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5. 빻은 얼굴도 할 수 있어.-25- >
"태영이요? 과 후배에요."
"무슨 과신데요?"
"체육교육과요."
"체육과요?"
"아니, 체육과가 아니고 체육교육과요. 사범대."
"아, 사범대. 선생님 되시는 거구나."
"일단은 그렇죠. 그쪽은 무슨 과세요?"
"경제학과에요."
"네."
도훈은 통화할 때와는 또 다시 달라진 분위기에 위화감을 느꼈다.
처음 통화 할 땐 냉냉했고, 두번째는 살랑거렸으며, 막상 만났을 땐 굉장히 이지적인 느낌을 풍겼다.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수수한 얼굴에서 영민한 느낌이 묻어나왔다. 왠지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이었다.
'여러가지로 사람 놀래키는 여자군.'
[너무 예뻐서요?]
'예쁜것도 예쁜데 성격을 종잡을 수 없어서 말이야. 대체 뭐가 진짜인거지?'
[그럴때를 위해 정보창이 있지 않습니까?]
'아, 그렇지. 확인해 봐야겠다.'
도훈은 몰래 정희의 정보창을 열었다.
딱히 공략을 위해서라기 보단,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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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차정희 (처녀)
나이 : 20 #범생 #순수 #건망증
호감도 : 60/100
개방성 : E
성감대 :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애무 포인트 : 알 수 없음.
성욕지수 : 매우 낮음 (임신확률 : 45%)
공략팁
*위 대상은 당신에게 별다른 호감이 없습니다.
-그녀는 남자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성실하게 학창시절을 보낸 평범한 학생입니다.
-약간은 고지식한 구석이 있으며 혼전순결주의자의 경향이 있습니다.
?추천행동 : 그녀의 호감을 사기 위해선 오랜기간을 함께 알고 지내며, 천천히 다가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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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의 정보창을 확인한 도훈은 놀라울 정도로 꽉막힌 성격에 단단한 벽을 느꼈다.
'와, 완전 철벽녀네.'
[철벽녀요?]
'봐, 요즘 저런 여자가 어딨어? 혼전순결주의라니. 무슨 조선시대 사람인 줄?'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저런 타입이 없진 않겠죠. 발랑 까진 여자가 있으면, 보수적인 여자도 있는 법이니까요.]
'그래도 좀 심하네. 어떻게 나를 보고도 전혀 미동도 않는 거지?'
도훈은 살짝 자존심이 상했다.
여태껏 잘생긴 얼굴과 큰 키로 인해 대다수의 여자들에게 첫인상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던 도훈이었다.
하지만 정희는 도훈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없어 보였다. 심지어 추천 공략 마저, 긴 시간을 들여 천천히 다가서야 하는 타입이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끄응. 내가 본 여자중에서 가장 꽉 막힌 타입이군. 차라리 잘 됐어. 어차피 학점을 잘 받으려고 만난 사이니까.'
커피숍에 들어가 주문을 마친 도훈이 계산을 하려고 카드를 꺼내는데 정희가 지갑을 열었다.
"제건 제가 계산할게요."
"네? 커피 정도는 괜찮은데."
"얻어 먹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요. 그쪽 분이 저를 사줄 이유도 없고."
정희가 딱 잘라 말하자 오히려 도훈만 민망해졌다. 최근 돈이 많아진 이후 딱히 돈을 아껴본 적이 없었는데, 정희는 한사코 더치페이를 주장했다.
'쓰읍. 염치가 있어서 좋긴 한데, 괜히 민망하네.'
"따로 따로 계산해 주세요."
점원이 뚱한 표정으로 카드를 두 번 긁었다.
한 잔에 3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면서, 각각 결제하는 손님들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정희는 자리를 잡고 앉자 마자 과제 이야기부터 했다.
"발표 주제는 알고 있죠?"
"네. 태영이한테 대충 들었어요."
"저도 실은 불안해서 이것저것 미리 생각해 봤거든요."
정희는 이제껏 혼자 준비한 구상을 도훈에게 알려주며 열심히 설명했다. 도훈이 얼핏 듣기에 과제에 대해 상당히 깊이 있게 공부를 한 느낌이었다.
'이야, 제법이네. 이럴거면 내가 걱정할 필요도 없었잖아? 잘하면 내가 버스를 얻어타게 생겼는데?'
두 사람은 한참 조발표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었다. 그러던 중 정희가 잠시 화장실로 향했다.
"저 잠시 화장실 좀."
"네."
혼자 남겨진 도훈은 기회다 싶어서 밖으로 나갔다. 조그만 동네 까페라 그런지 내부에 흡연실이 없어 담배를 피우려면 가게 밖으로 나가야 하는 구조였다.
도훈이 담배에 불을 붙이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응? 정희가 왜?'
방금 전까지 같이 대화를 나누다 화장실에 간 정희가 전화를 걸어오니 의아할 따름이었다.
'설마 화장실에 휴지라도 떨어졌나?'
도훈이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네, 정희씨."
-대체 언제 오시는 데요?
"네?"
-30분이면 도착하신다면서요.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는데 연락도 없고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상대는 잔뜩 짜증이 난 목소리였다.
도훈은 황당한 마음에 자신이 착각한 줄 알고 발신번호를 확인했다.
'차정희 번호 맞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혼란스러워진 도훈이 순간적으로 사태를 파악했다.
'그러니까 전화를 건 정희는 따로 있고, 나를 만난 정희가 따로 있는 거야?'
[그런것 같은데요?]
'동명이인일리는 없으니 둘 중 하나가 가짜란 소리겠군.'
[가짜요?]
'왜, 정희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고 했잖아. 태영이 말로는 싸가지 밥말아먹은.'
[아아! 설마 그럼.]
'어쩐지 이제 알겠네. 집 앞에서 마주쳤을 때 완전 금시초문인 표정이더니. 나랑 통화한 적이 없으니 그럴 수 밖에.'
[정희양의 동생이 중간에 장난을 친 것이로군요.]
'근데 왜 그랬을까? 할일이 그렇게도 없나?'
[언니를 대신해서 만나려던 거 아니었을 까요? 어쨌든 동생도 같이 발표를 하는 입장이니까요.]
'궁금하긴 하네. 나한테 왜 그런건지.'
도훈이 잠시 말이 없자 정희, 아니 정란이 도훈을 닥달했다.
-설마 저 바람맞히신 거예요? 와, 완전 없어.
슬슬 정란의 성격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훈은 그녀가 가식적으로 애교 부린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언니인 척 속이고 자신을 만나려고 했던 저의가 궁금했다.
'잠깐 속아 넘어가줘 볼까.'
"아, 죄송해요. 먼저 들른 일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요. 금방 갈게요."
도훈이 저자세로 나가자 정란도 다소 화가 누그러들었다.
-늦으면 늦으신다고 말씀이라도 해주셨어야죠.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고만.
"정말 죄송해요. 정신이 없었어요."
-얼마나 남았는데요.
"10분 쯤?"
-알았어요. 오빠가 늦었으니까 커피 쏘는 거죠?
정란이 그 핑계를 대며 도훈을 벗거 먹으려 들었다. 방금 전 정희의 더치페이가 깊은 인상을 받았던 도훈은 언니와 정반대인 정란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언니랑은 완전 반대네. 태영이가 했던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 알겠다.'
"알겠어요. 제가 늦었으니까요."
-얼른 오세요.
"네."
통화를 마친 도훈이 생각했다.
'정란이 무슨 꿍꿍이로 나를 속였는지 알아봐야 겠군.'
자리로 다시 돌아가자 화장실에서 나온 정희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어디 다녀 오셨어요?"
"밖에서 담배 좀 피우고 왔어요."
"아, 담배."
"냄새 많이 나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그럴수도 있죠. 우리 어디까지 얘기했죠?"
"정희씨 말씀대로 정리해서 단톡방에 올리면 될 것 같아요. 태영이한텐 제가 설명할테니 동생분한테는 직접 알려주세요."
"네. 근데 다른 남자분도 한 분 더 있던것 같은데 그분은 어떻게 하죠?"
"아까부터 도통 연락이 안되더라고요. 문자도 남겨놨는데 답장도 없고. 잠수 탄 건 그쪽이니까 우리가 정해줘도 할말 없을 거에요."
"그래도 나중에 말 나올 것 같은데."
"그건 제가 직접 말 할게요. 다같이 하는 발표고 최대한 공정하게 역할 분배를 했는데 거기 불만 갖진 않을 거예요."
"네, 부탁드려요."
"근데 정희씨 듣기론 쌍둥이라고 하던데, 진짜에요?"
쌍둥이라는 말에 정희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정란이요? 네. 일란성이에요."
"그러시구나. 일란성이면 사람들이 헛갈려 하지 않아요?"
"별로요. 어렸을 땐 자주 그랬는지, 대학교 와선 정란이가 화장을 하고 다녀서 구분이 되는 편이에요."
"정희씬 그럼 화장 안하세요?"
"네? 아니 그건 왜."
지나치게 개인적인 질문에 정희가 당황했다.
도훈이 얼른 둘러댔다.
"아뇨, 피부가 너무 좋으셔서 화장할 줄 알았거든요."
"그, 그래요?"
정희는 대놓고 추켜세우는 도훈의 태도에 기분이 이상했다. 실은 생각보다 말끔한 외모에 과제에 열의를 쏟는 모습이 어느정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을 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남자 문제에 대해선 워낙에 쑥맥이었기 때문에 도훈에 대한 호감도 딱 그정도였다.
"아무튼 대충 정리 된 것 네요. 이대로 단톡방에 알려주시겠어요?"
"아, 근데 제가 폰을 집에 두고와서."
"그럼 제가 정리해서 공지할게요."
"네, 부탁드려요."
폰을 집에 두고 왔다는 말에 도훈의 모든 의심이 확신이 되었다. 예상대로 정희가 집에 깜짝 두고 간 폰을 가지고 정란이 중간에 장난 친 꼴이었다.
'이것봐라? 내가 모를 줄 알고 정희인 척 했다 이거네.'
"그럼 이만 일어날까요?"
도훈이 자리를 파하며 동시에 정란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도훈 : 거의 도착했어요. 나오시면 될 것 같아요.
-차정희 : 네, 나갈게요 오빠.
정희와 헤어진 도훈은 잠시 동네 주변을 배회했다. 괜히 정희를 바래다 주다, 정란과 3자대면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정희도 도훈이 집에 바래다 주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것도 뻔했다.
잠깐의 시간차를 두고 다시 정희의 집앞으로 나가자 정란이 나와있었다. 언니 정희와 얼굴은 똑같이 생겼지만, 완전히 다른 이미지의 여성이었다.
특히 수수한 정희에 비해 화장이 지나치게 진하고 화려했다. 옷차림은 말할 것도 없이 짧고 노출이 심한 의상이었다.
'와, 어떻게 자매가 저렇게 다를 수 있지?'
도훈이 조심스럽게 정란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차정희씨 맞죠?"
도훈을 기다리고 있던 정란이 화사하게 웃으며 도훈을 반겼다.
"네, 그쪽이 도훈 오빠?"
정란이 빠르게 도훈을 위아래로 스캔했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 낫네. 대박. 그나저나 외출중에 언니랑 마주치는 바람에 폰을 못 가져 나왔는데 설마 전화하진 않았겠지?'
"혹시 저한테 전화 거셨어요?"
"아뇨. 방금 하려고 했는데 딱 만났네요. 왜요?"
"아, 아니에요. 그럼 갈까요?"
도훈이 차로 안내했다. 정란은 도훈의 주차된 차를 보고 살짝 실망했다.
'뭐야. 국산차잖아? 외제차면 더 좋았을 건데. 돈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가 보네? 그래도 뭐 얼굴은 마음에 드니까.'
허영심이 가득한 정란은 기왕이면 외제차면 좋았겠지만, 일단은 차가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여겼다.
차에 오른 정란이 도훈에게 물었다.
"우리 어디로 가요? 오빠가 사주시는 거죠?"
"뭐 근처에 아는데 있으세요?"
"저희 동네는 좀 후져요. 일단 나가요."
정란은 혹시나 집 주변에 있다가 정희와 마주치면 곤란했기 때문에 얼른 벗어나고 싶어했다.
안그래도 외출중에 딱 걸리는 바람에 언니에게 한 소리를 들은 차였다.
"네, 그럼. 뭐 대학로 근처로."
도훈이 차를 출발시키며 보조석에 앉은 정란을 힐끔거렸다. 쌍둥이 정희와는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
단정하게 옷을 입은 정희에 비해 정란은 드러내놓고 몸매를 노출하고 있었다. 특히 v자로 깊숙이 파인 가슴골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오, 의외로 몸매가 좋구나. 정희는 꽁꽁 가리고 있어서 몰랐는데, 쌍둥이니까 똑같겠지?'
도훈이 자신을 훔쳐본다는 것을 눈치 챈 정란의 보란듯이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오빤 여자친구 있어요?"
너무나 뜬금없는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도훈이 살짝 당황했다.
"네, 네? 저요? 왜 갑자기."
"그냥요. 대학생인데 차도 있고 그러니까. 인기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인기 별로 없어요."
"그래요?"
"정희씨는 있어요?"
"있을 것 같아요, 없을것 같아요?"
정란이 호기심을 드러내며 물었다.
도훈은 언니 정희를 방금 전 실제로 만나봤기 때문에 그녀가 모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훈은 일부러 모른 척 하며 대답했다.
"있으실것 같은데요?"
"왜요?"
"그냥 뭐. 예쁘시니까."
"제가 예뻐요? 호호. 어디가요?"
정란은 예쁘다는 칭찬에 기분이 좋은 지 헤벌죽 웃으며 계속 물었다. 정희와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이었다.
'허, 도발적인 거 보소. 어떻게 언니랑 전혀 닮은 구석이 없네.'
[생긴건 똑같은데요? 놀라울 만큼요.]
'그러게. 원래 쌍둥이도 자라면서 조금씩 얼굴이 달라지는데, 눈코입 하나하나가 완전히 빼다 박았네. 화장 다르게 안했으면 몰라볼 정도야.'
"음, 근데 초면에 이런 얘긴 좀 그렇지 않나요?"
"처음이 중요하죠."
"네?"
"전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묻는 거에요. 저 어떤거 같아요?"
'아니 이게 뭐하자는 분위기람?'
도훈은 급발진하듯 피치를 올리는 정란의 화법에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었다. 실제 본심과 상관없이 남자를 홀리는 데 타고난 여자 같았다.
'로시, 정란이 정보창 좀 띄워봐.'
[네, 바로 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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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차정란 (비처녀, 15세 6개월)
나이 : 20 #날라리 #도발적 #남성 편력
호감도 : 75/100
개방성 : S
성감대 : 겨드랑이, 발등, 클리토리스
*애무 포인트 : 섹스할 때 키스해 주는 걸 좋아합니다.
성욕지수 : 매우 높음 (임신확률 : 75%)
공략팁
*위 대상은 당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남자를 무척 밝힙니다.
-그녀는 중학생 때부터 발랑 까졌습니다.
-남자친구를 자주 갈아 치우며, 특유의 바람기로 사귀는 중에도 몰래 바람을 피웠습니다.
?추천행동 : 그녀의 도발에 반응해 주세요. 그녀를 공략하는건 식은죽 먹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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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5. 빻은 얼굴도 할 수 있어.-2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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