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224화 (1,191/2,000)

1207. 2학년2학기-22-

도훈은 정리된 요약본을 갈무리하며 로시에게 말했다.

‘좀 재수 없긴 하지만 허세 도훈은 정말 천재야.’

[그 정돕니까? 타자가 제법 빠르긴 하더군요.]

‘타자 빠른 건 아무것도 아니지. 그건 그냥 뇌가 팽팽 돌아가면서 생긴 부수적인 효과일 뿐이고.’

[호오.]

‘나도 전생에 천재 소리 듣던 시절이 있었잖아. 그때랑 비교해도 훨씬 뛰어나. 완전 미친놈이라니까?’

[주인님이 그렇게 말할 정도면 대단하긴 한 모양입니다.]

‘아쉽네. 이 엄청난 능력을 딱 10분 밖에 못 쓰다니.’

[부작용도 만만치 않죠. 특히 주인님 같은 플레이어에겐요.]

‘맞다. 이번 복수의 신 미션 해결하면 스킬 강화 특전 있지 않아?’

[맞습니다.]

‘그러면 현자 타임 스킬도 강화할 수 있는 건가?’

[네. 얼마든지요.]

‘오호.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사용시간이 늘어나는 건가?’

[잠시 현자 타임의 스킬 설명을 띄워 드리겠습니다.]

스킬(모든 스킬에 동정남의 펜던트와 요르단 반지의 버프가 적용됩니다.)

*현자 타임(2Lv)

-당신에게 현자의 시간이 도래합니다.

-사정을 하지 않고도 언제든 현자 모드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차가워진 이성은 두뇌의 한계를 넘어 풀가동 시킵니다.

-평소 암기력, 집중력, 분석력, 관찰력, 논리력 오감 등 인지와 관련된 모든 기능이 13분간 폭주합니다.(동정남의 펜던트 강화 효과로 3분 연장) -지나치게 냉철해진 두뇌 작용으로 인해 성욕이 급감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재사용 대기 6시간.(요르단 반지의 쿨타임 감소 효과로 50% 단축) -다음 스킬 레벨로 올리기 위해선 200포인트가 필요합니다 -다음 스킬 레벨에 도달하면 현자 타임의 지속시간이 1분 더 증가합니다.

오랜만에 스킬 설명을 확인하던 도훈은 의문점이 들었다.

‘가만. 동정남의 펜던트에 달린 스킬 강화 버프를 먹였는데 스킬 레벨은 그대로잖아?’

[해당 아이템은 보유한 전체 스킬에 강화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지 레벨 자체를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어째서?’

[만약 스킬 레벨 자체가 올라가 버리면 다음에 스킬 레벨을 올리는 데 훨씬 많은 포인트가 소모되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스킬 레벨은 그대로고 강화 효과만 적용받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아, 그렇네. 근데 이건 진짜 이해가 안되는데. 요르단 반지는 쿨타임 감소 50% 아니었어? 그럼 재사용 대기 시간도 절반으로 줄여야 하잖아.’

[예리한 지적이십니다. 본래 10시간의 절반인 5시간으로 줄어드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일전에도 말했듯 스킬의 감소 는 곱연산 법칙을 따릅니다.]

‘알아듣게 다시 설명해. 지금은 멍청한 도훈이니까.’

[쉽게 말하면 감소 효과의 폭은 수치가 올라갈수록 줄어 든다는 뜻입니다.]

‘어째서?’

[쉽게 설명 드리면 10시간인 스킬의 레벨을 올렸을 때 쿨타임 감소효과는 10%인 한시간입니다.]

‘거기까진 이해했어.’

[하지만 두 번째 레벨업 시 10% 감소는 9시간의 10%가 되기 때문에 54분이 되는 것이죠. 540분의 10%니까요.]

‘아! 그 소리구나.’

[맞습니다. 요르단 반지의 효과도 그런 이유로 완벽한 50%는 불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스킬 레벨이 궁극에 달했다고 해도 쿨타임은 여전히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이치지요.]

‘하긴. 10%가 아니라 1시간씩 줄어들면 10레벨일 땐 무제한 스킬 남발도 가능하겠구나.’

[그렇습니다.]

‘어쨌든 현재 현자타임은 2레벨이고 아이템 버프 효과로 각각 13분이랑 사용 시간과 6시간이라는 쿨타임을 갖고 있다는 소리군?’

[정확합니다.]

‘이번에 만약 복수의 신 미션을 해결한 뒤 강화 특전을 받게 되면 어떤 스킬이든 만렙까지 올릴 수 있는 거야? 3개 딱 골라서?’

[만렙이라뇨?]

‘10레벨까지 올려준다는 소리 아니었어?’

[아아, 그런 방식은 아닙니다. 주인님이 선택한 스킬 중에서 3가지를 뽑아 3레벨씩 더 올려주는 특전입니다. 게다가 스킬 레벨 뿐 아니라 강화도 함께요.]

‘3레벨이라고? 고작?’

[고작은 아니죠. 실패 위험이 없는 특전이니까요.]

‘강화 실패가 언제부터 일어난다고 했지?’

[5레벨 이후부터입니다.]

‘5레벨이면···.’

도훈이 바로 계산에 들어갔다.

스킬 레벨업에 필요한 포인트는 기하급수로 증가한다.

1레벨에서 2레벨로 올리는데 100포인트가 든다면, 이후로는 200, 400, 800, 1600이 드는 식이다.

실제로 레벨업에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계속 올린다고 가정했을 때 1레벨에서 10레벨에 이르는 동안 소모되는 포인트는 무려 51,100포인트.

업적이나 미션을 해결하고 모을 수 있는 포인트로는 한가지 스킬을 ‘마스터’ 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최소 5만 포인 트인 것이다. 물론 그것도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모두 성공했다고 가정할 때.

거기에 생각이 미친 도훈은 무조건 3레벨씩 올려주는 특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깨달았다.

‘와, 그럼 미리 5레벨 까지 올려놓으면 무조건 8레벨은 찍는 다는 소리네? 어떤 스킬이건 3개는?’

[그렇습니다. 거기다 강화 특전이므로 몇가지 기능이 더 추가됩니다.]

도훈은 안 그래도 강력한 현자 타임 스킬이 강화되면 어떤 기능이 생기는 지 궁금했다.

‘뭔데? 지금도 천재인데 더 천재가 되진 않을 거 아니야?

’[부작용 해소입니다.]

‘부작용? 설마 현자 타임이 끝나도 성욕이 그대로 보존된단 말이야?’

[네.]

‘대박!’ 도훈은 점점 흥분했다.

그가 현자타임에 집착하는 이유는, 해당 스킬이 일종의 치트키임과 동시에 생존기로 쓰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불가피한 상황에서 PK단과 맞딱뜨리더라도 ‘천재 도훈’이라면 분명 살 길을 찾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와, 미쓰리 복수는 무조건 성공해야 겠다. 현자타임만 강화시켜도 대체 얼마나 이득인 거야? 그럼 다른 스킬 두개도 똑같이 8레벨 까지 가능한거지?’

[네, 맞습니다.]

‘미리 골라놔야 하나?’

[아직 특전을 받지 않으셨는데요? 미션을 해결한 것도 아니고요.]

‘근데 미리 스킬을 골라놔야 특전 받고 바로 3레벨 씩 올릴 것 아니야.’

[아, 그렇겠군요.]

도훈은 잠시 고민했다.

이번 스킬 특전은 ‘만랩’까진 아니더라도 3가지 스킬을 최소 8레벨까지 올리는 것을 보장해주는 엄청난 기회. 레벨이 오를수록 강력한 스킬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었다.

‘로시. 내가 평소에 자주 쓰는 스킬이 뭐뭐있지?’

[전가의 보도 정보창 스킬이 있습니다.]

‘정보창도 8레벨되면 훨씬 강력해지나?’

[두말할 것 없죠. 재사용 대기 시간도 팍팍 줄고 공략팁도 훨씬 상세하게 제시될 겁니다. 거의 공략집 수준이랄까요?]

‘오, 공략집! 그거 좋은데?’

도훈은 나머지 강화 스킬 하나를 평소에 즐겨 쓰는 정보 창 스킬로 정했다. 정보창의 위력은 지금도 충분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강화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머지 하나를 뭘로 하지?’

도훈은 마지막 스킬을 고르는 데 고심했다.

마음 같아선 PK단을 대적하는데 필요한 스킬을 고르고 싶었지만, 현재 보유한 스킬 중 전투스킬이랄만한 것도 딱히 없을뿐더러 너무 수비적인 방식 같았다.

[주인님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스킬로 고르시면 어떻습니까?]

‘내 특기? 무슨 특기?’

[대물 플레이어라면, 뭐니뭐니 해도 역시 섹스 스킬이죠.]

‘아하.’

로시의 조언을 얻은 도훈은 본인이 보유한 섹스 스킬을 떠올렸다.

‘뭐가 좋을까? 커져라 여의봉?’

[얼마나 더 커지시려고요?]

‘엉? 더 커질수도 있어?’

[네. 강화 특전이 발휘되면 최장 길이의 리미트가 해금됩니다. 8레벨이면 30Cm도 가능하겠군요.]

‘그건 흉기 아니냐?’

[아무튼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30Cm라는 말에 솔깃했지만, 도훈은 더 이상 길이에 대한 여한은 없는 상태였다. 물론 유명한 포르노 스타 중에 30Cm를 넘나드는 피지컬 ‘괴물’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현재 늘릴 수 있는 24Cm만 해도 받아낼 수 있는 여자들이 거의 없다 시피 했다.

30Cm면 보기는 훌륭해도 쓸모는 없을 것 같았다.

‘아니야.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내가 무슨 부기나이트 찍을 것도 아니고.’

[부기나이트라뇨?]

‘그냥 다른 스킬을 생각해 봐야겠어.’

[아직 한 발 남았다 스킬은요?]

‘그건 어떻게 되는데?’

[강화 특전으로 다연발 기관총이 부여됩니다.]

‘다연발 뭐?’

[한 발이 아니라 여러발이 가능하다는 거죠. 사실상 삽입시간까지 고려할 때 1박2일도 가능해 진다는 거죠.]

도훈은 살짝 흥미를 느꼈으나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이고 의미없다. 다연발이든 무제한 따발총이든. 사정만 죽어라 해봐야 어차피 한 번에 한 명씩이랑만 하는 거잖아. 한 여자랑 5번 10번 해봐야 좋을게 뭐있다고.’

[역시 주인님은 다다익선이군요.]

‘하, 뭔가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데.’

[주인님의 필살기는 어떻습니까?]

‘내 필살기?’

[쿨타임 제로 스킬 말입니다.]

‘아! 그렇지. 그때 중수 보상으로 받은 에픽 스킬?’

[네. 당시 폭주 피스톤 스킬과 쿨타임 제로 중에서 고민하셨었죠.]

‘근데 그거 부작용 심하지 않았나?’

[맞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없어지지만 72시간 동안 발기부전의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거봐. 그것 때문에 거의 봉인하다 시피한 스킬인데.’

[하지만 특전을 받게 되면요?]

‘특전? 설마 발기부전의 패널티가 사라지는 거야?’

[설마요. 그럼 올스킬 무한 난사급인데요. 발기부전 패널티가 하루로 줄어듭니다. 무려 2/3나 줄어드는 어마어마한 강화죠.]

‘오···. 발기부전 하루라고?’

도훈은 순간 득실을 따졌다.

쿨타임 제로는 범용성도 좋고 효과 또한 강력하지만 말도 안되는 패널티가 문제다. 3일이라는 시간동안 고자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그 시간만큼 미션과 업적 진행이 불가능한 것. 더욱이 현자타임처럼 성욕 감퇴가 아닌, 육체적 발기 부전이기 때문에 성욕이 넘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성불구자 가 된다는 점이 치명적이었다.

‘가만···. 근데 하루 정도의 패널티면 어찌어찌 감내할 수 있는 수준 같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실제로 주인님은 현자타임을 쓰시고도 하루 정도는 잘 견디셨으니까요.]

‘스킬 무한 난사라. 이건 PK단을 상대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군. 싸움을 하든 도망치든 뭐든 쿨타임 없이 퍼부을 수 있다는 거니까.’

[맞습니다.]

‘좋아. 위의 3개로 결정했다.’

[스킬 레벨업도 미리 하시겠습니까?]

‘어차피 해야 한다면, 가야지. 근데 얼마나 드는 거지?’

[3개의 스킬을 미리 5레벨까지 올린다면 거의 만포인트정도를 소모하시게 됩니다.]

‘크흠. 그 동안 많이 축적해두긴 했다만···.’

도훈은 막상 알토란 같이 모아놓은 포인트를 상당부분소모시켜야 한다는 점이 아까웠다. 하지만 어차피 나중에 8레벨까지 한방에 올리기 위해 써야할 거라면 미리 레벨을 올리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실행해.’

[알겠습니다. 현자타임, 정보창 그리고 쿨타임제로 스킬의 레벨을 각각 5레벨까지 레벨업 하겠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로시가 말했다.

[끝났습니다. 해당 스킬들을 각각 5레벨까지 올렸습니다.]

‘수고했어.’

[그럼 이제 다시 복수의 신 미션을 수행하러 가보실 겁니까?]

‘아니. 아직은 아니야.’

[네?]

‘천재 도훈이 적어놓은 것에 따르면 어차피 박회장이 귀국해야 실행할 수 있는 작전들이야. 그 전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김양을 구워삶는 일 밖에 없는데 보시다시피···.’ 도훈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바지춤을 가리켰다.

‘성욕이 눈꼽만큼도 없어서 말이지.’

[저런···.]

‘일단 오늘은 정리 끝났으니 집으로 돌아가야겠어. 하루쯤 쉬고 나면 회복되겠지.’

정리를 마친 도훈은 해질 무렵쯤에나 귀가했다.

책상이 빠진 원룸은 더더욱 휑해보였다.

‘그래. 어차피 여자 만날 것도 아닌데 집이나 좀 알아봐야지.’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고 방바닥에 누운 도훈은 스마트폰으로 매물을 뒤졌다. 최근에는 어플이 발달하여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공인중개사를 찾을 필요도 없었다.

도훈이 한창 국성대 주변에 매물로 나온 전셋집을 둘러보는데 갑자기 폰으로 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 : 잘 지내죠?

번호가 저장이 안되어있는지 처음보는 번호였다.

도훈은 고개를 갸웃하며 답장을 날렸다.

-이도훈 : 누구세요?

-??? : 그냥 오랜만에 생각나서 연락해 봤어요.

도훈이 머리를 긁적였다.

‘누구지? 모르는 번혼데? 혹시 번호가 바뀌었나?’

[전화를 해보시는 게 빠르지 않을까요?]

‘그게 낫겠다.’

도훈이 문자 온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신호음이 한참 가는데도 상대가 받지 않았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이후 소리샘 퀵보이스로···

도훈은 통화를 종료하고 황당해했다.

"뭐야? 장난 문잔가?"

그때 다시 문자가 날아왔다.

-??? : 죄송해요, 지금 통화할 상황이 아니라.

"하-. 뭐야 대체?"

-이도훈 : 누구신데요? 저 아시는 분 맞나요?

-??? : 이도훈씨 아니세요?

"응?"

상대가 정확히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도훈이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번호를 줬어? 그럼 가볍게 만났던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누구지?’

그때 답장이 날아왔다.

-??? : 저, 그때 207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