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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765화 (733/2,000)

< 747. 중수의 자격-76- >

‘아니 이렇게 적극적으로···.’

정음이 보기보다 과감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적극적으로 달려들 줄은 몰랐다.

특히 두 발을 크로스 시켜 발뒤꿈치로 엉덩이를 찍어 누를 때는, 온 몸이 진공청소기에 빨려들어 가는 것처럼 아찔해지는 기분이었다.

‘으읏, 이 쪼임 대체 뭔데?’

[정말 어마어마하군요.]

그동안 방치당한 설움을 풀기라도 하는 것처럼, 정음은 시작부터 매섭게 몰아붙였다. 다만 그것은 의식적인 행위라기 보다 무의식적인 본능에 가까웠다.

그녀의 뜨거운 몸뚱이가 나를 갈구하는 것이다.

[역시 끝판 왕이랄까요? 주인님, 오늘 기 좀 빨리겠는데요?]

‘으으, 이대로 질 순 없어.’

의식을 집중했다.

나의 지론에 따르면, 섹스는 격투기와 같다.

상대를 먼저 보내느냐, 내가 가버리냐의 싸움.

남자가 창이라면 여자는 방패다.

통상 수성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볼 때, 섹스는 여성이 유리한 게임이다. 대부분 여자가 오르가즘을 느끼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나가떨어지는게 다반사니까.

이는 역설적이게도 공격하는 남성이 오히려 버티는 입장이 되고, 수비하는 여성이 반대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음은 지금 무의식적으로 나를 쥐어짜고 있었다.

거센 파도에 저항하려 해봐야 물속에 빠져 허우적댈 뿐.

때론 지는 것이 이기는 것.

나는 버티기보다 흘려보내기로 했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나를 휘두르게 내버려 두었다.

‘어디 원하는 대로 실컷 해봐.’

정음이 더욱 거칠게 나를 몰아 붙였다. 피스톤 운동이 시원치 않았는지 나를 옆으로 밀쳐내더니 침대로 눕혔다.

"···올라가서 하고 싶어요."

정음이 단숨에 내 위로 올라탔다.

두 무릎이 시트에 닿도록 바짝 붙이더니 엉덩이를 최대한 밀착시켜 성기 사이에 공간을 지웠다.

일련의 동작을 수행하는 동안 정음의 눈동자엔 초점이 보이질 않았다. 의식을 잃었다기보다, 맹목적인 열망에 정신을 송두리째 빼앗긴 광신도 같은 표정이다.

그래.

그 표현이 정확했다.

광신도.

지금 정음이는 섹스의 화신이 되어 있었다.

오로지 쾌락만을 갈구하는 극단적 쾌락주의자.

욕정에 혼을 잃은 타락천사.

"흐아아아앙!"

흔든다.

잦이에 봊이를 끼우고 미친 듯이 앞뒤로 휘젓는다.

골반이 무사할까 걱정될 정도로 격렬한 움직임이다.

잦이가 분필이라면 이미 부러져, 으깨져, 가루가 되었을 것이다. 굉장한 밀착력, 압박, 그리고 무서울 만큼의 속도.

정음의 무의식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아앙, 아아아아, 아아아앙!"

살갗이 쓸려 나갈 것 같다.

잦이가 송두리째 뽑힌다면 딱 이런 기분일까.

[주, 주인님 어서 반격을!]

‘······.’

[어째서 일방적으로 당하고 계십니까? 주도권을 뺏으셔야죠.]

로시가 평소답지 않은 나의 태도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나에겐 계획이 있었다.

‘···아직.’

[네?]

‘아직이야. 조금만 더.’

앞뒤로 비벼대던 정음은 급기야 푸세식 변기에 앉는 자세로 쪼그려 앉더니 떡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두 팔로 내 가슴을 짚고 엉덩이를 채찍처럼 후려치며 전신으로 돌진해 온다.

쿵떡쿵!

쿵떡쿵!!

봊이가 잦이를 절구질한다.

아주 그냥 씹창을 내버린다.

나의 잦이는 걸레짝마냥 짓이겨 졌다.

팟팟!

배 위까지 물이 튀었다.

아니 물이 아니라 정음의 몸에서 나온 체액이.

실로 어마어마한 흥분한 상태였다.

[주인님!]

‘조금만··· 조금만 더.’

나의 전략은 단순했다.

기다린다.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말처럼 노도처럼 밀려오는 기세에 맞서지 않는다. 원 없이 풀어내도록 모두 받아준다.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지금의 정음은 들끓는 용광로지만, 한바탕 쏟아내고 나면 언젠간 제풀에 지칠 것이다.

나는 그저 기다릴 뿐.

멈칫!

일순 정음의 방아질이 무뎌졌다.

정음이 아무리 타고난 옹녀라도 체력이 후달리기 마련.

마침내 반격의 순간이 왔다.

"고생했어. 이젠 내가 해줄게."

정음의 목덜미를 껴안아 내 위에 엎드리게 했다.

다른 손으로 꼬리뼈를 내리 누른다.

그리고 올려치기.

파바바바밧!

마침내 시작된 반격에 정음이 정신을 못 차렸다.

"아아앙, 아앙! 오, 오빠아아!"

정음이 어마어마한 교성을 토해냈다.

스스로 방아질을 할 때보다 더 격한 신음이다.

[아니 어째서···.]

‘몸이 다 풀렸잖아.’

[네?]

‘아까 미쳐 날뛰는 사이에 밑이 완전히 풀려버렸다고.’

[아!]

정음의 몸엔 문어 빨판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잦이를 비틀어 짜대는 희대의 명기다.

정음이 욕정에 휘둘려 폭풍처럼 밀어붙이는 사이 체력이 소진되었고, 그녀가 자랑하던 명기도 피로해졌다.

그러자 딱 넣기 좋게 말랑말랑해졌다.

성감이 극도로 올라선 절정의 순간, 내가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것을 기다리셨던 거군요!]

‘그렇지.’

정음은 여전히 버거운 상대다.

그녀의 쪼임을 버티려면 나 역시 온힘을 잦이 끝에 실어야 한다. 그것은 무척 힘든 일이고, 정력을 소진시킨다.

하지만 오늘은 처음부터 버티기 모드로 힘을 비축했다.

받아주고, 받아주고 또 받아준다.

마치 샌드백처럼 가드만 올리던 선수가, 오히려 체력이 떨어진 상대에게 카운터를 날리는 것처럼. 욕정에 휘둘린 정음이 온 힘을 소진시킬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예상대로 정음은 살짝 지쳤다.

이제는 온전히 내 시간이다.

"으쌰."

나는 몸을 일으켜 좌상자세로 바꾸었다.

이른바 앉아치기.

정음의 겨드랑이 밑으로 두 팔을 넣어, 어깨를 붙잡아 고정시킨다. 그리고 어이지는 허리놀림.

"흐앙, 아앙, 도, 도훈 오빠앙!"

힘껏 박아준다.

자궁구까지 뚫어버린다는 심정으로 전력으로 꽂아 넣는다.

모텔 침대가 삐걱댈 정도로 세차게 흔들어 재낀다.

"아아, 아, 오, 오빠아!"

"정음아, 너무 좋아."

"저두요 오빠."

어깨 죽지를 끌어 내리며 힘껏 밀착시켰다.

쿵! 쿵!

정음의 가녀린 몸이 위로 붕 떳다가 아래로 팍 내리 꽂혔다.

‘좋아, 피니쉬다.’

나는 마지막 자세로 정음을 정상위로 눕혔다.

이미 온 힘이 빠진 정음은 두 팔을 만세자세로 널부러졌다.

"잠깐만 허리 들어봐."

"허억, 헉. 허리를요?"

"응."

정음이 힘겹게 아랫배를 앞으로 내밀자 등허리가 아치형으로 휘어지며 침대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겼다. 나는 잽싸게 옆에 있던 베개를 허리 사이에 게워 넣었다.

"아, 앗."

"이 각도도 참신할 거야."

허리에 베개를 받치자 정음의 등허리가 자연스럽게 휘어지며 내부의 굴곡이 생겼다. 밑으로 처진 질입구를 단단한 대물이 떠받치는 형국이다.

‘그럼, 간다.’

그 상태로 골반을 붙잡고 쿵쿵 박아댔다.

흔히 받아놓고 친다는 그 자세다.

"흐핫, 핫!"

색다른 감각에 정음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삽입 각이 틀어지며 평소 자극받지 못한 곳을 찌른 모양이다.

"으읏, 오, 오빠!"

정음의 얼굴이 달아오른다.

양쪽 볼이 상기되고 콧구멍이 확장되기 시작한다.

흔들리는 유방위로 유두가 바짝 곤두선다.

오르가즘의 징후다.

‘좋아, 이대로 간다.’

팟팟팟!

부술 듯이 허리를 흔든다.

이미 최고조로 확장된 대물은 자궁 입구를 두들기고, 에어컨 바람을 직사로 맞는데도 온 몸에서 땀이 삐질 흘러나왔다.

박는다.

박아서 무너뜨린다.

이번 결투는 나의 승리다.

"으으으으으으!"

"아흑, 오, 오빠, 아아, 나, 기분이 이상해져요."

"으그그그그그!"

"아아아아앙! 오, 오빠아아아아아아아아앙!"

푸확!

그대로 발사!

하지만 모처럼 안에 싸려했던 나의 정액은 콘돔에 막혀 목적지를 잃고 말았다.

"크윽!"

털썩!

사정을 마치고 그대로 정음의 몸에 포개 쓰러졌다.

거침 숨을 몰아쉬는데 정음이 부드러운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빠 나 너무 좋았어요."

"으어, 힘이 다 빠졌다."

"근데 앞으론 콘돔 끼지 말아요."

"응?"

"···난 오빠랑 그냥 하는 게 더 좋은 거 같아요."

"그렇구나."

잠깐의 휴식 후 곧바로 2차전에 들어갔다.

물론 두 번째는 생잦이였다.

***

"자 그럼, 30분 일찍 마쳤으니 조별로 모여서 상의 좀 하고 가세요."

교수가 자리를 뜨자마자 강의실 안이 시장판처럼 혼잡스러워 졌다.

조원의 이름을 호명하는 사람, 갈피를 잡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는 사람, 눈치를 보고 강의실을 몰래 탈출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행태가 벌어졌다.

태영은 도훈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에 자기 조에 합류하기에 앞서 정희정란 쌍둥이에게 먼저 다가갔다.

"저 13조 이도훈···."

"아, 그 쪽이이세요?"

"아뇨. 실은 저희 과 선밴데 오늘 일이 있어서 수업을 못 나왔거든요."

"그래요?"

"제가 대신 번호라도 알려드리고 가려고요."

"그럼 그러세요."

"참나, 꼬봉이야 뭐야."

똑같이 생긴 두 쌍둥이 자매는 전혀 상반된 반응이었다.

언니인 정희는 친절하게 응대했지만, 동생인 정란은 띠껍다는 표정으로 태영에게 툴툴댄 것이다.

태영도 사람인지라 계속되는 모욕을 참을 수 없었다.

"뭐라고요?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태영이 매섭게 노려보자 쌍둥이 동생 정란이 딴청을 피웠다.

"그쪽보고 얘기 안했는데?"

태영은 발끈했지만 처음 보는 여자랑 다투고 싶지 않아 언니 정희에게 도훈의 번호를 넘기고 갔다. 태영이 다시 다른 조로 합류하자 그의 뒤통수를 향해 정란이 말했다.

"···변태같은 새끼가 발끈하기는."

"정란아!"

"저 새끼 아까 그 새끼 맞잖아. 우리 다리 훔쳐보던 놈."

"네가 오해한 거라니까?"

정희가 타일렀지만 정란은 막무가내였다.

"흥, 퍽이나. 남의 심부름이나 하는 놈이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넌 왜 말을 그렇게 못 되먹게 하니?"

"네맘이거든요?"

"휴-. 진짜 내가 너 때문에 창피해서 못 살겠다."

"저, 여기가 13조 맞나요?"

그때 또 다른 조원이 다가왔다.

순박하게 생긴 청년이었다. 세련되지 못한 패션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꾸밀줄을 모르는 촌놈이었다.

"누구세요?"

"저는 이두환이라고···."

"아, 저희조시구나. 반가워요. 근데 어쩌죠? 한 분이 오늘 결강을 해가지고 당장 얘기가 안될 것 같은데."

"그래요?"

"일단 연락처만 교환하고 다음에 시간내서 봐요."

"알겠습니다."

정란은 두환의 평범한 얼굴에 실망한 듯 대화에 끼지도 않고 내내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성함이···."

"저는 정희에요. 차정희, 저쪽은 제 동생 정란이구요."

"아···. 쌍둥이신가 봐요."

"네."

"그래서요?"

폰 질에 열중이던 정란은 쌍둥이라는 말에 띠껍다는 표정으로 따졌다. 당황한 두환이 말을 더듬었다.

"네, 네?"

"쌍둥이가 뭐 어쨌다고요."

"정란아!"

"아니 그냥 저는 쌍둥이시리고···. 암튼 그럼 다음에 뵈요."

"네, 연락 드릴게요."

두환이 도망치듯 꽁무니를 빼자 정란이 조소하듯 중얼거렸다.

"별 병신 같은게···. 어디서."

"야! 너 진짜 왜 그러는데?"

"뭐, 왜?"

"내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례하게 굴지 말랬잖아."

"안 무례했는데?"

"지금 네 태도가···."

"아, 몰라몰라. 언니가 조모임 하고 가래서 영화도 뒤로 미뤘단 말이야. 근데 이게 뭐야. 한 명은 숫기도 없는 병신이고, 또 한명은 수업은 나오지도 않고 꼬봉한테 떠넘기고. 이럴 거면 왜 남은 건데. 내 영화 어쩔거냐고."

"내가 이럴 줄 알았니?"

"암튼 나 간다."

"넌 얘기하다 말고···."

"남친 기다린다고. 언니가 알아서 해줘. 언니 그런 거 잘하잖아."

정란이 쏜살같이 사라지자 홀로 남게 된 정희가 옆구리에 두 팔을 얹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 쟤는 언제 철이 들는지.’

다른 조들은 벌써 역할분담이 한참인 반면, 제대로 모여보지도 못한 자기 조를 생각하자 앞날이 까마득해 지는 정희였다.

‘아니야. 어쨌든 연락처는 받았으니까 단톡방이라도 만들어서 초대해봐야지.’

날라리인 동생과 달리 책임감이 강하고 모범생이었던 정희는 어떻게든 조를 꾸려나갈 생각이었다. 특히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동생을 생각하면, 자신이 좀 더 희생할 각오도 되어 있었다.

늘 그래온 것처럼.

***

3번의 섹스 후, 도훈은 탈진하듯 쓰러졌다.

"허억. 정음이 넌 진짜···."

정음은 도훈에게 폭 안기며 팔베개를 하고 누웠다.

"오빠 나 너무 좋았어요."

"나도. 넌 어쩜 그렇게 잘하니?"

"제가요?"

"응. 갈수록 잘하는거 같아. 이젠 진짜 못 버티겠어."

"무슨 말씀이세요. 전 그냥 오빠가 시키는데로 했는데."

정음은 남자경험이 도훈 말고는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고 있었다.

평범한 남자를 만났다간, 일전의 희원보살처럼 외롭게 살뻔했다는 사실도.

"암튼 오늘 고마워. 굳이 무리안했어도 괜찮은데."

오후 일정 때문에 무리해서 모텔로 직행한것을 사과하는 도훈에게 정음이 말했다.

"아니에요. 저도 오빠랑 있고 싶었어요.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요샌 자꾸 오빠에게 안기고 싶어져요."

정음이 쑥스럽게 심경을 고백했다.

"저 야해져 버렸나 봐요."

"풉. 아니야. 그런생각 안해도 돼. 자연스러운 감정이니까."

"정말요?"

"그럼. 나도 너보면 안아주고  싶어. 섹스를 하고 싶다기보다 그냥 안고만 있어도 얼마나 좋은데."

"저두요. 저도 꼭 안해도 괜찮아요. 오빠랑 이렇게 같이 있기만해도 너무 행복해요."

도훈은 모처럼 편안함을 느꼈다.

섹스가 끝나면 늘 허무감에 가슴이 텅빈건 같았는데, 정음과의 섹스는 그에게 진한 충족감을 선사했다.

'이런게 진짜구나. 난 정음이를 정말 좋아하나봐.'

[그렇다해도 할일은 하셔야죠. 이제 슬슬 일하러 가실 시간입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이제 알바가야 할까봐."

"아, 오늘 출근 첫날이시랬죠? 늦으심 안되겠네요."

정음 서둘러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집에 바래다 줄게."

< 747. 중수의 자격-76-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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