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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763화 (731/2,000)

< 745. 중수의 자격-74- >

모텔에 들어선 도훈이 자연스레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의 수중엔 일억원이라는 거금이 있었고, 늘 일정양의 지폐를 지갑에 챙기고 다니는 편이었다.

도훈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려는데 정음이 재빨리 지갑에서 돈을 꺼내들었다.

"오늘은 제가 낼게요."

"왜?"

"왜라니요. 남자만 내라는 법 있어요?"

정음이 씽긋 웃더니 대실요금을 지불했다.

도훈은 괜스레 민망했지만, 그렇다고 이미 낸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거참, 모텔비를 직접 내는 여자라니···. 선물 받은 게 부담스러웠나 보구나.’

생각해보면 늘 그랬다.

정음은 받기보다 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나를 받으면 두 개를 주고, 두 개를 받으면 전부를 주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도훈에게는.

도훈은 그런 정음이 사랑스럽기 짝이 없었다.

‘이러니 예뻐하지 않을 수 있나.’

도훈이 자신이 왜 다른 여자들과 달리 유독 정음에게 정을 쏟는 지 생각했다. 솔직히 그녀보다 예쁜 여자도 더러 있었고, 몸매가 좋은 여자는 더 많았다. 하지만 정음만큼 도훈을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여자는 없었다.

특히 도훈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다 내줄 것 같은 헌신적인 태도가 그를 매료시켰다.

‘전생의 마누라랑은 딴판이란 말이지.’

전 마누라, 최윤하.

얼굴만 떠올려도 이가 갈리는 여자다.

그를 현금인출기로 여기며 사치를 즐겼고, 호구로 삼은 것도 모자라 바람까지 실컷 피웠다. 우발적인 사고로 죽은 뒤의 행동은 더욱 가관. 내연남의 죄를 덮어주기 위해 저수지에 그의 시체를 파묻고 알리바이까지 인멸했다.

한마디로 세상에 두 번 없을 악처였다. 아니 악마였다.

심지어 유일한 혈육이라 여겼던, 딸마저 자신의 씨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나서는 원통함에 저승도 못 가고 구천을 떠돌았다. 원귀가 되어버린 것이다.

‘으으, 그때만 생각하면···.’

[왜 그러십니까?]

‘···아니야, 아무것도.’

도훈이 다시 정음을 보았다.

전생의 마누라가 너무나 악독했기 때문이었을까?

환생한 이후로 인연을 맺은 정음은 윤하와는 정반대였다.

자신도 용돈을 벌기위해 태권도 도장에서 사범알바를 하면서도 꼬박꼬박 도훈에게 선물을 사다 바쳤다. 그가 다른 여자들을 만나며 실컷 바람을 피울 때도, 늘 한결 같이 그를 믿고 기다렸다.

도훈은 그런 정음을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음아."

"네?"

살짝 긴장해 있던 정음이 눈을 크게 뜨며 도훈을 바라보았다.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있는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 없었다.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도훈이 자신을 빤히 내려보자 정음이 얼굴을 붉혔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도훈은 너무나 잘생긴 선배였다.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콩딱거리고 자기도 모르게 숨이 가빠왔다. 긴장되고, 떨리고, 안보면 생각나고, 봐도 또 보고 싶고···.

"왜 그렇게 빤히··· 흡!"

정음은 말을 잊지 못했다.

도훈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느닷없이 키스를 퍼 부운 것이다. 도훈의 혀가 부드럽게 밀고 들어오자 정음은 자기도 모르고 한 발을 뒤로 들고 눈을 감고 말았다. 키스만으로도 눈 앞이 아찔해지면서 뜨거운 기운이 훅 하고 가슴으로 밀려왔다.

‘아아···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릴 것 같아.’

띵-!

그때 엘리베이터 도착음이 울리며 문이 열렸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중년의 남녀는 도훈과 정음이 막 입술을 떼는 장면에 "흠흠!" 하면서 헛기침을 했다.

"거 젊은 사람들이 참···."

"왜 그래요? 혈기 넘쳐 좋구만."

두 사람이 내려가면서 나눈 대화에 정음이 귀밑까지 빨개져 고개를 푹 떨궜다.

"왜, 왜 그러셨어요···."

"그냥. 뽀뽀 하고 싶어서."

"아이참···. 들어가서 해도 되는데."

"하고 싶었어. 그냥."

도훈이 씩 웃더니 정음과 대실한 방으로 들어갔다.

대낮이라 그런지 모텔 창문으로 햇볕이 들어오고 있었다. 에어컨이 미리 켜진 룸은 생각보다 시원했다. 정음은 자신이 모텔을 오자고 해놓고 막상 룸에 들어오자 몹시 허둥거렸다.

"무, 물이라도 마실래요, 오빠?"

"응."

정음이 미니 냉장고 문을 여는데 위에 진열대에 있던 물건을 건드렸는지 바닥에 툭 하고 뭔가가 떨어졌다. 그것은 콘돔이었다.

"아, 아앗."

멋모르고 콘돔을 집어든 정음이 화들짝 놀라며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뭐야 그거?"

"그, 글쎄요."

"콘돔 아냐?"

"아마도···."

도훈은 쑥스러워하는 모습도 예뻐보였다.

발랑 까진 여자보자, 직접 까먹는(?) 여자가 맛있는 법이라면서.

"생각해 보니 우린 콘돔을 써본적이 없네?"

"그, 그러네요?"

정음이 생수병을 따서 컵에 따라왔다.

"물드세요."

장난기가 인 도훈은 정음의 얄팍한 허리춤을 확 끌어 당기며 무릎위에 앉혔다.

"어, 엄마야!"

"물보단 널 드시고 싶은데?"

"오, 오빠."

정음을 무릎위에 앉힌 도훈은 그녀의 가슴위에 뺨을 기대며 말했다.

"콘돔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

"아, 알아요."

"어떻게? 써봤어?"

도훈의 짖궂은 물음에 정음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오!"

"근데 어떻게 알아?"

"성교육 시간에 배웠어요."

"성교육 시간에?"

"네, 고등학교 때."

도훈이 은근슬쩍 계속 가슴에 얼굴을 문질렀지만, 정음은 그를 밀쳐내지 않고 가만히 받아주며 대답했다.

"저 여고 다녔거든요. 성교육 시간에 외부 강사 분 오셔가지고 알려줬어요."

"콘돔을?"

"네, 그 모형에 씌우는 것까지."

도훈은 언젠간 영상에서 봤던 나무 막대기 모형을 떠올렸다.

"그렇구나. 난 너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뭘 몰라요. 저도 성인인데···."

성인이라.

실제 나이가 불혹에 다다른 정음은 아직 애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실제로 스무살 차이가 넘는 처자랑 사귀고, 잔다면 주변에선 도둑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것이다.

‘나도 참 복에 겨웠구나.’

[그걸 이제 아셨습니까?]

"그래? 그럼 오늘 실습 다시 해볼래?"

"실습이라뇨?"

"콘돔 씌우기."

"괘, 괜찮은데···."

"왜, 성인이라며. 얼마나 잘하는지 보고 싶어."

"부끄럽게···."

"한 번 씌워봐. 네가 씌워주면 좋을 것 같아."

도훈이 계속 보채자 정음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오빠 부탁이니까."

정음이 콘돔이 든 곽을 가져와 내용물을 꺼냈다. 두 개가 세트로 들어있는 콘돔 포장이 나오자 정음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왜 두 개씩 들어있어요?"

"하나만으로 모자랄까봐?"

"아···."

"원래 콘돔은 1회용이야. 한 번 쓰면 다신 못 쓰거든."

"그래요?"

"응. 윤활제가 다 말라버리면 아무래도 관계할 때 뻑뻑하니까."

"아···."

정음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콘돔 봉지를 하나 개봉했다.

손으로 콘돔을 꺼내들던 정음이 손가락에 닿는 촉감이 이상한지 "으!" 하는 소릴 냈다.

"이상해요."

"실습해봤다며."

"보기만 했어요 저는. 그땐 하고 싶은 사람만 해보라고 했거든요."

"그럼 만져보는 건 처음이야?"

"네."

"느낌이 어때?"

"막 미끌 거리고···. 겉에 뭐가 묻어있어요."

"그게 윤활제야."

"윤활제요?"

"음, 너한테도 나오는 거."

"저한테···. 아···."

정음은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말뜻을 알아듣곤 민망하게 웃었다.

"그, 그렇군요."

"근데 순서가 그게 아닌데."

"네?"

"일단 바지부터 벗겨야지."

"아, 죄송해요. 제가 처음이라."

"괜찮아. 자."

침대에 걸터앉은 도훈이 벨트를 풀더니 다리를 앞으로 쭉 내밀었다. 정음이 발목을 잡고 바지를 끌어내리자 팬티만 입은 도훈의 하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 벗겨주는 건 처음 같은데?"

"그, 그런가···."

정음은 살짝 부풀어 있는 도훈의 팬티를 보고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왜 회피해?"

"네? 제가 언제···."

"똑바로 봐. 그래야 콘돔을 제대로 씌우지."

정음은 도훈의 요구에 다시 팬티로 시선을 돌렸다.

가운데가 텐트처럼 솟아있는 팬티는 끝이 살짝 젖어 있었다.

"아···. 벌써 커졌네요."

"아직 아니야. 반 쯤?"

"정말요?"

"커서 좋아?"

"네?"

"내꺼 크니까 좋냐고."

도훈의 직설적인 물음에 정음이 대답을 머뭇거렸다.

"···잘 모르겠어요."

"응?"

"저는··· 음, 오빠가 처음이고···. 또···. 그게 큰 건지 작은 건지 잘 몰라서."

"하긴 그렇겠구나."

자신이 정음의 첫남자라는 걸 재차 확인받은 도훈은 기분이 좋아 날아갈 것 같았다.

‘전 마누라는 나 만나기전에 완전 허벌이었는데, 쩝.’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주인님이 나이가 들고 나서 만나셨으니.]

‘나이를 떠나 개걸레였어. 아주 이 남자 저 남자 다 대주고 다녔을 걸?’

[말씀이 좀···.]

‘처녀 적 버릇 못 고쳐서 나중에 바람까지 폈잖아. 나로는 만족 못해서.’

[너무 자책 마십시오. 그건 주인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아니. 생각해 보니 내 잘못도 있는 것 같아.’

[네?]

‘여자를 만족 시켜주지 못하는 남자니까, 그런 꼴을 당하는 거라고.’

[주인님···.]

정음의 헌신적인 모습은 자꾸 전 마누라인 윤하를 떠올리게 했다. 그녀와 정 반대의 성격이건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생각났다. 마치 보색 대비처럼.

‘씨팔년. 생각해보니 복수 못하는 게 너무나 억울하네. 확 개처럼 따먹고 돌려버려야 하는데.’

불쑥 밀려온 적개심에 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발기하고 말았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불 끓는 복수심이 그를 성나게 만든 것 같았다.

"아! 더, 더 커졌다."

유심히 도훈의 팬티를 관찰하고 있던 정음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제야 멘탈을 다잡은 도훈이 생각했다.

‘마누라에 대한 복수만큼은 로시가 반대해도 무조건 실행할 거야. 설사 신이라도 그것만은 꺾지 못 해. 하지만 지금은 정음이한테 집중해야지. 나를 저렇게 좋아해주는 여자 앞에서, 다른 여자 생각은 금물이야.’

"볼래? 팬티 내려봐."

정음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심스럽게 팬티를 끌어내렸다. 도훈은 그녀가 벗기기 쉽도록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띠요용!

풀발기된 도훈의 대물이 피사의 사탑처럼 살짝 경사진 체 우뚝 섰다. 그것은 그야말로 탑이라고 불려도 될 만큼 굳건하고 웅장한 기세였다.

"와아···."

밝은 대낮에 첨탑처럼 우뚝 선 대물을 보는 순간 정음은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벌써 몇 번이나 관계를 하고, 입으로 빤적도 많았지만 이렇게 밝은 곳에서 대놓고 본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크, 크다."

"큰 거 같아?"

"네···. 어째 더 커진 것 같기도."

정음의 예리한 눈썰미는 조금씩 성장하는 대물의 두께를 놓치지 않았다. 길이는 그대로라고 해도, 실제 그의 두께는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다.

‘후후. 예리한 거 보소.’

"기분 탓이겠지. 콘돔 씌워봐."

"네. 근데 오래전이라 다 까먹어서···."

"일단 안하고 밖을 구분해야 돼. 거꾸로 입히면 윤활제가 적어서 안되거든."

"어디가 안쪽이예요?"

"줘봐."

도훈은 콘돔의 꼭지를 잡더니 다시 정음에게 내밀었다.

"이렇게 꼭지를 꽉 잡고 밑으로 살살 씌워면 돼."

"꼭지는 왜···."

"거기에 바람이 들어가면 부풀어서 찢어질수도 있거든."

"아하."

정음은 신기한 걸 발견한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이더니 콘돔의 고무링을 귀두에 걸쳤다.

"읏, 이게 좀 뻑뻑한데요."

"이게 너무 두꺼워서 그런가봐. 특대형이 있어야 되는데···."

"특대형이요?"

"콘돔도 사이즈가 있어. 보통은 일반형이지."

"일반형이면···."

"아마 15cm정도 커버되지 않을까?"

정음은 눈으로 도훈의 대물을 어림하더니 절래절래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오빠한텐 턱도 없겠는데요."

"그리고 아직 내가 말라있어서 그럴거야."

"말라있다뇨?"

"여기가."

도훈이 대물을 껄떡거렸다.

오뚜기처럼 앞뒤로 반동을 일으키는 대물은 무척이나 음탕했다.

"그럼 어떻게···."

"젖게 해줘야지."

정음이 말귀를 알아듣고는 침대 위에 걸터앉은 도훈의 다리 사이에 쪼그려 앉았다.

"제가 빨아 드릴까요?"

"좋지."

정음이 콘돔을 옆으로 내려놓고는 천천히 대물을 감싸쥐었다.

대물은 흡사 몽둥이처럼 딱딱했다.

"와아···. 너무 단단해요."

"그래? 정음이 네 앞이라서 그럴 거야."

"고마워요."

"뭐가 고마워?"

"그냥 ···다요."

정음이 행복한 미소를 짓더니 도훈의 대물을 입에 담았다.

귀두부터 천천히.

도훈은 두 팔로 등 뒤를 짚으며 그대로 고개를 천장으로 젖혔다.

"으으!"

어리고 예쁜 정음이 잦이를 빨아주는 모습에 찌르르한 감동이 밀려왔다.

‘땡땡이도 칠만하네.’

***

"이도훈."

"네."

"이두환."

"예."

그 시각, 도훈의 대출 업무를 맡은 태영은 임무를 수행하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휴-. 성공했다. 그나저나 도훈이 형이 웬일로 수업을 다 빠졌지? 급한 일이라고만 하던데···.’

태영은 동방 딸잡이 사건 이후 도훈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고 있었다. 그를 속이려 했다는 미안함도 있었기에 도훈의 말이라면 무조건 듣는 꼬봉처럼 되어 있었다.

출석을 마친 교수가 말했다.

"내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깜빡깜빡하니까 수업 시작 전에 미리 말할게요. 기말 전 마지막 조별 과제가 있을 예정입니다. 조는 출석부 순서대로 남자2, 여자2로 짰으니 불만 갖지 말고 철저히 준비해 오세요.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 조별 과제는 기말 성적에 포함

됩니다."

교수의 갑작스러운 선언에 강의 동에 소요가 일었다. 태영 역시 중간고사 끝이라던 교수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 있다가 뒤통수를 호되게 맞은 기분이었다.

‘아이씨, 어쩐지 쉽게 가나 싶더라니.’

"지금 조교가 나눠주는 프린트 물에 자기 조와 과제 내용이 표시되어 있을 거예요. 오늘은 30분 일찍 마쳐줄테니 나중에 조원끼리 모여서 상의 좀 하고 가세요. 그럼."

프린트 물을 받아든 태영은 재빨리 자기 조부터 확인했다.

그러나 출석부 순서대로라 그런지 생판 모르는 사람들뿐이었다.

‘가만, 도훈이형한테도 알려줘야 되는데···.’

태영이 그런 생각으로 도훈의 조원이 적힌 부분을 폰 카메라로 찍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도훈, 이두환이 우리 조네. 이도훈이 누구지?"

태영이 무심결에 뒤를 돌았다.

< 745. 중수의 자격-74-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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