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068화 (1,035/2,000)

< 1051. 남의 떡이 더 맛있어.-21- >

***

나는 어의없는 눈으로 소연을 쳐다보았다. 바로 전까지 오공(눈물, 콧물, 침, 봇물, 똥물) 분출쇼를 터뜨린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는 체력이었다.

'이게 사람이야?'

[주인님보다 더 한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도 기가 막혀 소연에게 대놓고 물었다.

"야? 넌 안 피곤해?"

"으으?"

"잦이 빼고 말하라고."

"하-. 왜요? 물 빼 줄라고 다시 빨아주는 구만."

"아니, 왜 넌 안 지치냐고."

이상했다. 이제껏 융단폭격을 맞았던 여자들은 대부분 기절하듯 쓰러졌다. 소연은 대체 그들과 뭐가 다른 것일까?

"이제 겨우 두 번 했잖아요."

"두번이나 한 거지."

소연이 피식 웃었따.

"오빠. 저 한창 손님 받을 때는 하루에 10명도 넘게 상대한 거 알아요?"

"…어?"

순간 뒤통수를 오함마로 쌔려 맞은 기분이었다.

'맞다. 소연이는 진짜로 창녀였지?'

[일전에도 유흥업 종사자들 만나보시지 않았나요?]

물론 만난 적은 있었다.

텐프로 출신도 만났고, 마사지사도 만났다.

하지만 그들은 소연과 종자부터 달랐다.

앞서 언급한 유흥업종에게 섹스란 파이널 코스다. 화대를 받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섹스가 주업은 아니다. 텐프로들에겐 술 마시고 노래 부르는 것이, 마사지사는 마사지가 주업무다.

하지만 창녀는 다르다.

창녀는 정말로 몸 파는 일이 전부다.

하루 종일 방에 누워서 다리를 벌리는 게 일이란 말이다.

"오빠 벌써 지친 건 아니죠?"

소연이 짖궂게 묻더니 다시 대물을 입에 넣었다.

'장난이 아니구나. 직업 창녀라는 것은.'

[확실히 보통 체력이 아니네요. 일반인들하곤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러게. 내가 소연이를 너무 우습게 본 것 같아. 하루에도 몇 명은 우습게 상대하는 프로 창녀에게 고작 두 번 떡친 것 가지고 나가 떨어질 거로 생각했다니.'

나는 잠시 소연의 이마를 밀쳐 오랄을 중단시켰다.

"잠깐만."

"왜요, 또?"

"이건 중요한 게 아니니 급한 것부터 처리하자."

"급한 거라뇨?"

"아니 작전부터 확실히 세워야 할 것 아냐."

"아까 다 말씀하셨잖아요. 변호사님을 애타게 만들어서 이번 주 꼭 만나라고. 장소만 알려주면 나머진 오빠가 알아서 처리한다고요. 아니에요?"

정확하다. 완전히 돌대가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의 분별력은 있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건가.

"음…. 그렇지."

"시킨 대로 할게요. 대신 성공하면 저 1억 더 주시는 거 잊지 마시고요."

"근데 넌 왜 나이도 어린 게 돈에 그렇게 집착하는 거야?"

돈에 대한 남다른 집착이 궁금해 물었다.

"돈요?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니 그것도 어느 정도껏이어야지."

"기왕이면 젊어서 부자 되려고요."

"부자?"

"네. 쓰고 싶은 대로 원 없이 펑펑 쓰고 사는 게 제 꿈이에요."

"1억가지곤 그런 부자는 못 돼."

"알아요. 그래도 거지같은 쪽방은 벗어날 수 있겠죠."

거지같은 쪽방이라니.

아무래도 소연의 가정사가 순탄치만은 않은 모양이다.

뭐 내가 상관할 바 아니지만.

그때 소연이 되물었다.

"뭘 그렇게 봐요?"

"뭐?"

"왜 저를 불쌍하다는 듯 보냐고요."

"내가?"

"혹시 오해 하실까봐 알려드리는데 저 이 일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거든요? 돈 많이 벌고 싶어서요. 그러니까 괜한 동정할 필요 없어요."

"동정 안 한다니까."

"풉-."

소연은 가소롭다는 듯 웃더니 나에게 말했다.

"오빠. 하룻밤에 몇 번까지 해봤어요?"

"그게 왜 궁금한데?"

"전 최대 14번요."

"……."

미친년.

섹스를 14번 했다간 고환이 말라 비틀어질 것이다.

"전 섹스 좋아해요."

"원래부터?"

"네. 그냥 저는 하고 있으면 너무 좋더라고요. 봐요."

씻고 나온 소연이 갑자기 가랑이 사이를 훔치더니 내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오빠 거 그냥 빨기만 했는데도 또 젖어버렸잖아요. 이렇게나."

소연의 손바닥은 흥건했다.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단어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와…. 이건 뭐. 주인님보다 더 한 색정광 같은데요?]

'여자가 저럴 수도 있나?'

[남녀의 차이가 있지만, 뭐 그런 여자도 있을 순 있겠죠.]

'하룻밤 14번이라니. 14명의 손님을 받았다는 소린가?'

[그런 의미 아닐까요?]

'시간당으로 끊지 않았으면 그 이상도 충분히 가능했단 소리네.'

[정말이지 어마어마하네요. 저렇게 성욕이 왕성한 여성분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왠지 소연을 떠올리자 과거 템플 스테이에서 만난 희원 보살이 떠올랐다. 음기가 너무 강해 남편을 복상사시킨 희대의 음녀.

'어쩌면 소연에겐 이 일이 딱 어울릴지도 모르겠어. 저런 여자가 한 남자로 만족할리도 없거니와, 한 남자만 상대했다간 진짜 말라 죽여버릴지도 모르니까.'

[주인님도요?]

'나는 할 수 있어도 싫다.'

[왜요? 주인님도 매일같이 섹스를 즐기시지 않습니까? 궁합 딱 좋을 것 같은데.]

'일단 나는 한 여자론 만족 못 해. 아무리 섹스를 잘하고 좋아해도 하루 이틀이지. 주구장창 한 여자랑 떡친다면 그건 고문이야.'

[바람기는 어쩔 수 없군요.]

'여자는 다다익선이 좋은 거니까.'

"너 설마 이러려고 긴 밤 돌린거야?"

"헤헤. 어떻게 아셨요? 오빠꺼 보니까 왠지 덤벼보고 싶더라고요. 제가 남자들 진짜로 많이 만나봤는데, 오빠만한 사람은 처음 봤거든요."

"차라리 외국인을 만나. 그러면 나만한 사람 많을 걸."

"물렁 잦이는 별로에요."

"만나봤어?"

"당연한 소릴."

"하-. 진짜. 너 대체 몇 살 때 첫경험을 한 거야?"

소연이 갑자기 오랄을 멈추더니 과거를 회상했다.

"중2 땐가?"

"중2?"

"중2였나 중3이었나 모르겠어요. 암튼 그해 겨울방학이에요."

"누구랑?"

"왜 그게 궁금해요?"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사촌오빠요."

"사촌오빠?"

첫 경험이 근친상간이라고?

"네. 중학교때 아빠랑 엄마랑 이혼하셨거든요. 그래서 방학 때면 친척 집에 얹혀살았어요."

"이혼한 거랑 친척 집이랑 무슨 상관인데?"

"아빠가 가끔 지방으로 파견 나가면 오랫동안 집을 비워서 혼자 두기 그랬나 봐요. 다행히 작은 고모네랑 가까워서 거기서 지내긴 했어요."

"그럼 사촌 오빠라는 사람이 고모 아들?"

"네. 그때 고등학생이었던."

"와, 개새끼."

"왜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사촌 동생을 따먹냐?"

"흐흐. 오빠 여자 친척 별로 없죠?"

나는 이정우 때 기억을 떠올렸다.

아쉽지만 무남독녀 외동아들에 또래 사촌도 없었다.

"어."

"사촌 간에 그런 일이 은근 흔해요. 내 아는 여자애들도 몇 명 있고요."

"그럼 강간이야?"

"거의?"

"거의는 뭐야?"

"거실에서 자고 있었거든요. 밤늦게 티비 본다고. 그러다 잠들었는데 사촌 오빠 새끼가 자고 있는 날 덮친 거에요."

"그럼 면간이네."

"그게 뭔데요?"

"같은 말이야. 계속해봐."

"첨엔 엄청 놀랐어요. 솔직히 이래봬도 어렸을 땐 저 되게 순진했거든요."

"전혀 믿기지 않는데."

"지금이야 당연히 안 그렇죠. 암튼 중학생 땐 그랬다고요."

"저항도 안 했어?"

"소리지르려고 했는데, 갑자기 사촌 오빠가 그러더라고요."

"뭐라고?"

"너 소리 지르면 우리 집에서 쫓겨날 줄 알라고."

"이런 개새끼가!"

"엄청 치사하죠? 오갈 데도 없는 중학생 여자애들 집에서 쫓아낸다고 겁주기나 하고."

"아주 씹새끼네."

"암튼 근데 사촌 오빠 새끼가 그러데요. 옛날부터 나 존나 좋아했다고. 미친 새끼 존나 골때려. 크크크."

소연이 자조적으로 웃었다. 사촌 간에 좋아했다는 말이 웃긴건지. 강제로 범하면서 둘러댄 말이 어의가 없었는지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슬퍼 보이는 표정이었다.

"첫 경험이 좋진 못했네."

"아니요?"

"어?"

"좋았는데요?"

뭔 소리야 이건? 강제로 당했는데 좋았다고?

"오빠가 그러데요. 나보고 엄청 물 많이 나온다고. 자기 여친보다 훨씬."

"그 놈이 여친도 있었어?"

"네. 발랑 까졌거든요. 고딩 새끼 주제에. 암튼, 그때 첨 당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요."

"야, 너도 진짜…."

"그 뒤론 어떻게 됐는지 알아요?"

"어떻게 됐는데?"

"고모부네 외출할 때마다 둘이서 맨날 그 짓 했어요. 처음이 어렵지 그 뒤론 아무것도 아니었거든요."

"근데 억울하지 않았어?"

"뭐가요?"

"아니.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강제로 당한거라면서? 집에서 쫓아냈다고 협박까지 하고."

"처음엔 그랬는데, 나중에는 좋아서 제가 한 거예요."

"하."

"그리고 깨달았어요. 제가 섹스를 무지 밝힌다는 사실을."

"중딩때?"

"네. 중학생때요."

이후로 소연이 해주는 얘기는 더 가관이었다. 한번 개통을 마친 소연은 어차피 버린 몸이라는 생각에 사귀는 남자마다 대줬다고 한다.

"그땐 한 달에 한 번 꼴로 남친을 바꿨어요."

"고등학생이?"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학생이 막 그렇게 섹스하고 다녀도 돼?"

"풉- 웃겨. 오빠 무슨 학교 선생님처럼 말한다?"

아차.

나도 모르게 본심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사범대를 한 학기 다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예비교사라는 자각이 심어진 모양이다.

"아니, 그냥 좀 그렇잖아."

"제가 좋아서 한 건데요. 뭘. 전 사귈 때 일단 속궁합부터 먼저 봐요."

"그러니까 자보고 사귄다는 말이지?"

"네. 시원찮다 싶으면 그냥 바로 손절하고."

"아니 그걸 그렇게…."

소연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이제야 그녀가 어린 나이에 비해 굉장한 스킬을 갖추게 된 것이 이해가 됐다.

쉽게 말하면 그녀는 여자 이도훈이었다.

[여자 이도훈이요?]

'나랑 똑같잖아. 원하는 여자가 있으면 자빠뜨리고.'

[아아….]

'저런 미인이 한 번 자자고 하면 누가 거부할 수 있겠어?'

10대 후반의 미소녀.

소연은 닥치는 대로 남자랑 자고 다녔을 것이다.

성욕이 왕성한 또래 남자들은 대준다니 얼씨구나 하고 쑤셔 박았을 것이고.

그녀는 그렇게 폭풍같은 학창시절을 보낸 것이다. 내가 마치 지금 여자들을 따먹고 다닌것과 마찬가지로, 그것도 고등학생 나이 때부터 말이다.

"너도 진짜 대단하구나."

"전 섹스가 진짜로 좋아요. 저랑 하는 남자들도 다들 좋아햇구요."

"근데 왜 이런 일을 하게 된 거야?"

"돈 벌려고요. 일찍 부자디고 싶어서."

"맞다. 그랬지."

"그리고 한가지 알려드리면, 돈도 벌고 재미도 볼 수 있잖아요. 후후."

네추럴 본 창녀.

이제껏 창녀는 불우한 가정환경의 소산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소연이 해준 말은 충격이었다.

돈도 벌고 재미도 보다니.

무슨 이런 환상적인 적성이란 말인가?

"대단하네. 여러 가지로."

"오빠도 대단해요. 이렇게 큰 물건이라니."

소연이 신기한지 바짝 꼴린 대물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제가 못해도 천명 넘게 자봤을 건데 오빠 같은 사람은 손에 꼽아요."

"무슨 이 정도가지고."

"물론 더 큰 사람도 만나봤죠. 나름 크다는 애들은 궁금해서라도 자봤거든요."

"근데?"

"근데 오빠같이 크고 두껍고 단단한 사람은 거의 못 봤어요."

"내가 좀 두껍긴 하지."

"섹스도 잘하시고."

"칭찬 고맙네."

"하아. 그 변호사가 오빠 절반만 됐어도 제가 이렇게 배신하진 않았을 텐데."

"왜 김변은 별로야?"

갑자기 김변의 성 능력이 궁금했다. 정원에게 대충 듣긴 했지만, 왕성한 성욕에 비해 섹스를 딱히 잘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았다.

"네."

"어떤데?"

"그냥 그저 그래요."

"니가 너무 경험이 많아서 그런 거 아냐?"

"그럴지도. 암튼 영 별로예요. 용돈 받으니까 좋아하는 척은 해주는데…."

"김변 새끼한테 지금 이 말 들려주고 싶네."

"제 이야기 다 했으니까 이제 오빠 얘기 들려줘요."

"뭔 이야기?"

"왜 변호사님을 담그려는 건데요?"

"아까 말했잖아. 내걸 건드렸다고."

"여자를요?"

"구체적인건 알 거 없고."

"에이, 내가 여자라면 오빠 두고 다른 남자는 생각도 못 할 것 같은데?"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나를 기분 나쁘게 했어. 난 원래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이거든. "그럴 거 같아요. 오빠 사채 굴리죠?"

소연은 나를 진짜로 사채업자로 착각하는 모양이었다. 굳이 알아서 착각해 주는데 아니라고 할 필요가 없었다.

"…뭐 비슷한 일 해."

"어쩐지. 현금 그렇게 많이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사채 하는 오빠들 말곤 못 봤거든요."

"사채도 썼어?"

"지금도 좀 있어요."

"빚이 있다고?"

"네."

"아니 돈 많이 벌었다면서?"

"몰라요. 그냥 사고 싶은 거 사다보니 금방 또 사라져 버리더라고요. 그러다 부족할 때 잠깐 빌렸는데…."

"참나…."

왠지 소연의 헤픈 씀씀이가 안타까웠다.

설사 일이 성공해 목돈을 쥐게 된들 흥청망청 써버리고 또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참견하는 것은 너무 오지랖 같았다.

"나중에 돈 필요하면 오빠한테 빌리면 되겠다. 헤."

"누가 빌려 준데?"

"몸으로 갚을게요. 오빠한테는."

"됐거든?"

"아잉, 이자도 당연히 쳐드려야죠."

"돈 빌린 핑계로 나랑 섹스하려고?"

"그럼 안 돼요?"

[이건 대뜸 무슨 전갭니까?]

'왠지 소연이가 나한테 관심 있는 거 같지 않냐?'

[그런 것 같은데요?]

'설마 대물 맛에 벌써 빠져버린 건가?'

[충분히 개연성이 잇습니다. 타고난 섹스광이 대물 플레이어를 만났으니까 말이죠. 천생연분이랄까.]

'난 창녀랑은 친하게 지내고 싶진 않은데.'

그러나 내 생각과는 반대로 소연이 다시 가운을 벗어 던지더니 나를 덮치기 시작했다.

"나 이제 내기 말고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오빠랑."

왠지 등골이 서늘한게 기를 쪽쪽 빨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1051. 남의 떡이 더 맛있어.-21-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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