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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142화 (1,109/2,000)

< 1125. 그해, 여름-40- >

***

상철의 파트너로 따라온 민희는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중이었다. 싸이판 바다는 한국보다 수온이 따뜻하고, 수질이 맑은 편이라 단순히 물장구만 치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여길 따라오길 참 잘했어.’

상철에게 처음 이번 모의를 제안받았을 때만 해도 그녀는 기겁하며 거절했다.

스폰서 제안이야 그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이은 왠지 공범이 되는 것 같은 찝찝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저 보고 뭘 하라고요?

-충분히 설명했잖아. 우리 형이랑 한 번 자주면 돼.

-아니…, 그게 무슨.

낯선 사내와 섹스를 하는 것은 그녀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유흥업계에 종사하며 2차를 자주 나갔던 민희는 대가만 합당하다면 60대 노인 앞에서도 얼마든지 가랑이를 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상철이 다음 말이 그녀를 경악하게 했다.

-그사이 나는 형수를 따먹을 테니까.

-자, 잠시만요.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민희는 살면서 수많은 변태들을 접했다.

딸이 입던 고등학교 교복을 훔쳐 와 한 번만 입고 해달라는 미친놈도 있었고, 섹스를 할때마다 자기를 때리고 욕을 퍼부어달라던 또라이도 있었다. 쓰리썸을 경험해보고 싶다며 자기 섹파와 함게 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변태저인 행위 가운데서도, 형제끼리 스와핑을 할 목적으로 고용되기는 처음이었다.

-왜?

-그건 좀…. 심하지 않나요?

-스와핑 경험은 없나 보지?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다 같은 가족이잖아요?

-그게 어때서?

-가족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랬는데….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녀에게도 형제 스와핑은 듣도 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짓이었다. 차라리 남이면 모를까, 근친상간에 가까운 행위는 가족 전체를 파멸로 몰아갈 게 자명했다.

상철의 제안은 자신 보고 멀쩡한 가정을 파탄 내는 데 일조하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얼마면 되는데?

-…예?

민희의 거절을 몸값을 높이려는 수작으로 이해했는지 상철이 재차 물었다.

-얼마까지 생각하고 있는 거냐고. 난 느긋하게 협상하는 성격이 못 돼. 솔직하게 받고 싶은 금액을 제시하라고.

-아, 아니 제 말뜻은 그러니까…

민희는 하도 어의가 없어 상철에게 따졌다. 상철이 유독 자신을 고집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돈만 주면 하겠다는 애들은 많을 거예요. 근데, 왜 하필 저죠?

-묘하게 닮았거든.

-네?

-우리 형수랑 너.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느낌이야.

-아, 아니….

민희는 더욱 더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형수와 닮아서 발탁하는 이유라면, 자신과 평범한 스폰 관계를 유지해도 되는 일 아닌가 어차피 돈 때문에 몸을 파는 민희의 입장에선 꿩 대신 닭이 되는 것 정도는 아무일도 아니었다. 그때 상철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나는 알고 있어. 우리 형이 형수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야.

-네?

-두 살마은 사실 쇼윈도 커플이야. 눈치 못 챘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마음이 돌아선 부부만큼 눈에 띄는 건 없거든.

-그런데요?

-형님은 아직 형수를 못 놓고 있지. 경제적 이유? 사돈과 사업이 복잡하게 얽혀서? 아니야. 물론 그 이유도 조금은 있겠지.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소리야.

-……?

-형은 형수를 뼛속 깊이 증오하면서도 실은 사랑하고 있거든.

-아니….

-우리 형은 어렸을 때부터 늘 그랬어. 자신이 가질 수 없다면….

-없다면?

-자기 손으로 꼭 부수고 말았지. 남 주긴 싫은 못 된 심보랄까?

-아….

-그래서 김민희 너를 고른 거야. 넌 묘하게 젊은 날의 형수와 닮았어. 우리 형님이 너를 보면 아마 뜨거웠던 신혼 때가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지. 흐흐.

‘…하여간 미친 변태 새끼.’

민희는 지난 기억을 떠올리다 한기가 도는지 갑자기 몸서리를 쳤다. 천진난만한 동네 아저씨처럼 파도를 맞으며 즐거워하는 상철이, 실은 제 형수를 자빠뜨리기 위해 가짜 여친을 구해 스와핑을 시도하려는 왜곡된 성욕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상기되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해지자 민희는 잠시 햇볕에 몸을 말리고 싶어졌다.

‘잠깐만 쉬었다 와야겠다. 시작부터 너무 신을 냈어.’

민희가 해변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근데 우리 짐을 어디에 뒀더라?’

민희는 한참 파라솔을 찾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한참 해변가를 두리번거린 뒤에야 자신이 출발했던 위치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녀가 헛갈린 이유는 파라솔의 위치가 틀어졌기 때문이었다.

‘대체 누가 저렇게 파라솔을 엎어 놓았담?’

다른 파라솔이 우산처럼 위를 향해 그늘막을 펼친 반면, 일행이 자리 잡은 파라솔은 파도를 막을 것처럼 바다 쪽으로 한참 기울어져 있었다. 물 밖으로 걸어 나가던 민희는 점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가만, 저기 허은지 누워 있는 거 아니었어? 그 옆엔 누구지?’

사각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 파라솔 밑으로 사내의 다리가 보였다. 민희는 곧 다리의 주인이 도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둘 다 아직 물 밖에 있었다고? 도훈이가 왜?’

허은지는 아침 먹을 때부터 자긴 물놀이를 싫어해 일광욕을 즐기겠다고 미리 밝혔다. 하지만 그 옆에 도훈이 지금까지 붙어있는 모습이 너무나 수상했다.

‘여자친구는 어디에….’

민희가 고개를 돌려 보니 도훈의 여자친구 미나는 얕은 물 속에서 한창 스노쿨링 빠져 있었다.

물이 맑은 이곳은 산호초가 많아 물속 풍광이 일품. 물 속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린 여자친구를 내버려두고 유부녀와 계속 노닥거리는 도훈을 보자 민희는 불쑥 음험한 상상이 들기 시작했다.

‘저 두 사람 뭐야? 대체 무슨 작당질인데?’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늘 남녀의 은밀한 관계를 보아 온 민희로선 지저분한 의심에 빠지는 게 당연했다.

결혼은 했지만 애가 없어 아직 처녀적 몸매를 유지하는 매혹적인 미씨와, 누가 봐도 혈기 왕성한 젊고 잘생긴 총각의 조합은 불붙기 딱 좋은 조건이었던 것.

게다가 무엇보다 수상한 모습은, 남들이 안을 보지 못하도록 파라솔을 앞으로 기울였다는 점이었다.

마치 안에서 몰래 떡이라도 치는 것처럼.

‘…이것들 봐라? 아주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데?’

의심이 든 민희가 흥분된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파라솔을 향해 다가갔다.

***

도훈은 타올 밑으로 손을 불쑥 집어 넣더니 은지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학!"

그리고는 오일로 번들거리는 손으로 그녀의 젖꼭지를 사정없이 유린했다.

"하, 하아, 하아!"

엄청난 자극에 은지가 숨을 헐떡였다. 단순히 젖가슴을 만지는 것만으로 왜 이렇게 몸이 뜨거워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하읏, 도, 도훈아!"

"좋아요?"

"응, 미칠 것 같아. 아, 나 좀 어떻게 좀…."

풍만한 가슴을 떡주무르듯 주무르는 도훈의 애무에 비치 베드에 누워있던 은지가 온 몸을 베베 꼬기 시작했다. 차오르는 성욕을 점점 주체할 수 없었던 것.

급기야 민희는 도훈의 손목을 잡아 채더니 팬티로 이끌었다.

"하아, 하아, 미, 밑에도…."

"밑에도 뭐요?"

"여기 좀 쑤셔봐."

은지는 이미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이 대낮에 해변가라는 사실조차 망각한 듯 했다. 도훈은 타올을 더 끌어내려 팬티 위까지 뒤덮더니 팬티를 옆으로 젖혀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훅-!

"학!"

문자 그대로 훅 들어간 도훈의 중지손가락이 은지의 질 속을 마구 쑤셨다. 이미 흥건히 젖은 데다, 미끄러운 오일까지 묻은 손가락은 쑤컹쑤컹 잘도 박혔다.

"하읏, 학! 도, 도훈아아!"

한 손은 젖가슴을 잡아 멧돌처럼 돌리고, 나머지 한 손은 미친 듯이 씹질을 해버리자 은지가 경련이 온 것처럼 헐떡거렸다.

"하윽, 하윽!"

도훈은 곧바로 손가락을 두 개로 늘려 팔꿈치 전체를 들썩이며 강한 푸쉬를 이어갔다. 이에 은지의 다리가 산모처럼 벌어지며 엉덩이를 위아래로 미친 듯이 흔들었다.

"아앙, 아아아아앙!"

"좋아?"

"하읏, 너, 너무!"

도훈이 은근슬쩍 말을 놓았지만 은지는 눈치도 못 챌만큼 정신이 나가 있었다.

[과연 사기적이군요. 몸에 좋은 크림을 바른 상태로 애무는.]

‘섹에 미친 여자 하나 보내는 건 일도 아니지.’

[근데 본때를 보여준다더니, 이게 뭡니까? 오히려 은지양만 즐기고 있잖습니까?]

‘로시 너 세상에서 제일 악질적인게 뭔 줄 알아?’

[뭔데요?]

‘처음부터 안 주는 게 아니고….’

한참 피치를 올려 가며 쑤셔대던 도훈이 갑자기 뚝 동작을 정지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손을 거둬들였다.

"뭐, 뭐야? 누가 왔어?"

‘…바로 줬다가 뺏는 거야.’

도훈이 흥분한 은지를 향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아뇨."

"그, 근데 왜 멈춰?"

"생각해보니 살짝 화가 나서요."

"뭐라고?"

도훈이 손에 잔뜩 묻은 오일과 애액을 수건으로 닦아내며 말했다.

"왜 자꾸 나 협박해요?"

"혀, 협박이라니?"

은지는 한껏 흥분된 상태였기 때문에 갑자기 흥이 식자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가 도훈을 달래듯 말했다.

"아, 아니야…. 아까 그건…."

"협박 맞잖아요. 어제도 그렇고, 방금 전에도. 저를 성추행범으로 몰려고 했잖아요. 아니에요?"

"그건 단지…. 왜 이래, 도훈아. 나만 즐기니까 삐졌어?"

은지는 도훈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하고 갑자기 손을 뻗어 대물을 붙잡으려 했다.

"나도 해주려고 했어."

"만지지 마요."

도훈이 몸을 일으키며 물러섰다. 몸에 손이 닿는 것조차 거부하는 것이었다.

"왜 이래 갑자기?"

"말했잖아요. 협박당하면서까지 하고 싶지 않다고."

도훈이 180도 태도를 바꾸자 은지도 점점 부아가 치밀었다.

이럴거면 시작을 말지, 한창 흥분시켜 놓고 무슨 짓이란 말인가?

"너 진짜 이런 식으로 나올 거야?"

"나오면요?"

"분명 후회할 텐데?"

도훈이 또 다시 겁박하려는 은지를 비웃었다.

"후회요? 제가요?"

"나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니야."

은지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정색했지만, 도훈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누나가 더 후회하지 않겠어요?"

"뭐라고?"

"나랑 사이가 틀어지면, 누가 더 아쉽냐고요."

"……."

은지는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갑자기 돌변한 도훈의 태도에 어쩔 줄을 몰랐다.

‘뭐, 뭐야 갑자기? 이렇게 나오면 안되는데….’

"저 다신 안봐도 상관없다는 거죠? 그러시던가 그럼."

도훈이 냉정하게 돌아서자 은지가 화들짝 놀라며 그를 붙잡았다.

"자, 잠깐만."

"왜요, 또?"

"기분 상했어?"

"벌써 3번째 같은 말 하고 있잖아요. 협박 당하면서까지 하고 싶진 않다고."

은지는 도훈의 단호한 태도를 보고 그가 단단히 삐졌다는 걸 깨달았다. 이럴 땐 자존심을 굽히는 수밖에 없었다.

"…미안,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

"뭐가 미안하죠?"

"너무 내 멋대로 굴어서…. 협박으로 느꼈다면 그것도 사과할게."

"흠…."

도훈이 팔짱을 낀 채 은지를 내려다 보았다. 무심한 그의 표정은 어리숙해 보이던 아까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은지는 더욱 다급해졌다.

"정말로 미안. 다신 그런 행동 안 할게. 화 풀어? 응? 어제 우리 좋았잖아."

"……."

"내가 어떻게 하면 기분이 풀리겠니?"

갑자기 처지가 바뀐 은지가 애원하듯 물었다. 이미 그녀는 도훈의 좆맛에 중독되었기 때문에 그가 떠나면 못 견딜 것 같았다.

"빨아줄까? 아니면…. 여기서 대줄까?"

"……."

은지는 위험을 무릅 쓰고라도 도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럴수록 도훈의 표정은 점점 딱딱해졌다.

"뭐라고 말 좀 해봐.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은지가 통 사정을 했지만, 도훈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깊은 생각에 잠긴 듯 했지만, 실은 로시와 속으로 얘기하는 중이었다.

[와, 역시 주인님! 천둥벌거숭이처럼 날 뛰는 허은지를 완전히 굴복시켰군요.]

‘말했잖아. 세상에서 제일 나쁜 년은 다 주는 년이고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짓은 박았다가 안 박아주는 거라고.’

[그런 말은 금시초문인데요.]

‘아무튼, 앞으로 허은지는 다신 저질스러운 협박질 못 할 거야.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내가 하기 싫으면 못하는 걸 배웠을 테니.’

[아주 사람을 들었다 놓으시는군요.]

‘내가 괜히 좆맛을 보여준 줄 알아? 한창 쑤셔주다 말았으니 지금쯤 근질근질해 미칠걸?’

"도훈아…."

은지가 거듭 호명한 후에야 도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나 나랑 하고 싶어요?"

"응."

은지가 재깍 대답했다. 목석같은 그가 반응을 하는 것만으로 감지덕지였다.

"그럼 앞으론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해요."

"무슨 뜻이야?"

"내가 박고 싶을 때 박고, 싸고 싶을 때 싼다고요. 알겠어요?"

"응, 명심할게."

"한 번만 더 기분 나쁘게 했다간 다신 누나랑 안 할 거예요."

"알았어, 도훈아."

은지는 도훈과의 기세 싸움에서 완전히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싸이판에서 그만한 섹스파트너를 다시 구하기는 불가능했고, 어젯밤이나 오늘 느낀 자극이 그만큼 중독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도훈이라는 개미지옥에 빠져 허우적대는 꼴이었다.

"뭐해요? 두 사람, 물에 안 들어가고?"

그때 불쑥 물에 젖은 김민희가 등장했다. 그녀는 현장을 덮칠 것처럼 뛰어들었으나, 의외로 두 사람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이상하네? 그냥 얘기 중이었나?’

"오셨어요? 저는 막 들어가려던 참인데. 형수님께서 햇볕이 너무 강하다고 파라솔로 좀 가려달라고 해서요."

도훈의 태연한 대답에 민희가 의뭉스럽게 쳐다보았다. 커다란 타올로 몸을 가린 은지가 자신을 보더니 갑자기 모자로 얼굴을 덮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뭔가를 숨기려는 사람처럼.

‘수상한데…. 분명 둘 사이에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 1125. 그해, 여름-40-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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