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066화 (1,033/2,000)

< 1049. 남의 떡이 더 맛있어.-19- >

에로마늄 팔찌는 일종의 형상기억 합금으로 인체에 무해하며 피부 속에 흡수되어 평소엔 잠복해 있다.

대물에 설치되어 있던 에로마늄 팔찌가 가동되자 귀두 주변으로 울룩불룩한 돌기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지압용 훌라후프 안쪽에 설치된 돌기가 바깥으로 자라난 모야이었는데 절대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형상이었다.

속칭 해바라기.

안 그래도 두꺼운 대물 주변으로 해바라기 꽃이 피자 후장에 신음하던 소연이 두 눈을 번쩍 떴다.

"헉! 뭐, 뭔데 이건?"

그녀는 유달리 예민한 몸을 가지고 있었고, 직장 속에서 느껴지는 우둘투둘한 돌기를 생생하게 느꼈다.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무슨 짓이라니?"

도훈이 시치미를 뗐다.

"아니 안에다요!"

소연이 빽 소리쳤다. 그는 도훈이 필시 뭔가 도구를 이용했겠거니 의심했다. 아까 펠라를 했을 때 별도의 인테리어 공사 흔적을 못 봤기 때문에 중간에 몰래 뭔가를 착용했을 거라고 보았다. 쾌락을 위해 쓰는 도구 중 인공적인 해바라기를 흉내낸 일종의 '링' 종류로 착각한 것이었다.

옥으로 만든 가락지 형태의 링부터, 카톨릭의 묵주 반지를 연상시키는 링 등은 좆기둥에 장착해 자극을 극대화하는데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무 예민한 거 아냐?"

"아니, 그게 아니라…."

그때 에로마늄 팔찌가 가동되자 해바라기가 천천히 회전을 시작했다.

두두두두두두!

"어흑!"

실제로 해바라기가 도는 것이 아니라 튀어나온 부위가 웨이브를 치듯 커졌다 줄어 들었다를 반복하며 회전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볼록 튀어나온 돌기가 후장 안쪽을 쿡쿡 찌르기 시작하자 소연이 전율을 느끼며 자지러졌다.

"하윽, 대체 뭐냐고 이거!"

"모르고 꽂았는데, 여기가 약점이었나 보네?"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구멍도 제대로 못 찾는 바보도 아니고!"

"기왕 넣었으니 그냥 가보자는 거지. 어디에 꽂든 좋은면 좋은 거 아닌가?"

해바라기의 효과를 확인한 도훈이 슬슬 속도를 올렸다.

에로마늄 팔찌는 다양한 모드가 가능했는데, 단순히 해바라기 형태로 부착하는 방식은 물론 지금처럼 회전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이중 가장 압권인 것은 가로축 회전뿐아니라, 세로축으로 이동하며 회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기다란 대물을 중심으로 튀어 오른 돌기들이, 나선 형태의 수직 수평 이동을 반복하는 순간 소연은 살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종류의 쾌락에 절정을 맞이하고 말았다.

"으헉, 헉, 오옥!"

고도의 기술력이 가미된 전자 딜도에서나 가능한 움직임을, 살아있는 생잦이로 느끼는 쾌락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마치 누군가 그녀의 후장에 대고 전동 드릴을 박아대는 기분이랄까?

"어흑, 억, 크흥, 오, 오빠, 오빠 그만!"

소연의 눈동자가 풀리는 걸 본 도훈은 마침내 절호의 기회를 잡았음을 절감했다.

'통한다! 후장에 넣고 돌려버리니, 소연이 정신줄을 놓기 시작했어!'

이제껏 소연을 지탱하던 것은 돈에 대한 무서운 집착.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그녀는 무한한 인내심으로 모든 쾌락의 순간들을 억제해왔다.

아무리 섹스가 좋아도 1억짜리 화대를 지불하고 싶진 않았던 것이다. 참으면 오롯이 자기 몫이 되는 현금 1억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의 약점인 후장을 공략하는 것도 모자라, 살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종류의 자극을 받는 순간 그녀를 지탱하고 있던 이성의 끈이 툭- 하고 끊긴 것이었다.

"흐앙, 아아앙, 아아아아아아앙! 오빠아아앙!"

퍼억, 퍼억, 퍼억!

도훈은 여세를 몰아 폭풍처럼 밀어붙였다. 여자 어른 팔뚝 만한 대물이 회전하는 해바라기를 두르고 소연의 후장을 초토화 시켰다.

이는 도훈에게도 엄청난 무리였는데, 무려 2가지 스킬을 동시에 사용하다 보니 정력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주, 주인님! 한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대론 무리입니다!]

'무리? 그것은 하나의 의견일 뿐. 불가능은 없어!'

한계 돌파를 선언한 도훈 역시 마찬가지로 정신줄을 놓고 피스톤 질을 그치지 않았다. 폭주를 시작한 그에겐 싸느냐 보내느냐 둘 중 하나의 결론밖에 남지 않았다.

'뚫는다. 뚫어버린다. 직장을 뚫고 내장을 지나 입까지 튀어나오도록!'

도훈은 하나의 심상을 그렸다.

거대한 대물이 뱃속 안쪽까지 가득 차는 상상이었다.

눈앞에 사람은 없고 구멍만 남는다.

주변이 새까맣게 암전되며, 태초의 블랙홀과 같은 구멍 속으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대물이 미친 듯이 쑤셔 박혔다.

아아, 그것은 Ass hole.

금기의 구멍이자, 깊고 깊은 구멍.

배출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 속으로 도훈이 자신의 분신을 사정없이 밀어 넣기 시작했다.

흡사 도훈은 자신의 몸 전체가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착각에 빠졌다. 아무리 박아도, 또 박아도 그것은 모든 것을 흡수해 내는 블랙홀처럼 모든 충격과 자극은 무위로 돌아갔다.

'아, 안돼 이대로는….'

도훈이 끝내 못 버티고 절정을 맞이하려는 순간.

죽기 직전 생기를 찾는다는 회광 반조 현상처럼 대물이 급격히 부풀기 시작했다. 경직도가 전에 없이 딱딱해지고, 단내가 풀풀 나는 입에선 마지막 들숨이 들이켜졌다.

'결국, 여기까지인가!'

도훈은 이것이 사정 직전의 전조라는 것을 직감했다.

싸기 직전 마지막 몸부림. 고환에서 정액을 퍼 올려 발사하기 위한 신진대사의 마지막 반응.

'크흑! 이럴수가! 풀템으로 내가 진단 말야?'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때였다.

도훈이 발사를 카운트한 그 순간 정신없이 후장을 털리던 소연이 앞으로 고꾸라진 것은.

조임을 당하던 대물이 박을 곳을 잃고 처량하게 홀로 남았다. 암전되어 있던 주변이 환해지고 도훈은 마침내 사태를 파악했다.

[주인님! 정신이 드셨습니까?]

'뭔데? 방금 뭔 상황이야?'

[아아, 방금 주인님이 완전한 물아일좆을 경험하셨군요!]

'물아일좆? 설마 물아일체 같은 거냐?'

[네! 완전한 몰입 상태에서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든 것입니다.]

'얼마동안이나'

'어쩐지. 순간적으로 아무것도 안보이더라고.'

[그 사이 주인님이 미친 듯이 후장을 두들겼습니다. 결국 버티다 못한 소연양이 쓰러져버렸고요.]

도훈은 나가떨어진 소연을 쳐다보았다.

사지를 뒤틀며 경련을 일으킨 소연은 간질환자가 발작하듯 부들거리고 있었다.

"끄헉, 꺽, 끄허어어엉!"

소연은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마치 마약을 한사발 들이킨 사람처럼 완전히 이성을 놓고 있었다.

도훈이 급히 물었다.

"느꼈지?"

"끄헉, 컥, 흐어엉!"

"대답해. 가버린 거지?"

"모, 몰라, 오빤 미쳤어!"

"대답하라고! 완전히 맛탱이 갓잖아!"

"흐윽, 헉, 흐으윽, 극, 그래! 완전히 가버렷… 흐아아아아아앙!"

내로라하는 섹스광 소연이 견디기에도 무리였을까?

그녀는 몰아치는 쾌락의 폭풍에 견디다 못해 한 번 더 사방으로 분수를 뿜어댔다.

"끄아아아아아아앙!"

쏴아아아아아아!

심하게 털린 똥꼬에서도 알수 없는 분비물이 주륵주륵 흘러나왔다.

"후아아아아아앙!"

어찌나 뿜어대는지 도훈이 살짝 뒤로 물러났다.

'뭐야? 갑자기 왜 저래?'

[버티다 못한 몸이 끝내 무너진 것 같습니다. 쾌락의 여파가 여진을 일으키며 거듭 절정을 맞이하는 것이랄까요?]

'세상에. 삽입을 그쳤는데도 오르가즘이 한 번 더 터지다니. 근데 똥꼬에서 흘러나오는 저 액체는 뭐야?'

[아마도 그녀의 분비물이겠지요.]

'뭐?'

[본래 관장을 했어야하는데 만능 윤활제를 바른 채 들입다 꽂으셨지 않습니까? 만능 윤활제에 포함된 천연의 분해요소가 그녀의 분비물을 모두 액화시켜 배출하는 과정입니다. ]

[본래대로면 그렇겠지요.]

'세상에…. 후장하다 지린 이야기는 몇 번 듣긴 했지만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도훈은 기가 막혀하면서도 소연의 항복선언을 떠올렸다.

'아무튼 내가 이긴 거지?'

[네. 결국 주인님이 해내셨습니다.]

'후우-. 간발차였어. 나도 카운트 세고 있었으니까.'

[어찌보면 더 대단한 건 소연양일지도 모릅니다. 전력을 다한 주인님을 상대로도 마지막 순간까지 버텼으니까요.]

'그러네. 나이도 어린게 아주 타고난 색광이네. 어쩌면 오피가 천직일지도 모르겠어.'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죠. 앞으로도 종종 보게 될 것입니다.]

소연의 앞뒤 분출쇼는 한참을 이어졌다.

그녀의 몸안에 체액이란 체액은 모두 쏟아낸 후에야 경련을 멈추었다.

그 후 이성이 겨우 돌아오는지 시트 전체가 엉망이 된 것을 보고 창피해했다.

"허윽, 이게 뭐야."

"일단 쫌 씻어. 내가 대충 정리할테니."

"그, 그래주면 고맙고요."

겨우 이성이 돌아온 소연은 자신이 한 짓을 떠올리며 서둘러 샤워실로 향했다. 쾌락에 몸을 떨며 모든 것을 쏟아낸 이웋 몸은 신기할 정도로 가벼워져 있었다.

잠시 후 몸 상태를 정비하고 온 소연이 가운을 걸친 채 도훈에게 말했다.

"오, 오빠도 씻어요."

"난 좀 있다가. 담배 좀 피우고."

이성을 잃었던 순간에도 소연은 자신이 뭔가를 사방으로 배출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분명 똥을 지렸을 거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부끄러움이 훅 하고 밀려왔다.

"…으음. 저 때문에 괜히."

"아니야. 좋은 승부였어."

"어 근데, 오빠 얼굴이…."

소연이 고개를 갸웃했다.

도훈의 얼굴선이 처음에 봤을 때보다 훨씬 갸름해지고 인상이 부드러워졌던 까닭이다.

"왜? 내 얼굴이 뭐?"

"아, 아니에요."

'저 오빠가 원래 저렇게 잘생겼었나?'

슬슬 도훈의 역옹마스크가 풀리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도훈은 자신의 얼굴로 회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연은 뻑적지근한 섹스를 마친 이후라 그가 잘생겨 보이는 거라고 착각했다.

'하긴. 저 정도로 밤일이 뛰어난데 얼굴이 뭔 소용이겠어. 몸뚱이가 이미 원빈인데.'

샤워를 하면서 소연은 자신의 패배를 받아들였다. 눈 앞에서 오천을 날린 게 아깝기도 했지만, 도저히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절륜한 정력이었다.

'말도 안 돼. 살면서 그런 쾌락은 처음이었어.'

어린 나이임에도 섹스 경험이 적지 않앗던 소연이지만, 방금 전의 섹스는 평생 뇌리에 남을 만큼 강렬했다. 나중에는 정말 뽕을 맞은 것처럼 뇌가 쾌락에 절여져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결국 그런 혼돈의 와중에 자신이 패배를 인정해 버린 것이었다.

'어쩔 수 없지. 약속은 약속이나까.'

소연이 체념하고 잇는데 도훈이 그녀에게 담배를 권했다.

"너도 한 대 피울래?"

"그래요."

맞담배를 피우며 소연이 말했다.

"결국 제가 졌네요."

"솔직히 말하면 나도 싸기 직전이었어."

"어쨌든요. 약속은 약속이니까."

소연이 체념하며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무려 1억.

실제로 손해본 건 오천이지만, 전부를 날린 기분이었다.

도훈이 말했다.

"그래. 약속은 약속이니까 저 돈은 내가 챙기기로 하지."

그는 돈을 가방에 도로 주워 담으며 한마디 했다.

"대신."

"?"

소연이 귀가 번쩍 뜨여 도훈을 쳐다보았다. 뭔가 반전을 기대하는 한마디였다.

"만약 네가 정말로 그 변호사 새끼를 담그는 데 성공한다면, 이 1억은 성공보수로 다시줄게."

"저, 정말요?"

"그래.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성공보수야. 무슨 뜻인지 알지?"

"아, 알아요! 할게요! 꼭 해낼게요!"

"너무 자신하지마. 잘못하면 너만 다치고, 그 미꾸라지 새끼는 빠져나갈지도 모르니까."

"절대로 그렇게 못하게 만들겠어요."

1억을 다시 돌려 준다는 소리에 소연이 활기를 되찾고 도훈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아니, 이럴거면 뭐하러 그렇게 힘든 내기를 하신 겁니까?]

'말했잖아. 돈은 크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돈에 집착하는 소연의 태도가 고까워서 뺏으려 든 거지.'

[그럼 왜 또 그걸 돌려주십니까? 정당하게 다시 회수한 돈을요.]

'저렇게 돈을 좋아하는데 1억쯤 걸려야 눈이 뒤집혀져서 김변을 담그려 하지 않겠어? 결국 그녀를 진심으로 감복시킬 수 있는 거 돈 밖에 없거든.'

[아…. 괜찮으시겠습니까? 1억이 작은 돈은 아닌데요.]

'정원에게 받기로 한 돈이 3억이니 반반 나눠가진 셈이지. 너무 욕심부려도 좋지 않아. 게다가 소연도 나름 인생에 빨간줄 긋는 대가로 그 정도는 챙겨야 하지 않겠어?'

[정말이지 주인님은….]

'줬다 뺐는게 가장 나쁜 악당이라면, 뺐었다가 다시 주면 천사로 보이는 마법이랄까? 결국은 줄 돈이라면 방법에 따라 확실한 내편으로 포섭할 수 있다는 거지.'

[사람을 정말 들었다 놨다 하시는 군요.]

"그럼 이제부터 제가 어떻게 하면 돼죠?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잠깐. 그전에 나도 좀 씻자. 너무 땀을 많이 흘렸어."

"네. 저희에게 시간은 많으니까요."

소연은 어느새 고분고분해진 태도로 도훈을 예우했다. 섹스 한 방에 그의 진가를 깨닫고 강자를 존중하는 태도였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도훈이 소연과 함께 작당모의를 시작했다.

"다음 김변 만나는 날이 언제지?"

"주말에요. 평소에는 일이 바빠서 못보고요."

"그럼 이번 주말이 디데이겠군."

"디데이에요? 선데이 아니에요?"

소연의 무식한 소리에 도훈이 갑자기 한숨이 나왔다.

반반한 얼굴과 달리 생각외로 무식이 철철 넘쳤던 것이다.

'아니 이거 똑바로 작전 수행을 할 수 있긴 한 건가?'

< 1049 남의 떡이 더 맛있어.-19 > 끝.

ⓒ 성난불기둥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