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2. 처녀 보살-24- >
언제부터였을까? 그녀가 자위에 중독된 것이.
달거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니 대략 13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평소처럼 씻기 위해 샤워를 하는데 우연히 그곳에 물줄기가 닿았다.
장군은 전기에 감전된 듯 찌릿한 느낌에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그 느낌은 너무 오묘하고 자극적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이후 무슨 일이든 혼자 해결해야 했던 장군에겐, 그것에 대해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박수무당인 아버지는 장군이 첫 생리를 하던 날 낯빛이 하얗게 변해서 밖으로 뛰쳐나갈 정도로 육아에 무지했다. 다시 돌아온 그가 생리대 한 박스를 건네며 짓던 어색한 표정은, 장군은 평생 잊을 수 없었다.
그날 이후 장군은 예민한 2차 성징의 시기를 혼자서 감내하기로 했다. 부녀 사이가 썩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여성 문제만큼은 아버지에게 물어볼 수 없었다. 그렇게 혼자 끙끙 앓던 장군에게 샤워기 자위의 발견은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되었다.
그녀는 매일 샤워를 했고, 매일 샤워기를 그곳으로 가져갔다.
처음엔 물줄기만 닿는 수준에서 나중에는 마개를 빼고 수압을 올려야 만족하게 되었고, 종래에는 직접 손가락을 이용해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야 하는 몸이 되었다.
장군에게 있어 자위는 엄격한 무당 생활에 유일한 일탈이기도 했다. 늘 경건한 몸가짐으로 사당을 지켜야 했던 장군에게, 늦은 밤 잠들기 전 클리를 매만지며 수음하는 순간은 그녀 역시 한 명의 평범한 인간임을 자각하게 하는 안식과 같은 행위였다.
남들이 볼 수 없는 걸 보고, 남들이 할 수 없는 걸 하더라도 결국엔 똑같은 욕정을 가진 같은 똑같은 인간일 뿐이라고.
일찍이 자위를 배운 장군은 15세가 되었을 때 이미 가슴 사이즈가 D컵을 넘나들게 되었다. 생리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납작하던 가슴이 점점 부푸는 걸 박수무당인 아버지는 몹시 부담스러워 했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압박 붕대로 딸의 가슴을 꽁꽁 싸매게 한 것은.
아버지는 굿을 하러 갈 때마다 자신의 딸을 노골적인 시선으로 쳐다보는 남자들의 시선을 불쾌하게 여겼다. 무당의 딸이라고, 무녀의 피가 흐른다고 우습게 보는 것도 혐오했다.
그래서 장군은 15살 이후론 늘 가슴을 압박하고 살아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꽁꽁 싸매도 가슴은 계속 자라더니 결국 F컵까지 이르렀다.
늘 압박되어 있던 가슴은 잠자리에 들 때만 겨우 해방되었다. 장군은 그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 답답하던 가슴을 마음껏 풀어놓고 가지고 놀았다. 자위를 할 때 그녀는 젖꼭지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F컵의 가슴은 셀프 써킹이 가능한 사이즈였다.
그녀는 자위를 할 때 가슴을 위로 들어 올려 입으로 젖꼭지를 빠는 버릇이 생겼다. 산장에 누워있던 장군은 매일 해오던 충동을 참기 어려웠다. 이미 흥분한 상태라서 그런지 욕구를 참는 것은 불가능했다.
‘해도 괜찮겠지? 도훈이는 자고 있으니까.’
장군은 불편한 상의도 벗어버리고 이불속에서 완전한 알몸이 되었다. 산속 깊은 곳이라 쌀쌀하긴 했지만, 이미 뜨거워진 몸은 추위를 느끼기 힘들었다.
한 손으로 젖은 그곳을 어루만지며 다른 손으로 가슴을 떠받쳐 올려 젖꼭지를 깨물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예민한 몸뚱이는 빨기도 전부터 유두가 단단해져 있었다.
‘아아···. 왜 이렇게 흥분되지. 도훈이 앞이라 그런가.’
장군은 문득 낮에 본 불륜 커플을 떠올랐다.
그때 사내도 중년 여성의 가슴을 빨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그것에 비하면 형편없이 작고, 모양도 볼품없었다. 그 장면을 떠올리자 장군은 자기도 모르게 약간의 우월감을 느꼈다.
남자들은 분명 자신의 가슴을 더 좋아할 것이라고.
그리고 도훈 역시 남자니까 자신의 것을 더 빨고 싶을 거라며.
머릿속에 떠오르던 섹스 장면이 점점 바뀌었다.
이제 중년의 남성은 젊고 잘생긴 도훈으로 변했고, 밑에 깔린 여성은 장군 스스로가 되었다. 야한 상상에 몸은 점점 달아올랐다. 가랑이 사이에서 애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젖꼭지를 빠는 힘이 더욱 거세졌다.
쩝쩝-!
어찌나 세게 빠는지 이불 밖으로 소리가 다 새어 나갔다.
하지만 자위에 몰두한 장군에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평소보다 배 이상 흥분해 버린 장군은 어떻게든 달아오른 몸을 식히고 싶은 욕망밖에 없었다.
‘아, 아···. 하고 싶다. 섹스. 누가 나 좀 어떻게···.’
장군은 잠에 빠진 도훈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가 오늘 자신을 덮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토굴 속에서 악귀에 몸을 지배당했을 때도 그랬고, 산장에 막 도착했을 때 샤워를 하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장군은 샤워를 하는 와중에 은근히 도훈이 들어오길 기다렸으나, 그는 매너를 지키며 밖에 나가 있을 정도였다. 심지어 지금은 고요한 산속 깊은 둘밖에 없는데도 자신을 건드릴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다.
‘나빠. 도훈이는···. 이런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다니.’
장군 스스로 벽을 친 것도 있지만, 막상 자위를 하고 있으니 그가 계속 생각났다. 그의 물건이 크고 우람하다는 사실도, 또 그가 섹스를 잘한다고 고백했던 순간도.
-너랑 나는 속궁합이 어떤 거 같아?
좋았다. 끝내줬다. 이렇게 잘맞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예비 부부가 와서 물었다면, 천생연분이라고 알려줄 정도였다. 다른 것이 안맞아도 속궁합만으로 백년해로할 인연이라면서.
도훈은 떠올리자 장군은 점점 갈증이 심해졌다.
눈앞에 자신이 발가벗고 자위를 하는데도 미동조차 없는 그가 얄미웠다.
‘나빴어. 도훈이가 나쁜 거야. 날 이렇게 만들어 놓고 쳐다도 보지 않잖아.’
장군의 자위가 점점 대담해졌다.
그녀는 아예 이불까지 걷어 차버렸다.
그렇게 하고 있으면 도훈이 알아채지 않을까 하는 속셈이었다. 꾹꾹 눌러 참고 있던 신음도 점점 흘려보냈다.
"흐응···. 흐으응···."
가냘픈 신음소리가 고요한 산장 내부에 울려 퍼졌다.
암순응이 적응된 눈으로 그의 실루엣이 미약하게 보였지만, 도훈은 미동조차 없었다. 장군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반응조차 없는 도훈이 너무 미웠다. 줘도 못먹는 병신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속에 열불이 날 것 같았다.
‘나쁜 새끼. 이래도 안 봐?’
장군은 누운 자세에서 두 다리를 M로 활짝 벌렸다.
도훈이 만약 고개만 들면 그녀의 비경을 훤히 볼 수 있도록.
비록 자고 있긴 하지만 외간 남자 앞에서 두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자위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장군은 더욱 흥분했다. 평소보다 물도 더 많이 나오고, 봇두덩이 전체가 크게 부풀었다.
"하앙, 아아앙, 아아아!"
장군은 큰 소리까지 내면서 자위를 이어갔다.
급기야 평소 하지 않았던 삽입 자위까지 시도했다.
불륜커플의 섹스를 목격한 터라, 남자의 그것이 어디를 어떻게 들어오는지 정확히 알았다. 자신의 젖은 구멍을 메워줄 것이 필요했다.
장군이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
‘오지네 진짜. 어우 잦이 터질 듯.’
사실 도훈은 처음부터 잠이 들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지리산 산행까지 감행했던 그였기에 당연히 잠이 들 수 없었다.
다만 혼자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는 게 궁금해서 잠자코 지켜 보았을 뿐이었다. 똑같이 이불 속에 있지만, 그에겐 아이템이 있었고, 어둠 속에서도 장군의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지켜볼 수 있었다. 특히 그녀가 바지를 벗고 나중에는 상의까지 벗어 던지고 알몸이 되었을 때 도훈은 당장이라도 뛰쳐들어가 덮치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잦이가 터질 것처럼 부풀었지만 분위기가 좀 더 무르익기를 기다렸다. 장군이 먼저 요구하지 않는 이상, 강제로 덮치는 것은 미션에 맞지 않았다. 만약 섹스만이 목적이었다면 얼마든지 해치울 상황은 많았다. 그러나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선 장군 스스로가 먼저 다가오길 기다려야했다.
이불 속에 숨어 자위를 하던 장군은 점점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뭔가를 빠는 소리처럼 들렸는데, 아무리 어둠 속을 보는 나이트 비전이라도 이불속까지 투시할 수는 없었기에 도훈은 그것이 무엇을 빠는 소리인지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뭐지 대체? 뭘 빠는 거야? 아무래도 소리가 익숙한데.’
도훈은 이불의 구겨진 실루엣을 유심히 살폈고, 그녀가 턱 끝을 당겨 가슴을 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친! 지 가슴을 지가 빨고 있다고?’
야동에서 몇 번 본적은 있지만 실제로 보게 되자 충격적이었다. 젖꼭지를 셀프로 빨 수 있다니.
도훈의 잦이는 이제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해졌다. 쿠퍼액이 줄줄 나오고 당장이라도 식혀달라며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도훈은 인내심을 발휘했다.
하루 종일을 기다렸는데, 마지막 몇 분을 못참고 일을 그르칠 수 없었다. 그렇게 충동을 억제하며 참고 있는데, 급기야 장군이 이불을 걷어찼다.
나이트 비전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위를 훔쳐보던 도훈은 그 순간만큼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흐어억! 이, 이걸 참아야 한다고?’
장군은 아예 자신 쪽으로 가랑이를 활짝 벌리며 자위를 해댔다. 어찌나 자극적인지 도훈은 헛숨이 토해 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대단한 인내심입니다, 주인님.]
‘어휴, 이건 완전 나 잡아 듭쇼 아니야? 그냥 먹으면 안되나?’
[그래도 참으셔야 합니다. 장군양이 먼저 달려들긴 전까지는요.]
‘그러다 자위만 하고 끝내면 어떡해? 처녀가 먼저 덮칠 배짱이 있겠어?’
[만약 주인님이 잠에서 깬 척하고 목격했는데 장군양이 거부하면 어쩌시려고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유일한 공략 기회를 날려버리게 되는 셈입니다.]
‘어우, 꼴려 미치겠는데.’
그때였다.
혼자서 자위를 하던 장군이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벗어 두었던 옷을 다시 껴입기 시작했다.
모든 과정을 어둠 속에서 훔쳐보던 도훈은 답답함을 느꼈다. 자신이 별 반응이 없자 장군이 자위를 끝낸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젠장. 지금이라도!’
[자, 잠시만요. 주인님. 장군양이 베개를 들고 주인님에게 오고 있습니다.]
‘뭐라고?’
[계속 자는 척하십시오.]
도훈은 영문을 몰라 계속 자는 척했다.
끼우고 있던 나이트 비전도 재빨리 감추어 숨겼다.
"···도훈아. 자니?"
"······."
장군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혼자 자니까 너무 추워서. 네 옆에서 잘까 해서."
"······."
장군은 대답이 없는데도 계속 혼잣말을 했다.
자는 도훈에게 들으라는 것보다, 스스로의 행위를 변명하기 위한 의도처럼 들렸다.
"자나보구나···."
장군은 도훈이 대답이 없자 그가 자는 옆으로 깔요를 깔았다. 도훈이 뒤척이는 척 몸을 옆으로 빙글 돌렸다. 똑바로 누워 있다간 어둠에 익숙해진 장군의 눈이 발기된 잦이를 눈치챌 것을 우려한 것이었다.
"으음···."
도훈이 몸을 뒤척이자 이어서 베개와 이불을 정리하던 장군이 흠칫 놀랐다. 그러나 이내 도훈이 계속 자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의 옆자리에 다소곳이 누웠다.
도훈은 장군이 보이는 대범한 행동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무슨 속셈이지?’
[정말로 추워서 그러는 게 아닐까요?]
‘추워서는 개뿔? 아까 못 봤어? 이불도 걷어차고 알몸으로 보란 듯이 자위하던 애가.’
[하긴 그렇네요. 핑계였던 모양입니다.]
도훈이 긴장한 체 등을 돌려 누워있는데, 잠시 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옆자리에 이불을 편 장군이 뒤척이는 소리였다.
‘뭐지? 등 돌리고 있어서 뭘하는 지 도통 알 수가 있어야지.’
[장군양이 몸을 뒤척이고 있습니다. 주인님 쪽으로 슬금슬금 가까이 오는데요?]
장군도 도훈을 따라서 몸을 옆으로 돌리더니 천천히 도훈의 옆으로 근접해왔다. 그것은 무척 부자연스러운 동작이었는데, 도훈이 자고 있다고 판단한 장군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뭐야? 설마 내가 덮쳐지는 거야?’
[글쎄요. 일단 장군양은 옷을 계속 입고 있습니다만.]
잠시 후 모로 누운 도훈의 등에 뭔가 뭉클한 게 맞닿았다.
도훈은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여전히 자는 척 숨을 죽였다.
‘가, 가슴이잖아?’
[장군 양이 주인님을 뒤에서 껴안은 모습이군요. 의외로 대담한 구석이 있네요.]
‘자지도 않고 있으면서 자는 척 하는 것부터가 수상해. 뭔가를 하려는 거 같아.’
가슴을 등에 대고 비벼대던 장군은 천천히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어차피 팬티는 없었으므로 곧바로 젖은 봊이에 손가락이 닿았다.
"하아···."
백허깅 자세로 바짝 붙은 장군의 뜨거운 입김이 도훈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도훈은 의외의 상황 앞에 언제 잠에서 깨어난 척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아니, 가만. 이러면 내가 당하는 거 아냐?’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쨌든 주인님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죠.]
‘그렇긴 한데···.’
등 뒤에서 도훈은 얼싸안은 장군이 손을 옆구리 위에 올렸다. 그러면서 마치 도훈을 향해 들으라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으··· 추워."
마치 방 안이 너무 추워서 자기도 모르게 사람을 껴안았다는 알리바이를 만드는 것 같았다. 이제 장군은 도훈의 등 뒤에 바짝 붙어 스푼 자세로 누웠다. 스푼 자세란 두 개의 스푼이 겹쳐 포게진 것처럼 남녀가 모로 누워 백허깅을 하는 전형적인 자세였다.
도훈이 언제 깨어난 척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옆구리에 올라왔던 장군이 손이 스스륵 도훈의 배꼽 밑으로 미끄러졌다.
< 882. 처녀 보살-24-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