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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261화 (1,228/2,000)

1244.. 2학년2학기-59-

‘내가 왜 이러지?’

효민은 몸의 변화를 이해할 수 없었다. 도훈이 자신을 만진 것도 아니고, 둘만 있는 야릇한 상황도 아니었음에도 몸은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었던 것.

‘어떡해. 나 미쳤나봐.’

효민은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도훈과 함께 있는 상상만 해도 밑이 축축해 지는 것은 음식을 보고 침을 흘리는 실험용 개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럼, 난 수업 하러 할게."

"네, 오빠."

"개강총회 때 봬요."

다들 마음 편히 인사하는 데 효민은 우물쭈물 말을 잇지 못했다. 도훈이 그런 그녀를 따로 챙겼다.

"효민이도 그럼 내일 보자."

"네, 네!"

도훈과 헤어지고 세 사람은 다시 교양 수업이 있는 경영대 건물로 향했다. 연두와 나연은 쉴 새 없이 재잘거렸다.

"도훈 오빠 어딘가 바뀐 것 같지 않니?"

"그치? 전보다 더 샤프해 진 것 같아. 턱 선이 완전 베이겠더라 흐흐."

효민도 속으로 동의했다. 다만 두 사람처럼 드러내놓고 표현을 못할 뿐이었다.

"효민이 넌 근데 왜 갑자기 말이 없어?"

"…으, 응?"

효민은 축축해진 팬티에 신경 쓰느라 걸음이 불편했다.

결국 그녀는 두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을 간다고 둘러댔다.

"먼저 강의실 가 있을래? 나 화장실 좀."

"응. 그래."

"자리맡아 놓을 게."

여자 화장실로 뛰어간 효민은 후다닥 비데가 설치 된 칸으로 들어갔다.

‘대체 얼마나 젖은 거야?’

효민은 곧바로 치마 속 팬티를 무릎까지 내렸다.

그녀의 새하얀 팬티 가운데는 물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세, 세상에 언제 이렇게까지.’

효민은 급히 휴지를 풀어 젖은 밑을 닦아냈다.

닦는 중에 우연히 클리토리스를 스치자 본인도 움찔 놀랐다.

‘아, 아! 너, 너무 자극적이야.’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마치 도훈이라는 마약에 취한 것처럼 몸이 한껏 달아 올라있었다. 단지 길거리에서 인사만 나누었을 뿐인데 말이다.

‘이대로는 수업 못하겠네. 좀 진정시키고 가야지.’

효민은 그대로 좌변기에 주저앉았다. 온열기능이 켜진 비대 커버가 따뜻하게 그녀를 반겼다.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효민이 버튼을 눌러 비데 기능을 켰다. 물줄기가 항문을 때리자, 효민은 노즐 위치를 조정해 가랑이 사이로 분사되도록 만들었다.

"흐읍!!"

효민은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터뜨리더니 급하게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다. 그러면서 수압의 강도를 올려 자극을 더 세게 했다.

‘아아, 너, 너무 좋아.’

비데의 물줄기가 정확하게 클리토리스를 때리자 효민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마치 도훈이 혀끝으로 쉴 새 없이 봊이를 핥아 대는 기분이었다.

‘어뜩하지? 나 도훈 오빠만 보면 맨날 이렇게 되어버릴 것 같은데….’

효민은 한시라도 빨리 도훈에게 안기고 싶어졌다.

내일 개강총회의 식사가 기회로 생각되었다.

‘안 되겠다. 내일 어떻게 해서든 도훈 오빠한테 졸라봐야지.’

여름 캠프 때 도훈에게 해변에서 따먹 힌 후 효민은 도훈에게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신기한 것은 그와의 섹스가 어딘가 익숙했다는 사실이었다. 언젠가 한 번 겪었던 사람처럼.

‘단순히 기시감 같은 걸까?’

효민은 이해할 수 없었겠지만, 사실 도훈과의 섹스는 해변에서가 처음이 아니었다. 새터 당시 도훈과 정음이 방에서 몰래 도둑 섹스 하는 것을 훔쳐보다 ‘좆막음’을 이유로 따먹혔던 것.

이후 도훈이 붉은 실 가위로 인연을 날려버리는 바람에 그녀의 기억에 왜곡이 생겼고, 나중에는 그와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희미해진 것이다. 분명히 조각처럼 드문드문 떠오르는 데 꿈을 꾼 꿨다고 착각했다.

‘오죽하면 새터에서 그런 꿈을 꿨겠어? 처음 볼 때부터 그랬던 거야.’

효민은 이제 당시의 일을 자신이 새터에서 꾼 꿈이라고 여겼다. 그마저도 기억이 불확실 했기 때문에, 정음에 대한 부분은 완전히 소거된 상태였다.

‘아아, 오빠한테 박히고 싶어.’

효민은 물줄기의 수압으로도 모자라 급기야 소지품이 든 백을 뒤지기 시작했다. 마땅한 것을 찾던 중 입술에 바르는 립글로즈가 보였다. 자신의 손가락보다는 굵었지만, 도훈의 실한 물건에 비하면 한참 못 미쳤다.

‘이거라도….’

효민은 잠시 비데를 중단하고 가랑이를 벌려 립글로즈를 구멍에 삽입했다.

"흑!"

그것도 막대기라고 일단 구멍에 박히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끝만 할짝거리는 물줄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효민은 립글로즈를 넣었다 뺏다하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방금 마주쳤던 도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여자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온 도훈이 화장실에서 자신을 따먹는 상상이었다.

‘아아, 오빠, 하아앙, 오빠 나 좀 어떻게 좀….’

퓨숙-퓨숙-

봊이를 찌르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효민이 한창 오르가즘을 향해 달려가는 데 문득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으으, 2학기 수강신청은 완전 망이네 망."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효민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바로 같은 과 희주였던 것이다.

"뭐 하려고? 수업 늦겠어."

"잠만. 화장 좀 고치고."

효민이 귀 기울여 들어보니 옆에 있는 이는 강경희인 것 같았다.

‘아… 저 두 사람도 여기서 수업이 있나 보구나.’

1학기 때는 멋모를 때라 같은 과 동기라는 이유로 수업을 같이 듣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 학기를 지내면서 어느 정도 성격이 파악되자 여자들은 성향에 따라 적당히 찢어지게 되었다.

나쁘게 말하면 파벌이었고, 좋게 말하면 서로 편한 쪽으로 무리를 짓게 된 것이었다.

대표적인 그룹 중 하나가 과대가 된 정음과, 모범생 서현, 그리고 최근들어 정음을 졸졸 따라다니는 아영이었다.

또 한 그룹은 자신이 속한 연두와 나연 그룹.

8선녀 중에서 셋 셋이 나뉘자 나머지 두 사람이 알아서 합쳐졌는데 그게 바로 지금 여자 화장실로 들어온 희주와 경희였다.

본래 희주는 제멋대로인 스타일이라 딱히 학과 동기들하고 수업을 맞추는 편은 아니었는데, 대회 출전으로 바빠진 경희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희주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었다. 이상하게도 여자들은 꼭 혼자 다니지 않고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었기 때문에 외톨이로 다니는 것보다 둘이 낫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계집애.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화장까지?"

"아침 일찍 체육관 다녀왔는데 물 튀어서 다 지워졌단 말이야."

"체육관은 왜?"

"나 요새 헬스 끊었잖아."

"희주, 네가 살 뺄 때가 어딨다고?"

경희가 어이없다는 말투로 물었다.

매일 5시간 이상 테니스장을 뛰어다니는 자신은 그렇다 쳐도, 희주 역시 타고난 비율이 좋은 편이었다. 오죽하면 빻녀 시절에도 신이 내린 바디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다.

"관리를 해줘야 군살이 안 붙지. 경희 너는 맨날 운동하니까 모르겠지만, 나는 좀만 관리 안 해도 살이 붙는단 말이야."

"얼씨구."

경희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말투도 터프한 경향이 있어서 희주의 말에 코웃음 쳤다.

페미나 알파걸 이런 계열은 아니었지만, 경희는 확실히 꾸미기 좋아하는 여자들과는 전혀 달랐다. 늘 털털하고, 운동밖에 몰랐다.

"그러지 말고 너도 썬크림이라도 좀 발라. 요새 너무 탄것 같아."

"뙤약볕에서 운동하는 선수가 얼굴만 하얗게 떠 있는 것도 꼴불견이야. 난 그런 거 관심없어."

"근데 원래 피부가 까맣진 않잖아?"

"네가 어떻게 알아?"

"저번에 해수욕장 갔을 때 보니까 속살은 엄청 희더만."

"헐. 별걸 다 봤네."

경희도 애초부터 까만 피부는 아니었다. 그러나 햇볕에 계속 노출 되는 바람에 얼굴뿐만 아니라 팔다리 전체가 그 을려 있었다.

"다 보지. 난 원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거든."

희주가 눈화장을 하며 대답했다.

경희가 팔짱을 낀 채 뒤에서 기다리다 물었다.

"너 혹시 남자 생겼니?"

"왠 남자?"

"그게 아니면 아침 일찍 운동하고, 화장실에서 화장 리터칭하는 이유가 뭔데?"

"후후. 남자야 늘 있다가도 없지."

"수상한데. 요새 들어 얼굴도 많이 예뻐지고. 대체 무슨 비결이야?"

"수술했어."

숨어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던 효민은 귀가 번쩍 띄였다.

‘수술 맞네! 이럴 줄 알았다니까?’

하지만 경희는 믿지 않았다.

"내가 널 모를 줄 알고? 얘들이 하도 안 믿으니까 그냥 수술했다고 뻥치는 거잖아. 아니야?"

"몰라. 그냥 하루가 갈수록 얼굴이 달라지는 데 그럼 뭐라고 설명하니? 말해봐야 믿지도 않을 거고."

"난 믿잖아."

"그래. 경희 너만 네 편이지."

"내편 네편이 어딨어? 다 같은 동긴데."

"다 같은 동기? 글쎄."

희주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훔쳐 듣던 효민도 희주의 말에 동의했다.

‘경희는 너무 순진한 거 같아. 여자들끼리 얼마나 질투가 심한데.’

그녀는 연두와 나연이 틈만 나면 정음이를 질투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요새는 좀 잦아들었지만, 학기 초만 해도 두 사람은 정음을 무척 싫어했었다.

물론 정음이 진심을 다해 친구들을 대하자 연두와 나연도 정음에 대해서는 시기심을 거두었다. 다만 질투의 방향은 이제 아영이나 희주에게로 옮겨져 있었다.

‘가만 보면 두 사람도 예쁘면서 다른 예쁜 애들 질투하네?’

연두와 나연이 효민을 받아 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효민은 확실히 언급된 다른 여자 동기들에 비하면 체급이 떨어지는 편이었고, 같이 있을 때 오히려 자신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존재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효민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가 자존심이 없어서라기 보다, 어차피 실속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무리 예뻐봐야 뭐해? 도훈 오빠한테 사랑 받는 건 나라고. 너희들은 상상도 못 하겠지만.’

"아, 맞다. 약 먹는 거 깜빡했네."

"무슨 약?"

"피임약."

"피임?"

"대회 출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리 주기 조절하고 있거든. 이대로라면 대회 기간 중에 터질까봐서. 매일 먹어줘야 하는데 큰일이네. 점심 때 집에라도 갔다와야 겠다."

"내가 줄게."

"응? 희주 너도 먹어?"

"응."

희주가 아무렇지 않게 지갑에서 피임약을 꺼내 주었다.

28일 날짜가 적힌 피임약이 중간까지 비워진 것으로 보아 한참을 먹고 있는 것 같았다.

경희가 의심스럽게 물었다.

"수상한데. 난 대회 때문에 그렇다 치고 넌 왜?"

"왜? 알고 싶어?"

"남자 있긴 있구나?"

"후후. 없는 적은 없었어 한 번도."

"적당히 해 이년아. 너 그러다 병걸려."

경희도 희주의 문란한 사생활에 대해선 귀뜸으로 들은 바가 있었기 때문에 질책했다.

"아니야. 나 이제 아무 남자 안 만나."

"그럼? 누구랑 사귀는 거야?"

"음, 암튼 한 명이랑만."

"왜 근데 애들한테 말 안했어?"

"말할 단계는 아니라서."

"아…. 썸타는 거야?"

"그렇다고 볼 수도 있고."

"썸을 타면서 몸도 탔네?"

"와하하.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웠니?"

평소 이런 쪽으로 무딘 경희가 섹드립을 치자 희주가 꺄르르 웃으며 좋아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화장실에 숨어 있던 희주가 팬티를 올리고 빠끔히 고개를 내밀었다.

"…갔나?"

화장실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효민이 푹- 한숨을 내쉬었다.

"아씨, 갑자기 들어와서 좋다 말았네."

중간에 자위를 멈춘 게 아쉬웠지만, 다시 재개하기엔 흥이 식어버린 상태였다. 게다가 수업도 곧 시작할 때였기 때문에 더 지체할 수도 없었다.

효민은 세면대에서 물기 묻은 손을 씻으며 희주의 말을 곱씹었다.

‘이제 아무 남자나 안 만난다고? 흥, 소문이 다 사실이었구나?’

학과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던 희주는 학기초부터 안좋은 소문이 따라 다녔다. 평일에도 고등학교 친구들과 클럽을 다닌다더라, 다른 남자랑 자취방에서 나오는 걸 봤다더라 하는 소문들이었다.

효민은 반신반의 하긴 했지만, 평소에도 몸매가 부각되는 노출심한 옷들을 아무렇지 않게 입고 다니는 희주를 보며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희주 본인에게서 그런 말을 듣고 나니 모든게 확실해졌다.

‘근데 가만. 성형이 정말 아니라고?’

이상한 부분은 성형에 대해선 끝까지 부정했다는 점이었다.

문란한 사생활도 거리낌 없이 얘기하는 희주가, 그 부분만 콕 집어 거짓말을 한다는 것도 납득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피임약까지 챙겨 먹으면 한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도.

‘흐음. 희주가 만나는 남자가 있으면 어쨌든 도훈 오빠는 아닐 테니까… 신경 안 써도 되는 문젠가?’

효민은 희주의 남자가 도훈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다만 이제와 궁금한 것은 ‘빻녀’라고 불리던 희주가 어떻게 해서 저렇게 예뻐졌는지가 궁금할 뿐이었다.

* * *

"이도훈."

"네!"

출석을 마치고 지루한 수업이 이어졌지만 나는 노트 필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번 학기도 수석을 노리시는 겁니까? 첫날부터 열심히군요.]

‘당연하지. 원래 탈환보다 수성이 어려운 법이거든.’

[참 신기합니다. 주인님은 다른 건 대충하는 것 같은데 공부할 때는 정말 필사적이니까요.]

‘머리가 빠가라서 그래. 대충해도 머릿속에 박혔으면 이렇게 열심히도 안 했지. 그나저나 언제쯤 머리머리 열매 효과가 나오는 거야? 지금쯤 아이큐 좀 오를 때 되지 않았나?

’무공까지 익힌 마당에 아이큐가 97이란 것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때 로시가 답했다.

[열매 드신지 3개월쯤 지났죠? 효과가 있을 텐데요?]

‘엉?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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