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4. 별이 쏟아 지는-54- >
그러나 성수의 은근한 압박을 받게 되자 쉽게 잠이 오질 않았다. 도훈은 눈을 말똥말똥 뜬 채 벽만 바라보았다.
'성수는 내가 회장직을 수락해 줬으면 하는 눈치네.'
[예전부터 밑밥을 계속 깔긴했죠. 근데 성수군 입장에서도 주인님이 베스트이긴 하지 않을까요?]
'내가 왜?'
[일단 두 분이 꽤 친하지 않습니까? 인수인계도 편하겠죠.]
'사적으로 친하다고, 공적인 회장직을 물려 받는 건 다른 문제지.'
[그뿐인가요? 솔직히 2학년 중에서 주인님 만한 인재가 어딨습니까?]
'뭘 또 인재까지야?'
[우선 군필자구요.]
'회장직에 군가산점도 있냐?'
[중간에 군대 갈 일 없이 임기가 보장된다는 뜻이죠.]
'그리고?'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뭐하나 빠지지 않으니 후배들도 잘 따를 테고요. 아무래도 모범이 되는 선배가 회장을 해야, 회장으로서 위신이 설 테니까요.]
'너무 잘나도 문제구나. 문무를 겸비해버렸으니.'
[거기에 여색까지 겸하셨죠. 아주 국성대 체육과 여학우들을 죄다 자빠뜨린….]
'가만.'
[네?]
'그러고 보니 집행부가 꼭 남자로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나?'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니. 난 이제까지 대신 손발이 디어줄 사람이 없어서 고민했던 거거든. 내 시간 너무 뺏길까봐.'
[그렇죠. 주인님은 임용도 합격해야 하고, 대물플레이어로서 업적도 달성해야 하니까요. 학과일에만 얽매일 수 없죠.]
'그러니까. 게다가 우선이가 입대하는 것도 타격이었고. 태영이야 뭐 없어도 그만이라도.'
[그런데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2학기부터 차기 집행부로 넘어가게 되면 당장 1학년들이 주축이 되는 거잖아. 가을 축제건, 졸업식이건, 내년 OT, 새터, 개강총회까지. 학과 내 주류가 현 1학년들이 된다고.'
[그렇겠죠?]
'근데 나를 도울 집행부들이 다 내 수족이라면?'
[예?]
'생각해봐. 서현이는 머리가 좋아. 정음이는 성실하지. 연두와 나연이는 얼굴마담으로 분위기 잡기 딱 좋죠. 희주랑 경희, 효민이도 쓸쓸하게 써먹을 데가 있을 것 같지 않아?'
[설마 차기 집행부를 이도훈의 하렘 왕국으로 꾸미겠다는 소립니까?]
'굳이 남학생이 아니더라도 내 말에 껌뻑죽을 여자애들이 한 트럭이란 말이지.'
[팔선녀!]
'그렇지. 잘만 하면 의자왕처럼 군림할 수도 있다는 거야. 어차피 여자 후배들 능력에 맞게 적재적소에 투입해 주면 되니까.'
[그리고 그 팔선녀들은 주인님 말이면 충성을 다 할테고요?]
'어때? 참신한 계획 아니냐?'
[참신한 아이디어긴 한데,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무슨 감당?'
[이럴수록 여후배님들과 주인님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릴 텐데요. 주인님을 흠모하는 마음을 이용해서 부려먹는다면, 결국 그들도 주인님께 바라는 것이 생길 것입니다. 기브엔 테이크라면.]
'물론 그렇긴 한데….'
도훈도 로시의 지적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여학생들이 그를 따르는 건 확실한 반대급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번 여름 캠프에서처럼.
[해서 감당하실 수 있냐고 물은 겁니다. 혹시라도 여학생들끼리 싸움이라도 나면요? 주인님을 두고 충성경쟁을 펼치다 지금은 돈독한 관계가 틀어질지도 모릅니다.]
'알지 그거야. 그래도 현실적으로 이 방법이 최선이야.'
[그냥 회장직을 수락하지 않으면 되지 않나요?]
도훈은 반대로 몸을 돌려 잠에 골아 떨어진 성수를 쳐다보았다. 커다란 곰 같은 성수는 오늘 하루 피곤했던지 코까지 골면서 쿨쿨 자고 있었다.
배구 선수인 유미를 대신해 실질적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성수는, 누구보다 열심히 학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를 옆에서 보고 있자니, 도훈은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다른 사람이면 냉정하게 거절하겠는데 하필 성수 부탁이라.'
성수가 학과를 위해 희생해 온 것을 똑똑히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그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기가 미안했다. 실제로 그가 고사하고 나면, 학과를 제대로 이끌만한 후보군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우선이 군대를 안 가고 남았더라면 대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우선은 날까지 받아놓은 상태. 자칫, 회장감도 못 되는 이를 차선으로 선택했다간, 체육 과의 좋았던 분위기를 망칠지도 몰랐다.
그렇게 되면 성수는 도훈을 원망할 거시옥, 이는 학과 전체로 봐서도 마이너스였다. 그를 깨울까 하던 도훈은 다시 벽으로 등을 돌렸다.
'에이씨, 어떻게 안 한다고 말하겠어. 내가 해주기만 바라는 눈친데.'
[흐음, 이런거 보면 주인님도 은근히 잔정이 많은 타입이란 말이죠.]
'나도 계산적으로 살고 싶지. 하지만 방법만 있다면 수락해도 괜찮을 것 같아.'
[주인님이 구상한 그 방법은 잠재된 시한폭탄이란 거 아시죠?]
'안 터지게 잘 틀어막으면 돼.'
[반면에 터지면 폭발력이 어마어마 할 겁니다.]
'에이, 몰라. 아직 시간 남아있으니까 하루만 더 고민해 보고.'
도훈은 슬슬 골치가 아파오자 그냥 눈을 감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무음으로 바꿔놓은 그의 폰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
- 강민주 : 주인님, 언제 오시나요. 민주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는데….
4 연떡의 후유증 탓인지 도훈은 눈을 감자마자 민주의 문자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하아. 자나 보네."
혼자서 새벽까지 기다리던 민주가 대답 없는 폰을 쥔 채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몰래 자기 방으로 데려오고 싶었지만, 주변의 눈치가 너무 심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하긴 피곤했을 테니….늦게까지 술도 마시고.'
학생들과 어울리던 민주는 지도교수가 술에 취해 숙소로 들어가자 자신도 이내 자리를 떴다. 나이 차가 별로 안나는 조교긴 하지만, 그래도 학생들 사이에서 혼자 조교라는 것은 부담되는 일이었다. 아무리 격의 없이 어울린다고 해도, 대학생과 조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괜히 눈치도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느니 혼자서 방에 있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자신의 방에서 도훈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는데, 결국 독수공방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민주가 한숨을 깊이 내쉬며 몰래 챙겨온 가방을 한쪽으로 밀어냈다. 살짝 입구가 열려있더 가방에서 뭔가 툭 하고 떨어졌다.
도훈과 함께 즐기기 위해 가져온 성인 기구였다.
'응?'
그것은 손바닥만하게 생긴 진동기구였다. 바닥으로 툭 떨어진 기구를 본 민주는 문득 마음이 동했다.
'그냥 잠들긴 아쉬우니 혼자라도….?'
민주는 사실 얇은 이불속에서 속옷만 입은 채였다. 도훈이 들어오기만 하면 곧장 벗을 수 있도록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주가 자위기구를 들고 이불 안으로 들어가더니 입고 있던 팬티를 벗었다. 아예 브라도 풀어버렸다. 그리고는 진동기를 약하게 틀어놓고 천천히 스스로를 위로했다.
지이이잉~
약한 떨림과 함께 진동기가 가슴 주변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있던 민주는 그것이 마치 도훈의 터치라고 상상했다. 하필 오늘 해변에서 도훈에게 오일마사지를 받았던 터라,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으음…."
민주의 입이 벌어지면 신음이 흘러나왔다.
젖가슴을 문지르던 기구는 어느새 허벅지 사이로 내려가 소중한 곳을 자극하고 있었다. 금새 애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봇물이 터진 듯 계곡에서 흘러나온 물이 회음부를 타고 똥꼬까지 축축하게 만들었다.
"하아, 못 참겠어."
진동기구의 강도를 최대로 올린 민주가 가랑이를 활짝 벌리더닌 클리토리스를 직접 갖다 댔다. 숨어있던 공알이 밖으로 튀어나오자 그곳을 집중 공략했다.
"하앙, 아앙, 아아!"
찌릿한 자극에 민주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기구가 주는 애무엔 온기가 없었다. 더욱이 굵직한 것이 들어박히지 않으니 뭔가 아쉬웠다.
'하아….박히고 싶어.'
급기야 민주는 기구를 치워버리고 손가락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비키니라인을 따라 완전히 제모된 그녀의 봊이속으로 두 개가 쑤컹쑤컹 들어갔다.
"학, 학!"
이불까지 걷어차낸 민주가 임산부처럼 다리를 활짝 벌리고 손가락을 빠르게 쑤셔 넣었다.
파바바밧!
손목의 스냅이 미친 듯이 빨라지자 애액이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흥분한 민주는 이곳이 학생들과 함께 있는 민박집이란 것도 잊고 신음을 내질렀다.
"흐앙, 흐앗, 주, 주인님!"
눈을 감고 있던 민주는 자신의 손가락을 도훈의 대물이라고 상상하며 미친 듯이 쑤셔댔다. 두개가 세 개가 되고, 더 이상 깊이 들어갈 수 없을만큼 끝까지 찔러넣는데도, 민주는 1% 부족함을 느꼈다.
'아아, 굵직한 거. 주인님이 굵직한 게 필요해.'
자위로는 그녀의 뜨거운 몸을 잠재울 수 없었다. 그녀는 이미 도훈의 대물에 노예가 되어 있었다.
'흐윽~. 부족해. 이렇게는 안 돼.'
결국 민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뭔가 굵직한 거. 도훈의 대물처럼 크고 단단하게 필요했다. 하지만 낯선 민박집 방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자신의 가방까지 모두 뒤졌는데도 제일 굵고 길다란 도구는 립스틱뿐이었다. 민주가 탄식하듯 말했다.
"하아. 주인님이 아니면 이제 안 되는 구나…."
민주는 새벽만 아니면 옷이라도 걸치고 마당으로 뛰쳐 나가고 싶었다. 주방에 가면 분명 오이며 가지며, 굵고 실한 것들을 구할 수 있을 텐데.
조급해진 민주가 문고리를 잡은 채 살짝 문을 열어 밖을 확인했다. 모두가 잠든 시간이었지만, 간혹 담배를 피우러 나오는 학생들, 소변을 보는 학생들이 있었다.
'아아. 이 시간까지도….나가기는 힘들겠어.'
민주가 포기하고 다시 문을 닫는데 불쑥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자, 잠깐만 이건?'
그것은 길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를 이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굵직했다. 원형으로 생겨서 삽입도 가능해 보였다.
"잘하면?"
그랬다. 그것은 바로 민주가 붙들고 있던 문고리였던 것이다. 손가락만으로 아쉬움을 느끼던 민주는 이제 문고리를 이용해 자위를 벌일 생각을 한 것이다. 마침 문고리의 높이도 딱 알맞았다.
'시도는 해볼수 있을 것 같아.'
민주는 손잡이 단추를 똑 눌러 문을 잠근 뒤, 물티슈를 가져와 뭉툭한 문고리를 빡빡 닦았다. 문고리를 닦으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긴 했지만, 이미 들끓은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선 도저히 다른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 한번 해보기만 하는 거야.'
준비를 마친 민주가 문고리를 등 뒤에 두고 돌아서더니 서서히 다리를 벌렸다. 마치 후배위를 하는 것처럼 엉덩이를 뒤로 쏙 내밀고 질 입구를 조준하며 천천히 물러섰다.
"흐읍."
금속이라 그런지 대번에 찬 느낌이 밀려왔다.
게다가 머리는 원체 커서 도훈의 귀두보다 더 심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무, 무린가 이건?'
하지만 민주의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밑은 충분히 젖어있었고, 벌어질만큼 벌어져 있었다.
'한번만 더.'
"흡!"
민주가 힘을 주더니 눈을 질끈 감고 문고리에 들이댔다.
순간 그녀의 질 속으로 문고리가 쏙 들어왔다.
"학!"
독특한 구조가 갖는 어마어마한 압박감.
민주는 그곳이 터질 것 같은 벅찬 느낌에 한동안 움직일 엄두도 못내고 부르르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이내 적응했는지 천천히 엉덩이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앗, 흐앗!"
놀라웠다. 질의 신축성이 이 정도로 어마어마하다는 것에 스스로도 감탄하고 말았다. 민주가 문고리를 두고 엉덩이를 흔들며 자위를 개시했다.
"학! 학!"
쿵쿵~
민주가 엉덩이를 내리칠 때마다 부실한 문이 쿵쿵 흔들렸다. 하지만 흥분으로 가득 찬 민주는 오로지 박는데 집중했다.
"흐앗, 주, 주인님 더 쎄게!"
민주는 문고리가 도훈의 대물이라도 되는 냥 힘차게 엉덩이를 갖다댔다. 독특한 구조물이 질속을 헤집으며 민주를 절정으로 몰고갔다.
"하윽!"
결국 참다 못한 민주가 앞으로 고꾸라지며 쓰러졌다. 간질환자처럼 몸을 떨며 쏟아지는 쾌락에 정신를 차리지 못했다.
"흐으…흐으…."
문고리 자위는 상상 이상의 자극이었지만, 여전히 도훈의 대물만은 못했다. 굵기는 만족했지만 자궁 입구까지 쿡쿡 찔러두던 도훈의 대물에 비할바는 아니었다.
자위를 심하게 할수록 도훈에 대한 그리움만 커져갔다.
"하아…주인님…."
민주가 눈물을 글썽였다. 자신을 찾지 않는 도훈에 대한 원망과, 하다못해 문고리에 박고 있는 스스로의 행태에 비참함을 느낀 것이었다.
"흑흑, 민주 너무 외롭단 말이예요!"
바닥에 쓰러진 민주는 한참을 훌쩍거리다, 겨우 정신을 차렸다. 애액으로 반질반질해진 문고리를 다시 닦아내고, 잠들 채비를 갖췄다.
그녀는 눈을 감으며 다짐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도훈의 물건을 받아내고 말겠다면서….
민주가 각오를 다지며 잠이 들었다.
***
다음날 아침.
새벽부터 일어난 성수가 학우들을 깨웠다.
"자자, 기상. 기상."
그의 외침에 남자 방에서 자고 있던 후배들이 하나둘 눈을 떴다. 대부분 피곤으로 나가떨어졌기 때문에 비몽사몽간이었다. 성수는 아직도 자고있는 후배들을 보며 다시 외쳤다.
"1분 안에 안 튀어나오면 오늘 아침 설거지 전담할 줄 알아. "
그의 으름장에 후배들이 서둘러 주변의 친구들을 깨웠다.
그 와중에도 기절한 듯 쓰러져있는 도훈을 보며 성수가 쯧쯧 혀를 찼다.
'이 새낀, 뭘했다고 이렇게 기절한 거야? 술도 별로 안마신 놈이.'
성수가 도훈의 엉덩이를 발로 차며 깨웠다.
"일어나 이 게으른 놈아. 얼른 안 일어나?"
"뭐예요? 형?"
겨우 정신을 차린 도훈이 부스스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뭐긴 인마, 아침 구보하고 식사 준비 해야지."
"구, 구보요?"
< 994. 별이 쏟아지는-5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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