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3. 그해, 여름-18- >
***
"재미 좀 보셨어, 의사 양반?"
"뭐, 뭐야 너!"
"뭐긴 뭐야? 캣우먼 혼내 주러 온…."
나는 골반을 붙잡은 채 그대로 구멍을 향해 사정없이 올려쳤다.
"흐익!"
"빌런 더 좆커다."
"미, 미쳤어? 감히 주인한테!"
"주인? 주인같은 소리하네. 나에게 여자는 암컷일 뿐."
"이게 감히!"
소영은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이었다. 이제껏 나를 허우대만 멀쩡한 숫총각으로 알고 있었을 테니 당연히 충격을 받았겠지.
[이야, 뒤통수 제대로 치셨는데요?]
'말했지? 내가 무릎 꿇은 건 오로지 튀어 오를 추진력을 위해서라고.'
쿵!
다시 골반을 잡아 올려쳤다. 대물은 구멍을 뚫어 버릴 것처럼 박혔다. 소영이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내 힘은 보기보다 훨씬 세다.
"으읏, 놔, 놔줘! 무슨 힘이!"
외견상 보이는 근육양을 벗어난 어마 무시한 힘.
바로 스파르탄 벨트의 효과 때문이다.
"재미 좋으셨어? 아무리 그래도 첫 경험이라는 대학생한테 시작부터 SM은 좀 심한 거 아녀?'
"너, 너 뭐야? 대체 뭐하는 새끼야?"
"말했잖아. 좆이 커서…."
쿵!
"흐에엑!"
"좆커라고."
"크흑, 나, 날 속인 거야?"
"먼저 속인 게 누군데 그래? 의료행위? 치료목적? 아무리 젊은 사내 몸뚱이가 탐나도 그러면 쓰나. 공부도 많이 한 양반이."
"너, 너어는 진짜!!"
"외국 가서 못된 짓만 배워온 것 같은데, 오늘 한 번 임자 한 번 제대로 만나보쇼."
나는 연신 대물에 힘을 주어 올려쳤다. 내 팔에 완전히 결박된 소영은 옴짝달싹 못하고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지랄방광을 하던 그녀였지만, 대물이 박혀들수록 점점 온몸에 힘이 빠지는 지 헐떡이기 시작했다.
"하읏, 흑, 너, 너 총각 아니지?"
"총각은 무슨. 이게 어디 봐서 총각이야?"
'아직까지 현실 부정하고 있네.'
[주인님 연기력이 출중하긴 했나 봅니다.]
'그것뿐만이 아니지. 덫은 자기가 놨는데, 되치기를 당한 것이 도저히 믿기질 않는 거야. 똑똑한 사람이 흔히 착각하는, 자긴 절대로 당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자만심이랄까.'
[그건 주인님 얘깁니까?]
'나?'
[전생의 주인님도 똑똑햇지만 끝내 배신을…. 앗, 죄송합니다. 제가 괜히 쓸데없는 소릴.]
'됐어. 그때 내가 미련해서 당한 게 맞으니까.'
결국엔 남녀 관게도 약육강식이다.
먹고 먹히는 싸움.
소영은 자기가 나를 따먹는다고 착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업적을 위해 내가 먹혀준 이었다. 하지만 이미 달성 조건을 충족했으니, 먹히는 방식을 내가 선택하는 것뿐이다.
"흐읏, 흐읏!"
"잘 쪼이는데? 언제부터 그렇게 변태였어?"
"무, 무슨 소리야! 순 나쁜 새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집안에서 채찍이 튀어나올 리 없잖아? 그 가죽옷은 또 뭐고?"
"모, 몰라!"
"말을 안 하시겠다? 아직 좆커 맛을 덜 보셨나 본데."
나는 복부 반동으로 벌떡 몸을 일으켰다.
말타기 자세에서 복극과 허리의 힘으로 상체를 일으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근력이 강화된 나에겐 식은 죽 먹기였다.
좌상 자세로 소영을 얼싸안고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게 꽉 껴안고 그대로 박음질을 재개했다.
"흐악, 학, 학!"
흔히 앉아 치기라고 불리는 좌상 자세의 특징은 상대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 이는 또한 가슴을 빨기 용이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추릅추릅츄!
힘차게 젖꼭지를 빨아 재끼자 소영이 몸둘 바를 모르고 온 몸을 비틀었다.
"하읏, 흐응, 흐으으!"
"엄청 느끼는 데 우리 누님."
"아,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보짓물이 불알타고 줄줄 흐르는 구만. 하도 씹질이 오랜만이라 그런가?"
"하읏!"
"일단 밧줄부터 풀어. 발목이 다 까지겠다고."
두 팔은 밧줄에서 풀려났지만, 여전히 두 발을 묶인 상태. 하지만 밧줄을 푸기 위해 소영을 놓아줬다간 그녀가 도망쳐버릴 수도 있었다. 결국엔 소영을 꼭 붙잡은 채로 그녀가 결박을 해제하게 만들어야 했다.
"일단 돌아보자."
"뭐, 뭐?"
나는 소영을 바로 눕힌 후 한쪽 다리를 옆으로 넘겼다.
퍽퍽!!
난데없는 옆치기에 소영이 까무러쳤다.
"흐앗, 핫!!"
"겁나 느끼네."
"하읏, 아, 아니라고!"
"윗 입은 아니라고 해도 아랫 입은 맞다는데 뭘?"
"지, 진짜 순 나쁜 새끼. 어떻게 나를 감쪽같이!"
"속일 생각만 하니 본인이 속을 거라곤 생각을 못하는 거야.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선생님아."
찰싹-
나는 옆으로 누운 소영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뭐해. 안 돌고."
"흐읏!"
소영은 옆치기 자세에서 몸을 뒤집어 엉금엉금 뒤치기 자세로 돌아갔다. 내가 계속 허리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를 꿇어 앉힌 나는 천천히 뒤치기에 들어갔다.
"밧줄 풀어."
팟, 팟팟!
"하, 하읏! 너, 너 절대 가만 안 둬!"
"안 두면 어쩔 건데? 동네방네 변태라고 광고라도 하시게?"
"흐, 흐윽!"
소영은 자신의 협박이 먹히질 않는 걸 깨달았는지 엎드린 자세로 밧줄을 풀었다. 주요 부위만 빼고 여전히 타이즈를 입고 있는 그녀를 뒤에서 따먹는 맛도 제법이었다.
"흑, 흣흣!"
"왼쪽도."
열심히 뒤치기를 하는 동안 소영이 겨우 발목을 묶은 밧줄을 풀어냈다. 사지가 풀려난 나는 본격적으로 소영을 따먹기 시작했다.
"자 그럼 한 번 폭격해볼까?"
"뭐, 뭐하려고!"
소영이 흠칫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미 나는 몸을 완전히 일으켜 스모자세로 전환한 상태였다.
"원산폭격이라고 아실랑가?"
"무, 무슨 폭격?"
두 다리를 기마자세로 벌리고 냅다 허리를 잡아 당기자 소영이 속절없이 끌려왔다.
"흐엑!"
"읏차!"
허리를 당길 때마다 소영의 몸이 들썩이며 골반에 부딪혔다. 쿵쿵하고 찍어누를 때마다 소영은 자지러지는 비명을 쏟아냈다.
"하, 하악! 학!"
"집이 넓어서 좋긴 좋네. 맘껏 소리쳐도 밖으로 들릴일도 없을테니!"
"너, 너 나 노린거지?"
"노리다니?"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나한테 접근해서…."
"웃기는 소리. 진짜로 아파서 간 거야. 음탕한 노처녀 의사가 나를 노리지 않겠어? 순진한 척 지켜보고 있는데 아주 뿌리까지 홀라당 벗겨 먹으려고 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있어야지."
"하, 하윽! 그, 그만. 알았어. 내가 돈 줄게. 그만해."
"돈?"
소영은 뭔가 착각하고 있었다.
내가 의사인 자신의 직업과, 부유한 집을 보고 돈을 노리고 접근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그래! 얼마면 돼? 너 더 이상 알바 안 하게 해 줄테니 이제 그만…."
"웃기고 있네."
나는 냉소적으로 웃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세상엔 살 수 없는 게 있다.
"내가 돈 때문에 당신한테 속아 준 줄 알아?"
"그, 그럼 뭔데?"
"따먹고 싶어서."
"뭐, 뭐?"
"맛있어 보여서, 따먹고 싶어서."
"그, 그게 무슨…."
"이건 진심이야. 처음 진료보는데 의사 가운 너머로 몸매를 훔쳐봤지. 매력적이더라고. 한 번 자빠뜨리고 싶을 만큼."
"흐, 흣…."
"과연 예상했던 대로 훌륭한 몸매야. 취향은 좀 놀랐지만."
"아, 알았어. 그, 그럼 정상적으로 해. 너, 너무 지금 아프다고."
그녀는 대물의 융단폭격이 버거운 듯 했다. 무게를 실어 사정없이 찍어 누르고 있었으니 감당이 어렵긴 할 것이다. 무엇보다 남자를 괴롭히는 타입이지, 본인이 당하는 것엔 면역이 안 된 듯 했다.
"왜? 이제 좀 진심으로 할 마음이 들었어?"
"그, 그래. 나도 사실 너한테…. 너한테 호감이 있었어. 그러니까 우리 좋게 다시…."
"일단 한 발 빼고."
"하읏!"
업적을 위해선 어쨌든 끝을 봐야 했다.
나는 바짝 속도를 끌어 올렸다.
퍼버버버벅!
사정없이 엉덩이를 흔들어댈수록 소영은 침대 밑으로 파고 들것처럼 무너져갔다. 엎드린 자세로 팔을 앞으로 쭉 뻗어 침대 귀퉁이를 잡으며 온 방안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렀다.
"하아아아아아아악! 악! 그, 그만!!!"
퍽! 퍽! 퍽! 퍽!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자 사정감이 올라왔다.
나는 지체없이 그대로 질싸로 마무리했다.
찍!
"으!"
"하으으으으…."
소영은 탈진하듯 쓰러졌고, 업적을 마친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여운을 즐겼다.
***
한바탕 일을 마친 두 사람은 다시 거실로 나왔다. 소영은 캣우먼 타이즈를 벗고 헐렁한 파자마 차림이었고, 도훈은 팬티만 걸친 채였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소영이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며 말했다.
"순 거짓말쟁이."
"누가 할 소린데요?"
"그렇게 누나를 속여도 돼?"
"누나도 나 속였잖아요."
찰싹!
소영이 여전히 분을 못 참겠다는 듯 도훈의 넓은 등짝을 스매싱했다.
"아야!"
"넌 좀 맞아도 돼. 나를 그렇게 괴롭혀 놓고."
"좋았으면서 무슨."
"……."
"솔직히 간만에 거미줄 걷어 주니까 좋았잖아요."
"와, 말하는 것좀 봐. 아깐 완전 숙맥인 것처럼 연기하더니."
"누나가 병원에서 하는 거랑 비슷하죠. 절대로 티 안내잖아요."
"아니 그건…."
도훈이 대꾸에 소영이 말문이 막혔는지 입을 다물었다.
"근데 진짜 언제부터 그랬어요?"
"뭘?"
"SM 플레이요."
"아…. 그건…."
우여곡절 끝에 섹스를 마친 후라 그랬는지 소영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소영은 정말로 공부밖에 몰랐다.
한국에 있을 때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아버지의 회사 파견으로 전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애들이 공부를 지지리 못하더라니까?"
"정말요?"
"특히 수학. 우리나라보다 2년은 더딘 것 같아."
소영은 곧바로 두각을 드러냈다.
어린 나이라 그런지 영어는 금방 늘었고, 1년이 지났을 땐 모든 수업을 영어로 듣는 데 조금도 불편함이 없었다. 언어 문제가 해결되자 더 이상 그녀는 약점이 없어졌다.
"학교에서 내내 1등을 놓치지 않았어. 결국 우등 졸업하고 SAT만점으로 원하는 대학을 갔지."
"존스 홉킨스?‘
"응."
소영은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공부했다.
그땐 이미 가족 전체가 미국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은 터라 소영도 미국에서 의사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대학교에서 의료봉사를 나갔다가 근사한 의사 한명을 만났다고 했다.
"조지는 멋진 사람이었어. 의사로서 워크에씩(work ethic ; 직업의식)은 물론, 인간적으로도 존경할 수 있는 그런."
"호오. 그 사람이랑 사귄 거에요?"
"응. 근데 사귀고 나서 조지가 변태라는 걸 알게 됐지."
소영의 남자친구 조지는 모든 면에서 훌륭한 인격자였지만, 단 한 가지 특이한 성벽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극도의 M 성향을 가진 섭멜이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이상했어. 섹스를 하는데 자꾸 자기 목을 졸라달라는 거야."
"목을 졸라요?"
"응. 처음엔 무서워서 싫었는데, 괜찮다고 둘 다 의산데 별일있겠냐면서…. 그러다 나도 점점 맛을 들여서."
조지는 단계적으로 소영을 가르쳤다. 가벼운 SM부터 시작해, 나중엔 각종 도구를 활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되버렸더라고. 평범한 섹스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잠깐, 둘이 그렇게 잘 맞았으면 계속 미국에 남으셨으면 되잖아요. 가족도 거기 있고."
그러자 소영의 표정이 대번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잠시 숨을 돌리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죽었어."
"네?"
"총에 맞아서."
"아…."
"단순 강도였는데, 운이 나빴어. 총알이 심장에 박혀버렸거든."
"……."
그 일은 소영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안겼다. 그 길로 그녀는 미국에 정착할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올 결심을 했다. 연인이 억울하게 죽은 타국에서 더 이상 살 자신이 없어진 것이었다.
"솔직히 무섭더라고. 거기 있으면 자꾸 조지가 생각날 것 같고, 나도 언젠간 재수가 없으면 총에 맞아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도 들고."
"아…."
"그래서 거기 커리어 버리고 한국으로 온 거야."
"저런…. 그런 일이 있었군요.‘
사정을 들은 도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연인이 강도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니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소영도 무척 불행한 사람이었군요. 겉으로는 전혀 티가 안났는데.]
‘누구나 조금씩 어두운 면이 있다지만, 생각보다 충격적이군. 사랑했던 연인이 총에 맞아 죽다니. 난 왜 저렇게 조건 좋은 여자가 아직까지 노처년가 했지.’
소영은 집안도 부유한 데다 얼굴도 예쁜 보기드문 의사였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다른 남자를 만날 생각을 완전히 접어버렸다.
"됐어. 벌써 몇 년도 지난 일이야. 어쨌든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여기서 다시 살거야."
""그래서 아무도 안 사귀는 거예요?"
"나에 평생의 남자는 조지뿐이니까."
"근데 왜 저를…."
소영은 자기가 생각해도 어폐가 있는지 쑥스럽게 얼굴을 붉혔다.
"음…. 이건 그냥 생리현상 같은 거야. 욕망이 쌓이다 보니 배출하려는 욕구 때문에…. 어쨌든 오늘 일은 실수야. 나도 잘못했고, 속인 너도 잘못했고."
"저도 속인 건 죄송해요."
"아니야. 어차피 서로 즐긴 건데 뭘.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 원래 사람은 다 그러니까."
"근데 정말로 좋았어요, 누나. 누나 스타일은 아니었겠지만."
"음…. 나도 모르게 내 얘기만 잔뜩했네. 나도 하나 묻고 싶은 거 있어."
"뭔데요?"
"도훈이 넌 지금까지 여자 몇 명 만났어? 혹시 지금 사귀는 사람도 있어?"
< 1103. 그해, 여름-18- > 끝.
ⓒ 성난불기둥
작가의 말
배트걸과 조커.
그리고 킹 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