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7. 단기 알바-17- >
나는 후다닥 가운데를 가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만있던 문이 저절로 열릴 리는 없는데?
"앗, 쏘리.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술에 취한 크리스티나가 배시시 웃으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뭐, 뭐해? 얼른 문 안 닫고?"
그러나 크리스티나는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오히려 손에 든 걸레를 내밀며 계속 말하는 것이었다.
"이거 빨아 달라니까."
걸레를 빨아 달라는 건지, 본인을 빨아 달라는 건지.
이쯤 되자, 크리스티나의 의도가 확실해 졌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인사불성이 된 틈을 타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실로 부끄러움도 수치심도 모르는 욕망의 노예 같으니라고.
‘아무리 궁했다지만 남자친구 집에서, 그것도 남자친구가 술에 뻗은 틈을 타 음심을 드러낼 줄이야. 이건 해도 너무 하는구만.’
[어차피 주인님이 바라던 바가 아니었습니까?]
‘아무리 공략이 걸렸어도 상도덕이란 게 있는 거지. 이건 진짜 경우가 아닌데···.’
[주인님이 언제부터 경우를 따지셨다고요? 줘도 못 먹는 남자를 뭐라고 부르는지는 잘 아시죠?]
‘알지. 그리고 내가 임자 있는 여잘 먼저 건드리진 않아도, 오는 여잔 절대 안 막는다는 것도.’
상대가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나온다면야, 나 역시 거리낄 게 없다. 차명우의 집이라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그는 지금 안방에 시체처럼 뻗어 있다. 사실상 둘만의 무대인 셈.
"거참. 알았어, 줘."
나는 대물을 가리던 손을 치우고 걸레를 받았다.
자연히 크리스티나의 시선은 걸레, 아니 대물에 꽂혔다.
"와! 명우씨가 과장한 게 아니었네."
"뭘 그렇게 봐?"
"잦이."
"거참 뻔뻔한 건지, 겁이 없는 건지."
"둘 단데?"
"모델들은 패션쇼 할 때 훌렁훌렁 벗는다며? 그래서 그런가?"
나는 쪼그려 앉은 자세로 천장에서 떨어지는 샤워기 물에 걸레를 빨았다. 크리스티나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쪼그려 앉았다. 짧은 치마를 입은 덕에 벌어진 다리 사이로 그녀의 팬티가 훤히 보였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왜? 내가 보니까 부끄러?"
"부끄러워할 크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꺄하하, 너 진짜 자신감 넘치네. 참고로 말하면 내 고향에선 너 정도는 흔해."
"흥. 크기만 같으면 다 같나? 강도가 다른데."
"어쭈?"
걸레를 빨 때마다 덩달아 대물이 시계추처럼 앞뒤로 흔들렸다. 쪼그려 앉은 크리스티나는 달랑거리는 대물에서 시선을 떼질 못했다.
"꼴리면 거기서 더 커져?"
"궁금하면 꼴리게 해보시던가?"
"풉-. 너 나랑 하고 싶지?"
"누가 누구한테 하는 소린 줄 모르겠네."
"나?"
나는 걸레 빨기를 멈추고 취한 크리스티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아까 술 게임 할 때부터."
"어?"
"그때부터 나랑 하고 싶었지?"
"웃기시네. 내가? 너랑?"
"아니야? 난 그렇게 느꼈는데."
"진짜 웃겨. 내가 남자친구 있는 여자란 걸 잊으셨나 보네?"
"그 남자친구가 안방에서 뻗어 있는데, 여기서 내 잦이를 구경하고 있다는 건 잘 알겠네."
"니가 보여준 건데?"
"본다고 빤히 보는 너도 정상은 아니지."
"이게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한 번 혼나볼래?"
크리스티나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나 역시 일어섰다. 러시안 모델인 크리스티나는 170 가까운 키였지만, 나에 비하면 머리 하나는 부족했다.
"어떻게 혼낼 건데?"
"이렇게."
크리스티나가 대물을 콱- 움켜쥐었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
나는 대뜸 젖은 몸으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격렬한 키스를 퍼부었다. 크리스티나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벌리며 혀를 밀어 넣었다.
음탕한 혓바닥이 뜨거운 입속에서 뒤얽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린 옷을 벗겼다. 내가 벗기는 건지, 크리스티나가 벗는 건지 헛갈릴 정도로 다급한 동작이었다.
순식간에 크리스티나가 알몸을 노출했다.
속살은 촬영할 때부터 눈여겨 봐서 알지만, 브레지어가 벗겨지고 팬티가 내려가자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핑두에 핑보, 게다가 왁싱까지. 완벽하네.’
나체가 된 크리스티나는 엘프 그 자체였다.
그야말로 순백의 피부에, 들어갈 곳과 나온 곳의 구분이 확실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충동을 느끼며 그녀의 둔부를 두손으로 콱 움켜쥐었다.
"하앗."
"말해봐. 나랑 하고 싶었지?"
"그래. 처음 볼 때부터 꼴렸어."
"그런 것 같더라. 나를 너무 뚫어지게 보더라고."
"흥, 너도 마찬가지잖아."
우린 샤워기 물을 맞으며 최대한 밀착했다. 물에 젖은 피부가 미꾸라지처럼 끈적거렸다. 한참 포옹을 하던 크리스티나가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나는 등으로 샤워기 물줄기를 막으며 그녀의 얼굴에 물이 튀지 않게했다.
"어쩜, 명우씨랑은 비교도 안 되네."
그녀가 두 손으로 대물을 거머쥐면서 한 말이었다.
어느새 터질 것처럼 꼴린 대물이 우뚝 선 채 그녀의 얼굴 앞에서 늠름하게 서 있었다.
"정말 너네 동네서 나 정돈 흔해?"
"아니. 거짓말이야. 너 정도는 흔치 않지."
"서양애들은 다 큰 줄 알았는데."
"물론 큰애는 커. 하지만 이렇게 단단하진 않아. 이렇게까진."
그녀가 두 손으로 대물을 어루만지더니 곧장 입에 넣었다.
뜨거운 혓바닥이 닿자 불알이 쪼그라들 만큼 찌르르한 자극이 밀려왔다.
‘흐윽, 엘프의 입에다 좆을 물리다니. 역시 오랄은 예쁜 여자가 해줘야 해.’
크리스티나는 예상대로 현란한 펠라치오를 선보였다.
처녀가 아닌 줄도 이미 알았고, 일찍이 성에 눈을 뜬 것도 정보창으로 알았지만 막상 정면에서 잦이를 빨리고 있으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으으, 좆 꼴리네. 혹시 차명우가 눈치 채는 건 아니겠지?’
살짝 겁이 난 나는 그녀의 정수리를 붙잡아 멈춰 세웠다.
"밖에 남친은?"
"상관없어."
"아니, 깨어났으면 어쩌려고. 아까 토했다며."
크리스티나가 씩 웃었다.
웃는 모습마저 사랑스러웠다.
"그 말을 믿었니?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쭉 뻗어 있어. 지금은 업어가도 모를 걸."
"참나···."
허탈했다. 결국 토사물이 묻은 핑계로 샤워를 시킨 것도, 걸레를 빨아야 한다며 화장실 문을 벌컥 연 것도 모두 그녀의 거짓말이었다.
이런 앙큼한 년 같으니. 육봉맛 좀 봐야겠네.
"왜? 남자친구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 겁나니?"
"겁나긴."
"난 더 스릴 있어서 좋은데. 한 번 봐."
잦이를 빨던 크리스티나가 일어서더니 갑자기 내 손가락을 끌어 봊두덩이에 가져갔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는 흥건히 젖어 꿀물이 뚝뚝 흘러나오고 있었다.
"뭐야 이건?"
"봤지? 평소보다 훨씬 젖어 있어. 바로 박아줘."
크리스티나가 등을 돌리더니 화장실 타일을 짚었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 선생에게 빠따를 맞던 그 자세였다.
‘오냐. 빠따질을 원하면 빠따로 다스려주지.’
나는 허리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뒤로 뺀 크리스티나의 엉덩이에 대물을 밀어 넣었다. 물론 바로 꽂을 생각은 없었다. 이렇게 흥분한 여자를 다스리려면 애타게 만들어야 한다.
엉덩이 밑으로 길쭉한 대물을 찔러넣자 미끄덩한 촉감이 전해졌다.
"하아-. 뭐해?"
크리스티나가 얼른 꽂아 달라고 재촉했다.
나는 아랑곳않고 계속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문지를 뿐이었다.
"좀 더 적시고."
"빨아 줬잖아. 바로 넣어도 될만큼!"
"보채지마. 난 아직 준비중이니까."
"이게 진짜!"
크리스티나는 과격했다.
내가 변죽만 울린다는 걸 깨닫고는 손을 뒤로 빼 대물 밑둥을 붙잡더니 스스로 제 구멍에 밀어 넣었다. 그 상태로 허리를 숙여 엉덩이를 뒤로 빼자 귀두가 구멍속으로 쏘옥 빨려들어갔다.
"흐읍!"
"학, 커!"
골반이 크다고 구멍이 다 크진 않았던 모양이다.
생각보다 뻑뻑한 삽입감에 나 역시 살짝 힘을 주어야 했다.
뿍찍-
느릿하게 들어간 대물이 질안을 가득 채웠다.
크리스티나는 흥분하며 타일을 짚던 손가락을 구부렸다. 마치 고양이가 스크레칭을 하는 자세에, 보던 나도 덩달아 흥분했다.
"흐으, 너 변태지?"
"뭐, 뭐가."
"일부러 남자친구 있는데서 나한테 따먹히다니."
"흥, 남자친구 있어봐야 뭐해. 요샌 박아주지도 않는데."
퍽퍽-
나는 허리를 흔들며 두 손을 들어 크리스티나의 가슴을 감싸쥐었다. C컵으로 도톰히 솟은 그녀의 살결이 부드럽게 잡혔다. 단단해진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강하게 짓눌렀다.
"하, 하앙, 조, 좋아."
"그래서 이렇게 바람 피우는 거야? 처음보는 남자랑?"
"처음이든 두 번이든 뭐가 중요해. 느낌이 중요하지."
"내 느낌이 좋았어?"
"응. 첨 볼때부터. 정확히는 처음 속옷 입고 나왔을 때부터."
"속옷?"
"가운데 다 툭 튀어나온게 커 보이더라고. 난 큰 남자 좋아해."
"밝히기는."
계속 벽을 짚고 하려니 크리스티나가 자꾸 미끌어 지려고 했다. 나는 방향을 옮겨 세면대를 붙잡게 했다. 확실하게 잡을 곳이 생기자 크리스티나는 허리를 완전히 뒤로 빼주며 완벽한 후배위 자세를 만들었다.
"뒤로 하는 거 좋아해?"
"아니 난 박히면 다 좋아."
"완전 변태네."
"뭐래, 지도 좋다고 따먹고 있으면서."
퍼억퍼억!
뜨거운 수증기가 화장실 내를 뒤덮기 시작하자 점점 숨이 가빠왔다. 안 그래도 밀폐된 공간에 허리를 흔들고 있으려니 힘이 배로 드는 것 같았다.
참다 못한 크리스티나가 먼저 제안했다.
"우리 나갈래?"
"밖으로?"
"왜? 겁나?"
크리스티나가 뒤돌아보며 도발했다.
그녀는 지금보다 더한 스릴을 원하는 것 같았다.
"쫄리면 하지 말고."
"내가 쫄 것 같아?"
"그럼 명우씨 옆에서 해줘."
"뭐, 뭐?"
이 순간만큼은 나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자는 남친 옆에서 자길 따먹어 달라니···.
야한 여잔 줄은 알았지만, 보기드물게 NTR끼가 충만한 여성이었다.
"못 하겠어?"
‘아, 아니 이건 진짜 미친 짓인데.’
[크리스티나양도 보통이 아니군요. 어떻게 저런 발상을···.]
‘이건 진짜 아닌데. 난 사실 지금도 약간 죄책감 느낀단 말이야.’
[죄책감요?]
‘내가 어떻게 죽었는지 잊었어?’
나는 상간남에게 살해당했다.
그것도 내 집에서.
전 와이프랑 떡을 치던 놈에게.
지금의 내 행동은 그때와 가해자와 피해자만 뒤바뀐 꼴이었다. 술에서 깬 명우가 본다면 이전의 나처럼 눈이 뒤집혀 칼빵을 놓을지도 모른다.
[그때랑은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까?]
‘뭐가?’
[차명우는 현재 게이니까요.]
‘게이라···.’
확실히 그 부분은 다르다.
적어도 난 이성애자였고, 그때까지만해도 정숙한 줄 알았던 와이프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니 분노에 눈이 멀었고, 칼을 들고 설치다 죽은 것이다.
하지만 차명우에게도 크리스티나가 그런 존재일까?
어떤 면에선 크리스티나의 바람기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멀쩡한 이성애자 애인을 떠나지 못하게 곁에 두면서, 자긴 남색을 즐기는 게이라니.
크리스티나가 굳이 애인 곁으로 가자는 걸 보면 복수를 하고 싶은 걸지도 몰랐다. 머나먼 타국으로 건너와 의지할 곳 없는 자신을 기만하는 차명우에게. 그런 그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에게.
‘복수라···.’
[네?]
‘그래. 까짓것, 복수를 위해서라면야.’
[갑자기 무슨 소리 십니까?]
‘소원이라면 들어줘야지.’
[네?]
물건을 뺀 내가 크리스티나를 정면으로 돌려 세웠다.
"원하면 얼마든지."
"진짜? 괜찮겠어? 무리하지 말고."
"내가 말로만 할 것 같아? 목 잡아."
"어?"
크리스티나가 얼떨결에 목을 휘감았다.
나는 그 자세 그대로 크리스티나의 엉덩이를 잡아 번쩍 들었다.
"아, 아앗!"
크리스티나는 몸무게도 가벼워 손 쉽게 두 팔에 들렸다. 공중으로 그녀를 번쩍 안아 든 나는 그대로 구멍에 대물을 끼워 넣었다.
"흑!"
"다리로 감싸. 떨어지기 싫으면."
"뭐, 뭐야 이게."
"뭐긴 뭐야. 삼보일박이지."
"사, 삼보 뭐?"
이른바 들쳐박기 자세로 바꾼 나는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세걸음 내딛을 때마다 한번씩 크리스티나를 들어 올렸다 훅 내리찍었다.
푹-!
"헙! 도, 도훈!"
"쉿-. 그러다 명우형 깬다."
나는 그녀를 입막음 시키며 계속 안방을 향해 걸어갔다.
일보
이보
삼봊이
일보
이보
삼봊이!
참으로 교과서 같은 삼보일박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두 사람의 몸에선 샤워하고 못 닦은 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하으응!"
"진짜로 깨울려면 그렇게 하고."
"시, 싫어."
어느새 차명우의 안 방 앞.
열린 문틈 사이로 침대 구석에 처박힌 명우가 보였다.
여친이 외간 남자에게 들처박히는 지도 모르고 쿨쿨 자고 있는 놈을 보자 어딘가 불쌍했다.
‘아니야. 내가 미안해할 필요 없지. 어차피 놈도 똑같이 나를 노렸잖아? 피장파장이라고.’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로시가 말했다.
[아앗, 주인님 그러고 보니 지금 공략할 수 있는 업적이 있습니다.]
‘업적? 인종의 도가니탕이랑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말고? 너 또 설마.’
[숨겨왔던 나의···. 업적이 아닙니다.]
‘그럼 뭔데?’
[디스플레이를 볼만한 상황이 아니니 읽어 드리겠습니다. ‘남친 잘때 뽕도 따고’라는 업적입니다. 공략대상의 애인이 잠든 옆에서 마무리 질싸까지 끝내는 조건입니다. 보상은 1500포인트구요.]
‘가만 근데, 이런 상황 예전에도 있지 않았나? 왜 애자매의 집에서 최사장이랑 정비서를 둘이 따먹은 적 있잖아.’
[조건을 잘 보시십시오. 남친이 잠든 사이에 몰래 따먹는 게 핵심입니다. 같이 3p로 즐기는 게 아니라요.]
‘아하, 그렇다면 이번 공략에 무려 업적 3개가 해결되는 셈이군.’
물론 4개도 가능하지만,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
< 907. 단기 알바-17-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