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8. 단기 알바-8- >
***
하린은 학기 중에 우연히 만났을 때보다 훨씬 농밀해져 있었다. 끈적하달까? 고작 21살의 나이에 이런 끼를 발휘하는 걸 보면 타고난 색기라는 게 정말 존재하는 모양이다.
대물을 빳빳이 세운 하린은 곧장 빤스를 내리더니 내 위에 걸터앉았다.
"하읏!"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하린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황홀해 했다.
"좋아."
허리를 돌리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수많은 실전 끝에 다져진 완숙한 허리 놀림이다. 남자 친구를 시답잖게 여기면서도, 그와 얼마나 많은 섹스를 즐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흐앗, 흐앗!"
내 위에서 날뛰고 있는 하린을 보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전 여친과 헤어진 후 재회 섹스를 하는 기분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좆 끝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이런 게 NTR 감성인가?’
[네? 갑자기 무슨 소리신지.]
‘하린이 말이야, 몸에 색기가 줄줄 흐르지 않아?’
[확실히 이젠 초보라고 말하기엔 너무 능숙해 보이네요. 주인님이 처음 거두셨을 때만 해도 아무것도 모르던 순진한 재수생이었는데.]
‘그때도 뭐 순진하진 않았지. 경험만 없었을 뿐.’
[그런가요?]
‘언제 이렇게 늘었을까? 남친이랑 허구한 날 박아댔나?’
[윽. 그게 그렇게 되나요?]
‘맞잖아. 지가 몸 천재 정음이도 아니고, 무슨 수로 이렇게 스킬이 좋아졌겠어. 말로는 싫어하는 척해도 남친이랑 맨날 붙어먹은 거지.’
[질투하시는 겁니까?]
‘뭐랄까. 약간의 상실감?’
[하긴 주인님이 첫 남자였으니까요.]
‘근데 왜 그런지 몰라도 시원섭섭해. 어차피 내가 채워주지 못하니 그렇게라도 욕정을 풀고 있다니 다행인 듯싶으면서도, 다른 남자 앞에서도 홀딱 벗고 이렇게 허리를 흔들어 댈 걸 생각하면 말이야.’
[아하, 그래서 NTR 어쩌고···.]
‘앙큼한 계집애야. 아닌 척하면서 실속은 다 챙기고 있잖아.’
쉽게 말해 하린이는 이제 남자 없인 힘든 몸이 되었다. 충주로 멀리 떠나지 않았다면 필시 내 좆집이 되었겠지만, 막상 거기 가니 알아서 필요한 정욕을 채우고 있다. 아이러니 한 부분은 남자 친구를 그저 딜도 정도로 치부하는 그녀의 독특한 마인드다.
사실 하린은 상대가 지금의 남친이 아니라 다른 남자였어도 크게 상관없었을 것 같다. 그저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호구 같은 사내 하나가 필요했을 뿐이다.
나도 모르게 질투심이 솟구쳤다.
"제법인데? 많이 늘었다 너?"
"흐앗, 앗, 무슨 소리에요. 오빠가 다 가르쳤으면서."
"나랑 이 자세로 한 적은 한 번도 없지 않아?"
"아···. 그랬었나요? 다 비슷하지 않나?"
하린이 대충 얼버무렸지만, 얼굴에 낭패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아마도 남자 친구랑 주로 하던 체위였던 모양이다.
그걸 나랑 했었다고 착각한 것이고.
"풉. 남친이랑 얼마나 자주 해?"
"자주 안 해요 진짜. 별로 안 좋아한다니까?"
하린이 대답했다.
"남자 친구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건 알겠어. 그래서 일주일이 몇 번 하는데?"
"뭐, 뭘 그런 걸 물어요."
하린이 민망해했지만, 나는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
"이래도 말 안해?"
하린의 허리를 부여잡고 들입다 꽂아 버렸다.
팍!
"하윽!"
"대답 안 하면 또 꽂아 버린다?"
"지, 진짜."
팍!
"흐앗, 기, 깊어!"
"말하라고. 몇 번?"
"세 번···."
팍!
"어쭈. 많이 컸다? 이제 과외 선생님을 속이네?"
"다, 다섯 번이요!"
하린이 손가락 다섯 개를 활짝 펴며 소리쳤다.
내가 고개를 까딱거렸다.
"역시. 그럴 것 같더라만."
"뭐가요?"
"내가 볼 땐 넌 남자 없인 이제 힘들어 보여. 내 말 맞지?"
"모, 몰라요."
"모르긴 뭘 몰라? 여기다 잦이 안 박으면 허전해?"
"흑, 뭘 그런걸···."
팍!
"흐아아앙!"
"맞지?"
"마, 맞아요. 다 오빠 때문이잖아! 오빠가 그때 나 따먹지만 않았어도."
"진짜 나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럼요?"
나는 깊이 꽂은 채로 잠시 호흡을 멈추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내가 아니었어도 밝혔을 거란 소리야."
"제가요?"
"그래. 너 섹스 좋아하잖아."
"아, 아니에요."
"풉-. 하루라도 안 박히면 밑이 근질근질하면서 아니란다."
"그,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단 말이에요."
"남자 친구가 먼저 덮쳐? 그 정도로 혈기왕성한 타입은 아닌 거 같은데?"
"······."
"말해봐. 누가 먼저 시작하는데?"
"제, 제가요."
"거봐."
"그치만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하린이 억울하다는 듯 항변했다.
"저도 할 생각으로 건드리는 건 아니라고요. 그냥 심심해서 꼬추 주무르고 있으면 남친 새끼가 꼴리잖아요. 그럼 막 괴롭히고···.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게 빨고 있더라고요."
‘캬. 이건 거의 중독인데.’
[중독요?]
‘섹스 중독. 20대 초반에 가끔 있어.’
[그래도 이 정도까진 드문 것 같은데요?]
‘20년간 옥죄어 있다가 고삐가 풀리고 나니까 주체를 못 하는 거야. 하린의 경우엔 재수까지 했으니 오죽했겠어? 게다가 엄마랑 완전히 떨어져서 혼자 살잖아. 내 기억으론 기숙사 떨어지고 자취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런 환경이 이 사달을 낸 거지.’
[아하.]
‘생각해봐. 밤늦게까지 남친이랑 놀아도 잔소리할 사람도 없겠다, 어머니한텐 문자나 전화로 잔다고 안부만 보내는 거지. 그리고 결정적인 게 자취야. 하린이처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에 타지에서 자취까지 하게 해 놨으니 남친이랑은 거의 동거하고 있다
고 봐야지.’
[오호. 그래서 일주일에 다섯 번씩이나.]
‘모르긴 몰라도, 제주도 출신이라는 남자 친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일 거야. 감시자도 없는 두 남녀가 타지에서 완전히 불이 붙은 거지. 내가 보기엔 하린이 쪽이 훨씬 적극적인 거 같지만.’
[하린양은 남자 친구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떡정이지, 뭐.’
[떡정요?]
‘어쨌든 살을 맞대고 맨날 물고 빨잖아. 아무리 맘에 안 들어도 그렇게 살갑게 지내다 보면 없던 정도 생기는 게 정상이거든. 말로는 싫다 싫다 하면서도, 결국엔 남친을 좋아하긴 할걸? 그러니까 PK단 가입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거지. 진짜 일도 관심 없었으
면 하린이 성격에 진작 다른 놈으로 갈아탔겠지.’
[지금 주인님 타는 것처럼요?]
‘나는 좀 별개지.’
"침대로 가자. 꽉 잡아."
나는 하린의 엉덩이를 받쳐 들고 소파에서 번쩍 일어섰다.
"꺄아!"
하린을 꽂은 채로 일어서 그대로 침대로 깔고 누웠다.
"헉!"
"어디 한번 본격적으로 뚫어줘 볼까?"
[주인님은 별개라니 무슨 소립니까?]
‘하린이 섹스 중독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지조를 지킨다는 말이야. 가령 희주를 봐.’
[환골탈태한 양희주 양요?]
‘요새 좀 예뻐지긴 했지만, 희주는 빻았을 때도 남자들 시도 때도 없이 갈아 치웠거든. 걔도 섹스 중독이야. 특히 부족한 자존감을 남성에게 사랑받는 거로 채우는 타입의.’
[네.]
‘희주는 지조가 없는 타입이야. 몰래 바람피우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어제는 저기 붙었다, 오늘은 여기 붙고, 내일은 셋이 같이 뒤섞여도 아무렇지 않을 정신력의 소유자라고.’
[그럴 듯하군요.]
‘하린이는 달라.’
[지조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응. 성에 안 차는 남친이지만, 그래도 남친이 있을 땐 다른 놈한텐 눈길도 주지 않잖아.’
[하지만 주인님한테는 섹파처럼 굴잖습니까.]
‘그래서 별개라는 거야. 하린은 나랑 할 때는 바람을 피운다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거든.’
[오오, 그게 가능한가요?]
‘쉽게 말하면, 내가 첫 남자라서 그래.]
[하린양이 주인님의 아다폭격기 업적을 돕긴 했죠.]
‘남친보다 나를 먼저 알았잖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충주로 떠나게 된 상황이고. 아마도 하린은 자기가 서울에 남았다면 나랑 맺어졌을 거로 생각하는 모양이야.’
[그럴 개연성은 충분하죠.]
‘그니까. 원래 나랑 사귈 수도 있었는데,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못 사귄 꼴이잖아. 이미 볼 장 다 본 사이고. 그러니까 하린이 입장에서 나랑 만나는 건 불가피하게 헤어진 전 남친을 만나는 기분일 거란 말이야. 남친을 배신하는 게 아니라, 석별을 정을 나눈다고
자기세뇌를 하는 거지.’
[키야. 심리학자 나셨네요.]
‘그럴 거란 얘기야.’
나는 하린의 상의를 거칠게 벗겼다.
제 엄마를 닮아 훌륭한 빨통이 드러났다.
"남친이 여길 얼마나 빨아댔으려나?"
"아, 아니라고요!"
"살짝 까매진 거 같은데?"
"뭐라고요?"
하린이 성난 목소리로 내 가슴 팍을 때렸다.
"오늘은 내가 남친이니까 나도 한 번 빨아보자."
츄르르릅!
하린의 살 오른 젖가슴을 한입에 물고 힘차게 빨아 재꼈다. 남친을 언급하자 본인도 흥분했는지 처음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했다.
"하아앙, 오, 오빠!"
‘배덕감을 느끼긴 하는 모양이네.’
[하린 양이요?]
‘아무리 심적으로 바람이 아니라고 세뇌해도, 실제로 남친을 배신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거든.’
[호오.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신기하군요.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매일 섹스를 하는 것도 그렇고, 그러면서도 다른 남자랑 섹스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그렇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세계입니다.]
‘이해가 안 되는 게 당연해. 원래 열 인공지능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거든.’
[날조하진 마시고요.]
예열은 충분히 끝났다. 하린의 밑은 줄줄 흐르다 못 해 넘쳤다. 용두질하는 데 온천수가 솟구치듯 애액이 뿜어져 나왔다.
"좋아 죽네! 그냥."
"흐아앙, 오, 오빠 때문이라고요."
"이런 질문 식상하겠지만, 남친이랑 비교하면 어때? 일주일에 다섯 번씩 하는 남친이랑 말이야."
"그걸 질문이라고 해요?"
하린이 목덜미를 끌어안더니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대답을 몸소 표현한 것이었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더 자주 봐야겠네."
"나야 오빠가 부르기만 하면 언제든 콜이예요. 매주 올라올 수도 있다니까?"
하린은 진심인 것 같았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매일 밥을 먹다가도 주말에 한 번씩은 외식을 해주는 게 우리네 일상이니까.
"그래 주면 나야 언제든 환영이지."
"정말요? 나 진짜 매주 표 끊어요?"
"참, 그전에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
"무슨 부탁요?"
"아까 말했잖아. 나 르포 기사 맡았다고."
"네, 대학 미래."
"그거 기사 써야 하는데 자료 수집이 필요하거든."
"제가 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그냥 간간이 남친 꼬드겨서 정보 좀 물어다 주면 돼."
하린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근데 동아리 얘기는 저한테도 숨기려고 해요."
"자고로 베갯머리 송사란 말이 왜 있겠어?"
"그게 뭐예요?"
"밤 일 하는 중엔 제아무리 비밀도 다 털어놓기 마련이란 소리지. 네 남친 그 정도도 컨트롤 못 해?"
일부러 자극하자 하린이 발끈했다.
"내가 뭘 못해요? 남친 새끼, 완전히 내 밥인데. 잔뜩 골려놓고 안 주면 알아서 벌벌 길걸요?"
"뭐 꼭 그렇게까지 하란 말은 아니고. 아무튼, 해줄 수 있지?"
"좋아요. 제가 알아봐 드릴게요. 오빠 스펙을 위해서라면."
"착하네, 하린이."
"나 착하니까 많이많이 예뻐해 줘야 해요?"
"당연한 소릴."
"히히. 무슨 알바 하는 같아요."
"알바긴 알바지. 단기 알바. 기사 다 쓸 때까지만."
"네. 맡겨 주세요."
[하린 양을 정보원으로 활용하시는 겁니까?]
‘이 정도 첩보 활동은 상관없지? 직접 PK단과 대면하는 것도 아니니.’
[뭐 그렇긴 합니다만, 주인님이 PK단에 집착하시는 거 같아 우려스럽군요.]
‘집착은 무슨. 적을 알아야 내가 위태롭지 않은 법이야. 놈들의 생리를 알아야 나도 대응할 수 있으니까.’
[경보가 울리면 피해 다니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놈들은 플레이어를 멋대로 사냥하는 데 우린 그저 숨어서 도망만 다니라고? 그건 아니지. 난 그렇게는 못 해.’
[그럼요?]
‘말했잖아. 폭렙해서 레벨로 찍어 눌러 버릴 거라고. 이번 방학 때 무조건 중수 2단계 돌파한다.’
[오오. 이번에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셨군요. 중수에 오르고 한참 위업을 게을리하길래 걱정했는데, 간만에 불이 붙으신 것 같습니다만?]
‘당연하지. 난 당하고는 못 사는 성미야. 사냥당하느니 사냥해 버릴 거라고. 어디서 감히, 변절자들 주제에.’
"아앙, 오빠. 나 뒤로 해줘."
"뒤로?"
"으, 응. 나 오빠가 뒤로 해주는 거 너무 좋아."
하린은 잦은 섹스의 영향 탓인지, 선호하는 체위도 확고했다. 나는 후배위 자세를 취하는 하린의 허리를 부여잡았다.
"이 자세가 왜 좋아?"
"깊이 들어오잖아. 깊이깊이 박아줘, 오빠."
‘캬, 말하는 거 보소? 첨 따먹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음탕해졌을까?’
[남친의 영향이겠죠.]
‘임대시킨 보람이 있네. 누군지 얼굴도 모르지만, 남친이 아주 잘 길들여 놨어.’
[짓궂으시긴.]
"그럼 박을게."
"준비됐어, 오빠."
나는 하린의 엉덩이를 엄지손가락으로 활짝 벌린 후 벌렁거리는 봊이에 대물을 꽂아 넣었다.
푸욱!
한방에 끝까지 들어간 대물에 하린이 등허리를 활처럼 구부리며 신음을 터뜨렸다.
"흐아아아앙! 너무 좋아!"
"좋아? 이렇게 뒤에서 박아주니까?"
"으, 응! 깊어. 엄청 깊어. 남친 새끼랑은 비교도 안 돼!"
"당연한 소릴. 하린이 너 누구 좆집이라고?"
"오빠! 도훈이 오빠!"
짜릿한 쾌감과 함께 힘찬 기차놀이가 시작되었다.
역시나 처음 먹는 여자 다음으로 맛있는 건, ‘남의 여자’다.
< 898. 단기 알바-8-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