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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073화 (1,040/2,000)

< 1056. 남의 떡이 더 맛있어.-26- >

나왔다.

전가의 보도.

하도 많이 휘둘러 이제는 식상하기까지한, 그러나 그만큼 남자들을 꼼짝없이 만드는 한마디.

-오빠 나 이러려고 만나?

이건 답이 정해진 질문이다.

심지어 출제자도 뻔히 정답을 알고 알고 있지만, 그래도 확인하는 차원에서 물어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 남자가 여자 만나는데 섹스하려고 만나는 거지 다른 목적이 있단 말인가? 비즈니스로 만난 것도 아니고, 가족이나 친족도 아니면 결국 남녀관계란 둘 중 하나다.

나랑 한 여자. 앞으로 할 여자.

빛나는 전자였다.

이미 한 여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질문을 한다는 건 이런 의도일 것이다.

-간만에 연락해서 얼굴 봤는데, 보자마자 모텔부터 가자는 거야? 나를 심심하면 불러 따먹는 섹파로 여기는 거야 뭐야? 내가 너한테 그 정도 밖에 안돼?

미안하지만, 진짜 그렇다.

빛나는 좋은 여자고, 훌륭한 경찰이긴 하지만 나에겐 섹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쩌면 적금통장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나온 빛나는, 나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나에겐 그럴 여유가 없다. 빛나 말고도 챙겨야 할 여자가 한 두돈 반 트럭 뒤를 가득 채울 정도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무엇인가?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거다.

아주 노골적으로.

"어."

"어?"

"간만에 봤는데 함 하지 뭐."

"가, 간만에… 뭘 어쩐다고?"

빛나는 모욕을 받은 표정이었다. 물론 빛나도 오늘 나와 몸을 섞을 수 있다고 생각은 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아침 일찍부터 시간을 내진 않았을테니.

하지만 지금 저 반응은 나의 방식에 안 든다는 뜻일테다. 섹스까지 가더라도 좀더 무드있게, 혹은 앞으로 어떤 관계를 이루어갈지 서로 믿음을 가진 후에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그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것이다.

"왜? 별로 안 땡겨?"

"…와, 도훈이 너 진짜 그렇게 안 봤는데."

빛나가 실망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럴수록 더 뻔뻔하게 나가야 한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결과는 같을테니까.

"날 어떻게 봤는데 그럼?"

"아니 그래도 어떻게 오랜만에 보자마자 모텔부터 가자는 얘기가 나와? 내가 그렇게 쉬워 보이니?"

"쉽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근데 지금 이게 뭔데? 드라이브나 하자더니 대낮, 아니 대낮도 아니지 아침 10시도 안됐는데 모텔부터 가자고 하고."

감정이 격해진 빛나가 나를 쏘아붙였지만 나는 털끝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끝까지 뻔뻔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원래 그런 사람처럼, 누구에나 똑같은 사람처럼. 네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그랬을 거란 듯이.

"아니 나는 누나도 좋아할 줄 알았지."

"ㄴ애가, 내가 모텔 가는 걸 좋아한다고? 지금 나를 어떻게 보고!"

"아니, 나랑 섹스하는 거."

"……."

기왕 뻔뻔하기로 한 거 계속 빛나에게 말했다.

"저번에 좋아했었잖아. 별로였어?"

"그, 그건 그때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

"뭐가 다른데?"

"아니 나는 오늘 네가 부탁할 게 있다고 해서."

"부탁할 게 있긴 했지. 그렇다고 부탁만 하려고 보자는 건 아니었는데?"

일관된 뻔뻔함에 빛나도 어의가 없는지 물었다.

"네가 하자고 하면 내가 무조건 오케이 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어."

"어?"

"어."

"아니 무슨…."

"아니었어?"

"아니 넌 무슨 애가 그렇게…."

그때 차창 문을 살짝 내리자 창문 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앞머리를 흩날렸다. 나는 그대로 빛나 쪽으로 고개를 들려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나는 누나 보니까 하고 싶던데?"

"……."

말문이 막힌 빛나가 끝내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서도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 무릎에 올라간 두 손이 치마폭을 꽉 쥐고 있었다. 동시에 얼굴은 어느때 보다 빨개졌다.

[왜 저러는 걸까요?]

'내가 너무 잘 생겨서?'

[뭐라고요?]

'방금 일부러 최대한 후까시 넣으면서 빛나 쪽을 쳐다봤잖아. 그때 너무 잘생겨 보이니까 말문이 막혀버린 거라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모르는구나. 여자들은 잘생긴 남자를 보면 원래 아무 말도 못 해.'

[그, 그게 무슨….]

'미인을 보면 남자도 순간 긴장ㅎ잖아. 그건 여자들도 마찬가지야. 정말로 잘생긴 사람을 보면 원래 화도 잘 못 내나는 거거든. 어쩌면 이런 면에선 여자들이 외모에 훨씬 약하다고 할 수 있지.'

[설마 지금 얼굴만 믿고 미남계로 밀어붙이는 건가요?]

'그렇지. 그것 때문에 아침 내내 공들였잖아. 나도 꾸미면 준연예인급은 되니까.'

빛나는 예상대로 나의 눈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괜히 반대쪽 창문으로 먼 산을 보며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너, 너는 무슨 남자가 그렇게 뻔뻔하게…."

"솔직한 건데?"

"…너무 솔직하잖아, 방금은. 바보야."

"미안. 근데 난 원래 돌려 말하는 거 잘 못해."

미안하다는 한마디.

미남의 사과는 천냥 빚도 갚는다.

방금의 사과로 상심했던 빛나의 마음이 모두 풀렸을 것이다.

"그냥 누나 딱 보는데, 저번에 그 일이 떠오르는 거야. 기억나? 우리 차 안에서…."

"하, 하지마!"

"암튼 좋았잖아. 나만 좋았어? 누나 연기한 거였어?"

"아, 아니…. 그런 얘기가 아니고."

"거봐. 누나도 좋아했잖아. 근데 오늘 누나 오랜만에 딱 보는데 너무 땡기더라고. 나도 누나랑 할 때 엄청 좋았단 말이야."

"그, 그치만 이렇게 대놓고 그러는 게 어딨어?"

"시간이 없으니까."

"시간?"

"누나 오늘 반차라면서. 오후에 출근하다고 했잖아. 그럼 앞으로 길어야 3시간인데 난 미적거리는 시간도 아깝단 말이야."

"세, 세시간이면…."

"부족해. 적어도 나한텐 부족해. 그리고 솔직히 그때 너무 비좁은 데서 해서 넓은 곳에서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고 누나랑."

"…아, 아니 그래도 이건…."

"싫으면 말해. 내가 실수했어. 나는 누나도 나랑 하고 싶어 하는 줄 알았어."

"아, 아니 그게 싫다는게 아니라…."

"거봐. 누나도 어차피 할 마음 있었잖아."

"그래도 이런식은 아니었어."

"어차피 할 거면 그냥 바로 하자는 거지. 내가 잘못한거야?

일관된 뻔뻔함.

그리고 적당한 말주변.

무엇보다 중요한 잘생김에 빛나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니…. 아휴, 몰라."

"그럼 간다?"

"너 진짜 제 멋대로구나!"

"자주 듣던 말이네."

결국 우린 모텔로 직행했다. 만난지 30분도 안되서 모텔로 달려가는 상황 앞에서 빛나가 긴장했는지 손톱을 물어 뜯었다. 이제와 차를 돌리자니 민망하고, 그렇다고 좋아하는 티를 내기도 부끄러운 어정쩡한 상황이었다.

나는 그녀의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일부러 실없는 소리를 해댓다.

"나 좀 많이 뻔뻔했어?"

"어. 진짜로. 너같은 사람 처음봐. 여자들이 너한테 화 안내?"

"전혀 안 내던데?"

다시 한번 싱긋 웃으며 빛나를 바라봐 주었다.

내 얼굴을 보고 한 번 화를 내 보라는 듯이.

빛난의 눈이 또 한번 혼란에 빠지더니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휴. 진짜, 너는…."

"왜, 나는 누나 좋던데."

"좋다면서 연락 한 번을 안해?"

"누나도 연락 없었잖아."

"네가 안 하니까 그렇지."

"그럼 자주해 앞으로."

"앞으로?"

"뭐, 시간 되면 가끔 스트레스나 풀고."

"…참나."

빛나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콧방귀를 꼈지만, 방금의 제의가 섹파를 하자는 소리라는 것은 알아 들었을 것이다. 어느새 차가 모텔 앞으로 들어가자 빛나가 부끄러운 듯 좌우를 두리번 거렸다.

"그, 근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모텔을 하나?"

"시간이 중요한가? 꼴리면 하는 거지."

"어우, 말 좀…."

차를 주차하고 모텔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빛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직업상 신분 노출 을 꺼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아침 일찍 모텔을 들락거리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인 것 같았다.

"501호네."

"으, 응."

모텔 안으로 들어가서도 빛나는 한동안 뻘쭘하게 서 있었다. 나는 에어컨부터 가동시키며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어우 더우. 날이 더우니까 졸음이 너무 몰려와서 말이야."

빛나가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허리에 손을 얹고 물었다.

"너 졸리다는 거 거짓말이지?"

"맞는데."

"나랑 모텔 올려고 핑계댄 거잖아."

"아니야. 진짜 졸리기도 했어. 잠깐 쉬면 괜찮아 질 것 같아서."

"어휴 진짜."

빛나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침대 끝에 살짝 엉덩이를 걸쳐 앉았다. 어쩌다 모텔까지 끌려오긴 했지만, 사방이 너무 밝아 차마 섹스까지 엄두가 안나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빛나의 목을 끌어 안으며 뒤에서 껴안았다.

"꺄, 꺄아. 왜그래?"

"여기까지와서 뭘 또 빼는데?"

"내, 내가 뭘."

"나보고 이러려고 만나냐면서. 나는 이러려고 만나."

뒤에서 빛나의 왕가슴을 와락 움켜쥐었다. 헐렁한 면티에 감춰진 그녀의 가슴은 두 손으로 잡지도 못할 정도로 가득찼다.

"하, 하지마."

"어우, 그때보다 더 큰 것 같네."

"무, 무슨소리야."

빛나는 하지말라고 하면서도 가슴을 움켜 쥔 내 손을 치우지 못했다. 나는 그대로 옷 위로 가슴을 주물럭 거리며 빛나를 자극했다.

"어제 누나랑 통화하니까 누나 가슴밖에 생각 안나더라."

"야! 내가 무슨 가슴밖에 없는 사람이야?"

"아니 그건 아닌데, 너무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서. 이게 D컵 이던가?"

"아니야."

"E컵?"

"그걸 왜 물어?"

"학인해 보고 싶어서."

뒤에서 빛나의 면티를 잡고 활짝 들어 올렸다. 빛나가 꺄약 하고 비명을 질렀지만, 결국 상의가 훌러덩 벗겨졌다. 목 뒤에서 내려보는 가슴골이 유난히 깊었다. 브라 사이즈가 잘 맞지 않는지 패드가 살에 파묻혀 있었다.

"지, 진짜!"

"근데 누나 땀 찬 거 같은데?"

"어?"

"아니 여기 말이야."

밑 가슴 쪽에 손가락을 넣어 스윽 문지르자 손끝에 땀이 묻어 나왔다. 여름이다 보니 살끼리 닿는 가슴 밑이 땀에 절은 모양이었다.

"커, 커서 그래."

"응?"

빛나가 얼굴이 빨개진 채 답했다.

"내가 좀 커서 살이 접혀서 땀이 찬다고."

"아항. 그럼 내가 닦아 줄게."

"뭐, 뭐라고?"

빛나가 저항할 틈도 없이 나는 그녀의 목을 끌어 안고 침대 뒤로 넘겼다. 순식간에 침대에 누운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

"하, 하읏, 뭐하는 거야. 하지마."

"땀띠 날까 그렇지."

그리곤 가슴을 위로 들어 올려 밑가슴 쪽을 쓱 닦아냈다. 하지만 브래지어 때문에 제대로 할수가 없었다.

"안되겠네. 벗겨야 겠네."

"뭐, 뭐라고?"

"제대로 닦아줄게."

등 뒤로 손을 넣어 후크를 순식간에 풀어냈다. 빛나의 가슴을 힘겹게 가리고 있던 브래지어가 풀려나자 그녀이 왕가슴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빛나는 대낮에 가슴을 훤히 까는 게 부끄러운 지 두 팔을 포개 가슴을 가렸다.

"꺄아, 지, 진짜!"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어찌나 볼륨이 큰지 두 팔로 가려도 옆으로 빠져나온 부분이 더 많았다. 누군가 농담처럼 글러머를 보고 머리가 3개 달려있다고 하던데, 정말로 빛나는 머리통이 세 개 달린 것 같았다.

"땀 닦아 준다니까 그래."

나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그녀의 밑가슴에 얼굴을 처박고 혀끝으로 밑가슴을 쓰윽 핥았다. 그 순간 빛나가 소름이 돋는지 움찔 몸을 들썩였다.

"하, 하읏."

"예민한건 여전하네."

"너, 너무 밝아. 부끄럽단 말이야."

"왜? 밤에는 괜찮고 낮은 부끄러워?"

"아니 그게 아니라…. 커튼이라도 좀."

"알았어."

나는 벌떡 일어나서 커튼을 양옆으로 쳤다. 그 사이 빛나는 얇은 면 이불을 끌어안고 침대 머리맡으로 대피해 있었다. 그녀가 나를 향해 말했다.

"도훈아. 잠깐. 나 씻고 올게."

"왜? 아침에 샤워 안 했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땀이 너무 차서."

"아…."

빛나의 왕가슴은 여름에 특히 불편한 모양이었다.

하긴 저런 커다란 것을 꽁꽁 싸매고 다니니 유독 땀이 찰 것 같긴 했다.

"그럼 같이 씻을래?"

"가, 같이?"

"응. 나도 더워서 좀 씻고 싶은데."

나는 말과 동시에 훌렁훌렁 옷을 벗었다. 캠프에서 바짝 태닝된 상태라 근육질의 몸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빛나가 내 몸을 보더니 부끄러움에 시선을 돌렸다.

"누난 안 벗어?"

"머, 먼저 벗어."

"그래."

이번엔 바지를 벗었다. 살짝 발기된 대물이 팬티 앞을 뚫고 나올 것처럼 튀어나와 있었다. 빛나는 안 보는 척 하면서도 은근히 그곳을 의식했다.

"같이 씻자니까?"

"아, 아니 그래도 너무 민망한데."

"에이, 내가 누나를 모른 것도 아니고."

"무슨 소리야?"

"우리 이미 볼장 다 봤잖아. 근데 뭐가 또 부끄러워?"

나는 몸을 가린 이불을 확 잡아 당겼다. 빛나가 놀라서 꺄악 소리쳤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그녀의 치마와 팬티를 벗기려 들었다.

"하, 하지마! 내가 할게."

"왜. 도와줄게."

빛나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나는 아랑곳 않고 팬티를 들췄다. 그때.

"어? 뭐야."

"뭐, 뭐가."

"왜케 젖었어?"

놀랍게도 그녀의 팬티 가운데가 한줄기 젖은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던 것이다. 나는 짖궂은 표정으로 빛나에게 물었다.

"뭐야? 이래서 나한테 안 보여주려고 한 거야? 설마 이것도 땀찼다고 하려는 건 아니지?"

< 1056. 남의 떡이 더 맛있어.-26-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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