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069화 (1,036/2,000)

< 1052. 남의 떡이 더 맛있어.-22- >

***

"하-. 요새 물을 제대로 못 빼서 그런가 오줌빨도 안 서내."

즞은 저녁, 변호사 사무실에서 업무처리를 하던 김변이 홀로 남자 화장실에서 중얼거렸다. 그의 말처럼 나오는 소변이 영 시원찮았다. 찔끔찔끔 간헐적으로 흐르더니 제대로 못털었는지 마지막에 잔뇨가 손에 튀고 말았다.

"윽! 씨발, 진짜!"

세면대에서 손에 묻은 오줌을 씻어내던 그는 우연히 거울을 통해 자신의 피로한 얼굴을 마주했다. 아침에 감은 머리는 기름에 떡 지고, 곱게 맨 넥타이는 반쯤 풀어 헤쳐졌다. 직함만 변호사지, 누가 보면 서울역 앞 노숙자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와, 완전 팍 삭았구만."

세면대에서 손에 묻은 오줌을 씻어내던 그는 우연히 거울을 통해 피로한 얼굴을 마주했다. 아침에 감은 머리는 기름에 떡 지고, 곱게 맨 넥타이는 반쯤 풀어 헤쳐졌다. 직함만 변호사지, 누가 보면 서울역 앞 노숙자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와, 완전 팍 삭았구만."

까슬하게 자라난 수염과 푸석푸석해진 얼굴을 보니 스스로 안쓰러울 정도였다. 이러려고 힘든 변호사 시험을 합격한 것도 아닌데….

"이런 날 시원하게 물 한 번 빼고 꿀잠 때려야 되는데."

김변은 조모임을 핑계로 만남을 거부한 소연이 얄미워 견딜 수가 없었다. 스폰이나 받는 창녀 주제에, 가끔보면 무슨 상전처럼 굴었다.

쉽게 말해 아슬아슬 선을 지키며 간 보는 스타일이었고,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 번번히 당하기 일수였다. 계약상 자신이 갑임에도 을질을 당하는 것이다.

"하여간 봊이가 벼슬이지."

김변이 자조적으로 푸념했다.

그는 자신이 왜 소연에게 휘둘리는지 잘 알았다. 아무리 얄밉게 굴더라도 결국 섹스 시원하게 한 번 하고 나면 모든 화가 풀려버리는 것이었다. 단단히 벼르고 만났더라도 결국엔 한방에 무너졌다.

'나이도 어린년이 하여간 색기는 오져가지고.'

소연은 섹스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살면서 수많은 여자들을 자빠뜨린 김변이었지만, 그렇게 맛깔나는 년은 또 처음이었다. 어떤 남자든 그녀에게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

'빨통부터 비현실적이야. 그런 개미허리에 그런 빨통이 달린 게 말이나 돼?'

소연의 나신을 처음 봤을 때 가장 충격받은 것은 그녀의 말도 안 되는 가슴 크기였다. 오죽했으면 그가 처음 물은 질문이 "수술 어디서 했어? 였으니까.

하지만 소연은 손님으로 온 김변에게 버럭 화를 내며 보형물이 있는지 맘껏 주물러 보라고 했다. 그 참젖의 느낌이라니.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자 김변의 양물에 힘이 들어갔다.

확실히 소연은 마력적인 여자였다.

여자 경험이 많은 김변조차도 그녀와의 섹스를 떠올리기만 해도 저도 모르게 성욕이 불끈불끈 치솟았다.

'가슴도 가슴이지만, 쪼임이 어우야….'

소연은 나이가 어렸다.

딱 보기에도 어려 보이는 얼굴인데, 실제 나이도 갓 스물이었다. 그래서인지 피부도 아기처럼 보들보들하고 특히 그곳의 조임이 유독 좋았다. 항상 젖어있는 것처럼 늘 물이 넘쳤고, 박음질할 때 질 주름이 느껴질 정도로 따먹는 맛이 있었다.

"하- 씨발, 생각하니까 또 보고 싶네."

김변은 소연과 연락되는 대포폰을 들고 몇 번이나 통화를 누를까 망설였다. 이번 달 추가 보너스 꽂아 줄 테니 저녁 늦게라도 한번 보자면서.

통화버튼을 누르기 직전까지 몇 번을 망설이던 김변은 끝내 폴더폰을 덮어버렸다. 이미 거절을 당한 마당에 또 연락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숙이고 들어가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얕잡아 보이기도 싫었고 자존심을 다칠까 두려웠다.

늘 여자들을 휘두르고, 멋대로 행동하던 그였지만 소연은 이상하게 어려웠다.

"좆같네 진짜. 내 돈주고 내 맘대로 따먹지도 못하고."

솔직히 그는 얼마든지 유흥을 즐길 수 있었다. 독신에다 제법 돈까지 있는 그가 마음만 먹으면 하루동안 즐길 여자를 꼬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그렇게까지 하려는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결국 누굴 만나도 소연의 대체재일 뿐이었다. 꿩 대신 닭이라지만, 꿩과 닭은 엄연히 맛이 달랐다.

"씨발, 일이나 하자."

헛된 기대를 접은 그가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불 꺼진 사무실에 자신의 모니터만 은은하게 주변을 비추고 있었다. 마음을 다잡고 일을 다시 시작하려 했으나, 한번 부풀어 오른 바지춤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씨, 좆같네 진짜. 이건 또 왜 이래?"

물론 이유는 뻔했다.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최근 며칠간 여자를 굶은 것이다.

좆집이라 여겼던 정원은 계속 연락 두절이고, 소연은 바쁘다는 핑계로 약속을 미뤘다. 이제는 거의 명목만 남은 여친은 연락조차 하기 싫었다. 해봐야 물리적으로 떨어진 거리에서 방도가 없었다.

늘 원할 때면 언제든 여자를 품을거로 기대했지만, 정작 필요할 때 자신을 위로해 줄 여자는 없다는 사실이 서글퍼졌다.

"내 꼴이 뭐야 이게."

푸념하던 김변은 마침 뭔가 떠오른 듯 스마트 폰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래. 그때 몰래 찍어놨을 텐데?"

문득 만났던 여자들과 찍었던 섹스 동영상이 떠오른 것이다.

물론 동의받지 않고 몰래 숨겨놓고 찍은 것이었기 때문에 화질도 구리고 앵글도 별로였다. 하지만 회사 컴퓨터로 야동을 보는 것보단 훨씬 안전할 것 같았다. 회사의 보안담당자가 컴퓨터에 실행된 프로그램을 점검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스마트 폰을 뒤져 외장하드에 숨겨진 앨범을 불러들이자 동영상 목록이 떠올랐다.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할만큼 많은 분량이었다.

"흐흐흐. 이걸 다시 볼 줄은 몰랐지만…."

그는 독특한 정리벽이 있어 파일 이름에 동영상 내 모든 정보가 담겨 있었다. 상대한 여자가 누군지, 위치는 어디인지, 언제 찍었는지까지. 그만의 요약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된 파일을 보고 있자니,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오래전부터 보관해온 것이라 예전에 찍은 것은 시간상으로 5년이나 훌쩍 지나 있었다. 그는 과거의 목록을 스크롤 해 올리며 최근 찍은 동영상을 찾았다.

"있다, 있어! 흐흐 소연이랑 찍은 게 3편이나."

각각 촬영 시간이 1시간이 넘었는데, 소연이 샤워를 할 때 모텔방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찍은 것들이었다. 김변은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바지를 끌어내려 발목에 걸치더니 잔뜩 성이난 양물을 잡아 쥐었다.

'그래, 어차피 업무에 집중도 못 할 바에야 이렇게라도….'

한손에 스마트 폰을 든 김변이 자신이 몰래 찍은 섹스 동영상을 보며 다른 손으로 양물을 잡고 흔들었다. 홀로 남겨진 사무실에서 탁탁 허리띠가 의자를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

도훈은 다시 덤벼드는 소연이 왠지 부담스러웠다. 어차피 그녀는 김변을 저격할 목적으로 섭외한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았다. 장기판의 말처럼 쓰고 버릴 목적이었는데, 자꾸 자신에게 엉겨 붙는 태도가 영 껄끄러웠다.

"잠깐. 담배 한 대만 피우고."

"그냥 피워요, 오빠. 박으면서."

"…뭐?"

"담배 피우면서 그냥 하시라고요. 불똥만 안 튀면 되지 뭐. 피우기 쉽게 뒤로 대드릴까요?"

벌써 3번째인 소연은 유난히 적극적이었다. 그녀는 도훈이 담배를 피우면서 섹스를 할 수 있도록 후배위로 엎드리더니 흠뻑 젖은 봊이를 바짝 들이밀었다.

"얼른 들어와요."

"아니 무슨…."

도훈은 점입가경이 되어가는 그녀를 보며 슬슬 짜증이 치밀었다. 오늘 처음 보는 자신에게 너무 쉽게 몸을 허락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 이렇게 섹스가 하기 싫지?'

[주인님이요?]

'그냥 적당히 치우고 가려고 했는데 너무 덤비는데? 사람 부담스럽게 시리.'

[음, 성취감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성취감이라니?'

[이제껏 주인님은 일반 여성들만 공략해 왔잖습니까. 헬스장 트레이너라던가 대학 여교수, 혹은 과제로 만나게 된 조모임 안에서든 말이죠.]

'그런데?'

[그런데 소연양은 공략 과정이랄게 전혀 없었죠. 말 그대로 돈만 주면 알아서 공략이 마무리되다보니, 성취감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거죠.]

'맞네, 그거네. 어쩐지 전혀 땡기질 않더니만.'

[주인님은 본래 섹스 자체보다, 원하는 여성을 손에 넣는 과정을 더 즐기셨던 것 같습니다. 섹스란 마지막에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고요. 하지만 이번 소연 양의 경우는 과정에서 곤란함이 없다 보니 성취동기가 그만큼 떨어지신게 아닌가 싶네요.]

'정확한 진단이야. 난 사실 김변 새끼 한 방 먹이기만 하면 그만이었거든, 근데 소연이가 너무 달려드니까 오히려 부담스럽단 말이지. 별로 잘 되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

[그럼 솔직히 말씀하시죠. 그만하고 싶다고요.]

'그건 좀 그래.'

[왜요?]

'내가 꿀리는 것 같잖아.'

[무슨 섹스를 자존심으로 합니까?]

'물론 그건 아닌데, 소연이가 자꾸 도발하잖아. 나보고 몇 번까지 해봤냐면서. 마치 내가 자길 절대 만족시킬 수 없다는 듯이.'

[전투는 이겨도 결국전쟁에서 패하는 그림이군요.]

'난 그런 취급을 받는 게 싫다고. 어디서 감히 일반인 주제에?'

[플레이어가 아닐 뿐 절대 평범한 여자는 아니죠. 타고난 재능을 어려서부터 갈고 닦은 케이스니까요.]

'한마디로 섹스 영재?'

[적절한 표현입니다.]

'아무튼 지금은 그만하고 싶으니 소연이 좀 짜증나게 해야겠다.'

[짜증나게요?]

도훈은 뭔가 생각이 떠오른 듯 뒤치기 자세로 엎드려 있는 소연을 향해 물었다.

"너도 같이 피울래?"

"저도요? 안 돼요. 오빠가 뒤치기 시작하면 담뱃재 다 침대에 날릴걸요. 까딱하면 불난다고요."

"아니. 윗입 말고 아랫입으로.'

"예?"

소연이 당황하는데 도훈이 갑자기 소연의 구멍에 담배를 꽂았다. 그러나 이미 잔뜩 벌어진 구멍이라 필터만 꽂은 담배가 툭하니 다리사이로 떨어졌다.

"잉? 왜 줘도 못 피워?"

"뭐, 뭐하시는 거예요 지금?"

소연이 잔뜩 성난 목소리로 대꾸했다. 하지만 부아를 돋구려는 듯 도훈이 태연하게 말했다.

"아니. 윗 입 말고 아랫 입도 가능한가 보려고 했지. 근데 한 개비는 못 잡나 보네?

명백한 도발.

마치 소연이 봊이가 헐렁해 담배 한 개비도 못 문다고 질책하는 말투였다. 자존심 강한 소연이 버럭했다.

"저랑 장난해요? 다시 꽂아봐요!"

"진짜? 어차피 또 떨어질텐데?"

"꽉 물어 드릴 테니까 한번 해보라고요!"

소연이 이번엔 무릎을 모아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장난기가 발동한 도훈이 다시 한번 새 담배를 봊이에 꽂았다.

"오. 물었다."

"봤죠?"

놀랍게도 소연이 힘을 바짝 주자 얇은 담배가 떨어지지 않고 버틴 것이다. 도훈이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더니 자신이 담배에 불을 붙여 또 다시 구멍에 들이밀었다.

"담배엔 불을 붙여줘야지."

"으으!"

"아랫입으로도 피울 수 있어?"

"지금 저랑 장난하시는 거예요?"

담배에 실제로 불까지 붙이자 소연이 귀밑까지 시뻘게 졌다.

도훈의 과한 장난이 마치 자신이 창녀라고 얕잡아 보는 것 같았다. 오기가 발동한 그녀는 질을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미세 컨트롤에 담배가 안으로 쑥 들어갔다 밀려 나오며 여기까지 뿜었다.

[장난이 좀 과하신데요?]

'설마 진짜로 할 줄 몰랐지. 괜히 미안하긴 하네. 다른 뜻은 아니었는데.'

그때 도훈의 머릿속에 알림이 울렸다.

띠링-

'어엇?'

[주, 주인님 미션입니다!]

'갑자기? 이 타이밍에?'

[뭔가 조건이 달성되었나 봅니다. 미션을 확인해 드릴까요?]

'그래. 한 번 봐보자.'

여전히 담배를 물고 있는 소연을 방치한 채 도훈이 스마트 폰에 떠오르는 미션 내용을 확인했다.

-내 여친 쩔지?

*자신을 좋아하는 여성을 의도적으로 다른 남자에게 제공하는 미션입니다.

*성공 보상으로 'NTR 버섯' 제공됩니다.

-NRT 버섯(아이템) : 화분에 담긴 이 생물은 소유자가 배덕감을 느낄 때마다 자라납니다. 성체가 된 버섯을 갈아 만들어 투여할 경우 극한의 오르가즘을 경험하게 됩니다. 모양은 느타리 버섯과 비슷합니다.

*제한 조건으로 미션 수행 시간이 현 시간부터 일주일 주어집니다.

*제한 시간을 넘길 경우 미션이 자동 소멸됩니다.

*남은 시간 : 7일

'아, 아니 이게 무슨….'

[아아 그렇군요. 왜 이런 미션이 뜬 지 알 것 같습니다.]

'왜?'

[본래 주인님은 자기 여자를 다른 사람에게 절대 방생하지 않잖습니까.]

'그렇지. 난 누가 내 여자 건드리면 피가 거꾸로 솟거든. 이번에도 봐. 솔직히 민주가 내 최애도 아닌데 김변 새끼가 설계하려고 하니까 빡쳐서 복수하는 거.'

[그래서 이제껏 해당 미션이 생성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미션은 주인님의 여자를 다른 남자에게 넘겨야만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도훈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현재의 상황은 김변의 여자를 뺏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시 소연을 김변에게 넘기는 것이기도 했다. NTL과 NTR이 공존하는 미션이라는 소리였다.

'난 소연이 넘겨도 아무렇지 않은데? 어차피 창녀잖아.'

[설명에서 보다시피 주인님의 감정과는 무관합니다. 주인님을 좋아하는 여자가 주인님의 명령을 받고 다른 남자와 관계토록 하는 게 핵심이죠.]

'으음. 그렇다면…. 소연이 어느새 나에 대한 호감이 미션 조건을 충족할 만큼 높아졌단 말인가?'

[아마도요.]

'으음. 근데 무슨 아이템이 느타리 버섯이야? 촌스럽게.'

[해당 아이템에는 강력한 최음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효능으로 치면 몸에 좋은 크림이나, 고개 들어요 용사님 담배보다 10배 이상의 효과가 가능할 것입니다.]

'헐, 그 정도라고?'

[지나치게 강력한 성분 탓에 완성형 타입으로는 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로지 소유자의 배덕감을 먹고 자라는 지독한 생물이니까요.]

설명을 듣던 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아랫입으로 담배를 물고 있던 소연이 다급하게 말했다.

"오, 오빠 점점 뜨거워 지는데요."

< 1052. 남의 떡이 더 맛있어.-22- > 끝.

ⓒ 성난불기둥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