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 2학년2학기-18-
"근데 이거 점괘 정말 믿을만한 거 맞지?"
"뭐라고?"
"아니 넌 원래 처녀 귀신에 빙의해 점을 치잖아. 이건 단순한 쌀 점이고."
"그래서 못 믿겠다는 거야?"
"아니 그러니까···."
"도훈아."
장군이 제법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내 말 잘 들어. 난 어렸을 때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봐왔어. 누가 들으면 믿을 수 없는 사건도 수 없이 겪었고. 점을 치는 방식이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네가 지금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지."
"아니. 너를 못 믿겠다기보다 도무지 납득이 안 가서 그래. 이렇게 팔팔한 내가 갑자기 급살을 맞는다니 어떻게 믿겠어?"
"원래 이해가 안 되는 게 정상이야."
"정상이라고?"
"지나고 나야 보인다고. 당장은 이해가 안 가더라도 나중에 돌이켜 보면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거야."
"흐음···."
장군이 끝없이 나를 설득했다.
"도훈아. 요즘도 이사하는 사람을 날을 받아서 이삿날을 정해. 새 차를 사면 고사를 지내는 사람도 많고. 왜 그러겠어? 항상 조심하는 거야. 괜히 찝찝하기 싫으니까. 이것도 마찬가지야. 당장은 이해를 못 하더라도 액운이 닥치고 나면 그땐 이미 늦는다고. 옛말에도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말이 있잖아."
"지금이 소나기라는 거야?"
"그렇지. 지금 운세는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야. 하지만 넌 우산이 없어. 먼 거리를 떠나려면 비가 그치고 움직이는 게 낫지 않겠어?"
"흐음."
묘하게 설득이 되는 말이었다.
본래 점괘나 미신 같은 건 이해하려고 하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과거의 나에게 당장 하는 일을 멈추지 않으면 머지않아 죽는다고 누군가 경고를 했다면, 미친 소리라고 일갈했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을 경험하고, 저승을 겪고, 환생까지 한 마당에 세상에 어떤 허무맹랑한 말이라도 믿을 수 있게 변했다.
다만 내가 찝찝한 건, 액운이 닥칠지 모른다는 경고보다 그것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두려움이란 대체로 무지에서 비롯되며, 미래의 위협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이렇게 가슴 졸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늘 운세를 점치면서.
나는 장군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말했다.
"무슨 뜻인지 알겠어. 고마워, 장군아."
"아니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너무 놀라서 식은땀을 좀 흘렸나봐. 옷이 축축해. 좀 씻고 올게."
"아···. 어, 그래. 샤워라도 하면서 머리 좀 식혀."
"응, 금방 씻고 나올게."
나는 장군을 방에 혼자 두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혼자 생각을 정리하려는 핑계긴 했지만, 화장실 거울로 비친 모습을 보자 확실히 안색이 좋지 못했다.
[많이 놀라셨나 보군요.]
‘당연하지. 조만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데 안 놀랄 사람이 어딨겠어? 일전에 대흉이 떴을 때도 생명의 위기까지는 아니었잖아.’
[그때는 못난이 형제가 주인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었죠.]
‘그래. 하지만 이번에 장군의 해석을 듣고보니 진짜 죽을지도 모를 위기라고. 장군을 길에서 안 만났으면 어쩔 뻔했어?’
[그것도 다 주인님의 복입니다. 우연처럼 보여도 때론 필연인 것처럼요.]
‘그나저나 아직도 수상해. 장군이는 학과 회장을 당장 그만두라고 하지만 솔직히 그건 아닐 거 아니야.’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물론 국성 대학교에 PK단의 끄나풀이 있긴 하지만, 주인님을 의심했다면 진작 결단을 냈을 테니까요.]
‘근데 박회장 건도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최번개나, 민수도 모두 확인했고, 심지어 김양도 나를 배신하지 않았으니까.’
[흐음. 그럼 대체 뭘까요?]
샤위기로 찬물을 틀어 머리부터 적셨다.
위협의 원인을 파악하느라 그러잖아도 돌대가리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었다. 확실히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
·.
차가운 물줄기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흘러내리는데 뭔가가 뇌리를 스쳤다.
‘가만.’
[왜 그러십니까?]
‘내가 뭘 놓친 것 같아.’
[뭘요? 역시 박회장 쪽 인물인가요? 역시 최실장이 컴퓨터에 보안 프로그램을···.]
‘아니야. 그게 아니야. 처음부터 헛다리를 짚고 있던 거야.’
[네?]
‘생각해봐. 내가 오늘 했던 일.’
[오늘요? 최번개를 만나 USB를 받으셨고···. 음··· 장군 아가씨를 우연히 만나서 느닷없이 사촌 형 행세를···.]
‘아니지, 아니지. 중간에 취소한 일이 있잖아.’
[설마 조소연양이요?]
‘그래. 조소연.’
[조소연 양이 PK단 일리가 없잖습니까?]
‘당연히 아니지. 내 말은 이번 위기가 그녀와 관계가 있다는 거야.’
[엇!]
‘맞어. 확실해. 그러니까 도저히 영문을 못 찾고 있었던 거구나.’
확신이 들었다.
내가 놓치고 있던 하나.
그것은 바로 조소연이었다.
돌이켜보니 불행의 조짐이 나타난 건 조소연에게 출발하기로 한 순간부터였다. 느닷없이 담배 불티가 허벅지에 떨어지지 않나, 무릎을 핸들에 박질 않나. 머리에 새똥을 맞고, 징그러운 지렁이때까지 목격했다.
‘확실해. 조소연을 만나기로 한 순간 내가 가진 기민한 감각이 반응했던 거야. 경고를 주기 위해서. 그러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 장군까지 만나게 한 거고.’
[오, 그럴 듯 한데요?]
‘조소연은 당연히 PK단일 리가 없지. 그녀가 끄나풀이었다고도 믿기지 않고. 하지만, 그녀의 주변에 PK단이 있다면?’
[설마···.]
‘이건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어.’
[위험합니다. 정말로 그렇다면 호랑이 굴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니까요.]
‘당연히 지금은 아니지. 장군이 말마따나 소나기가 걷힌 뒤에 움직여야지. 최대한 은밀하게.’
[놀라운 일이군요. PK단이 주인님의 지근거리에 마수를 뻗치고 있었다니.]
‘마수를 뻗친 건지 우연히 얻어걸린 건지 모르지만, 분명 뭔가 있어. 이건 좀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겠어.’
[만반의 준비를 갖추셔야 합니다. 일단 놈들에게 발각되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우니까요.]
‘근데 중수인데도 상대하기 힘들까?’
[그야 상대의 레벨에 달렸죠. 문제는 주인님이 희소한 대물 플레이어라는 거고, 전투에 유리한 클래스는 아니죠.]
‘섹서라서 문제구나.’
[좋은 일도 많으셨죠.]
나는 찬물에 쪼그라든 대물을 내려다 보았다.
늘 위풍당당하던 녀석이 팍 기가 죽어 있었다.
‘젠장. 쪽팔리게 내 꼴이 이게 뭐람. 쫄아서 집에 짱박히 기나 하고.’
[아닙니다. 현명한 판단입니다. 무모한 객기보단, 신중한 겁쟁이가 더 낫습니다.]
‘암튼 위기의 원인을 찾았으니 한결 마음이 편하네. 당분간 조소연과 접촉을 피하면서 나중에 그녀 주변을 한 번 탐문해 봐야겠어.’
[저도 그 방법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장군에게 고마워서 어쩌지?’
[주인님이 잘하시는 걸로 보상해 주십시오. 큰 도움을 받으셨으니까요.]
‘역시 그렇지?’
샤워를 마친 나는 대충 수건으로 몸을 닦고 거실로 나왔다.
* * *
화장실에 나온 도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방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던 장군이 까무러치듯 놀랐다.
"꺄악! 뭐, 뭐야 도훈아! 속 옷은 왜 안 입고 나왔어?"
"속옷이 땀에 절어서 찝찝하더라고. 그리고 속옷이 옷장 안에 있거든."
장군은 민망한지 고개를 반대로 돌려 앉았다.
"나, 나한테 말하지. 가져다 줄 텐데."
"아니야. 그리고 나 원래 집에 있을 땐 옷 잘 안입어."
"아, 안입는다고?"
"응. 요새 날이 더워서 그냥 벗고 있어."
"그래도 내가 있는데···."
장군은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뒤에서 도훈이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지자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장군아."
"으, 응?"
"우리 사이에 뭘 이런 걸 가지고 그래. 어차피 다 본 사인데."
"그, 그래도···. 민망하단 말이야."
장군은 도훈에게 처음 처녀를 잃었을 정도로 성에 대한 경험이 무지한 편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도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워 했다.
"그나저나 운세도 봐줬으니 복채를 좀 주고 싶은데."
"보, 복채는 무슨. 괜찮아. 뭘 그런 걸···. 응?"
그때 장군의 뺨에 뭔가 물컹한 게 닿았다.
차가우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에 장군이 슬쩍 고개를 돌리자 도훈의 대물이 떡하니 볼에 붙어 있었다.
"으헉! 뭐, 뭐야!"
"복채야."
"아니 무슨 복채가···."
"몸보시라도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무, 무슨 소리야!"
"너 나 보러 온 거 아니었어?"
"그, 그렇지만···."
"정말 우리집 오면서 얼굴만 보고 가려고 했어? 진심으로?"
"아, 아니···. 그래도 이건 너무 뜬금없으니까···."
"괜찮아. 내가 고마워서 그런 거니까."
"아···. 이러면 안되는데···."
도훈이 계속 장군의 뺨에 잦이를 비벼대자 장군도 점점 참을 수 없는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오랜만에 대물을 보니 불쑥 과거 산장에서의 뜨거웠던 추억이 떠오르며 몸이 후끈 달아올랐던 것이다.
"이래도 돼. 깨끗이 씻고 나왔어."
"그, 그게 무슨···."
"빨아도 된다고."
"아니···."
장군은 점점 딱딱해지는 대물이 볼을 쿡쿡 찌르자 당황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도훈이 따라가며 그녀의 얼굴에 대물을 들이 밀었다.
"빨아줘."
"도, 도훈아···."
"빨아주면 좋겠어."
몸을 빼던 장군은 도망칠 곳이 없어 방바닥에 드러누웠다. 도훈이 자세를 낮추며 계속 잦이를 얼굴로 들이밀었다.
"응? 안될까?"
"아···. 진짜···."
장군은 자신의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대물을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도훈은 그녀의 뒤통수를 받쳐주며 천천히 방바닥에 눕혔다.
장군이 바로 눕자 도훈이 허벅지 사이에 그녀의 얼굴이 오게 한 뒤 주저 앉으며 대물을 입에다 박았다.
"헙!"
"깨물면 안 돼?"
장군은 느닷없는 오랄에 당황했지만 알겠다는 듯 눈을 껌뻑였다. 수직으로 들어오는 대물에 장군은 입안이 터질 것처럼 가득찼다.
"흐흡!"
"으, 따듯해."
여자를 반듯이 눕혀놓고 받는 오랄은 아무래도 남자쪽이 움직이는 게 수월했다. 도훈은 최대한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은 뒤 골반을 꿈틀거리며 장군을 입에 잦이를 물렸다.
"입봊이 오래만이네."
"흐흡! 읍읍!"
부끄러운 말을 할수록 장군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순진한 처녀인 장군은 아직 그런 말들에 면역이 없었다.
강제로 펠라를 시키던 도훈은 자세가 불편했는지 다시 몸을 일으켰다.
"안되겠어. 나도 빨아줄게."
"으, 응?"
"일단 벗자."
"아아···."
도훈은 장군을 알몸으로 만들었다.
여름이 좋은 건 벗길 옷이 적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장군은 순식간에 나체를 드러내고 말았다.
"여전히 예쁘네."
"부, 부끄러워."
"이번엔 내가 누울테니까 니가 올라와."
이번에는 도훈이 방바닥에 누웠다. 장군은 어쩔 줄 몰라 머뭇거리다가 이내 결심을 했는지 도훈의 위로 포개졌다.
"아니. 거꾸로."
"거, 거꾸로?"
"응. 거꾸로 올라타야지."
"아···."
장군이 도훈의 말에 따라 69자세로 올라탔다. 도훈은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를 바짝 당겨 가랑이를 정위치 시켰다.
‘어우, 축축한 것 봐.’
잠깐 오랄을 했다고 장군의 소중이는 물난리가 나 있었다.
‘하긴. 저번에 산장에서도 보면 물이 엄청 많은 타입이었지?’
"그 상태로 빨아줘."
"으, 응."
장군이 허리를 숙여 도훈의 잦이를 물자, 동시에 도훈도 고개를 살짝 들어 장군의 봊이를 핥았다.
할짝-!
"핫!"
"왜 그래?"
"아, 아니 너무 예민해서···."
"앞으로 5분간 말하기 없기."
도훈이 묵언 오랄 수행을 명령하자 장군이 다시 대물을 입에 담았다. 도훈은 본격적으로 보빨에 들어갔다.
혀를 길게 내밀고 현란하게 움직이자 장군이 동작을 멈추고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너무 강렬한 자극 때문에 본인의 임무를 망각한 것이었다.
"계속 가만히 있을 거야? 나는 쉼없이 움직이는데?"
"읍읍!"
도훈의 말에 장군이 다시 오랄을 시작했다. 도훈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힘껏 봊이를 빨아주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랄까?’
[무슨 뜻입니까?]
‘아까 점괘가 안 좋게 나왔을 땐 섹스고 뭐고 생각도 안나더라고. 근데 위기의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나니까 갑자기 성욕이 차오르는 거 있지?’
[본래 생명의 위협을 느낀 동물은 본능적으로 종족보존행위에 몰두한다고 하더군요.]
‘뭐? 그럼 내가 본능대로 행동한다는 거야?’
[물론 아니죠. 주인님은 아주 가끔 이성적으로 행동하시는 편입니다.]
도훈은 뭔가 비꼬는 것 같았지만, 이미 좆이 뇌를 지배한 상태였기 때문에 로시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점점 참을 수 없게 된 도훈이 보빨을 멈추고 장군에게 말했다.
"이제 올라올래?"
"푸하-. 지, 지금?"
"응. 준비 다 된 것 같아."
실은 진작부터 준비는 끝난상태였다. 장군이 민망한 표정으로 물었다.
"내, 내가 올라가?"
"응. 위에서 해봐."
"아···. 잘 못하는데···."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몸을 일으킨 장군이 누워있는 도훈의 허리 사이에 다리를 벌리고 섰다. 서서히 자세를 낮추자 도훈이 앞으로 팔을 뻗어 주저앉는 그녀의 두 손을 깍지 껴 잡아주었다.
"그대로 천천히."
도훈의 안내에 따라 장군이 푸세식 화장실에 앉는 것처럼 쪼그려 앉았다. 발딱 선 대물은 흔들림 없이 하늘을 가리켰다.
"넣어봐."
"아, 알았어."
장군이 한 손의 깍지를 풀더니 대물의 밑둥을 잡고 구멍에 맞췄다. 도킹의 순간을 누워서 구경하던 도훈이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난 이때가 제일 좋더라.’
[뭐가 말입니까?]
‘왜 여성상위할 때 여자들이 잦이 잡아서 구멍에 끼울 때 말이야.’
철푸덕!
그때 균형을 잃은 장군이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참으로 훌륭한 방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