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762화 (730/2,000)

< 744. 중수의 자격-73- >

도훈의 발언에 정음이 반색했다.

"정말요? 오후 수업 휴강이세요?"

"아니, 쨀건데?"

"오, 오빠."

정음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때문에 굳이 무리하실 필요 없어요. 출석도 중요하잖아요."

"아니야. 난 너랑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해."

정음은 표정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자신이 좋자고 도훈을 무리시킬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도훈이 평소에 수업도 착실히 듣고, 매일 도서관에 남아 예습복습을 열심히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모범생인 도훈의 길에 자신이 짐이 될 순 없다고 생각했다.

‘오빠가 나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그런가봐. 하나도 안 미안해도 되는데.’

"아니에요. 그러지 마요. 물론 저도 오빠랑 함께 있으면 좋지만, 그것도 서로 시간이 맞아야지요."

도훈은 정음의 착한 마음씨에 뭉클했다.

자고로 남자란 자신을 진정 위하는 여자에게 감동하는 법.

아마 정음이 아니라 연두나 나연이 같은 후배들이었다면, 도훈의 출석 따위는 아랑곳 않고 자신들과 데이트 하자고 먼저 졸랐을 것이다. 그만큼 다른 여자들과 정음은 차원이 달랐다.

"실은···. 내가 오늘부터 주말알바를 시작했어."

"알바요? 무슨?"

"금요일, 토요일만 하는 야간 알바."

"그러셨구나."

"그래서 오늘 못 보면 주말에 보기가 힘들 것 같아서."

"아이참···. 오빠가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은 좋은데, 그래도 수업까지 빼먹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도훈은 완강한 정음의 태도에 꾀를 냈다.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

"어떻게요?"

"실은 오늘 수업할 과목이 그렇게 중요한 과목은 아니거든. 중간고사도 잘 봐서 이제 레포트 하나만 제출하면 끝이고."

"음."

"특히 교양과목이라 수강생이 많아서 제대로 출석 확인도 안 하더라고."

"그래도···."

"그리고 거기 태영이가 있어."

"태영이요?"

"응, 너네 동기."

"태영이랑 같이 듣는 수업이세요?"

"응. 태영이한테 대출 좀 부탁해 보려고."

"출석을 대신 해달라고요?"

"저번에 보니까 혼자서 4인분을 하는 애도 있더라고. 절대 안 걸릴 걸."

도훈의 말에 정음도 주저했다.

금요일 오전 수업을 마친 정음은 이제 귀가를 해도 되는 상황. 반면 오후 수업만 남아있던 도훈은 본래 홍보 사진을 찍고 나서 학교로 복귀해야 했다.

"괜히 불안한데···. 걸리면 어쩌죠?"

"안 걸린다니까. 그리고 걸리면 또 어때? 출석 한 번 빠진다고 무슨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오빠가 학점관리에 신경 쓰는 거 알아요. 전액 장학금 노리신다면서요. 저도 오빠랑 같이 있고 싶지만, 저 좋자고 오빠를 곤란하게 하고 싶진 않아요."

"정음아. 너는 왜 그렇게 예쁜 말만 하니."

"제, 제가 뭘요···. 근데 조교 선생님은 왜 안 오시죠? 혹시 많이 아픈 거 아닐까요?"

도훈은 화장실에 간 민주가 왜 바로 못 돌아오는지 대충 짐작했지만, 전혀 모르는 척 딴소리를 했다.

"배탈이라도 나셨나?"

"제가 한 번 가볼까요?"

"아니야. 오히려 민망할 수도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보자."

***

화장실에 달려간 민주는 칸막이 문을 닫고 다급히 변기에 걸터앉았다. 치마를 들추자 허벅지 안까지 애액이 흘러 넘쳐 있었다. 도훈의 거친 장난 때문에 너무 흥분해 버리고 만 것이었다.

"하아···. 주, 주인님도 정말···."

휴지를 풀어 젖은 다리를 닦아내던 민주의 손이 자기도 모르게 질 입구로 이동했다. 질 안쪽에서 머리를 살짝 내민 립스틱이 만져졌다.

"으, 으음···."

민주가 립스틱 끝을 쑥 밀어 넣으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흑!"

손가락보다 조금 굵은 원기둥 모양의 립스틱이 안으로 쏙 들어가자 민주가 얕은 신음을 내뱉었다.

‘아아, 조그만 것도 이리 좋은데 주인님의 커다란 물건이 들어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민주는 도훈의 굵직한 대물을 떠올리며 불쑥 손가락을 더욱 밀어 넣었다. 이제 립스틱은 안쪽 깊숙이 들어가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다. 그녀는 구멍 끝까지 박혀버린 립스틱을 더욱 밀어 넣으며 안쪽 깊숙한 곳으로 자극을 전달했다.

"흐읏, 핫, 하앗!"

그녀의 사타구니 주변은 아까 묻힌 빵가루로 엉망진창. 그런 와중에도 털어낼 생각은 안하고 변기 위에 앉아 자위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수치스럽기 짝이 없었다.

‘하아앙, 난 왜 주인님 근처에만 서도 이렇게 젖어 버리는 걸까···.’

한참 자위를 즐기던 민주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바로 도훈이었다.

-이도훈 : 오나니 적당히 하고 나오지 그래? 테스트는 합격이니까 이제 립스틱은 빼도 좋아.

도훈의 문자를 받은 민주는 날아갈것처럼 기뻤다.

합격이라니. 그렇다면 도훈이 오늘 새벽 안아준다는 말이겠지?

급하게 뒷정리를 한 민주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정음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조교 선생님 괜찮으세요? 한참 안 나오시길래 따라 들어가 보려고 했어요."

민주가 민망하게 대답했다.

"으응, 오늘 실은···."

민주는 여자들끼리만 알아듣는 사인을 보내며 말꼬리를 줄였다. 정음이 말귀를 이해하고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러셨구나. 암튼 선생님 이제 가요."

"다 먹었니? 그래 그럼 정음이 집에 바래다 줄게. 도훈이는 학교로 가면 되지?"

"아, 선생님."

도훈과 함께 있을 때 말을 맞춘 정음이 거짓말을 했다.

"저 도서관에 반납 못 한 책이 있어서···. 같이 학교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정음은 거짓말에 능숙한 편은 아니었다.

목소리 톤도 평소와 달라지고, 특히 말할 때 시선을 못 마주치고 쭈뼛거리는 모습에서 대번에 티가 났다.

정음이 거짓말 한다는 걸 눈치 챈 민주가 정음에게 말했다.

"그랬구나. 그럼 나한테 맡겨줄래? 안그래도 좀 있다 도서관 갈일이 있었는데, 잘됐다."

"네, 네? 아···."

보다 못한 도훈이 옆에서 거들었다.

"정음아, 너 책 빌릴 것도 있다지 않았어?"

도훈의 구원에 정음이 응답했다.

"아, 맞아요. 그래요. 빌릴 것도 있어가지고 제가 가는 게 좋겠어요. 하하."

여전히 정음은 티가 많이 났다. 그러나 도훈이 커버치는 것을 본 민주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괜한 질투심에 그를 거역했다간 기껏 받은 테스트 합격 통지가 무효가 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으음. 주인님 의중이 그렇다면···.’

"그랬구나. 그럼 같이 가자."

민주가 주자창으로 차를 가져오기 위해 앞서가는 사이 정음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도훈에게 말했다.

"휴-. 오빠가 안 도와줬으면 진짜 민망할 뻔 했어요. 사실 빌린 책도 없었거든요."

"그럴 땐 적당히 넘겨야지."

"전 거짓말 잘 못한단 말이에요."

도훈이 씩 웃었다.

그래서 더 매력있는 여자라면서.

"참, 근데 아까 둘이 눈짓으로 무슨 얘기 한 거야?"

"네?"

"아니 화장실 다녀오고 나서. 둘 끼리만 눈짓으로 주고받았잖아."

"아···."

정음이 민망해하며 배시시 웃었다.

"있어요, 여자들끼리만 아는 그런 게."

"나도 좀 알면 안 돼?"

"아···. 그건 좀···."

"괜히 궁금해지게. 어때 조교샘도 없는데."

민주는 혼자 주차장에서 차를 빼오고 두 사람은 입구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정음은 난처해하더니 도훈이 계속 조르자 결국 입을 열었다.

"그···, 조교선생님이 그 날 이신가 봐요."

"그 날?"

"그 있잖아요. 한 달에 한 번."

"아! 생리?"

"네. 그래서 아마 굉장히 불편했던 거 같아요."

"처음엔 전혀 내색도 안하던데?"

"그러니까···.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아이참, 오빠한테 이런 것까지 말하려니까 쑥스러워서."

"뭐 어때? 너랑 나 사이에."

도훈이 은근슬쩍 도훈의 손을 잡았다.

곱디고운 손은 한결같이 부드러웠다.

"아앗. 누, 누가 보면···."

"괜찮아. 봐도 상관없어."

"으, 으···."

정음이 손만 잡은 것으로도 얼굴이 빨개졌다. 그만큼 도훈을 너무나 좋아하는 정음이었다.

"그니까, 생리라는 게 기간 중에 갑자기 생리혈이 나올 때가 있거든요."

"응."

"아마 중간에 갑자기 그러셨나 봐요. 걸을 때 엄청 불편해 하셨잖아요."

"아!"

도훈은 내막을 모두 알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딴청을 폈다.

"원래 양이 많은 날엔 갑자기 쏟아지면 엄청 당황스럽거든요. 그러다 보니 안색도 안 좋아지고···. 화장실에서 오래 걸리셨던 것도 뒤처리 때문에 그러셨을 거예요."

"그랬구나."

도훈은 정음이 알아서 오해해주니 참으로 다행이었다.

순진한 그녀를 속이는 것은 살짝 양심에 찔렸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봊이에 립스틱을 박아서 그렇다고 할 순 없는 노릇이니까.

"여자들은 참 불편하겠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늘 그런다는 소리잖아."

"그러니까요."

"너는 괜찮니?"

"네? 저요?"

"아니 너도 혹시 생리할 때···."

"아···."

정음은 눈에 띄게 민망해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이렇게 깊은 얘기를 하는 것이 어색하고 창피했기 때문이었다.

‘아니야. 그래도 오빠한테는 말해도 괜찮을 거야.’

이미 몸을 섞은 마당에 빼는 것도 좀 우스웠다.

그리고 도훈에게라면 뭐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는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에요. 생리통도 거의 없고."

"그래? 역시 튼튼하구나."

"뭐예요, 그런 거랑 전혀 상관없어요."

"아, 그리고 나 예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

"뭐요?"

"생리양이 많은 여자들은 다른 거 쓰지 않아?"

"다른거라면···."

"왜 그 광고에서 봤는데, 이렇게 막대기 같이 생겨가지고. 그렇지 립스틱 같이 생긴."

"탐폰요?"

"응! 민주샘도 그런거 쓰면 좋겠네."

"써 본 언니들이 그러는데 익숙해지면 편하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건···."

"응?"

"아, 아니에요."

"왜 말을 하다가 말아."

"그게··· 음, 아무래도 처녀들은 바로 쓰기가 그렇대서."

도훈은 속으로 빵터졌지만 애써 웃음을 참았다.

‘민주가 혹시나 처녀라고 생각하는 건가?’

[정음양은 순진하니까 그리 생각할 수도 있지요.]

‘그래도 나이가 몇 갠데. 그리고 그런 변녀에게 처녀라니. 처녀막이 매일 재생되는 거였으면, 민주는 허구헌날 터뜨리고 있을 걸?’

[민주양에겐 유독 엄하십니다.]

‘걔가 그런걸 좋아하잖아. 막돼먹게 구는 거.’

[흐음.]

"앗, 저기 조교 선생님 차 와요."

"얘들아. 타."

세 사람은 강민주의 차를 타고 다시 대학교로 돌아갔다.

***

민주가 조교실로 돌아가자 도훈과 정음은 둘만 남게 되었다.

"우리도 그럼 갈까?"

"정말 괜찮을까요?"

"뭐가?"

"태영이가 대출하는 거요. 걸리면 괜히 오빠가 곤란해 질텐데. 교수님한테 괘씸죄로 찍히면 어떡해요."

"너 너무 겁이 많은 거 아냐? 걱정하지 말라니까. 설사 걸려도 너 원망 안 할게."

"오빠···."

"나는 지금 너랑 있고 싶단 말이야."

도훈이 애정어린 눈빛으로 정음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무더운 여름.

목덜미로 흐른 땀에 잔머리가 달라붙은 모습이 무척 섹시해 보였다. 벌써 몇 번의 관계를 했음에도 여전히 숫처녀처럼 상큼함을 가진 그녀에게선 기분 좋은 향기가 났다. 맡고 있으면 푹 코를 파묻고 싶은 특유의 체취에 도훈은 벌써부터 몸이 달았다.

‘아··· 오랜만이라 그런가 정음이 꼭 안아주고 싶네.’

[바지 터지겠습니다, 주인님.]

‘엉?’

정음과 단둘이 있으니 벌써부터 발기가 시작된 도훈은, 바지춤이 민망할 정도로 도드라져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손만 잡아도 꼴린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이런, 민망하게.’

도훈은 몰래 팬티를 뒤적여 발기된 대물의 방향을 돌렸다.

원체 커서 그래도 티가 났으나 아까처럼 대놓고 도드라져 보이진 않았다.

"날씨가 너무 덥다. 일단 차에 탈래?"

"오빠 차요?"

"응. 처음 타보지?"

"네."

정음은 차에 올라 구석구석 살폈다.

그녀는 특히 차량에 핸드폰 번호판이 없다는 것을 눈여겨 보았다.

‘나중에 오빠한테 선물해 줘야겠다.’

정음이 그런 생각을 하는데 도훈이 차량을 출발시켰다.

"어디로 갈까?"

"오빤 어디 가고 싶으신데요?"

"배고프니?"

"아까 빵을 많이 먹어서 괜찮아요."

"그럼···."

도훈은 망설였다.

어째서인지 모텔로 가자는 소리가 입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아씨, 모텔 가고 싶다는 말을 못하겠네.’

[왜요?]

‘그냥. 만나면 맨날 섹스만 하려는 사람 같잖아.’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정음이를 아껴주고 싶단 말이야.’

[왠지 역설적이네요.]

‘뭐가?’

[민주양에게 하는 것과 정음양에게 하는 행동이 너무 딴판이라서요.]

‘그건 그렇지. 정음이는 좀 특별하잖아.’

[그렇다면 솔직하게 말을 하시죠. 머뭇거리는 모습이 평소의 주인님 같지 않습니다.]

‘그러게.’

"우리 모텔 갈래요?"

도훈의 난처함을 짐작했는지 정음이 먼저 말했다.

"엉?"

"나 오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

"아···, 아니 그래도 대낮부터."

"오빠 저녁에 알바 가야 한다면서요. 데이트도 좋지만 오랜만에 오빠랑 안고 자고 싶어요."

"정음아···."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정음이 깜찍하게 물었다.

역시 애정할 수밖에 없는 여자였다.

난처해하는 도훈을 위해, 스스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먼저 모텔로 가자고 말하다니.

도훈은 그녀를 무조건 만족시켜야겠다고 각오했다.

‘오늘은 무조건 보내줘야지. 두 번, 아니 세 번은 해줘야 겠어.’

< 744. 중수의 자격-73-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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