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3. 별이 쏟아 지는-43- >
섹스하다 x지린 이야기는 가끔 들었지만, 설마 거기에 내가 해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유미 역시 충격이 큰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아주 오지고 지려버렸구만.’
[아아, 이건 엄청난 흑역산데요. 유미양이 과연 재기를 할 수 있을지···.]
확실히 트라우마가 남을 거다.
차라리 잘된 일일 수도 있다.
한동안은 내 앞에서 부끄러워서라도 까불지 못할 테니까.
"저, 유미야."
"···네?"
"근데 나 ···하던 거, 마저 끝내면 안 될까?"
"예, 예?"
몰염치.
이것은 비상식이었다.
지려버린 유미를 앞에 앉혀두고 해서는 안 될 얘기였다.
하지만, 굳이 안 될 것도 없지 않는가?
"지, 지금 그게 무슨!"
유미도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쳐들며 목소릴 높였다.
그녀의 얼굴 앞에선 고무줄에 묶여 피가 몰린 대물이 씩씩거리고 있었다.
"아니, 싸기 직전이었는데 갑자기 중단돼서."
"······."
"네가 고무줄로 묶어 놔서 그런지 이대론 너무 아프단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지금···."
유미가 서운한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것은 다 유미의 업보다.
"애들한테는 오늘 일 절대 말 안 할게."
"?!"
유미가 눈을 치켜떴다.
이것은 반 협박이나 마찬가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평생 ‘들어박히다 X지린 년’이란 꼬리표를 달고 살지도 모른다는 무언의 암시였다.
"금방이면 끝날 거야."
"하-. 진짜 오빠···."
억울함과 수치스러움으로 유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와중에 사내의 물을 빼줘야 한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 것 같았다.
[좀 잔인하신 거 아닙니까?]
‘그러게 누가 고무줄까지 묶으래? 자기 즐길 땐 남 입장 배려 안했으니 똑같이 한 번 당해봐야지.’
[흐음, 그래도···.]
‘상관없어. 유미가 설사 이번 일로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해도, 그건 스스로의 문제야. 막말로 유미가 떨어져 나가주면야 나는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고.’
[흐음. 뭔가 복잡하군요.]
"힘들면 입으로라도."
말로는 설득하는 듯 보였지만, 이미 귀두를 입술에 문지르며 종용하는 중이었다. 유미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울먹이는 와중에도 대물을 입에 담았다.
"하- 진짜."
"아···, 조금만 더."
유미가 평소와 달리 소극적이길래 그녀의 뒤통수를 잡아 앞으로 끌어당겼다. 입안 가득 대물이 들어가자 유미가 숨이 막히는 지 컥컥댔다.
"콜록, 오빠, 조금만···."
"금방이면 돼."
어쨌든 미션의 완수를 위해서라도 사정은 불가피했다. 사정을 아니 할 수도 없지 않는가?
탁탁탁!
유미를 거의 오나홀 다루듯 냉정하게 흔들었다.
나를 생체딜도 취급했던 복수였다.
"읍읍!"
"아, 더 빨리. 더!"
타닥타닥타닥!
흔드는 속도를 더했다. 억지로 펠라를 요구하는 데서 오는 정복감에 잦이가 터질 것처럼 팽창했다. 특히 유미의 기죽은 표정에서 왠지 모를 짜릿함마저 느껴졌다.
‘완전히 기가 팍 꺾였군.’
[그럴 수밖에요. 저 당당한 유미양이 말로 담지도 못할 치부를 드러내고 말았으니까요.]
‘이쯤되면 유미는 내 밥이나 마찬가지야.’
"으, 으! 조금만, 금방 싸."
"우웁!"
끝을 향해 갈수록 격렬해졌다.
이미 유미는 정신을 놓은 것 같았다.
"입에다 싼다!"
"웁!!!"
부앜!!!
허락보단 용서가 빠르다는 말처럼, 나는 말을 마치자마자 입싸를 갈겨 버렸다. 고무줄에 묶인 뿌리 부분에서 찌릿찌릿 전율이 올라왔다. 마치 오랫동안 고여있던 정액이 마침내 터져나오는 데서 오는 해방감 같았다. 나는 입 안에 정액을 머금은 유미를 내버려두고 고무줄부터 풀어냈다.
유미가 정액을 뱉으려고 하자, 그녀를 향해 말했다.
"먹어."
"?"
"삼켜달라고. 삼키는 거 보고 싶어."
유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이더니 결국 꿀꺽 정액을 모두 삼켰다. 그녀는 이제 나를 거역할 수 없었다.
"으으!"
"잘했어."
"···오빠는 진짜 못 됐어요."
"미안. 나도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 고무줄로 묶인 데가 너무 아파서 말이야···. 싸지 않으면 큰 일 날 것 같더라고."
"······."
"너무 걱정마. 이번 일은 내가 무덤까지 안고 갈 테니까."
"정말이죠?"
"당연하지. 후딱 정리하고 나가자."
유미와 나는 후다닥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뒤처리를 하긴 했지만 유미가 하도 찝찝해해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저, 먼저 씻고 잘게요."
"어, 그럴래?"
유미가 풀죽은 모습으로 여자 숙소로 들어갔다.
왠지 통쾌하면서도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너무 심하게 길들였나? 뭐 지도 이번 일로 느끼는 게 있겠지.’
***
여자 숙소에 들어간 유미는 밀려오는 수치심에 한동안 펑펑 울었다. 이미 다른 여학생들이 몇이 잠이 들어 있었기에 차마 소리는 내지 못하고 방구석에 앉아 혼자 끅끅거렸다.
‘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오빠가 나 이제 더럽다고 생각하겠지?’
설마 그 와중에 지려버릴 줄이야.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나 한심했다. 괄약근이 통제를 벗어난 것이 물론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지린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멘탈이 강했다. 경기를 나설 때면 잘하고도 지는 날이 많았고, 승리의 기쁨보다 패배의 쓰라림을 곱씹은 날은 더 많았다. 유미는 금세 기운을 차리더니 마음을 비워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씻고 자자.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고. 어차피 돌이킬 수도 없잖아.’
샤워장으로 향하던 유미는 엉겹결에 누군가의 발을 밟고 말았다.
"앗, 미안 괜찮니?"
"누, 누구···. 아, 유미 언니. 들어오셨어요?"
발을 밟힌 여학생 하나가 부스스하게 눈을 떴다.
"경희구나. 미안. 방이 너무 어두워서."
"괜찮아요, 언니. 씻으러 가시는 거예요?"
"어, 어. 운동하고 왔더니 좀 찝찝하네."
"네. 그럼 저 다시 잘게요."
"그래."
경희는 어딘가 불편한 것처럼 몸을 돌아눕더니 계속 뒤척였다. 유미는 그런 경희를 보며 생각했다.
‘쟤는 근데 또 왜 저래? 심하게 뒤치기라도 당한 사람처럼.’
***
[벌써 3명째 군요.]
‘아직 멀었어. 2박 3일 캠프 기간 중 10명을 채우려면 오늘밤 최소 5명은 자빠뜨려야 해.’
[체력이 되시겠습니까?]
‘일단 쥐어짜 보고 안 되면 아직 한발 남았다라도 써야지.’
도훈은 스킬을 최대한 아껴두고 싶었다. 오늘만 날도 아니고, 내일이 되면 더 힘들 텐데 첫날부터 스킬을 남발할 순 없었다.
‘최대한 아껴 쓰긴 해야겠는데···. 유미 고무줄에 당한 게 너무 타격이 큰데.’
유미와의 일전은 전투를 방불케 했다. 무엇보다 꽁꽁 묶인 채로 발기를 유지하느라, 섹스가 끝난 지금에도 좆 끝이 찌릿 거렸다.
‘허으, 혹시 부상 입은 거 아니야?’
[상태를 한 번 점검해 드릴까요? 신체 스캔을 해보겠습니다.]
‘오케이.’
도훈이 구석 테이블에 앉아 신체 스캔을 하고 있는데, 그를 발견한 여학생 한 명이 그에게 다가왔다.
"어? 도훈 오빠? 어디 가셨던 거예요?"
말을 걸어온 이는 효민이었다.
"경희도 갑자기 안 보이고 오빠도 사라지고. 아까 막 두 사람 찾으러 다녔는데."
"진짜? 미안, 나 방금까지 유미랑 배구 연습하고 왔거든. 경희한테 전해 달라 했는데 길이 엇갈렸나보다."
"회장님하고 배구연습이요? 아, 맞다. 내일 무슨 대회 출전하신다고 하셨죠?"
"어. 비치발리볼. 유미가 2인제는 많이 못 해봤다면서 리시브 연습 좀 하자더라고. 덕분에 야밤에 배구 실컷 했지."
도훈은 여자 화장실에서 유미의 엉덩이를 스파이크로 후렸던 장면을 떠올렸다. 어쨌든 그것도 연습이라면 연습이었으니까.
"그랬구나. 몰랐어요. 경희도 먼저 들어가 잠들어버렸거든요. 옆에 앉아도 돼요?"
"물론이지."
효민이 생글생글 웃으며 도훈의 맞은편에 앉았다. 도훈이 빠구리를 치고 다니는 동안 제법 술을 마셨는지 얼굴도 빨개지고 몸은 휘청거렸다. 그 결과 의자에 앉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 한 걸 도훈이 손을 뻗어 붙잡았다.
"아이코!"
"조심해야지. 술 많이 마셨어?"
"고마워요, 오빠."
효민이 자세를 다시 잡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이제 시작이잖아요. 태영이가 그러던데요? 오늘 밤 찢어 버려야 한다고."
"하하. 태영이가? 그나저나 우리 조 애들은 다 어딨어?"
"경희랑 오빠 사라지고 나선 흐지부지됐어요. 우선이 오빠는 부회장님이 불러서 가고 태영이랑 아영이 나까지 셋이서 마셨는데 계속 태영이가 아영이랑만 얘기해서 재미없어서 돌아다니던 중이었어요."
"그랬어?"
‘태영이 이 새끼 또 시작한 거 같은데?’
[이번엔, 아영양입니까? 또 주인님에게 헌납하겠군요.]
‘아니 난 일부러 뺏으려고 뺏는 건 아닌데···.’
물론 도훈이 고의적으로 태영이 노리던 여자를 강탈해 간 것은 아니었다. 그저 우연히 태영과 자신의 타겟이 겹쳤을 뿐.
"어머, 땀 좀봐. 운동 열심히 하셨나봐요."
효민이 갑자기 긴팔 소매로 도훈의 이마에 흘린 땀을 닦아 주었다. 도훈은 당황했지만, 그녀의 소매에서 나는 섬유유연제 냄새가 좋아 잠자코 있었다.
‘은근히 자상한 데가 있는데.’
[근데 좀 적극적인거 같은데요?]
‘그러게. 취하니까 과감해 진 것 같아.’
"그랬나? 씻으면 눕고 싶을 거 같아서···."
땀을 닦아 준 효민이 도훈을 보더니 귀엽게 웃었다.
"이래서 오빠가 인기가 많구나."
"갑자기 무슨 소리야?"
"저 술 한잔 주시면 얘기해 드릴게요."
효민이 갑자기 빈잔을 내밀었다. 도훈은 심심하기도 하고, 어차피 신체 스캔을 하는 동안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오빠도요."
"나도?"
"네. 오빠는 별로 안 마셨잖아요. 혼자 취하면 재미 없다고요."
효민이 굳이 술병을 빼앗더니 빈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건배."
"건배."
효민이 도훈을 보며 눈웃음 치더니 꿀꺽꿀꺽 술을 넘겼다. 도훈은 적극적으로 변한 그녀의 모습에 속으로 웃었다.
‘얌전한 것 같더니 취하니까 과감해지네.’
[아깐 내숭이었을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지난 번에 쓰리썸할 때도 그랬잖아. 모르는 척 혼자 숨어서 자위하다 나한테 딱 걸려 가지고. 효민이도 발랑 까진 건 아니어도 알 건 다 아는 애거든.’
"왜, 1학년 여자애들이 오빠 엄청 좋아하는 거 알아요?"
"진짜?"
나는 금시초문인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몰랐어요? 에이, 괜히 부끄러우니까 모른 척 하시긴."
"태영이가 한 번 귀뜸해주긴 했어. 근데 지나가는 말이라."
"누군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효민은 대단한 비밀이라도 알려주는 것처럼 생색을 냈다.
그녀는 술잔을 들더니 맞은편 자리에서 도훈의 바로 옆자리로 옮기더니 찰싹 달라붙었다. 누가 봐도 고의적인 스킨십.
"누가 들으면 곤란하니까 귓속말로···."
효민이 도훈의 귀에 바짝 입을 붙이더니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으며 속삭였다.
"···그러니까 그게 누구냐면요···."
"어? 형 어디 갔다 오셨어요?"
갑자기 태영이 다가오자 효민이 후다닥 귓속말을 중단하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손에 맥주캔을 든 태영은 살짝 눈이 풀려 있었는데,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다.
"아이참, 도훈이형 어디갔다 오신거예요. 아까 한참 찾았구만. 어? 효민이 넌 왜 여기있냐?"
그는 그제야 효민의 존재를 발견한 듯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효민이 상대하기 귀찮다는 듯 콧방귀를 끼더니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무시당한 태영이 뻘쭘해하자 도훈이 대신 설명했다.
"유미랑 배구 연습 좀 하다 왔어. 효민이는 방금 만났고. 너 근데 많이 마셨냐?"
"아하! 배구! 우리 도훈이 형이 또 배구 하나는 기가 막힌데!"
"야야,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같이 앉아. 근데 아영이는?"
"아영이는··· 혼자 야구 본다고."
"야구?"
그때 아영이 어디선가 등장하더니 도훈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오셨어요, 오빠?"
"야, 너 야구 본다면서···."
"결과만 잠깐 확인했어."
다시 아영까지 합류하자 조가 재결합했다. 처음과는 달리 우선과 경희만 빠진 채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이가 하나씩 빠진 듯 소수의 인원으로 재편되어 있었다. 또는 줄어든 숫자를 맞추기 위해 합쳐진 조도 있었다. 술자리가 무르익어 가면서 점점 정예맴버들로만 재편되는 과정이었다.
"아영이는 야구 좋아하나 보구나."
"···네, 뭐."
아영은 원래부터 말이 짧았기 때문에 도훈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 태영이 아영이만 챙긴다고 혼자 따로 나왔고 아영은 그런 태영을 상대하기 귀찮아 야구를 본다는 핑계로 도망쳤던 모양이었다.
‘흐음. 아영이는 근데 하나도 안 취한 것 같은데?’
대작을 한 태영은 고주망태가 되어 코가 삐뚤어졌지만, 아영은 여전히 끄떡없었다.
‘술을 몰래 비웠던지, 보기보다 술이 쌔던지 둘 중 하나겠구만.’
[아영양이 주인님께 관심을 보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왜 그렇게 생각해?’
[태영군에게 벗어났다가 주인님을 보고 다시 왔으니까요.]
‘흐음. 뭐 그냥 심심했을 수도 있고.’
"자, 그럼 다시 다 같이 모였는데 한 잔 할까요?"
신이 난 태영이 빈 잔에 술을 채웠다.
모두가 잔을 들며 건배를 하는 데 아영과 효민의 잔이 도훈의 잔과 경쟁적으로 부딪혔다.
도훈은 두 사람을 보면서 누구를 고를지 고민에 빠졌다. 둘 다 어리고 예쁜 미인이었기 때문에 판단이 쉽지 않았다.
‘흐음, 다음 타자는 누가 좋으려나?’
[신체 스캔이 끝났습니다, 주인님.]
‘엇, 진짜? 어때?’
[저 그게···.]
< 983. 별이 쏟아 지는-43-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