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78. 별이 쏟아 지는-38- >
"어, 엎드리고요?"
"그래. 개처럼."
개처럼이란 단어에 경희가 바짝 흥분했다. 그녀는 맨바닥에 손을 짚더니 엎드려뻗쳐 자세로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나는 무릎을 살짝 구부려 높낮이를 조절한 후 다짜고짜 대물을 들이박았다.
퍽!
"아흑!"
"버텨. 무너지면 다치니까."
허리를 붙잡고 땅바닥에 엎드린 강경희를 신나게 따먹었다. 경희의 허리는 잘록한 편은 아니었지만, 운동으로 단련되어 단단한 느낌을 줬다. 엎드린 자세 역시 가만히 지탱하기에도 만만치 않았으나, 하체가 단단히 고정된 것으로 보아 근력은 상당한 편이었다.
"꽉 물어."
"무, 물라고요?"
"쪼으라고."
경희가 말귀를 알아채고 괄약근을 조이듯 그곳에 힘을 바짝 주었다. 허벅지가 부풀며 안으로 쥐어 짜지자 순간 뻑뻑한 느낌이 배가 되었다.
‘우오, 역시 단련된 하체!’
[여자도 하체가 중요한가요?]
‘당연하지. 옛말에 그런 말이 있거든. 싸이클 선수에게 간 여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라는.’
[네? 흑형이 아니라요?]
‘같은 소리긴 해.’
[근데 난데없이 싸이클 선수는 왜요?]
‘모르는구나. 프로 뛰는 싸이클 선수 허벅지면 경희 허리통만 할 걸?’
[허, 허리요?]
‘내가 두 손으로 감싸도 엄지끼리 안 닿을 정도니 말다했지.’
[굵기는 엄청 굵군요.]
‘예로부터 하체를 중요시한 이유는 다름이 아냐. 하체는 제2 의 심장이라 불리거든. 대퇴부는 근메스가 가장 두터운 곳이야. 따라서 허벅지 굵다는 건, 그만큼 혈류량이 많다는 거고 피가 빨리 많이 도니 정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오!]
‘또한 하체가 단단해야 피스톤 운동도 버틸 수 있거든. 싸이클 선수가 지구력이 그렇게 엄청 나다잖아. 그래서 여자들이 한 번 맛보면 사족을 못 쓴다고.’
[신기하군요. 근데 여자는요?]
‘기본적으로 메커니즘은 비슷해. 운동한 여자랑 안 한 여자랑은 체력부터 다르거든. 운동 좋아하는 여자들이 맛도 좋지.’
[역시. 그래서 체육교육과 여자들이 남달랐군요.]
‘그리고 여자는 특별히 내측근 쪽을 발달시키면 조이는 힘도 덩달아 강해져. 진짜 센 여자들은 허벅지로 수박을 끼워 터뜨릴 정도랄까?’
[수, 수박을요?]
‘그러니 남자 좆이 버텨내겠어? 대가 약한 것들은 구멍에 꽂았다가 그대로 으스러져 버리고 말걸?’
경희의 하체는 확실히 대단했다. 피지컬로 보면 누구보다 강했다. 스포츠 천재인 정음은 하체도 하체지만 타고난 명기쪽에 가까웠고, 유미역시 배구선수다 보니 키에 비하면 하체는 비교적 늘씬한 쪽에 속했다.
하지만 경희는 코트에서 수없이 뛰어다녀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육상선수의 그것처럼 하체가 발달해 있었다. 단련된 하체의 조임은 PT트레이너였던 송미나 코치와 비견될 정도였다.
"크흡!"
경희가 엎드린 자세로 허벅지를 바짝 조이자 순간 찌릿- 한 감각이 올라왔다.
"이, 이렇게 하면 되나요?"
"좋아. 느낌 아는데?"
나의 격려에 고무된 경희가 신이 나서 조임을 반복했다.
하체가 조여질 때마다 대물 전체에 찌르르한 압박감이 느껴지며 피스톤 운동을 유지하기 버거울 정도였다.
"어우 썅, 존나게 조이네."
"하, 하앗, 좋으세요?"
"그래. 이 맛이야. 맛집이 여기 있었구만."
하지만 제아무리 두터운 방패라도 나의 창을 막을 순 없다. 특히 뒤치기 때 강화되는 후배위 특전으로 나의 대물은 더욱 단단해졌다.
"하읏, 오빠 꺼 너무 커요!"
"그래서 좋아 하잖아. 어우, 나처럼 후배 위하는 선배있는지 찾아봐."
"흑, 어, 없어요. 오빠가 최고예요!"
퍽!퍽!퍽!
으슥한 골목길로 찰진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
적당히 술에 취한 유미는 시각을 확인했다.
‘8시. 섹스하기 딱 좋은 시간이네.’
체육과 인싸 답게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며 인맥을 과시하던 그녀는 이제 도훈을 찾고 있었다.
‘오빠가 어디 갔지? 슬슬 배구 연습 가자고 해야겠다.’
유미가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도훈을 찾는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잠깐 화장실 갔나 하고 기다리는데도 한참을 나타나지 않자 유미도 슬슬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오빠가 어디로 사라졌지? 느낌이 쎄한데?’
유미는 도훈의 정체에 대해서 완벽하게 모르지만, 그가 보통 사내와 다른 걸 알고 있었다.
‘여자 없인 못 살건 같은 오빠긴 한데···.’
불안한 마음에 도훈을 찾아나서던 그녀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어이구, 우리과 회장이 여기있었구만!"
누군지 보니 술이 거나하게 취해 코가 빨개진 학과장이었다. 지도교수 자격으로 따라온 그는, 오후 내내 잠만 퍼자다 회식이 되어서야 학생들 사이에 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머, 교수님. 술 많이 드셨나봐요."
"껄껄. 뭘 이정도 가지고. 같이 술먹다가 갑자기 사라지면 어떡하나? 한 잔 하자고."
유미가 마지못해 술을 받았다. 교수는 얼마나 술을 처먹었는지 제대로 술도 못 따를 지경이었다.
"학생도 하고 운동 선수도 하느라 고생이 많네."
"교수님, 술이···."
"아이고, 내가 넘치게 따라버렸구만!"
유미의 손등에 술을 흘릴 정도로 고주망태가 된 교수가 다시 껄껄 거리며 웃었다. 유미는 점점 열이 받기 시작했다.
‘아씨, 아까 상대해 줬으면 됐지. 영감탱이가 노망이 들었나.’
유미는 성격이 좋아 어지간한 추태도 받아주는 편이었다. 특히 교수가 술에 취해 여학생들만 끼고 노는 모습이 아니꼬왔지만, 남자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짐짓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 번 자리를 파했음에도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교수를 보자 성격 좋은 유미라도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늙다리 영감탱이 따위를 누가 좋아한다고 저 지랄이람?’
"자, 한 잔 하자고."
"교수님 근데 약주가 좀 과하신 거 같아요."
유미가 좋은 말로 타일렀지만, 코가 삐뚤어진 교수는 조금도 알아듣지 못했다.
"와하하! 내가 술이 얼마나 센데! 이 정도론 끄떡 없다고!"
노익장을 과시하려는 듯 교수가 단숨에 소주를 들이켰다. 유미가 속으로 혀를 끌끌차며 대작을 해줬다.
"그럼 한 잔 더 가보실래요?"
"좋지?"
만취한 교수가 민폐를 부릴까 걱정이 든 유미가 자청하고 교수를 보내기로 결심했다. 소주를 가득 채운 유미가 다시 건배를 제의하자 교수가 다시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끄어-! 유미, 자네 술이 좀 세구만?"
"어유, 교수님만 할까요. 한 잔 더 어때요?"
"하, 한잔 더?"
연거푸 원샷을 때리자 교수가 살짝 휘청거렸다.
하지만 예쁜 여제자 앞에서 자존심을 죽일 수 없었던 교수가 끄떡없다는 듯 다시 잔을 내밀었다.
"좋지! 한 번 먹고 죽어 보자고."
‘너나 죽어 병신아.’
유미가 다시 술을 따랐다.
말술의 유미, 주당 유미라 불렸던 그녀에겐 소주 몇 잔 정도는 우스웠다.
3차례 연속, 연타가 들어가자 교수가 점점 버거워하는 게 느껴졌다.
"끄어어어억! 어이구, 술 좀 오르네. 안주 좀 먹고 하세."
"안주가 필요 있나요? 글라스로 마신 것도 아니고. 참, 교수님 밍밍하게 기별도 안 오는데 아예 글라스로 할까요?"
유미가 조그만 소주잔을 치우더니 물컵으로 쓰는 글라스 두 개를 가져왔다. 그쯤에 이르러서야 교수도 장난이 아님을 직감했다.
‘이, 이게 누굴 보내려고.’
"크, 크흠. 밤도 긴데 천천히 마셔도 되지 않겠는가. 허허."
"아잉, 교수님. 그러지 말고 딱 한 잔만 받으세요."
"아니 그래도 이건···."
교수가 한 발 빼자 유미가 갑자기 팔짱을 끼며 교수에게 애교를 부렸다. 뭉클한 젖가슴이 노교수의 팔꿈치에 문질러지자 순간 교수가 노욕이 일어났다.
‘으읏, 이런 훌륭한 학생이 있나.’
"교수니임! 남자답게 딱 한 잔만. 저도 마시는데."
유미가 은근슬쩍 자존심을 건드렸다. 남자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여자인 자신도 마신다면서 두 번 긁은 것이다. 거기다 육탄돌격으로 애교까지 부려대자 교수도 호승심이 일었다.
"나참, 알겠네. 딱 한 잔만 더 하세나."
유미가 싱글벙글 웃으며 글라스를 끝까지 채웠다. 물론 자신의 잔도 끝까지 채웠다. 아무리 주당인 유미라도 연거푸 술을 들이 부으니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까지 한 것은 일종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저런 진상은 내가 상대하는 게 낫지. 애꿎은 후배들 고생시키느니.’
교수는 딱 봐도 늙어서 주책이란 말이 어울리는 작자였다.
평소엔 점잖은 척, 근엄한 척하다가도 술이 들어가자 어린 여대생들에게 은근슬쩍 개수작을 부렸다. 그 꼴을 보고 있으니, 차라리 유미는 자신이 총대를 매기로 한 것이었다.
"자, 그럼 짠!"
유미가 귀엽게 윙크를 하며 잔을 부딪혔다.
교수가 글라스 잔을 보고 머뭇거리자 자신이 먼저 과감하게 소주 글라스를 원샷했다. 그 모습을 본 교수 역시 질 수 없다는 듯이 원샷을 때렸다.
"끄억! 자, 자네 술이 정말···."
유미를 의식한 교수가 무리하게 글라스 샷을 날리다 결국 머리를 처박고 기절하고 말았다. 유미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교수의 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교수님, 어머 교수님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야?"
놀란 성수가 후다닥 달려왔다. 술에 취한 교수는 그대로 이마를 테이블에 처박고 기절한 상태였다.
"교수님 왜 이러셔?"
"술이 너무 과하셨나 봐요. 그러게 제가 천천히 마시랬는데."
정작 술로 보내버린 유미가 모르는 척 호들갑을 떨었다. 성수는 쯧쯧 혀를 차더니 교수를 부축해 들처업었다.
"안되겠다. 교수님 방안으로 모셔드려야겠어."
"네 오빠. 제가 도울게요."
원체 힘이 좋은 성수는 교수를 단숨에 업고 방으로 향했다. 유미가 뒤따르며 문을 열어주고 이부자리를 펴주었다.
교수를 방으로 옮긴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와서 대화를 나눴다.
"휴-. 별일 없겠지?"
"그냥 술 마시다 취해서 잠드신 건데요 뭘."
"하긴. 그나저나 너도 많이 마신 거 아니야? 내일 오전부터 경기 있잖아."
"괜찮아요. 저녁에 잠깐 몸 풀면 금방 또 술 깨니까."
"이 밤에?"
"네. 도훈 오빠랑 야외 코트 가서 몸 좀 풀려고요. 야간 조명 켜놔서 괜찮을 것 같아요."
"그래? 내가 같이 도와줄까?"
"에이, 오빤 애들 챙겨야 되잖아요. 회장 부회장 다 사라지면 어떡해요."
"아 그렇네."
"근데 오빠 혹시 도훈 오빠 어디 갔는지 아세요?"
"도훈이? 모르겠는데?"
성수는 후배들을 챙기고 있어서 도훈이 사라진 걸 여지껏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나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아까, 경희가 뽑아가지 않았냐? 그쪽에 있겠지. 우선이랑 태영이도 같이."
"찾아봤는데 없더라고요."
"어? 그래? 담배 피우러 나갔나?"
성수는 흡연자였으므로 가끔 담배를 태우러 민박집 밖으로 나갈때가 많았다. 도훈 역시 그러려니 했다.
"밖에 한 번 찾아봐. 설마 어디 갔을라고."
"네."
성수의 말을 들은 유미가 배구공 가방을 메고 민박집 밖으로 나섰다. 그녀 역시 마지막에 교수를 보내기 위해 무리를 했는지 살짝 알딸달한 기운이 올라왔다.
‘으으, 오랜만에 취한 것 같네.’
유미는 워낙에 알아주는 말술이었으므로 술에 취해 실수하는 일이 없었지만, 지금은 연거푸 들이킨 소주로 인해 살짝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아이씨, 그나저나 오빠는 어디로 사라진거야?’
건물 밖에서도 도훈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던 유미는 근처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성수가 한 말이 떠올랐다.
-아까, 경희가 뽑아가지 않았냐?
‘맞다. 강경희. 걔도 없었는데?’
조편성을 빙자한 노예팅 당시, 도훈을 제일 먼저 선취한 사람은 다름아닌 강경희였다. 그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둘이 동시에 모습을 감추자 유미 역시 부쩍 의심이 들었다.
‘설마, 이것들이?’
유미는 선수 생활을 병행하느라 과 후배들에 대해선 잘 모르는 편이었지만, 경희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자신처럼 학교 대표 선수이자, 전국 대학체전 테니스 선수로 나간다는 것도.
어찌보면 포스트 마유미로 불릴만큼 피지컬적으로 굉장히 닮은 상대였다.
‘오빠랑 설마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아니겠지?’
한번 의심이 들자 유미도 점점 생각이 그쪽으로 뻗어나갔다.
특히 자신을 감당해낸 도훈이라면, 경희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충분히 가능하지. 오빠가 얼마나 밝히는데···.’
유미는 전지 훈련과 경기 스케줄로 도훈과 못 볼 때가 훨씬 많았다. 하지만 도훈의 정력과 성욕으로 봐선 절대 혼자 있을 위인이 아니었다.
‘우씨, 이것들이 진짜.’
술기운까지 올라 흥분한 유미가 씩씩거리며 민박집 주변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만에 하나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등짝을 스파이크로 후려쳐 줄 생각이었다.
‘감히 나를 두고 딴 년이랑 놀아나? 그것도 나랑 비슷한 후배로?’
도훈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보다, 자신을 대체할 다른 사람을 구했다는 데서 자존심이 팍 상했다.
‘이 난봉꾼 자식. 내가 분명 먼저 말했는데 홀랑 다른 여자 따먹으로 도망갔다는 거지? 걸리기만 해봐, 진짜. 오늘 가만 안 둘 테니까!’
유미는 도훈과 경희가 향했던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가로등 하나 달랑 켜진 으슥한 분위기가 뭔가 일을 벌이기 좋은 장소 같았다.
흥분한 유미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골목길을 뒤지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내면에 폭력적인 성향이 강한 유미가, 질투심과 술기운이 범벅이 되자 바짝 독이 올랐다.
‘이도훈. 잡히기만 해봐. 아주 잦이를 지근지근 밟아버릴 테니까.’
< 978. 별이 쏟아 지는-38-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