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896화 (863/2,000)

< 878. 처녀 보살-20- >

"위, 위험한 거 아니야?"

순진한 장군은 여자의 신음이 고통에 찬 비명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도훈은 그것이 흥분한 여성의 교성이란 걸 단박에 눈치챘다.

‘와, 대담하네. 나도 야외 플레이는 제법 해봤다는 축인 데, 산속에서 하는 건 생각도 못 했는데.’

우연히 맞닥뜨린 상황이긴 했지만 도훈은 오히려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순진하다 못해 백치에 가까운 장군을 자극할 절호의 기회로 여긴 것이다.

‘맞아. 원래 불구경, 쌈구경보다 재밌는게 남의 집 떡구경이라는 말도 있잖아?’

[그런 말이 있다고요?]

‘속담에도 있어. 금강산도 떡구경이라고.’

[아니 무슨.]

‘아무튼, 잘됐어. 이 기회에 장군이 좀 자극해야지.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밟지 않고 친구도 변변치 않다 보니 성에 무지한 걸 넘어 무뇌 수준이잖아. 그치만 지도 사람인데 남이 하는 거 보다보면 몸이 달겠지. 본능은 위대하니까.’

생각을 마친 도훈이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잠깐만. 우리가 지금 끼어들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뭐?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해야지!"

여전히 상황파악이 안 된 장군이 언성을 높였다. 제법 거리가 떨어지긴 했지만, 인적 드문 산속이다 그녀의 목소리가 밖으로 충분히 들릴 정도였다. 도훈은 일을 그르치면 낭패라는 생각에 재빨리 아이템을 사용했다.

‘젠장 이러다 들키겠네. 로시, 지난번 해변에서 쓰던 그거 이름이 뭐였지?’

[네?]

‘아니, 그 인적을 감춰주는 아이템 있잖아.’

[아, 암막탄 말씀이시군요. 그건 어둠 속에서만 사용 가능한 장비입니다. 검은 안개를 퍼뜨려 시야를 90%이상 차단시키는 아이템이요.]

‘그럼 지금 당장 나랑 장군이를 숨겨줄 수 있는 건 뭔데?’

[수풀에서는 길리슈트와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길리 위장막이 있습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99% 은·엄폐가 가능합니다.]

‘뭐든 좋으니까 당장 보내줘!’

[알겠습니다.]

아이템을 전송받은 도훈이 재빨리 아이템을 사용했다. 길리 위장막은 일종의 시야 교란 장비로 가시광선 영역을 산란시켜 주변을 수풀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도훈이 발각되기 전 재빨리 아이템을 사용하자 두 사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수풀과 동일시 되었다.

한편 장군의 목소리에 멈칫하던 중년 사내가 잠시 고개를 들어 우거진 수풀 쪽을 주시했다.

"···뭐시여? 거기 누구여?"

"왜, 왜 그래? 누가 있어?"

"분명 사람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디?"

남자는 소리가 난 방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지만, 이미 은·엄폐가 작동한 상태라 도훈과 장군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자 밑에 깔린 여자가 긴장이 풀렸는지 짜증을 냈다.

"뭐야, 진짜. 자기 하다가 힘드니까 괜히 딴청 부리는 거지? 이럴 줄 알았음 그냥 젊은 놈으로 하나 골라잡는 건데."

몸이 잔뜩 단 여자가 남자를 도발하자 이에 넘어간 남자가 곧바로 피스톤 운동을 재개했다.

"뭐여? 나를 시방 뭘로 보는 거시여? 하루종일 해도 끄떡 없당께!"

다시 섹스에 몰두한 그들을 보며 도훈이 장군에게 속삭였다.

"음. 이거 난처하게 됐는걸."

도훈은 두 사람을 훔쳐볼 수 있는 위치였지만, 그의 뒤따르는 장군은 도훈의 커다란 덩치에 시야가 가려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상황을 모르는 장군이 답답한지 재차 물었다.

"무슨 일인데? 말을 해줘야 알 거 아니야?"

위장막은 모습만 가리는 것이 아니라 소리도 줄여주는 효능이 있었다. 장군은 아까처럼 큰 소리로 말했지만, 아이템의 범위 안이라 밖으로 세어 나가지 않았다.

아이템의 효과에 놀라며 도훈이 대답했다.

"네가 직접 한 번 볼래?"

도훈이 자리를 옆으로 비키자 그 자리로 장군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의 눈 앞으로 바닥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열심히 떡을 치고 있는 중년 남녀의 모습이 들어왔다.

"흡!"

놀란 장군이 눈을 커다랗게 뜨며 입을 틀어 막았다.

도훈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봤지? 너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나가겠어?"

"세, 세상에···. 호, 혹시 강간은 아니지?"

"돗자리 깔아놓고 강간하는 경우도 있나? 그리고 잘 보면 여자가 전혀 저항을 안 하고 있잖아."

이번엔 장군이 앞을 막아서긴 했지만 도훈이 머리 하나는 더 컸으므로 함께 훔쳐보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장군은 생전 처음 보는 남녀의 야외 라이브 섹스에 혼이 빠진 것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럼 설마 저 둘이···."

"맞아. 등산하다가 눈 맞은 것 같아. 얼마나 급했으면 이런 곳에서···."

"앗, 아앗."

장군은 실제 야동을 한 번도 보지 않았던 관계로, 두 남녀가 발가벗고 나뒹구는 모습은 정신이 아찔할 만큼 충격을 받고 말았다.

중년 사내는 유난히 밝히는 여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해 허리를 놀리는 중이었다. 다리를 활짝 벌린 여자 사이에 남자의 엉덩이가 반복적으로 내리찍는 모습은 짐승의 그것과 비슷했다.

"흐어엉! 오메, 오메 좋은그!"

밑에 깔린 여자는 유난히 목청이 좋았는데, 평소 섹스를 할 때도 리액션이 큰 편인지 산속이 떠나가라 신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등산로를 훌쩍 벗어나 산속 깊은 곳까지 들어왔으니, 절대 다른 사람과 마주칠 일은 없다고 안심하는 눈치였다.

도훈이 얼음처럼 굳어버린 장군의 귓가에 대고 나직히 속삭였다.

"지금 나가면 저 두 사람이 얼마나 민망하겠어."

"······."

"게다가 부부 사이론 보이지 않잖아. 분명 불륜일 텐데 우리가 갑자기 튀어나가면 혼비백산해서 도망치다가 산속에서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단 말이지. 처녀 귀신 이야기 기억나지?"

도훈은 일부러 처녀 귀신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동경하던 동아리 선배가 다른 여자와 산속에서 야외 플레이 하던 걸 훔쳐보던 처녀 귀신은, 놀란 마음에 도망치다 낭떠러지에서 실족사하는 비극을 맞았다. 도훈은 자신들이 괜히 끼어들게 될 경우, 똑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위협하는 것이었다.

"그, 그럼 어떻게 해?"

"어차피 오래 가진 못 할 거야. 일단 모른 척하고 숨어 있자. 괜히 움직였다가 들키면 그것도 난처하니까."

장군도 도훈의 말을 납득하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민망함에 시선을 피하려고 해도 두 중년 남녀의 섹스는 요란하기 짝이 없었다.

"흐어엉, 허엉 세게, 민식이 아부지, 더 세게!"

"아따, 이라고 좋아할지 알았으믄 진작에 눌러줄 것인디 그랬네잉!"

남자는 여자의 허벅지를 끌어당겨 어깨 위에 걸치더니 힘차게 때려 박았다. 한 번 박을 때마다 여자의 젖가슴이 요동치며 크게 흔들렸다.

쿵쿵!

"하윽, 학!"

남녀의 음탕한 교합 장면에 장군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 저, 저것이 바로 진짜 섹스.’

장군은 섹스에 무지했다.

친구가 없다 보니 누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 인터넷 같은 정보화 기기에도 무지하다 보니 강화된 싸이트 검열을 피해 가는 법도 몰랐다. 그저 우연히 소중한 부위를 만지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깨달았고, 습관이 든 다음부터는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 전 상상 만으로 자위를 하는 편이었다.

상상 속에서 벌어지는 섹스는 굉장히 막연한 것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애무를 주고받고, 껴안다가 위에서 덮치는 것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우연히 보게 된 19금 영화장면이 묘사하는 수준이었다.

이런 장군이었기에 성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채 힘차게 피스톤 운동을 하는 한쌍의 남녀를 보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으으, 언제까지 숨어 있어야 하는 거야. 왜 이렇게 안 끝나지?’

부끄러운 마음에 의도적으로 눈앞의 상황의 외면하는 장군이었지만, 그녀의 기대와는 아랑곳 없이 두 중년 남녀는 섹스는 계속 이어졌다.

급기야 이번에는 흥분한 여자가 남자의 위에 걸터 앉으며 말타기를 시도했다.

쿵떡쿵떡!

요란한 떡방아 소리에 놀란 장군이 자기도 모르게 앞을 쳐다보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세, 세상에 여자가 위로 올라왔잖아? 저런것도 가능하단 말이야?’

영상을 많이 접하지 못한 장군에게 체위란 단 한 종류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바로 남자가 위에 올라타 여자를 누르는 정상위였다.

충격을 받은 장군은 고개를 돌릴 생각도 못하고 붙박이처럼 말타기 장면을 바라보았다. 중년 여성이 푸세식 변기에 앉은 것처럼 쪼그려 앉아 자세로 남자를 압박하자, 장군의 시야로 남자의 굵직한 심볼이 고스란히 들어왔다.

애액에 흠뻑 적셔진 거무튀튀한 심볼의 모습에 장군은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 깨물었다.

‘흑, 저, 저게 남자의 그···.’

막연한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귀엽고 깜찍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짐승의 몸에나 달려 있을 것 같은, 너저분하고 징그러운 모습이었다.

‘윽. 더, 더러워.’

하필 태어나 처음 본 남자의 잦이가 제대로 관리도 안 된 중년 남성의 것이었으니 더럽다고 생각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장군은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도훈이 것도 저렇게 생겼으려나?’

그녀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질퍽한 섹스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도훈이 자기 뒤에서 똑같은 장면을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비좁은 수풀 사이에 숨어있느라 두 사람은 필요이상을 밀착된 상황이었다.

‘아아, 하필 이런 걸 도훈이랑 같이 보게 되다니···.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 같아.’

도훈을 의식하기 시작하자 장군은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와 맞닿은 몸이 뜨거워지고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릿했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하지만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남녀의 교합 장면은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또다시 체위를 바꾼 두 남녀는 이제 뒤치기에 들어갔다. 여자를 바닥에 엎드리게 한 남자는 위에서 찍어 누르듯이 물건을 쿵쿵 박아댔다. 어찌나 힘을 주어 박는지 한 번 박을 때마다 여자는 산속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댔다.

"오메, 오메! 나죽어! 오메!"

"아따, 겁나게 쫄깃해블그만. 좀 더 쪼여 보랑께?"

퍼억퍼억!

여자의 몸이 앞뒤로 크게 흔들릴 때마다 장군의 심장도 쿵쿵 뛰기 시작했다. 피가 빨리 돌기 시작하고 온몸이 화끈거렸다. 사타구니 근처가 간질간질한 느낌마저 들었다.

‘뭐, 뭐지? 벌렌가?’

장군이 놀라 허벅지 주변을 더듬었지만 벌레는 보이지도 않았다. 간질간질한 느낌은 그녀의 몸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이었고, 무지한 장군도 그쯤에서야 자신의 신체 변화를 깨닫기 시작했다.

‘아, 아, 이럴수가. 저, 젖고 있어.’

팬티가 축축했다. 젖은 몸은 이미 토굴에서 모닥불로 말렸으니 비때문은 아닐 것이다.

"하아-. 오래도 한다."

갑자기 도훈이 귓가에 바람을 불어 넣으며 속삭였다. 고의적인 행동에 바짝 긴장해 있던 장군이 몸을 움찔 떨었다. 그러다 실수로 그녀의 엉덩이가 도훈의 사타구니와 부딪히고 말았다.

물컹-

딱딱한 무언가가 엉덩이골 사이로 들어왔다. 등 돌린 장군은 얼굴이 빨개지다 못해 터질 것처럼 달아올랐다.

‘윽! 설마 이건!’

그녀는 도훈의 물건이 실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자연히 엉덩이에 닿은 딱딱한 물체가 도훈의 잦이라는 걸 눈치챘다. 신기한 것은 우연히 닿았음에도 불구하고 장군이 곧바로 몸을 빼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미, 민망하니까 그냥 있어야 겠다.’

사실 장군도 적잖이 흥분한 터라 엉덩이에 닿은 물건의 느낌이 싫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중년 남녀의 적나라한 섹스 장면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상황에서, 그녀 역시 마음속으론 은근히 도훈을 도발하는 것처럼 엉덩이를 흔들었다.

우연인 듯, 실수인 듯.

"아, 아 미안.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도훈이 사과했다.

"···아니야. 어쩔 수 없지 뭐."

어쩔 수 없다기엔 너무 속 보이는 말이었지만 그만큼 장군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특히 도훈이 토굴에서 보여준 의연한 모습 때문에 그에게 강한 호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었다.

‘도훈이는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갑자기 날 덮치거나 그러진 않을 거야.’

한편 도훈 역시 장군의 도발적인 행동에 적잖이 놀란 상태였다.

‘이것 봐라? 스스로 엉덩이를 비벼대잖아? 부비부비하는 줄.’

장군이 본능에 매몰되는 모습에 도훈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도발은 네가 먼저 했으니 나도 살짝.’

도훈은 일부러 엉덩이를 떼지 않은 체 살짝 힘을 주어 대물을 쿡 찔렀다.

"앗!"

"아, 미안."

"괘, 괜찮아."

도훈의 단단한 물건은 하필 장군의 회음부를 정확히 찌르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성감대가 자극 받자 장군은 완전히 몸이 달고 말았다.

‘흑, 젖꼭지까지 바짝 선 거 같아. 브라에 쓸리는 느낌이 나.’

그녀는 커다란 가슴에 걸맞는 도톰한 젖꼭지를 가지고 있던 터라 흥분하자 젖꼭지가 곤두서며 패드에 닿기 시작했다. 오히려 그것이 자극을 더 했기 때문에 한 번 딱딱해진 젖꼭지는 도무지 가라앉을 생각을 못 했다.

‘아아, 아까 도훈이가 내 가슴 만졌을 때 이상했는데···.’

악귀에 조정되어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긴 했지만, 장군은 토굴에서 도훈의 손으로 가슴을 만지게 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의 거친 손이 커다란 가슴을 움켜쥐었을 때, 그녀는 솔직히 싫지 않았다. 오히려 몸이 먼저 반응하며 유두가 단단해져 버렸다.

자극이 거세진 장군이 자기도 모르게 손을 올려 밑가슴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아아, 이러면 안되는데···.’

< 878. 처녀 보살-20-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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