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9.. 2학년2학기-64-
'역시 희주란 말이지?'
도훈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희주에 대해서 만큼은 걱정을 크게 안했다. 8선녀 중에선 가장 밝히는 성격일 뿐만 아니라 또 가장 프리한 성격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섹파라는 관계를 받아들임에 있어서 조금의 거부 감도 없었다. 설사 도훈이 자신을 두고 다른 여자를 사귄다고 해도 얼마든지 허용가능한 부류 중 하나였다.
[희주양이 화요일의 그녀였던 가요?]
'응. 사실 마지막에 애매한 요일이 남았는데 희주를 끼워 맞춘 거기도 해. 희주는 애니콜이니까.'
[애니콜이라뇨?]
'부르면 언제든 온다고.'
[이런! 희주양만큼 주인님께 충성스러운 분이 어딨다고요. 어찌 씹던껌 취급이십니까?]
'씹던껌이라니? 말 똑바로해. 그건 단물만 쏙 빼고 버린다는 건데, 내가 희주처럼 자주 부르는 애가 어딨다고?' 도훈은 희주를 유달리 아꼈다. 다른 여학생들과 달리, 처음부터 잘나가던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8선녀 중 최하위.
소위 '빻녀'라 불리던 희주는 지금처럼 눈부시게 성장시킨 사람이 바로 도훈 자신이었다.
'희주는 내가 업어키운 애야. 그러니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하긴, 주인님 아니었으면 희주양이 이렇게 예뻐지진 않았겠죠.]
희주가 사랑스러운 점은 은혜를 알기 때문이었다.
보통 못생겼다가 성형이나 다이어트를 통해 갑자기 예뻐진 여자들은 기고만장해 하는 경우가 많다. 개구리 올챙잇적 모른다고 처음의 간절했던 마음은 어디가고, 모태 미인 행세를 하는 것이다.
마치 갑질에 시달렸던 을이, 이후 더 심한 갑질을 해대는 것처럼 그간 핍박받았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꼴불견으로 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하지만 희주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
도훈이 얼싸로 쏴준 마법의 정액으로 학과내 탑인 정음에 견줄만큼 잘나가게 되었지만, 여전히 예쁜척 하지 않고 못난 남자들에게도 친절했다.
바로 그점이 최근 남학생들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정음이 공주티를 내거나, 남을 괄시한 적은 없었지만 본래 사람들은 다윗과 골리앗 같은 언더독의 스토리에 더 열광하는 편이다.
그리고 모태미인인 정음과 달리 희주는 못 생겼다가 예뻐졌다는 점도 컸다.
'희주가 최근 인기있는 건 원래 빻았기 때문일 거야.'
[그게 왜요?]
'남자들은 참 간사한 게 여자를 볼 때 나름의 선을 그어 놓거든. 가령 아영이처럼 청순 미인에 도도한 타입은 공주과 여자에겐 어지간해선 비벼볼 엄두도 못 내. 차일게 두려워서. 정음이는 다른 의미에서 어려운 존재지. 예쁘기도 하지만 워낙 명성이 높고 인기도 많잖아. 자신은 그에 비해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레 포기해 버리는 거지.'
[풍요 속의 빈곤같은 거군요.]
'2인자의 수혜기도 해.'
[그건 또 뭡니까?]
'잘난 1인자에게 신포도를 들먹이며 포기한 남자들이 생각보다 만만한 2인자급에게 오히려 몰리는 현상을 의미해.
1인자가 아니니까 오히려 해볼만하다고 여기는 거야.'
[그럴싸 한데요?]
'희주가 지금 딱 그래.'
[희주양이요?]
'아까도 말했지만 희주는 원래 못난 존재였어. 오죽하면 1학년 남자들 사이에서 희주를 말할 때, '너 그러다 희주랑 사귄다?'라는 못된 농담도 있었다 잖아.'
[이런.]
'그만큼 괄시받았던 희주가 최근들어 예뻐지니까 남학생들 사이에서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한 거야. 어쩌면 내가 들이대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희주의 과거를 알기 때문에 생기는 무모한 자신감이지.'
[그렇군요. 2인자의 수혜라니···.]
'하지만 어림없지. 희주는 이제 아무남자나 대주는 과거의 희주가 아니게 됐거든. 원래 이런 애들이 한 번 마음잡으면 일부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기특한거고.' 도훈이 커피숍에 앉아 기다리는데 희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돌핀 팬트에 끈나시 차림이었는데, 너무 노출이 심해 바로 이목을 끌었다.
도훈이 희주의 모습을 보더니 절래절래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변한게 없다니까 쟤는.'
빻녀 시절에도 몸매 만큼은 압도적이었던 그녀다.
더구나 얼굴까지 예뻐진 지금이라면 어떤 남자라도 눈이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오빵!"
희주가 도훈을 발견하더니 헐레벌떡 뛰어왔다.
"나 빨리 왔죠?"
"아니, 그건 그렇다고 치고, 옷은 그게 뭐야?"
"왜요? 오빠 기다릴까봐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달려온 걸요?"
"아니,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희주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어때요? 눈호강 좀 하라지? 아직 여름이니까 더워서 그런가보다 하겠죠 뭐."
여전히 희주는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그 자신감의 근원이 봉긋 솟은 바스트와 매끈하게 빠진 다리 때문이란데 도훈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은근히 노출광이라니까?'
[희주양이요?]
'남들이 자신을 빤히 쳐다볼 줄 알면서 일부러 야하게 입는 거잖아. 몸매 부심 부리려고.'
[의도가 있긴 하군요.]
희주는 타인의 시선에 무딘 편이었다. 아니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편이었다. 따라서 남들이 쳐다보든 말든 신경쓰지도 않았다.
"근데 저는 왜 불렀어요? 집 근처까지 다 오시고."
"가는 길에 생각나서 들렀어."
"아항, 아침에 힘드셨구나?"
"뭐가?"
"아침부터 저 보니까 괜히 생각나신 거 아니냐구요."
"내가 너야?"
"어떻게 아셨지? 전 그랬는데. 히히."
희주는 넉살도 좋았다.
감정에 솔직한 편이라 마음속 생각을 거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차는 뭐 마실래?"
"차는 웬 차요? 나 빵먹고 싶어."
"빵? 여기서 파는?"
"아니, 오빵."
"억!"
도훈이 사레가 들린 듯 커피를 뿜었다.
당황하는 도훈을 보고 희주가 계속 도발했다.
"근데 오빵은 잘못먹으면 10달간 배부른다는데."
"야! 너 진짜!"
"히히. 농담이에요. 그냥 나가요. 가서 마셔요."
"그니까 어딜 가냐고?"
"저희 둘이 만나서 갈데가 또 있어요?"
그러더니 희주가 테이블 앞으로 상체를 푹 기울였다.
깊이 패인 끈나시 사이로 유독 깊어 보이는 그녀의 가슴 골이 만들어졌다.
"···나 지금 속옷 안입었다고요."
"억! 너!"
도훈도 그제야 희주의 끈나시 양끝이 톡 튀어나온 걸 깨달았다. 보나마나 돌핀 팬츠 아래 팬티도 안 입었을 것이다.
'미친! 노팬티에 노브라였어?'
[와우, 희주양은 역시 프리하군요!]
'이건 선 넘었지. 프리한게 아니라 아주 나가요잖아!'
도훈은 커피숍에 더 머무르다간 다른 손님들도 그녀가 속옷을 안 입고 온걸 알아챌까봐 두려웠다. 결국 절반도 안마신 커피를 버리고 그대로 커피숍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거리로 나오자 희주가 도훈에게 팔짱을 끼우며 철썩 달라붙었다. 겨우 손만 내밀던 아영에 비하면 무척이나 적극적인 스킨십이었다.
"히잉, 좋다. 학교 끝나고 오빠랑 같이 붙어있으니까."
"야, 좀 떨어져. 더워."
"싫어요. 학교에서도 얼마나 눈치 봤는데, 밖에서도 그러라고요?"
"아니 그게 아니라···."
도훈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지금 꼭지 섰다고."
"앗!"
도훈을 만나 흥분한 희주는 벌써 유두가 돌출되었다.
팔짱만 끼는데도 느끼고 만 것이었다.
"가리던가 해 얼른."
"힝, 네."
도훈은 누가보면 오해할까봐 서둘러 모텔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모텔에 입성하자 마자 희주가 도훈에게 들러붙었다.
"히히, 이제 괜찮죠?"
"잠깐만. 얘기할 거 있어서 불렀다니까."
"네? 진짜로요?"
희주는 도훈이 섹스를 하고 싶어 핑계를 댔다고 오해하는 중이었다. 도훈이 달려드는 희주를 떼어놓고는 차분하게 말했다.
"일단 앉아봐."
"네."
소파에 앉은 희주를 도훈이 의자를 끌고와 맞은편에 앉았다.
"다른게 아니고 내일 집행부 회식 말이야."
"네."
"아무래도 후배들 여럿 모이는 자리라서 내가 좀 불펴할 것 같거든."
서두만 꺼냈는데도 희주가 단박에 도훈의 고민을 알아챘다.
"오빠 지금 난처한 상황인가 보구나? 왜요? 설마 구멍동서 모임이었어요?"
"야, 말 좀 예쁘게 좀."
"히히. 전 어차피 신경 안 써요."
희주가 쿨하게 말했다.
도훈 역시 희주가 쿨할 것은 예상했다.
"아니, 네가 아니라 다른 애들."
"흐응, 누굴까나? 우리 오빠를 이렇게 곤란하게 만드는 애가?"
희주의 좋은 점은 도훈의 여성편력에 대해서 뻔히 알면서도 상대가 누군지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속으로는 이미 후보를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도훈이 불편해 할까봐 먼저 입밖으로 꺼내는 일은 없었다.
[천하의 희주양도 주인님이 설마 8명을 다 건드렸을 거라곤 예상 못하는 군요. 하긴 그게 사람새낍니까?]
'뭐래?'
"암튼 사실 좀 걱정이야. 괜히 첫 회식부터 분란일으킬까봐."
"무슨 뜻인줄은 알았어요. 그러니까 애들이 오빠한테 들이대지 못하게 커버해 달라는 거죠? 쌈나기 전에?"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도훈은 8선녀의 중재자 역할을 희주에게 부여한 것이었다.
이는 질투가 많거나, 프리한 사상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희주가 적임자엿다.
"음, 무슨 뜻인지 알았으니까 제가 한 번 분위기 잘 만들어 볼게요. 근데 오빠도 참···. 이런 걸 저한테 부탁할 줄 몰랐네요."
"미안해. 널 이용하는 거 같아서."
"신경 쓰지마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희주는 끝까지 쿨한 척했다.
물론 도훈은 그것이 본심인지, 아니면 그렇게 보이고픈것인지 아리송했다.
'어쨌든 희주도 사람이야. 아무리 질투를 안한다고 해도 속으론 좀 쓰라릴거야.'
[그래서 일부러 오늘 부르신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중책을 맡겼으니 보상을 줘야지.'
"그리고 한가지 더."
"네. 말씀하세요."
"2학기부터는 집행부 일로 바빠질 것 같아서 아무래도 시간을 정하는 게 좋겠어."
"시간요? 무슨 시간이요?"
"그냥. 아무때나 만나지 말고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하자는 거지."
"아하. 설마 돌려먹는 날을 정하시려는 거?"
희주는 대번에 도훈의 의도를 간파했다.
도훈은 살짝 당황했다.
"아니 뭐 그런 뜻은···."
"이해해요. 실은 저도 남친 사귀면서 섹파 둘 때 날짜를 지정해서 만났거든요. 괜히 어긋나면 서로 복잡해지니까.
그래서 저는 언제에요?"
희주가 먼저 치고나오는 통에 도훈이 머쓱해 하면서 대답했다.
"매주 화요일 어때?"
"에게? 고작 일주일에 한 번요? 좀 더 쓰시죠?"
"그게 아니라 정말로 바빠서 그래. 나 맨날 공부하는 거 알잖아. 운동도 계속 하고 있고."
"힝. 제가 불만족스럽다고요. 저 그렇게 방치하다 바람나면 어쩔려고 그래요?"
도훈이 피식 웃었다.
"그럴 자신은 있고?"
"네?"
"나 말고 다른 남자로 만족하겠냐고."
"와, 못 됐어 진짜. 오빠 이거 가스라이팅인거 알아요?"
"가스 라이팅?"
"몰래 길들이는 거요. 오빠 아니면 안되게끔 만들고 있으시잖아요."
"내가 억지로 길들이는 게 아니라 네가 길들여 지길 원하는 건 아닐까?"
"흐음, 듣고보니 맞는말 같기도? 암튼 얘기 끝났죠?"
희주가 곧바로 나시티를 끌어 올렸다.
노브라로 있던 가슴이 옷안에서 출렁 튀어나오자 도훈이 당황하며 말했다.
"자, 잠깐만 왜 그리 급해?"
훌렁 나시티를 벗어 던진 희주는 그대로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돌핀팬츠 마저 끌어내렸다.
"뭐가요? 내일 회식 때 여자애들 안 들러붙게 커버치라는 것하고, 매주 화요일에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 다 이해 했는데?"
"음, 이해가 빠르구나."
"히히. 오빠, 나 은근히 공부 잘하거든요?"
"뭐? 진짜?"
옷을 홀딱 벗은 희주가 이번엔 내 옷을 억지로 벗겼다.
나는 못 이긴척 상의를 벗기기 편하게 팔을 들어 주었다.
"1학기 성적 말이에요. 서현이 다음이 누구게요?"
"오잉? 서현이가 1학년 수석 아니야?"
"맞아요. 그뒤에 바로 저거든요."
의외의 반전에 도훈이 살짝 놀랐다.
희주는 왠지 공부는 뒷전이고 맨날 남자 만나러 나이트나 갈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일부분은 사실이기도 했다.
"진짜야? 난 전혀 몰랐는데."
"당연하죠. 제가 말 안했으니까. 작긴 하지만 저도 1학기 장학금 받았다고요. 물론 단대 수석한 오빠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와, 희주 너 공부도 잘하는 구나? 의외네."
"제가 진짜로 잘하는 게 하나 더 있는데 보여드려요?"
"뭔데?"
희주가 배시시 웃더니 의자에 앉은 도훈의 가랑이 사이에 무릎 꿇었다.
그리고는 도훈의 바지 지퍼를 내려 대물을 끄집어냈다.
"잦이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빨거든요."
"풉!"
도훈은 역시 희주라는 생각을 했다.
누구보다 프리하고, 누구보다 솔직했다.
도훈은 가랑이를 쩍 벌리며 두 팔을 기지개를 켜듯 머리를 받쳤다.
"어디 한 번 시원하게 빨아봐."
"넹, 오빵. 맛있게 먹을게요."
희주는 오랄을 하기 전 머리끝으로 뒷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했다.
그러자 말끔한 겨드랑이가 드러나며, 젖무덤이 출렁 거렸다.
도훈은 그 모습에 심장이 쿵- 두근거렸다.
'희주가 이렇게 섹시했었나? 방금은 진짜 설랬는데.'
[다 주인님 작품입니다. 주인님이 만드신 거나 다름없죠.]
'후후. 그럼 어디 오늘도 한 번 더 업그레이드 시켜볼까?
'
희주가 본격적인 오랄에 들어가며 대물을 한입에 담았다.
도훈은 그런 희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희주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다른 애들한테 말 못할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 놓을 수 있으니.'
도훈은 희주의 존재가 무척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앞으로 화요일의 여자가 될 희주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겠다고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