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9. 그해, 여름-4- >
***
소연은 자심감이 넘쳤다.
홀딱 벗고 있는데도 조금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했다. 일종의 나르시시즘 수준의 당당함이었다.
[대단한 자신감이군요.]
'제 잘난 줄 아는 타입이랄까?'
[소연양이 예쁘긴 하지만 주인님 만나는 여자들에 비해서 월등한 정도까진 아니지 않습니까?]
'확실히…. 그건 그래.'
도훈이 생각할 때 소연이 상당한 미모를 자랑하긴 했지만, 군계일학으로 꼽힐 정도는 아니었다. 체육과에서 탑 급에 속하는 정음이나 아영, 희주만해도 그녀에 비해 전혀 꿀리지 않았다. 한때 우연히 만났던 걸그룹 지망생들과 견주어도 한 수 아래였다.
[그런데 저 자신감은 대체 무엇일까요?]
'여자가 예쁘게 태어나는 건 고시를 합격한 남자랑 동급이라고들 하잖아.'
[고시요?]
'그렇지. 남자가 고시에 합격할 수준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명성과 부를 타고난 미모로 쉽게 쟁취할 수 있다는 뜻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연양이 유독 더 당당한 이유가 이해가 안 됩니다. 다른 분들에 비해서요.]
'아마도 스스로 몸값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겠지.'
[그건 무슨 뜻입니까?]
'보통 예쁜 애들이라도 나이가 어릴 땐 순진하단 말이야. 자신이 타고난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모르고 살거든. 그냥 남자들이 이유 없이 자기한테 잘해준다, 유난히 대쉬를 많이 받았다 정도지.'
[그런데요?]
'소연이와 다른 애들의 차이점은 일찍부터 몸을 팔았다는 거야.'
[아….]
'외모가 값으로 냉정히 평가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스스로 가치를 정확히 측량하고 있는 거지. 자본주의의 맛을 너무 일찍 깨달았을까?'
[하긴 고작 스무살에 오피계에 진출했으니….]
'그렇지. 그건 보통 사람에겐 거의 없는 경험이거든. 자신의 몸값이 시장가치로 매겨지다 보니 제 위치를 정확히 깨달은 거야.'
[확실히…. 순수한 구석은 조금도 없어 보입니다만.]
'이정도면 찌들었다고 봐야지. 멘탈부터가 일반인의 감성이 아니야.'
"한 대 피울래요?"
소연이 부끄러움도 없이 나신으로 담배를 권했다.
치부를 가릴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그럴까?"
도훈이 담배를 꼬나물자 소연 역시 맞담배를 피웠다.
"오빠는 근데 의외로 몸이 깨끗하네요?"
"응?"
소연이 도훈의 나신을 쓱 훑으며 의아해했다.
"아니, 생활하는 오빠들 보면 온몸이 그림판 같던데. 문신 별로 안 좋아하시나봐요?"
"어. 딱히."
"전 하고 싶어서요."
"어디에?"
소연이 빙글 몸을 돌렸다. 뒤태마저 콜라병처럼 완벽한 몸매였다.
"여기 등이랑."
그리고 다시 턴.
풍만한 가슴이 출렁 흔들렸다.
"골반에요."
"골반?"
"슬쩍 보이는 거 있잖아요. 골반에 바지 걸쳐입으면 끄트머리만 드러나게."
"안 해도 예쁜데 굳이?"
"제가 예뻐요?"
소연이 담배를 피우다 말고 경박하게 깔깔댔다.
"문신하고 나면 지우고 싶어도 못 지우잖아.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려고?"
"후회 같은 건 안 해요. 후회하면서도 살고 싶지도 않고."
소연의 인생관을 담은 발언이었다.
도훈이 담뱃재를 털며 물었다.
"조금도? 오피 뛴 것도?"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어차피 이놈한테 박히나 저놈한테 박히나 똑같은 거 아니에요?"
"그게 무슨 소리야?"
"가령 제 또래 여자애가 남자친구를 사귀었다고 쳐봐요."
"어."
"요즘 스무살이면 아다 없는 거 알죠?"{
"그렇다 치고."
"대게 남친 사귀면 한 달 안에 볼 장 보거든요. 한달이 뭐야, 일주일이면 끝나지."
"사귀는 사이니까 그렇다 치고."
"근데 헤어지면요?"
"응?"
"둘이 사귀다 헤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럴 수 있지."
"그런데 한달도 안 되서 다른 남자를 만났네?"
"음…."
"그래서 또 해. 이번엔 일주일 만에. 궁합도 잘 맞아서 매일. 반년 동안 주구장창."
"……."
"근데 알고보니 남친이 자기 몰래 바람을 피웠네? 홧김에 클럽가서 다른 남자랑 또 하고."
"하고 싶은 얘기가 정확히 뭐야?"
"남자친구를 갈아타면서 하는 거랑, 제가 손님 바꿔가면서 받는 거랑 무슨 차이냐는 거죠."
"아니 그래도…."
"한 남자한테 수백 번 대준 년이랑, 여러 남자한테 한 번씩 대준 년이랑 누구 봊이가 더 헐렁할 것 같아요?"
"……."
"결국엔 똑같잖아요. 나는 솔직히 그 차이를 모르겠어요."
"하지만 넌 돈을 받았잖아."
창녀의 궤변에 도훈이 따지고 들었다.
"받았죠."
"그게 차이가 아닐까?"
"그럼 걔들은 남친한테 아무것도 안 받아요?"
"뭐?"
"남자들이 한 번 자 볼라고 밥 사주고 영화 보여주고 차로 집까지 바래다 주고. 가끔 기념일에 선물도 사주고. 그것도 다 똑같은 거 아닐까요?"
"흐음."
"전 그걸 단지 현금으로 받은 거고, 걔들은 다양한 서비스로 받은 거죠. 본질은 결국 같다고 봐요."
"너무 자기 합리화하는 거 아니야? 사랑이라는 감정도 있잖아."
도훈이 무심결에 내뱉은 말에 소연이 이번엔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웃겨. 오빤 사랑을 믿어요?"
도훈은 대답할 말이 없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천하의 난봉꾼 입에서 쉽게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
"재밌네, 이 오빠."
소연이 담배를 비벼 끄더니 본격적으로 도훈에게 다가왔다. 의자에 앉아있는 도훈 앞에서 무릎 꿇은 소연은 천천히 대물을 손으로 감싸쥐었다.
"미안해요. 너무 빵 터져서. 근데 오빠가 그런 말 하니까 너무 웃기잖아."
대물을 감싸 쥔 소연이 능숙한 솜씨로 흔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부푼 대물이 그녀 앞에서 껄떡거렸다.
"얼레? 왜 이렇게 꼴렸어요? 오빠 나 혹시 사랑해요?"
"아니 무슨…."
"거봐요. 그런 거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가 있어 봐. 다른 여자가 빨아주면 꼼짝 못하는 게 남자들이지."
도훈을 한껏 비웃은 소연이 대뜸 대물을 입에 넣고 빨기 시작했다. 잦이를 빨리자 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벌리고 그녀의 오랄을 받기 시작했다.
[주인님이 입씨름에서 밀리는 건 오랜만에 봅니다.]
'이건 반칙이지. 대뜸 잦이를 빨아대면 어느 놈이 버티겠어?'
[아무튼 소연양은 가치관이 확고해 보이는 군요. 그게 좋은쪽이든 나쁜 쪽이든요.]
'그러게. 너무 속물적이긴 한데 그렇다고 가식적이진 않은 건 마음에 드네.'
도훈이 한껏 오랄을 즐기다 소연의 머리채를 꽉 움켜잡았다.
"앗!"
갑자기 머리를 잡힌 소연이 놀란 눈으로 도훈을 올려다 보았다.
"왜 그래요?"
"더 깊이."
도훈이 인정사정없이 소연의 뒤통수를 내리눌렀다. 과격한 동작에 소연이 일순 당황하는 듯 했지만, 이내 능숙하게 딥쓰롯을 시작했다.
"우욱- 욱-."
목젖이 찔리는지 구토감을 느끼면서도 대물을 끝까지 받아내는 소연이었다. 소연의 머리채를 누르고 있던 도훈이 한참만에 그녀를 놓아주었다.
"푸합-!"
겨우 풀려난 소연이 눈물을 찔끔거리며 도훈에게 따졌다.
"뭐예요, 갑자기 과격하게."
"왠지 좋아할 것 같아서."
"쳇! 여자친구한테는 하지도 못 할 거면서."
"내 여친 아니니까 맘대로 해 볼라고, 왜?"
"흥!":
소연은 토라진 척했지만, 다시 잦이를 배꼽으로 들추더니 불알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거칠게 다루는 것에도 괘념치 않는 모습이었다.
[방금은 좀 심하지 않았습니까?]
'길들이려고 한 거야.'
[길들이다뇨?]
'하도 섹스를 많이 해서 보통으로는 못 느낄까 봐. 은근히 저런 애들이 거칠게 다뤄주는 걸 좋아하거든.'
도훈을 불알을 싹싹 핥고 있는 소연의 젖가슴을 세게 움켜쥐었다. 부드러운 터치라곤 찾아볼 수 없는 거친 손동작이었다.
"아, 아야. 살살 만져요!"
"젖탱이 커서 좋네. 난 이런 거 보면 터뜨려 버리고 싶더라."
"흥, 자연산이라 안터지거든요?"
도훈의 거친 애무에도 소연은 끈기있게 오랄을 이어갔다. 충분히 달궈진 도훈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소연을 일으켰다.
"일어나. 박아줄게."
"여기서요?"
"의자 위가 색다르지 않아?"
멀쩡한 침대를 두고 의자위에서 하자는 제안에 소연이 흔쾌히 동의했다.
"제가 올라탈까요?"
"아니 뒤돌아 앉아."
"뒤로요?"
도훈의 말에 소연이 등을 돌렸다. 도훈이 그녀의 허리를 껴안은 상태로 그대로 안착시켰다.
"흡!"
한순간에 박힌 대물에 소연이 까무러쳤다. 천천히 길을 들인 것이 아니라 다짜고짜 박아버렸던 것이다.
무릎 위에 소연을 앉힌 도훈은 등 뒤에서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젖가슴을 터질 듯 세게 주물렀다.
"아, 아아! 살살좀."
"터뜨려 준다니까 그래."
도훈은 젖가슴을 세게 붙잡고 천천히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뒤로 들어간 대물이 질 속을 헤집자 소연이 단숨에 헉헉 거렸다.
"어후, 씨발. 좆나 크네 진짜."
"씨발?"
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욕을 내뱉고는 도훈에게 설명했다.
"앗, 미안요. 나도 모르게."
"너 저번엔 안 그러더니 말 편하게 한다?"
"그땐 손님이었잖아."
"지금은?"
"파트너고. 하읏, 이럴 줄 알았어. 존나 빡빡해."
소연은 상스러운 표현을 즐겨 하는 편이었다. 본래도 입이 거칠었고, 과거 남자친구들과 할 때는 욕설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오피에서 돈을 받고 일하다 보니 자신의 취향대로 못한 것뿐이었다.
"어흑, 씨발, 학, 학, 깊어."
"너 욕 되게 잘한다?"
"왜요? 놀랬어요?"
"아니. 색달라서."
"아흣, 내가 왜 오빠 빚 까준줄 알아요?"
소연이 요망하게 엉덩이를 내리 찍으며 헐떡거렸다.
"흐읏, 흐읏, 오빠 잦이 존나게 생각나서요."
도훈이 대꾸를 않는데도 흥분한 소연이 계속 지껄였다.
"그 날 하고 나서 진짜, 또 하고 싶어 미칠 것 같더라고요. 존나 맛있어."
"뭐?"
"오빠 잦이 존나 맛있다고!!"
소연이 마구 엉덩이를 내리찍었다. 섹스에 미친 사람 같았다.
[어우, 박력이 그냥.]
'봤지? 쟤는 타고나길 색녀라니까.'
[근데 욕이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니까. 언제까지 까부나 한 번 보자고.'
의자에 앉아있던 도훈은 불끈 힘을 주어 몸을 일으켰다. 그 바람에 신나게 뒷방아를 찍던 소연이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아악!"
바닥으로 쓰러지려는 소연을, 도훈이 허리를 잡아 겨우 붙들었다.
"뭐, 뭐예요. 갑자기! 떨어질 뻔 했잖아요."
"뭐긴 뭐야. 뒤치기지."
과격하게 체위를 바꾼 도훈은 그대로 뒤치기를 시작했다. 소연은 도훈에게 허리를 붙들린 채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었는데, 엉덩이를 흔들어 박을 때마다 엉금엉금 앞으로 기어갔다.
"학, 학! 뭐, 뭐야 진짜."
"그대로 침대까지 직진."
"아니, 내가 무슨 강아지에요?"
"어허."
퍽!
도훈은 소연이 까불 때마다 세게 한 방 박아주며 채찍질했다. 힘찬 뒷치기에 소연은 속절없이 엉금엉금 기어 침대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하읏! 진짜."
"침대로 올라가."
맨바닥을 짚고 잇던 소연이 겨우 침대 귀퉁이를 잡고 기어 올라 배를 깔고 누웠다. 도훈은 소연이 침대에 오르자마자 후배위를 점하며 박음질을 이어갔다.
퍽퍽!
"내 좆 맛이 그렇게 좋아?"
"씨발, 조, 좋아!"
"잘됐네. 앞으로 좆물 찰 때마다 내 정액받이 시키면 되겠네."
"뭐, 뭐요?"
"내 정액받이. 내가 부르면 와서 봊이 벌리고 정액이나 받아가란 소리야."
"흐, 흑! 오빠 진짜 개변태네!"
"너만 할까?"
뒤를 점하고 잇떤 도훈이 그녀를 완전히 껴안더니 한 바퀴 몸을 뒤집었다. 그러자 그의 등이 바닥을 향하고, 소연의 배가 천장을 향하는 스파이더 자세가 만들어졌다.
"하윽, 뭐, 뭐예요 이건 또."
"다리 벌려."
도훈이 소연의 무릎 사이에 다리를 끼워 넓게 벌리자,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소연의 두 다리 M자로 활짝 벌려졌다. 그 와중에도 도훈은 잦이를 끝까지 빼지 않았다.
"하, 하악! 이 자세 설마."
"그래. 이건 니가 잘 해야 돼. 안 빠지게 잘해봐."
경험이 풍부한 소연은 곧바로 도훈이 원하는 바를 알아채고는 두 팔을 뒤로 뻗어 상체를 떠받쳤다. 이른바 한강철교 불리는 체벌 자세처럼 두 팔과 두 다리로 몸을 공중에 띄운 자세였다.
'역시 말귀를 잘 알아먹는단 말이지.'
도훈은 소연의 영특함에 만족하며 허리를 붙잡고 올려치기를 시작했다.
뿍찍뿍찍!
도훈의 굵은 잦이가 소연의 봊이 속으로 휘어져 들어갔다.
체위가 체위다보니 올려칠 때 약간의 굴곡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학! 씨발, 존나 잘 해 진짜!"
"내가?"
"이딴 건 누구랑 어디서 배운 거에요? 오빠 야동 배우는 아니죠?"
소연이 도훈의 능수능란한 섹스킬에 의구심을 가졌다. 잦이가 큰 것은 타고나길 대물이라고 치면 그만이지만, 도훈이 보여주는 체위 변환과 기기묘묘한 스킬은 도저히 초보자의 그것으로 보이질 않았던 것.
특히 남자를 수없이 상대해 봤던 소연이기에 도훈이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직감했다.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신경 쓰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
"하읏, 핫! 그,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죠!"
두 사람은 끊임 없이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피스톤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도훈은 이쯤에서 소연을 한 번 보내기로 하고 팔을 뻗어 소연의 클리토리스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밑에선 굵직한 잦이가 들락이고, 위에선 집요하게 클리토리스를 비벼대자 소연이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음을 쏟아냈다.
"흐아, 흐아아아아앙! 거, 거기는 반칙이지!!!"
< 1089. 그해, 여름-4-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