 읽음이 표시되는 방식이었다. 별 기대를 않고 인사를 날린 도훈에게 10초도 지나지 않아 신아의 답장이 왔다.

-Sexycow : 넹

'어, 왔다! 존나 답장 빨라.'

분명 수업을 간다고 했는데, 이 정도면 그냥 수업에 들어가 앉아 있기만 하고 계속 폰만 만지는 수준이었다. 도훈은 계속 쪽지를 날렸다.

-존잘대물 : 몇 살이세영? 전 스물셋인데.

-Sexycow : 안물안궁

[뭐래는 겁니까?]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는데? 씨뎅.'

[보기보단 까칠하군요. 채팅하면 성격이 바뀌는 걸까요?]

도훈이 속으로 씨부렁 거리고 있는데 신아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

-Sexycow : 님 커요?

-존잘대물 : 185입니다.

-Sexycow : 아니 거기 크냐고요.

'와, 바로 훅 들어오네. 무슨 대화가 이래?'

[작으면 상대를 안하겠다는 뜻 아닐까요?]

'어차피 이건 속일 수 있잖아.'

-존잘대물 : 네, 쫌.

-Sexycow : 말은 필요 없고, 인증 ㄱㄱ

[인증을 하라고요?]

'미쳤네. 모르는 사람한테 다짜고짜 잦이를 까란 말이야? 뭔 이런 어플이 다 있어?' 도훈은 어이가 없어 한동안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자 오신아가 바로 재촉했다.

-Sexycow : 사진 없으면 차단합니다. ㅅㄱ.

[헉, 주인님 차단 당하겠는데요?]

'와 씨 성격 존나 급하네.' -존잘대물 : 아, 죄송.

-존잘대물 : 제가 찍어놓은 게 없어서 지금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존잘대물 :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안 될까요?

-Sexycow : 옥히. 1분 기다려줌.

"이런 미친년이!"

도훈은 다짜고짜 욕을 퍼붓고는 급하게 건물 화장실 안으로 뛰어갔다. 그녀와 대화를 해보려고 채팅 어플까지 깔고 과금까지 했는데 차단 박히면 너무나 억울했기 때문이었다.

남자 화장실 변기 칸으로 들어간 도훈은 급하게 바지를 내렸다.

[주, 주인님. 굳이 이렇게 까지 하실 필요가···.]

'혹시 모르잖아. 미션이라도 받을지.'

[거참, 미션의 노예가 되신 주인님이 갑자기 안쓰러워지는군요.]

도훈은 본래 미션을 찾아 다니는 타입은 아니었다.

업적이야 레벨업을 위해서라도 시간을 쪼개 도전했지만, 미션의 경우엔 걸리면 그만 아니면 말고 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무공 비급과 천상 크레프트 프로그램을 구매하면서 모아두었던 포인트를 모두 소진하는 바람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무공수련을 하기 위해선 가상현실인 천상 크레프트에 접속해야 했는데, 포인트가 없으면 이용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

도훈이 울며 겨자먹기로 포인트 벌이에 목매는 이유였다.

찰칵-

사진을 찍은 도훈이 곧바로 신아에게 전송했다.

수업 중 몰래 남자의 성기를 보고 있을 신아를 떠올리니 기분이 이상했다.

-존잘대물 : (사진)

-Sexycow : 이게 뭐에요?

-존잘대물 : 방금 찍은 건데요.

-Sexycow : 아니 축 쳐져 있잖아요. 누가 이런 걸 보내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혹시 발기부전은 아니죠?

[바, 발기부전!]

'아니 이게 진짜!' 상대가 불과 10분 전까지 같은 수업에 앉아있던 조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지 신아의 막말은 계속되었다.

-Sexycow : 꼭 자신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애매하게 보내더라. 됐어요 차단요. ㅅㄱ.

-존잘대물 : 잠시만요

-Sexycow : 왜요

-존잘대물 : 꼴린 걸로 다시 보낼게요.

-Sexycow : 참나. 얼른 보내요. 맘에 들면 나도 좋은 거 보내 줄 테니까.

도훈은 어쩔 수 없이 야한 생각을 하며 잦이를 키웠다.

혼자 화장실에 와서 잦이를 어루만지는 행동에 스스로 자괴감이 들었다.

'어우씨 내가 진짜 뭔짓인지.'

자극을 받은 대물이 살짝 커지가 도훈이 다시 사진을 찍어 보냈다.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존잘대물 : (사진)

-Sexycow : 오, 방금 찍은 거?

-존잘대물 : 꼴리고 찍으라면서요.

-Sexycow : 풉-. 말 잘듣네. 몇 센티에요?

도훈은 무심결에 18Cm 라고 적으려다가 조금 더 보냈다.

-존잘대물 : 20요.

-Sexycow : 나랑 농담함?

-존잘대물 : 진짠데요.

-Sexycow : 그거 완전 가정파괴범 아님? 사진만 봐선 도저히 못 믿겠는데. 옆에 줄자 없어요?

도훈은 어이가 없었지만 차분히 대답했다.

-존잘대물 : 화장실 급히 뛰어와서 찍은 거에요. 여기 학교에요.

-Sexycow : 학교? 님 대학생?

도훈은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지른 물이었다.

-존잘대물 : 네. 대학생이요.

-Sexycow : 나돈데. 히히. 개강하셨음?

-존잘대물 : 네. 어제요.

-Sexycow : 헐. 나랑 똑같네. 설마 우리 대학은 아니죠?

-존잘대물 : 님 어딘데요?

-Sexycow : 그건 뭐 차차···. 사실 나 지금 수업중이라 사진 못 보내드림. 죄송요.

-Sexycow : 대신.

-Sexycow : 이따 저녁에 집에가서 보내줄게요. 기대하셔도 좋음.

도훈이 씩 웃었다.

일단 오신아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놨으니 이를 이용해 앞으로 미션까지 유도할 참이었다. 다만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미션 알림이 울릴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게 답답한 점이었다.

'과연 미션까지 갈 수 있을까?'

[시도는 해 보셔야죠. 그것 때문에 성기노출까지 했는데요.]

'으으, 진짜. 그나저나 정보창 설명대로 음탕하기 짝이 없네. 요망한 것. 다짜고짜 잦이 인증이라니.'

그때 화장실에서 채팅을 나누던 도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를 보니 영철이었다.

도훈은 급히 바지를 추슬러입고 물을 내린 후 칸막이를 나왔다.

"어, 영철아."

-넵, 회장님. 수업 끝나셨어요?

"너는?"

-저도 방금 끝났어요. 지금 어디세요?

"잠깐 화장실 들렀어. 왜?"

-좀있음 개강총횐데 도와드릴 거 없나 해서요.

"조교 선생님이 강의실 섭외해서 세팅해놨다던데?"

-그래도 미리 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도훈은 영철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피식 웃었다.

'이거봐라? 어떻게든 조교샘한테 비벼 볼라고···.'

[영철군이 민주양에게 푹 빠진 거 같군요.]

'비빌댈 비벼야지. 민주가 눈길이나 줄 것 같아?'

[영철군은 아직 두 분 사이를 모르니까요.]

'하긴. 그나저나 시작 전에 가보긴 해야겠다. 회장되고 처음 맡는 행산데 차질 없도록 해야지.'

"그래. 그럼 학과실 앞에서 보자."

-네 회장님.

통화를 마친 도훈이 채팅 어플을 확인하는데 오신아에게 연락이 와있었다.

-Sexycow : 나중에 연락해용. 이만 빠빠

그러면서 사진을 한 장 남겼는데, 젖꼭지까지 훤히 드러난 인증샷이었다.

"헐. 이건 또 언제 찍은 거람?"

도훈은 스마트폰을 가득 채운 젖가슴 사진에 입맛을 다시곤 학과 연구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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