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8. 그해, 여름-43- >
도훈은 곧바로 디스플레이에 떠오른 미션을 확인했다.
-형사취수
*고구려에는 형이 죽은 뒤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함께 사는 혼인 제도가 존재했습니다.
*혈연상태에 있는 형제의 여자를 모두 공략해내는 미션입니다.
*형제에게 의동생으로 인정받은 뒤, 그들의 여자를 모두 빼앗을 시 성공합니다.(물론 형을 죽일 필욘 없습니다.)
*의동생의 조건은 두 사람 모두 호감도 70이상을 찍어야 합니다.
*성공 보상으로 ‘망각의 지포 라이터’가 제공됩니다.
*[망각의 지포 라이터, 전설급 아이템]
-라이터 불을 3초간 쳐다본 상태는 직전 10분 동안의 기억이 완벽히 소거됩니다.
-남녀 구분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소거된 기억은 자동으로 짜깁기되어 기억이 소거된 대상은 단절된 기억에 어떤 위화감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위 아이템의 스킬은 정신 조작류 스킬에 해당됩니다.
*남은 시간 : 4Day
빠르게 미션 내용을 확인한 도훈은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나보고 의동생이 되라고? 형철, 상철 형제랑?’
[미션 설명에 간혹 있는 말장난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호감도 70만 달성하면 조건을 만족하니까요.]
‘호감도 70?’
정보창에 따르면 호감도 60은 이성적인 관심을 두는 상태, 70 이상부터 가벼운 스킨쉽이 가능한 수준을 의미했다. 80이 넘으면 경우에 따라 섹스각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여성을 기준 한 것. 도훈은 남자와 호감도 70이라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었다.
‘남자랑 호감도 70이라니 도저히 가늠을 못 하겠는데.’
[쉽게 말해 생면부지인 사람의 호감도가 40입니다.]
‘그건 알고 있어. 10이하는 불구대천의 원수, 20이하는 상종도 싫은 인간, 30이하는 지나가는 방아깨비 정도라고 했잖아.’
[용케 기억하시는 군요. 50부터는 친하게 지내는 직장 동료나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를 의미하죠.]
‘그럼 50이 우리과 남자 동기나 후배 선배들 수준인가?’
[대충 비슷하게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주인님과 무척 가까운 성수군 정도면 호감도 80이상이라고 예상됩니다.]
‘잠깐, 80부터는 개방성에 따라서 섹스각이 보이는….’
[물론 여자와 남자의 호감도 기준은 다릅니다. 성수군이 만약 게이라면 시도를 해볼 순 있겠지만요.]
‘야이 씨, 내가 싫어!’
[아무튼 그 정도 호감도라는 뜻입니다. 대충 70이 가늠 되실까요?]
‘와, 성수가 80 겨우 넘는 수준이면, 70도 존나게 빡세다는 소린데…. 이걸 무슨 수로 올려?’
[그러니 미션이지요. 단순히 두 여자를 공략하는 것이면 주인님에겐 식은 죽 먹기일 테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틀린 말이 아니어싿.
도훈은 하룻밤 만에 형철의 처, 은지를 공략해내고 지금은 상ㅊ펄의 여친 대행을 뛰고 있는 민희에게 유혹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즉 이번 성패는 두 여자를 자빠뜨리는 게 아니라, 형철 상철이라는 노답 형제와 친밀한 관계를 쌓는데 있었다.
‘이걸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미션 임파서블이잖아?’
[아시다시피 미션의 경우 거부한다고 패널티가 주어지진 않습니다. 다만 업적과 다른점은 두 번째 기회가 두 번 다신 없다는 정도지요.]
로시의 설명을 들으니 도훈은 갑자기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오로지 한번만 도전 가능한 미션.
미션을 포기하는 것은 그에 따른 보상을 포기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했다.
‘로시, 아이템 설명 좀 해봐.’
[망각의 지포 라이터요? 설명 대로입니다. 정신 조작류 아이템 중에선 전설 등급에 속하며 그 활용도 또한 무궁무진합니다. 대상의 기억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으니까요.]
‘기억을 날리는 정도라면 다른 아이템도 이미 충분하잖아? 인연의 붉은 실 가위라던지, 아니면 예전에 스님에게 먹였던 그 뭐야, 꿈과 같이> 알약도 비슷한 효과 아냐?’
[물론 결과는 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정이 전혀 다르죠. 인연 가위는 문자 그대로 인연 자체를 날려버리는 극단적인 아이템입니다. 쉽게 말해 인간관계 자체를 손절 할때 쓰는 최후의 수단이랄까?]
‘그건 그렇지.’
[꿈과 같이 알약 또한 약을 먹이고 상대를 재워야 하는 불편한 사용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물론 망각이 되는 시간은 훨씬 길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치명적 단점이죠.]
‘듣고 보니 그렇네.’
[하지만 망각의 지포 라이터는 사용법도 단순하고 효과 또한 막강합니다. 특정 상대에게 직전 10분이란 기억을 통째로 소거시키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오….’
한마디로 지포라이터는 사후약방문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을 때, 모든 일을 없던 일로 원천무효 시킬 수 있는 것. 물론 상황에 따라 다소간 제약이 있겠지만, 위기의 모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보다 효과가 좋은 아이템은 없었다.
‘솔직히 설명을 듣고 보니 탐나긴 하는데…. 하, 이걸….’
"뭐야? 왜 갑자기 못 들은 척해?"
민희가 짐짓 화난 투로 말했다. 도훈이 미션창을 보며 로시와 속얘기를 나누느라 한참 대답 없이 운전만 하고 있던 것이었다.
"다시 말해줘? 나도 니 잦이 빨아 줄 수 있다니까?"
이번엔 좀 더 큰 목소리였기 때문에 도훈은 대답을 회피할 수 없었다.
"잠깐만요. 저한테 갑자기 왜 그러시는 건데요?"
도훈이 당황한 척 연기하자 민희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곧바로 거절했다면 오히려 일이 더 복잡해 졌겠지만, 도훈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고 승산이 있다 여긴 것이다.
‘풉, 하여간 남자들이란 다 똑같지….’
민희는 살면서 여자 싫다는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 특히 어리고 예쁜 여자라면 더 그랬다. 얼굴값 한다는 말처럼, 잘생긴 남자들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 심했기 때문에 도훈도 충분히 유혹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왜? 나 별로 마음에 안들어?"
"전 여자친구가 있는데요."
"누가 뭐래니? 나도 남자친구 있는데?"
"그럼 더더욱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도훈이 계속 씹선비같은 태도를 보이며 거부하자, 민희는 더더욱 그를 괴롭히고 싶다는 욕망이 끓어 올랐다. 튕기는 상대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과 비슷했다.
"그게 무슨 상관인데?"
"아, 아니 미나가 지금 뒤에 따라오고 있는데…."
그 소리에 민희가 고개를 뒤로 돌려 뒤차를 응시했다. 미나가 모는 컨버터블은 도훈이 모는 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한 체 뒤따르고 있었다.
민희가 다시 앞을 보며 말했다.
"여친만 모르면 상관없다는 소리지? 방금 그 말 뜻은."
"아, 아니 그 말이 아니라…."
도훈의 애매모호한 대답에 확신을 얻은 민희가 손을 뻗어 불쑥 도훈의 바지 위를 더듬었다.
"안심해. 내가 이렇게 만져도 미나는 모를 테니까."
"앗, 하지 마세요!"
"너는 운전에만 집중해. 내가 알아서 해줄게."
민희는 도훈의 두 손이 운전대를 붙잡고 있는 것을 보고 천천히 바지 지퍼를 끌어 내렸다. 도훈이 저항을 해봤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결국 도훈이 참다 못해 소리쳤다.
"아, 아니! 진짜 저한테 왜 그러시는데요, 누나!"
도훈이 얼굴이 빨개져 빼액 소리치자 민희가 동작을 멈추며 말했다.
"나, 너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어."
"뭐라고요?"
"기억 나는지 모르겠지만, 공항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너한테 관심 있었다고."
"하지만 누난 지금 결혼할 남자가 있잖아요!"
도훈이 끝까지 민희를 설득했다. 물론 미션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순진한 척 연기를 하며 그녀를 안 달나게 만들 계획이었다.
[지금 이 행동은 미션을 받아들이시겠다는 의미시죠?]
‘어차피 거부해봐야 패널티도 없는 데, 콜이야.’
[아직 형제의 호감도가 갱신되지 않아 당장 관계를 맺어도 미션이 완수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계시죠?]
‘알고 있어. 어차피 나도 쉽게 줄 생각은 없어. 다만 민희에게 무력 시위정도는 할 수 있지.’
[무력 시위라뇨?]
"결혼? 글쎄. 식장 들어가기 전까진 끝까지 모르는 거 아닌가?"
"누난 몰라도 저는 미나랑 결혼할 생각 있어요."
"물론 그렇겠지. 그래서 뭐? 내가 너 뺏겠데?"
"네?"
도훈이 여전히 순진한 척 연기했다. 민희가 실실 쪼개더니 열린 지퍼 사이러 불쑥 손을 넣어 대물을 어루만졌다.
"넌 계속 미나랑 알콩달콩 사귀어. 잠깐 얘기했지만, 미나 정말 착한 애더라. 그런 여자 놓치면 후회해."
"그, 그치만 이건…."
"나랑은 섹스만 해도 상관없어. 실은 나 지금 욕구불만이거든."
민희는 아까 상철에게 강제로 오랄을 당한 터라 갈증이 난 상태였다. 자신은 흥분도 하기 전에 끝내버린 토끼같은 상철 때문에 오히려 입맛만 망친 것이다.
"아, 아니!"
"오. 역시. 너 클 것 같더라."
"하지 마세요."
"하지 말라는 사람이 이렇게 꼴려도 돼?"
민희가 씩 웃으며 지퍼 사이로 대물을 끄집어 냈다.
가라잉 사이에서 굵직한 대물이 튀어나오자 민희가 침을 꿀꺽 삼켰다.
‘대박!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잖아?’
"아, 아니 그건 누나가 만지시니까…."
"걱정마, 도훈아. 나 생각보다 쿨한 여자야. 이런 걸로 너한테 집착할 생각도 없고 귀찮게 굴지도 않을 거야. 단…."
민희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뒤따라오는 미나의 차량에선 절대로 알 수 없는 거리였다.
"…한 번만 빨게 해줘."
"아, 아… 누, 누나!"
도훈이 거부하기도 전에 민희가 안전 벨트를 풀고 상체를 기울이더니 귀두를 덥썩 물었다. 본래는 몹시 불편한 자세였지만, 도훈의 대물이 워낙에 길어 가능한 부분이었다.
"흡!"
도훈이 자기도 모르게 운전대를 좌우로 비틀거리자, 민희가 그를 올려다보며 소곤거렸다.
"넌 운전이나 똑바로 해. 가만 있으면 내가 알아서 해줄게."
"으, 으으!"
엑셀을 밟아야 하는데 사람 머리가 허벅지 위에서 흔들거리니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도훈은 자꾸 신음을 토하며 느끼는 연기를 했다.
[이대로 진행하시려고요?]
‘어차피 여기선 오랄 말곤 할 수 없어. 민희는 그저 나를 떠보려는 거겠지. 잦이를 빨고 나면 나중엔 기회봐서 섹스도 얼마든지 가능할 테니까.’
[호오, 그럼 주인님은 일부러 받아주신 거군요.]
‘여자가 좆빨아 준다는 데 거부할 필욘 없지 않아? 근데 생각보다 잘 빠는데?’
확실히 업소녀 출신 다운 오랄 실력이었다. 비좁은 차안, 그것도 운전 중임을 감안하면 묘기에 가까운 오랄이 아닐 수 없었다.
"파하-."
입수를 끝내고 나온 사람처럼 민희가 입을 떼더니 소감을 말했다.
"너 진짜 굉장하구나! 엄청 굵고 단단해."
"어, 얼른 다시 넣어주세요."
"이미 커져서 불가능해. 물 빼고 나면 알아서 줄어 들거야."
민희는 이번엔 손을 뻗어 침으로 번들거리는 대물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나머지 손으로 제 가슴을 주무르면서 도훈에게 대딸을 해줬다.
탁탁탁탁!
"아, 아흣."
"좋아?"
"아니, 정말 이러면 안 되는데…."
"뭘 그렇게 순진한 척 해? 미나한테 물속에서 잦이도 빨아 달라고 했으면서. 사람이 다 있는 야외에서."
"아, 아니 그건 당연히 여자 친구니까…."
"도훈아. 나랑 하는 거 죄책감 같은 거 안 느껴도 돼. 난 너희 둘 사이 갈라놓고 싶지도 않고, 다른 뜻도 없어. 그냥 너랑 섹스가 하고 싶은 거야."
"상철이 형님이 알면…."
"풉. 신경꺼. 그 사람은 어차피 나 안중에도 없다니까."
"…네?"
민희는 뒤늦게 자신이 말 실수 했다는 걸 깨달았다.
자칫 두 사람의 계획을 실토할 뻔 한 것이었다.
"아냐 아무것도. 근데 너 엄청 실하네? 미나가 너를 왜 좋아하는 지 알겠어."
"그건…."
"어젯밤 몇 번이나 했어?"
도훈이 머뭇거리자 민희가 대딸의 속도를 높였다.
타닥타닥탁!
"대답 안해?"
"아흑, 세, 세 번이요."
"헐? 진짜?"
도훈은 미나와 한번, 은지와 두 번 한ㄱ 것을 모두 합산해서 대답했다. 하지만 민희는 도훈과 은지의 관계를 몰랐으므로, 미나랑만 했다고 생각했다.
"진짜 둘이 죽고 못 사는 구나. 부럽게."
"하읏!"
"어제 세 번이나 하고도 이렇게 딱딱하단 말이야? 응?"
"크흑, 흑."
"아주 강쇠네 강쇠."
"누, 누나…."
민희는 업소 생활을 하며 익힌 스킬을 총동원해 대딸을 시켰다. 하지만 도훈은 그 정도 자극으로 사정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다만 호텔가지 머지 않은 거리였기 때문에 시간을 더 지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안 되겠다. 일단 발사해야겠다.’
[주인님 손으론 못 싸시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계속 버텼다간 바지가 부풀어서 티가 날 거라고. 어떻게든 한 발 빼는 수밖에.’
도훈은 상상력을 발휘해 사정감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기미가 안 보이던 끝이 슬슬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탁탁탁탁탁!
"아으으으!"
"싸, 괜찮으니까."
"차, 차에 튈까봐."
"내가 입으로 받아 줄게."
탁탁탁탁탁!
빠른 속도에 도훈이 몸을 움찔 거리며 소리쳤다.
"지, 지금!"
민희가 잽싸게 고개를 숙이더니 도훈의 대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액을 단숨에 받아 먹었다. 입가에는 살짝 정액의 흔적이 남았다.
"캬-."
"설마 드신 거예요."
"응, 짭쪼롬 하네."
"아니 굳이…."
"내가 한번 받아 줬으니 다음번엔… 알지?"
민희가 엄지 손끝으로 입술에 묻은 정액을 닦으며 말했다.
어느새 차는 호텔 입구에 들어서고 있었다.
< 1128. 그해, 여름-43-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