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8. 질투는 나의것-33-
누군가 야투경을 가지고 볼 수 있다면, 현재 네 사람의 구도는 무척 흥미로울 것이다.
우선 영철은 ‘ㄷ’자형 소파의 맨 가장자리에 혼자 떨어져 앉아 벽을 쳐다보는 중이었다.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후회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은 무척이나 서글펐다.
그리고 영철을 제외한 나머지 셋은 기이한 자세로 얽혀 있었다. ‘ㄷ’자 소파의 코너 쪽에 자리한 도훈의 앞에선 시엘이 그의 좆기둥을 붙잡고 있었고, 반대로 뒤에선 지희가 제 입을 틀어막은 채 엉덩이를 살짝 들어 도훈의 손장난에 유린당하는 중이었다.
팔을 뒤로 쭉 뻗은 도훈은 자세에 불편함을 느꼈고, 손짓만으로 지희의 포즈를 교정했다. 팬티 안에서 손을 뺀 그는 아쉬워하는 지희를 정면을 보고 앉도록 유도했다.
지희가 소파에 등을 기대앉자, 치마를 걷어 올리고 다리를 활짝 벌리게 만든 그는 다시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마음껏 봊이를 쑤시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반대편에선 시엘이 그의 곁에 몸을 밀착시킨 채 대물을 잡고 고민하는 중이었다.
"얼른 흔들어 봐."
도훈이 귓속말보다 큰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시엘은 누군가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짝 움츠러들더니 도훈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소, 소리를 그렇게 크게 내면 어떻게 해?
-누가 듣는다고? 반대쪽도 벌써 시작한 것 같은데.
-시, 시작하다니?
-지금 이상한 소리 안들려?
찌꺽 찌꺽!
도훈은 그렇게 대답하며 다른 손으로 옆에 앉은 지희의 봊이를 힘차게 쑤셨다. 지희는 가랑이를 활짝 벌린 채 도훈에게 농락당하고 있었는데, 도훈이 갑자기 힘을 주어 깊이 쑤시자 터져나오는 신음을 막기 위해 양손을 이용해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흐, 흐읏!"
그러나 아무리 안간힘을 써본들 자극이 워낙 거셌기 때문에 손바닥 틈 사이로 신음이 비집고 나왔다.
명백한 신음소리.
그리고 찰박대는 물소리.
귀를 기울이고 있던 시엘이 놀라서 헛숨을 들이켰다.
-헉! 이, 이게 무슨 소리야?
도훈은 자신이 소음을 유발해 놓고 딴청을 피웠다.
-영철이랑 지희가 뭔가 하는 거 같아.
-그, 근데 신음 소리가 왜···.
-남녀가 신음을 내면서 할만한 행동이 뭐겠어? 이 어둠속에서 말이야.
-아아···. 지희가···.
시엘은 도훈과 지희가 반대편에서 음탕하게 놀아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정말로 두 사람이 반대편에서 물고 빨고 있다고 착각했다.
‘지희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평소에도 야한 얘기를 거침없이 했으니까.’
지희는 나이는 어려도 남자 경험 면에서 자신보다 윗줄이었다.
‘근데 좀 어이없네. 처음에는 도훈이를 소개 시켜 달라고 했으면서, 막상 만나서는 영철이 쪽으로 돌아서다니···.’
상황을 착각한 시엘은 지희가 영철로 마음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다.
영철 또한 충분히 잘 생기고 매력적이었고, 무엇보다 두 사람은 동갑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식사 자리에서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기에 시엘은 완전하게 오해했다. 그러자 마음속 한 켠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죄책감도 사라졌다.
‘아니야. 차라리 잘 됐어. 괜히 후배 소개팅 시켜줘놓고 뺏어갔다는 욕 듣는 것보다, 두 사람이 이어지는 편이 낫겠지. 진도가 좀 빠른 듯 하지만···.’
진도는 본인들도 만만치 않게 빨랐지만, 시엘은 적어도 지희와 영철이처럼 물고 빠는 것은 아니라면서 스스로를 적당히 포장했다.
그때 도훈이 갑자기 시엘의 정수리에 손을 얹었다.
시엘의 조그만 머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도훈의 손이 그녀의 뒤통수 전체를 감싸쥐더니 천천히 힘을 주어 밑으로 끌어내렸다.
-지, 지금 뭐하는···.
시엘은 너무 놀라서 저항하려 했지만, 도훈의 우악스러운 손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시엘의 머리를 누르며 도훈이 말했다.
-저 소리 듣고 있으니까 더 못 참겠어. 이것 좀 어떻게 좀···.
-아, 아니 일단 좀 놓고 말해. 지금 어디를··· 흐, 흐흡!
도훈의 손이 밑으로 계속 내려오자 시엘의 입술 위로 뭉툭한 것이 닿았다. 끝이 살짝 젖어 있는 그것은 부드럽고 따뜻한 김밥용 소세지의 끄트머리와 닮아 있었다.
-빨아줘.
-시, 싫어!
시엘은 도훈이 오랄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남자를 사귄 적이 몇 번 없었기 때문에 오랄에 익숙하지 않았다. 적어도 직전 3년간 남자의 잦이를 입에 담아본 기억도 없었다.
-한 번만.
도훈이 애처럼 졸랐다. 말은 권유에 가까웠지만, 여전히 뒤통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반 강제였다.
불끈거리는 잦이가 고작 1Cm 앞에서 알랑거리자, 특유의 체취가 코끝을 찔렀다. 페로몬 덩어리인 잦이 냄새에 시엘은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어, 어떡하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이런 짓을···.’
시엘은 몹시 갈등했다. 사귄 지 1년을 넘겼던 전 남친에게도 해주지 않던 그녀였다. 그녀는 남성의 잦이를 빠는 행위에 대해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으며, 음탕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식으로 처음 만나게 된 자리에서, 그것도 단둘이 만난 것도 아닌 도훈의 후배인 영철과 자신의 후배인 지희까지 대동한 자리에서 오랄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 힘들단 말이야.
도훈이 다시 조르는데 또 다시 정체불명의 신음소리와 찰진 사운드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워낙에 큰 소리라 면벽을 하고 있던 영철에게도 들렸다.
고개를 떨군 채 반성을 하고 있던 영철은 찹찹 거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뭔가를 상상했다.
‘헉! 뭐, 뭐야 이 소리는? 설마!’
그 찰진 소리의 정체는 바로, 젖은 봊이 위를 손바닥으로 탭 할 때 나는 소리였다. 대음순 사이가 애액으로 흠뻑 젖은 곳을 손바닥으로 두드릴 때 물방울 튀는 소리처럼 특유의 사운드가 난다.
영철은 눈이 튀어나올것처럼 놀라고 말았다.
‘와우씹! 도훈이 형 대박!’
영철은 그 소리가 도훈이 시엘을 공략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이 형, 진짜 엄청 나잖아? 설마 여기서 해버리는 건 아니겠지?’
젖은 봊이를 손바닥으로 두들길 정도라면 이미 구멍을 쑤시고 흔드는 건 다 했다는 소리. 이쯤 되면 정신줄을 놓고 누군가 덮쳐도 무죄였다.
영철은 도훈이 부러워 미칠 것 같았다.
‘아, 존나 부럽다. 나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구석으로 쫓겨나서 반성하고 있는데, 도훈이 형은 파트너 잘만나서 물고빨고씹고박고 다하는 구나.’
영철은 어둠 속에서 서로의 몸을 탐닉하는 두 사람을 부러워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생각이 들었다.
‘가만. 내가 들었을 정도라면 지희도 듣고 있는 거 아냐?
’일행에서 혼자 떨어진 영철이 들을 정도면, 당연히 더 가까이 붙어 있는 지희도 방금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희도 분명 자극 받았을 텐데···.’
사람인 이상 누구나 관음증이 있다.
그 정도가 심하면 변태로 낙인 찍히는 경우도 있지만, 누구나 다른 사람의 섹스를 보면 흥분하는 게 정상이다.
영철은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기회로 인식했다.
‘그래. 차라리 잘 됐어. 도훈이 형이 과감하게 하면 할수록 지희도 분명 자극받을 거야. 마음에 들어하던 사람이 다른 여자랑, 그것도 친한 언니랑 바로 옆에서 물고 빨고 다하고 있는데 어떻게 질투심이 안 들겠어? 그러면 홧김에 나한테 대줄지도 모르지.’
영철은 호기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도훈을 속으로 응원했다.
‘화이팅입니다 형님! 그냥 확 질러 버리세요!’
-들었지?
-세, 세상에 저것들 대체···.
-난 후배한테 지고 싶지 않다고. 그건 너도 마찬가질거고.
도훈이 교묘히 시엘의 경쟁심리를 자극했다. 영철도 도훈의 후배지만, 지희 역시 시엘의 후배. 한 방에서 다른 커플이 그런 짓까지 벌이는데, 자신만 몸사리고 있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완벽한 어둠이 주는 익명성은 보수적인 시엘의 본능을 점점 일깨우고 있었다.
‘그래. 내가 여기서 도훈이 잦이를 빨던, 아니면 섹스를 하던 누가 알게 뭐람? 지희도 어차피 할 거 다 했는데 어디가서 소문 낼 것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아무 증거도 없잖아? 어차피 보이지도 않는데.’
생각을 바꾼 시엘은 불쑥 도훈의 잦이를 입에 물었다.
귀두만 들어갔는데도 입안을 가득 메우는 크기에 흠칫 놀랐으나, 이내 용기를 내 천천히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으, 으음!’
도훈은 만족스러운 기분과 함께 시엘의 정수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어째 모양새가 괴상망측 하군요. 시엘은 주인님을 위로하고, 주인님은 지희양을 위로하고···. 여기서 위로받지 못하는 사람은 영철군 혼자 인가요?]
‘크크, 영철이는 어디서 뭐하는 거지? 자기 파트너가 나한테 실컷 당하고 있는데 미동도 없네?’
[주변 상황을 한 번 둘러보시겠습니까?]
‘어떻게? 이런 어둠 속에서?’
[이럴 때 쓰라고 야투경 아이템이 있지 않습니까? 나이 트 비전요.]
‘아하, 그런 게 있었지?’ 도훈은 일전에 사놓았던 아이템을 떠올렸다.
무녀인 김장군과 지리산 산행을 할 때 썼던 고글형 아이 템.
기존의 군사용 야간 투시경이 녹색의 이미지로 보이는 것과 달리, 나이트 비전은 실제와 똑같은 이미지를 재현하는 기능이 있었다.
도훈은 열심히 잦이를 빨고 있는 시엘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는 주머니에서 나이트 비전을 꺼내 썼다. 이내 시야가 환하게 밝혀지며 룸안의 실상이 온전히 드러났다.
‘헐, 영철이 저기서 뭐하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구석에 처박혀 등돌려 앉아 있는 영철이었다. 그는 왕따 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혼자 외떨어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우스웠던 도훈은 하마터면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릴 뻔 했다.
[그러게요. 어쩌다 구석에 처박힌 것일까요?]
‘지희랑 뭔일 있었나?’ 도훈은 이제 고개를 돌려 바로 옆에 앉아있던 지희를 살폈다. 지희는 거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는데, 가랑이를 180도 가까이 활짝 벌린 채 두 손으로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그리고 도훈의 손가락은 쉴새 없이 그녀의 봊이를 쑤시는 중이었다.
‘여긴 완전 난리 났네. 봊이가 걸레짝 돼버릴 듯.’
[지금껏 소리 안 내고 참는 것도 대단하네요.]
동시에 반대편을 보자 노랗게 머릴 물들인 시엘이 어설픈 솜씨로 대물을 빨고 있는 게 보였다. 두 여자를 동시에 공략 중인 도훈은 무척 만족해하며 나이트 비전을 다시 벗었다.
그때 잠자코 있던 영철이 큰 소리를 냈다.
"흠흠···. 저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
침묵의 규칙을 깬 그의 돌발행동으로 모든 동작이 멈추었다.
시엘은 황급히 물고 있던 잦이를 빼고는 자세를 바로 잡았고, 도훈 역시 지희를 농락하던 손을 치우고 바지 위에 물기를 닦았다.
혼절할 뻔 했던 지희는 겨우 옷매무새를 가다 듬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누군가 물었으니 누군가는 답해야 했다. 어둠속에서 도훈이 말했다.
"그러네? 화장실은 어떻게 가는 거지? 나도 가고 싶은데."
"···아까 입구 쪽에 야광 표시 있다지 않았어요?"
입가에 묻은 침을 닦으며 시엘이 대답했다. 그녀는 도훈의 잦이를 물고 빠느라 입 주변에 흔적이 잔뜩 남아있었다.
"어, 저기 있네요."
반딧불처럼 희미하게 빛나는 표식을 발견한 영철이 몸을 일으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불이 꺼지기 전 구조를 떠올린 그는 손을 더듬어 테이블을 잡고 천천히 입구로 이동했다.
"도훈이 형도 같이 가실래요?"
"그럴까?"
도훈 역시 나란히 일어섰다. 그는 시엘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조심스럽게 입구로 빠져나왔다. 바로 전 나이트 비전으로 지형지물을 확인했기 때문에, 칠흙같은 암흑 속에서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야광표식이 자리한 입구에 서자 문 앞을 가린 두터운 암막 커튼이 느껴졌다. 도훈과 영철이 커튼을 걷고 복도로 나가자 밖에서 기다리던 점원이 곧 두 사람을 발견하고 물었다.
복도 쪽도 불이 모두 꺼진 상태라 어둡긴 마찬가지였으나, 비상시를 대비해 점원은 조그만 LED 후레쉬를 들고 있었다.
"화장실좀 가려고요."
"화장실이요? 저 따라 오시겠어요?"
점원은 주변에 빛이 퍼지는 걸 막기 위해 가장 약한 밝기로 바닥을 비춘 뒤 두 사람을 에스코트 했다.
복도를 빠져나오자 검은색 문이 보였다.
"왼쪽이 남자 화장실입니다. 들어가셔서 벽면 스위치 누르시면 돼요."
"넵."
영철과 도훈이 화장실에 들어가 불을 켜자 마침내 지긋지긋한 어둠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갑자기 밝혀진 조명에 눈살을 찌푸리던 영철이 겨우 살았다는 큰 숨을 내쉬었다.
"후아!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요."
"나도 안 보여서 힘들더라."
어느새 도훈은 소변기 앞에 서 있었는데, 다름이 아니라 바짝 꼴린 대물을 몰래 바지 안으로 밀어 넣기 위해서였다.
소변기가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세면대 앞에서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듬던 영철이 잠시 후 도훈과 교대했다.
영철은 소변을 누면서 손을 씻고 있던 도훈에게 말했다.
"형, 진짜 대단하시던데요?"
"뭐가?"
도훈은 무슨 소리냐는 듯 대꾸했다.
"흐흐, 소리 다 들렸어요. 완전 야한 소리."
"뭔 소리야 갑자기?"
"에이, 저희끼린 데 뭐 어때요? 진도 많이 빼셨어요?"
도훈은 피식 웃더니 대답하지 않고 영철에게 되물었다.
"넌, 어땠는데?"
"저요?"
영철은 솔직히 말할까 망설이다 거짓말을 했다.
"저희도 진도 좀 나갔죠. 암튼 암흑 까페 여기 컨셉 대박인 거 같아요."
도훈은 영철이 구석에 혼자 처박혀 있던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에 그가 허세를 부리는 걸 알고 있었으나 일부러 모른 척 했다.
‘영철이도 은근 허당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